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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4호] 이종욱 총장 1년을 돌아보며…

 윤희한 (23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작년 봄학기, 신임 총장 선출을 위한 총장후보자 선출위원회(이하 총추위)에 학생 대표로 들어갔다. 총추위는 신임 총장을 뽑기 위한 선출기준과 방식을 정했다. 교수, 교직원, 동문, 신부님 등 서강의 주요 구성원들과 함께 치열하게 토론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모으는 과정을 거쳐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였고, 최종 선임을 거쳐 이종욱 총장이 선출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총추위를 통해 서강의 여러 구성원들과 서강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 것을 매우 소중한 경험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모든 구성원들의 희망을 안고서, ‘최초의 서강 출신 총장’이라는 기대를 더욱 부풀게 만드는 타이틀과 함께 이종욱 총장이 이끄는 서강대는 출발했다. 출발은 좋았다. 서강 구성원들을 분열하게 만들었던 홈플러스를 품에 안은 50주년 기념관 건축은 취소됐다. 홈플러스가 지어주지 않으면 서강의 능력으로 결코 지을 수 없다던 그 건물은 지금 잘 올라가고 있다. 학생들과의 소통에도 성공했다. 사랑방을 뜨겁게 달구던 이사회에 대한 불신은 진정성 있는 총장의 직접적인 대화로 해소되었다. 실로 놀라운 반전이었다. 그 전까지 서강사랑방 게시판에서 학교본부를 비판하던 많은 학우들이 총장에 신뢰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잘 풀려서였을까. 그 이후에 서강의 학생자치 역사상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학부 총학생회에 대한 퇴출결정은 학생 자치권에 대한 매우 심각한 침해였다. 이후에 벌어진 학생사회의 분열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낳고 말았다. 교수 사회에서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였다. 논문과 연구사업 등으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교수들이 횡령의혹으로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종욱 총장은 후보자 시절부터 지금까지 ‘특별한 서강’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서강은 정말 특별해졌을까? 풍성했던 개교 50주년 기념식이 특별하였을까? 남양주 캠퍼스 깜짝(?) 발표가 특별하였을까? 그것은 특별하지 않게도 이종욱 총장이 항상 이야기했던 서강다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 같은 서강의 분위기는 다른 경쟁 대학들과는 다른 특별함이라 하였다. 하지만 현재 학교 운영의 상당 부분은 다른 대학들을 좇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느 정도 경쟁 대학들에 뒤지지 않는 스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나의 가족이 나를 챙겨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그야말로 아이러니가 아닐까?
 
사회가 매우 급속히 변하고 있고, 서강이 그 변화를 선도할지 뒤쫓아 갈지 결정하는데 있어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내야 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화합이고, 단합이다. 그 중심에 총장이 있어야 한다. “지금, 총장님은 서강 구성원들의 중심에 계십니까?”
 
@서강대총장님  서강대당 정모에 오실래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