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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6

[139호] PDF 파일 더보기
[139호] 대의(代議) 그리고 재현(再現) “사람은 ‘분노’할 줄 알아야 해.” 감자탕을 먹다 말고 선배가 말했다. 요는 아주 사소한 일이더라도, 불의와 불합리에 분노할 줄 알아야한다는 말이었다. 선배는 그러한 삶을 위해서, 필요한 순간에 목소리를 냈던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때의 나는 꽤나 소심한 성정으로, ‘굳이 그렇게 불편한 이야기들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나만 꾹- 참으면 조용히 넘어가게 될 텐데’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며칠 후다. 친구랑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꽤나 유명한 ‘맛집’이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 줄의 맨 뒤에 서서 5분 정도를 기다렸을 때다. 뒤이어 온 손님 무리가 우리를 지나쳐, 가게로 들어가더니 ‘waiting list’에 이름을 적어 넣었다. (떡볶이 집에 나름의‘룰’이 있.. 더보기
[139호] ‘11월 시민혁명’,‘ 광장’과 대의제를 생각한다 ‘11월 시민혁명’,‘ 광장’과 대의제를 생각한다 손호철 _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근실(근혜-순실)게이트’와 고장 난 대의민주주의 “국민들이 선거 날만 주인이 되고 투표가 끝나면 다시 노예로 돌아가는 제도”. 사회계약론으로 유명한 18세기의 철학자 장 쟈크 루소는 현대정치, 현대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대의민주주의를 이렇게 정의한 바 있다. 최근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근실(근혜-순실)게이트’와 촛불을 바라보면서, 정치학자로서 가장 자주 떠오르는 것은 루소의 이 정의이다. 그렇다. 2012년 12월 19일 우리는 주권자로서 한 표를 던졌다. 그러나 그 이후 지난 4년여 기간 동안, 다른 후보를 찍은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까지, 온 국민은 박근혜의, 아니 최순실의 노예에.. 더보기
[139호] 촛불들의 무리 속에서 대의재현과 직접발현, 헌법구성을 사유함 촛불들의 무리 속에서 대의재현과 직접발현, 헌법구성을 사유함 전규찬 _ 언론연대 대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진실들의 재현을 가로막는 언론(검열)게이트 추상이 구체와 조우하고, 관념이 실제와 면접하며, 이론이 실천으로 연결될 때, 오직 그 변증법적 전회의 과정에서 진실은 명징해진다. 사변에 그치지 않고 실천적인 힘으로 현실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 개념 또한 마찬가지다. 개념은 현실을 바라보는 인식의 관문인 터, 개념화의 활동은 따라서 응당 현실이라는 조건에서 이루어지고 바로 그 곳에서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공부를 늘 현장 주변에서 해야 하는 까닭이다. 지금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대의’나 ‘표상’, ‘ 재현’으로 번역되는 리-프리젠테이션(representation)의 문제는, 바로 지금 활성화된 민심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