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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117호]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국제 인문관 내 대학원 연구실, 면적도 줄고 수도 줄어들어

‘국제 인문관 및 산학관’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획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6월 말 경 공사를 마무리하고 8월 초에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10층으로 약 3만㎡ 규모이며,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두 건물이 공유하고 그 위부터는 분리된 형태로 시공되고 있다. 그간 서강대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었던 공간 부족이 조금이나마 해갈될 수 있으리란 기대에 이 건물의 완공을 기다리는 서강인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인문관 지하 1층에 마련되는 일반 열람실(300석 규모)을 포함하여 곳곳에 마련된 학습 공간은 X관의 열악한 교육 여건을 대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특히 지상 2층에 배치될 국제회의실(374석 규모)은 국내외 학술 대회 개최를 고려한 공간으로 그동안 X관이 수행하지 못했던 학술 공간의 거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3층에는 i-office 공간이, 4층에는 중국·미국·프랑스·독일 문화센터가 배치될 계획이나 아직 충분히 구체적인 공간 할당은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5층에는 X관의 학과 사무실과 교수실이, 6층부터 10층까지는 교수실과 총 6개의 대학원 연구실이 마련될 예정이다.

연구실 공간 256㎡에서 199㎡로 축소, 입주할 과 7개인데 반해 마련된 연구실은 6개에 불과

하지만 인문관이 과연 대학원 연구 공간 해소에 얼마나 긍정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대학원 총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2011년 현재 일반 대학원생 좌석 대비 인원 비율은 1:3 정도를 나타낸다고 한다. 3명 중 1명만이 자신의 책상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국제 인문관에 마련된 대학원 연구실이 현재 X관에 있는 공간보다 면적도 작을 뿐만 아니라 수도 적게 배정되었다는 점이다. 기획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X관의 국문, 영문, 불문, 독문, 사학, 철학과와 D관의 종교학과가 국제 인문관에 입주할 계획인데, 이들 과의 대학원 연구실 공간은 256㎡에서 199㎡로 축소되었고, 입주할 과도 7개인데 반해 마련된 연구실은 6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현재 X관에 있는 여성학과 연구실은 향후 거취조차 마련되지 않은 형편이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학과별 인원이 상이해서 학과별로 하나씩 독립된 공간을 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모 학과의 경우 인원이 적어서 독립된 연구실을 배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인원이 적은 학과는 연구실을 공용으로 쓰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단지 학생이 적은 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이 많은 학과도 국제 인문관에 배정된 연구실 면적이 작아서 자리를 함께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학생이 많든 적든 공간 부족은 공통의 문제인 것이다. X관에서 공부하는 K씨는 연구실에 자리가 없어서 무거운 책을 들고 매일 메뚜기처럼 자리를 옮기다가 이제는 그냥 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토로하면서, ‘공대는 1인 1석을 보장해 주면서 인문학과는 학교에서 내놓은 자식처럼 대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학원 총학생회는 학과 당 하나의 연구실 확보를 목표로 연구 공간 전면재검토를 학교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학내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공간 배정 과정에서 배제된 현재의 비민주적 절차를 개정할 것 또한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입점을 둘러싸고 붉어졌던 구성원 사이의 갈등이 입점 취소라는 결정으로 어느 정도 봉합된 것처럼 보이지만 학교당국의 독단적 의사 결정이 계속된다면 언제든 표면화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옥기원 총학생회장은 학내 구성원인 학생이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가 시급하다고 말하면서, 학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하는 현재의 방식이 학내 소통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부터 고쳐야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