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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16호] 논문 잘 쓰는 방법

 



논문 작성에는 다음과 같은 작업이 필요하다.

1) 구체적인 주제를 선정한다. 주제를 올바르게 선정했다면 ‘시작이 반’이란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2)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한다. 주제에 정확히 부합하되 가능한 모든 자료를 취합해야 한다.
3) 수집한 자료를 정리한다. 방대한 자료들 사이에서 헤매지 않도록 자신만의 정리 노하우를 개발하라.
4) 자료를 기반으로 주제를 재검토한다. 주제가 어떻게 논의되어왔는지 살피고 논문의 방향을 설정한다.
5) 선행 연구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킨다. 논문 쓰기는 기존 연구를 자신의 언어로 논리적으로 엮는 과정이다.
6) 독자에게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고, 누구든 원 자료들로 거슬러 올라가 논문의 주제를 재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제를 선정할 때는 이 점을 주의해라.

1) 테마가 자신의 관심 분야이어야 한다. 이슈가 된 주제보다는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택하라.
2) 자료 수집이 용이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주제라도 자료를 구할 수 없으면 과감하게 포기해라.
3) 자신의 능력을 잘 파악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라. 석사 논문에서 박사의 역량을 보일 수는 없다.
4) 방법론이야말로 논문의 핵심이다. 방법론은 단지 수단이 아니다. 방법론을 고심해라.

주제 선택의 갈림길에서 다음을 참조하라.

1) 파노라마식 논문보다는 단일 주제 논문을 택하라.
ex> 지리학 -> 화산학 -> xx 화산의 역사 -> xx화산의 탄생 및 죽음
2) ‘자유’와 같은 추상적 개념의 이론적 논문을 쓸 때는 역사적 논문으로 전환해라. <칸트의 자유개념> 과 같이 권위 있는 저자에 기대어 ‘거인의 어깨 위에 앉는 난쟁이’가 되어라.
3) 고전 테마 vs 현대적 테마
현대적 테마가 최근 자료를 수집하기는 쉬우나, 해석적 토대가 없으므로 다루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하라.


논문이 ‘과학성’을 갖추기 위한 요건은 다음과 같다.

1) 널리 받아들여지는 대상을 다루어야 한다. 혹 대상이 추상적이라면 독자에게 잘 받아들여지도록 재설정한다.
2) 앞서 연구된 적 없는 대상을 다루거나 새로운 관점에서 다룬다. 즉 기존의 연구와 차별되는 지점이 있어야 한다.
3) 다른 연구자에게 활용될 수 있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 후속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논문에서 세운 가설을 검증하는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논문이 설득력을 갖는지 검토하고 또 검토하라.

경험적 논문을 선택한다면 과학적 획득에 더욱 유의하라.

이론적 논문보다 경험적 논문이 과학성을 획득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실제 경험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변인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꼭 경험, 실험을 바탕으로 논문을 쓰고 싶다면 다음에 유의하라
.

1) 연구 대상의 시간, 공간적 범위를 명확히 한다.
2) 범위 내 모든 대상을 연구할 수 없다면 뚜렷한 기준을 세워 표본을 선정한다.
3) 논문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표본이, 충분한 대표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지 점검한다.
4) 연구 대상의 특징을 세분화하여 정의하라. 이 때 표나 도식을 이용하면 한눈에 살피기에 용이하다.
5) 방법론을 설정하고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선행연구를 수집한다.
6) 자료는 공식문서, 당사자들의 설명, 관찰기록 세 가지 경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7) 구체적 자료를 활용, 주제에 맞게 분석한다.

자료는 가능하면 직접적 출전을 참고하라.

1) 자료의 직접적 출전과 간접적 출전을 구별하라. 간접적 출전에 치우치다보면 연구대상인 A가 아니라 A에 대한 B의 해석이 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번역과 선집(選集)은 직접적 출전이 아니다. 누군가를 한 번이라도 거친 내용은 원본과 같을 수 없다.
3) 가능한 간접 출전보다는 직접적 출전을 활용하라. 재인용은 정확도와 의미 전달에 있어 신뢰도가 떨어진다.
4) 어떠한 출전도 경시하지 마라. 자신이 현명하다면 현명하지 못한 이에게서도 배울 수 있다.

원고를 쓸 때는 다음을 유의하라.

1) 논문은 교수나 심사위원만 보는 것이 아니다. 전공자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글임을 기억하라.
2) 논의의 핵심에 있는 모든 용어들을 정의하여 독자가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라.
3) 길게 한 문장으로 쓰지 말고 간략하게 나눠서 쓰라. 지나치게 긴 문장은 자칫 길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4) 일단 떠오르는 모든 것을 써보고 난 후, 샛길로 빠진 듯한 부분은 주석 또는 부록으로 넣어라.
5) 저자의 입장과 독자의 입장은 다르다. 타인에게 글을 꾸준히 보여주고 조언을 얻어라. 완성본이 아니라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계속 검토 받는 것이 좋다.
6) 서문과 차례를 처음에 쓰고 시작해라. 어차피 수정해야 한다고 이 작업을 마지막으로 미뤄두지 마라. 논문이 흘러가는 방향을 잡아주는 든든한 안내판이 될 것이다. 
7) 생략부호, 감탄부호나 반어적 표현을 사용하지 마라. 논문에서는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8) 유명한 대상을 굳이 설명하지 말고 생소한 대상을 설명하라. 칸트에 대해서는 ‘독일의 철학자’라고 설명하면서 그의 특정 제자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한 채 모두가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논문 작성에 걸리는 시간을 조절하라.

논문의 주제 발상부터 제출까지의 총 시간은 3년 이상도 안 되고 6개월 이하도 안 된다. 만약 이미 3년이 넘었다면 세 가지 경우 중 하나이다. 주제를 잘못 선택했거나, 능력 밖의 논문이거나, 모든 것을 다루려는 욕심 때문에 영원히 끝날 수 없는 논문일 것이다. 반대로 6개월 안에 제대로 된 논문을 쓰겠다는 것 또한 과욕이다.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하는 데만도 6개월은 순식간에 흘러간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차근차근 준비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