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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64호] 포스트코로나시대,‘로컬의 재발견’에대해 - ‘당진 아트투어’사례를 중심으로 논픽션 작가 우현선 코로나를 관통하면서 많은 사회 시스템이 ‘로컬’과 ‘언택트’를 중심으로 개편되었다. 두 키워드를 모두 관통하는 ‘거리두기’는 감염 예방수칙이란 의미를 넘어 인간과 자연의 공존, 돌봄노동의 가치와 사회화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로컬의 재발견이다. ‘인 서울’을 향한 뿌리 깊은 갈망은 오래도록 지역 간 균형발전의 발목을 잡아 왔다. 자유경쟁과 능력주의로 점철된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로컬은 오래도록 아웃사이더로 여겨졌다. 일상의 여행화, 여행의 일상화 그러나 희망은 늘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다. 코로나 이전, 언제 한 번이라도 이렇게 지역 뉴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코로나시대에 가장 중요한 뉴스는 내가 사는 아파트 혹은 우리 아이의 학교,.. 더보기
[164호]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한양대학교 프랑스학과 겸임교수 김 영 재 일요일 오후의 극장은 낯설어 익숙한 광경이 펼쳐진다. 얼마 남지 않은 휴식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많은 선택을 뒤로하고, 두 시간 남짓의 시간 속에 스스로를 내맡긴다. 북적이던 기억을 뒤로하고 초라하게 반짝이는 광고들과 원색의 디자인들. 필자 역시 그런 편안한 분위기에 시간을 맡기려고 극장에 왔다. 어떤 영화를 보고,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대화를 나누기 위해 극장에 오곤 했다. 실내에는 버터향 가득한 음식 냄새들이 있었다. 설레는 표정의 사람들과 영화의 팜플렛들과 기념품들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 인기 있는 흥행작이라면, 표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 같이 영화를 보러 온 일행 중 한 두사람은 미리 줄을 서야 표를 구할 수 있었다. 손을 꼭.. 더보기
[164호] 학교 폭력 : 과거와 현재 고등학교 음악 교사 김용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연일 화제다.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였던 인물들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의 어찌 보면 단순하고 뻔한 드라마가 대중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대중들은 왜 다소 클리셰적인 드라마에 열광을 하는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들이 존재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글로리’를 보며 감정 이입과 공감을 하며, 악을 응징하고 복수하는 부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아 보인다. 사실 필자는 ‘더 글로리’를 시청하지 않았다. 여러 매체에 관련 영상과 스포일러들이 올라와 드라마의 줄거리를 결국 간접적으로나마 알게되었지만, 직접 시청하기는 꺼려졌다. 드라마에서 연출되는 자극적인 장면들로 인해 복수라는 소재가 혹여 학생들에게.. 더보기
[164호] Tonight, We are Live - Six the Musical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오 유 선 Welcome to the Histo-remix 얼마 전, 교과서에서나 보던 구한말의 흑백 사진을 컬러 사진으로 복원한 게시물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일명 ‘부산 사또’ 짤로 떠올랐던 해당 사진은 약 130년 전, 선글라스를 끼고 가운데 앉아있는 경상좌도수군절도사와 그 곁을 지키고 서 있는 포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세피아 톤의 원본 흑백사진에서 컬러가 입혀진 순간, 마치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문을 열자 총천연색 ‘오즈’의 풍경이 펼쳐지는 것처럼 사진 속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해당 사진과 더불어 최근 복원 기술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사진 및 과거 서울의 일상 사진 등을 컬러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새삼 깨닫게.. 더보기
[164호] 행복하게 살기로 했다 학교짓는 공무원 이선영 행복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나니 그제야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SNS나 유튜브, 인터넷을 둘러보면 다른 사람들은 신나는 일상을 보내는 것만 같다. 여행을 떠나고, 신나는 액티비티를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약 그런 것들을 좇는 것이 행복이라면, 현실의 나는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았다. 방향을 수정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행복해져 보기로. 나는 공무원이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지만, 정작 공무원이 되고 나선 박봉에 일은 많다고 투덜대는 그 재미없는 공무원. 언제부터 공무원이 이렇게 인기 없는 직업이 되었나... 아쉬운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나조차도 내가 공무원이 될 거란 생각을 진지하게 해 본 적이 없었던.. 더보기
[164호] 지구의 운명은 우리의 행동에 달려있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김경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지구가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대량멸종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인간의 생존환경이 위협 받고 있다는 이야기는 미디어를 통해 수도 없이 언급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과거 지구상에서 일어났던 대량멸종과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멸종 위기에 관해 설명하고, 멸종 위기를 앞당기고 있는 현대 환경위기의 심각성과 그 대안을 소개할 것이다. 인간과 대량멸종의 위기 인간은 화석기록을 통해 과거 지구에서 일어난 일들을 유추해냈다. 지질시대는 화석의 시간순에 따라 크게 선캄브리아대(약 38억 ~ 5억 7천만 년 전), 고생대(약 5억 7천만 ~ 2억 4천 5백만 년 전), 중생대 (약 2억 4천 5백만 ~ 6천 5.. 더보기
[164호] 통영의 조각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문 다 희 내 고향은 대전, 내 대학 생활은 경북이었다. 서울 중심주의의 영향을 받아, 학부를 졸업하면 꼭 수도권에서 일하고 싶었다. 맹목적인 중앙을 향한 열망이었다. 그런데 통영이라니, 나는 통영에서 일하게 되었다. 충청도도 경상북도도 아닌,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최소 4시간 30분, 기차역도 없으며, 높은 건물이라곤 종합병원밖에 없는 도시... 이삿짐을 싸며 울었다. 내가 생각하던 입사 후의 삶과 너무 달랐다. 젊은이가 바글바글한 빌딩 숲에서, 사람이 빽빽한 지하철을 타고, 멋지게 출근하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어촌의 비린내가 나고, 굴 껍데기가 산을 이루고, 버스 배차 간격이 평균 40분인.. 그런 도시.. 나는 통영으로 이사했다. 울고불고한 것이 머쓱하게 나는 이 도.. 더보기
[164호] 문화에 따른 설득 방식 : The Culture Map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주 남 타인을 설득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표출하는 방식은 개인이 속한 문화 속에 내포된 철학적, 종교적, 교육적 배경에 기반한다. 즉 설득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통합된 방식이 없고, 당사자의 문화 배경과 사회적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메시지 강도도 중요 하지만, 소통방식과 설득 기술도 큰 역할을 한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변인에 관해 설명하고, 방법론과 데이터를 제시한 후 가설에 대해 설명하는 세밀한 설득 루틴이 잘작동 되는 경우도 있지만, 요건부터 설명함으로써 상대방의 주의력을 잡는 방법도 있다. 이처럼 서양에서는 원칙 우선 추론(Principle- first reasoning)과 응용 우선 추론(Application-first reasoning) 두 가지 설득 추론법.. 더보기
[164호] 빼앗긴 미래에 청년들의 청춘은 오는가 지속가능성 과학자 이혜림 봄으로 부터 찰나의 봄이었다. 지난주, 토요일은 여름이더니 일요일은 겨울이었다. 며칠 전 아침엔 코트를 입고 다녀도 쌀쌀하게 느껴졌는데 점심시간에는 여름처럼 포근했다. 그 와중에도 꽃이 피어나는 걸 보면 분명 어딘가 봄은 있다. 봄의 온화함을 너무나도 사랑하는데 자칫 건물 안에서 하루하루 돈벌이만 하다가 보면 봄이 오고 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할 것만 같아 문득 겁이 난다. 불쑥 여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져 오늘 출근길엔 부랴부랴 트렌치코트를 걸쳤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후에는 트렌치코트를 입지 못하고 걸쳐놓았다. 꽤나 좋아하는 트렌치코트를 입을 수 있는 날이 줄어드는 것이 아쉽다. 사람이야 옷을 바꿔 입으면 될 일이지만 다른 생태계 구성원들은 어쩌고 있는지, 앞으로 어쩌면 좋을지.. 더보기
[164호] 교도소의 또 다른 수용자, 교도관 교도관 임소현 세상에 존재하는 직업의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같은 직업일지라도 다루는 분야에 따라 업무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할 것이다. 그 중 공익을 위해 애쓰는 직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찰관, 소방관, 혹은 환경미화원 등의 직업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자신 있게 ‘교도관’이라고 답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교도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한 직업이자, 그들에게는 어떤 고충이 있을지 관심조차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교도관에 대해 더욱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그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한 사람이라도 더 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