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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4호] 총장님께 바람

최선아 (24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며칠 전 일간지(경향, 9.13)에서 2010년 대학평가를 발표했다.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여건 부분의 낮은 평가는 서강대의 현주소를, 총장님의 취임 후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교수 당 학생 수, 교수 확보율,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40위 대를 기록했으며 교육비 환원율은 34위에 머물렀다. 이전 평가보다는 다소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다. 의과대학이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열악한 연구 환경을 다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그나마 도서관 좌석 및 연구실 등 교육환경이 평가지표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대학원생들은 연구 공간 부족으로 이른바 ‘연구실의 난’을 겪고 있다. 마련된 연구실도 낙후되어 연구실의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 이공계의 경우 복합관 신축으로 연구실이 확충되었지만 인문사회학과의 연구실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여건 개선은 서강의 당면과제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여건 개선 노력이 미비했던 점은 지난 학기 총장님과 학교본부의 행보 중 가장 아쉬운 점이 아닐까 한다. 덧붙여 국제인문관이 들어서면 연구실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졌지만, 계획안을 살펴본 결과 연구실 수에 있어서는 현재와 별 차이가 없었다. 여건 개선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산관 등 현존건물과 2011년 완공예정인 국제인문관을 연구중심으로, 학생중심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
 
교내 구성원들과의 소통의 부재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초 서강대 출신 총장님으로서 학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등록금 일방통행, 제2캠퍼스 묻지마 추진 등 학생들과의 소통부재가 어김없이 대두되었다. 교수 등 학교의 다른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도 역시 소통이 문제가 되었다. 더욱 적극적으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발 빠르게, 공정한 태도로 문제에 접근했더라면 경영대 사태와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교와 총장님이 학생을 비롯한 학교의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통을 통해 학교를 운영해 나가 주실 것을 기대해 본다.
 
하지만, 여건개선과 소통의 노력 부족의 아쉬움 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서강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을 느낄 수 있었던 한 학기였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다채로운 개교 50주년 행사가 서강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높여 주었다. 세계의 석학들로부터 인간과 교육에 대한 수준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국제학술대회는 서강다운 특별한 자리였다. 최초의 대학극장인 자랑스러운 메리홀을 선보였던 서강에게 연극 에브리맨, 거리극 미라클은 또 하나의 자랑이 되었다. 이처럼 단순히 흥겨운 축제가 아니라 울림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총장님의 특별한 서강에 대한 애정과 기획력 덕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축제는 끝났지만 서강인의 하루하루에 축제의 그 날처럼 서강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불어넣어 주시기를, 그리하여 서강에서의 하루하루가 축제의 그 날 같도록 만들어 주시길 총장님께 부탁드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