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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128호] <서유강론> 제 16회 서강논문상 우수논문 소개- 기업변경이 근로자에게 미치는 노동법상의 문제: 합병, 분할, 사업양도상의 문제를 중심으로

<서유강론>제 16회 서강논문상 우수논문 소개

 

기업변경이 근로자에게 미치는 노동법상의 문제

: 합병, 분할, 사업양도상의 문제를 중심으로

 

김진욱 _ 법학과(상법전공) 박사수료 

새로운 시작과 인연 그 소중함에 대하여

필자가 석사과정을 마치고 취업을 한지 벌써 만으로 15년이 흘렀다. 서른의 늦은 나이에 입사를 해서 벌써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가 되었으니 세월이 유수와 같지 않은가! 필자는 40이 막 넘은 나이인 2010년에 법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하였다. 직업이 증권회사 IB(기업금융)이기 때문에 상법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하기도 했고, 지금까지 업무적으로 쌓아온 실무적 지식을 학문과 접목해 응용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찾고 싶은 마음에 도전하게 되었다. 공기업이나 자유직업도 아니고 일반회사에서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하는 것은 주변 분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일단 근무시간 중에 수업을 들을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회사의 허락이 있어야 하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아무래도 본업에 충실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기 때문에 적어도 수료기간 2년을 조직 내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하며, 각종 레포트, 세미나 자료와 대외 학술지에 논문게재를 위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간을 인내심으로 지켜봐 주는 가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훌륭한 지도교수님을 만나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두고 직장생활에서 형성된 사회 네트워크와는 별개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학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들의 인내심과 감사함

필자는 12년이라는 세월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듬직한 아내와 두 명의 아이가 있다. 꽃을 보며, 바닷가 파도를 보며, 산 위에 올라 트인 전망을 보며, 때론 설렘으로 때론 어린아이의 웃음으로 행복해 하는 모습을 가진 아내와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엄마 바라기들이 있다. 그들에게 박사과정 2년과 그 후 1년 동안의 강의경험 기간 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은 주말이면 책상에 앉아 있는 아빠의 모습 때문에 그들이 가져야 할 작은 행복들과 맞바꿀 수 밖에 없었던 인내심의 기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여전히 잃지 않은 미소들이 있고, 작아지지 않는 응원의 목소리들이 있다.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에서 아이들도 배우는 것이 있다고 작은 위안을 삼는 아내의 말에 더 많은 힘을 내며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어느덧 가정은 내가 지켜야 할 가장 사랑스러운 원천이 된 것이다.

, 필자는 아침 7시면 일어나 최소한 9시간을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한 명의 팀장과 필자를 포함한 10명의 부서원이 있다. 16년간 한 증권회사의 IB부서에서만 계속 근무하고 있다 보니 수많은 직원들이 오고 갔지만, 그래도 오랜 기간을 동거 동락한 동료들의 응원도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필자가 강의참여를 위해 비운 시간은 동료들의 고통스러운 몫이 되기도 했지만, 박사과정에 다니고 학술논문도 발표한 전문가라고 소개한 동료의 말 한마디는 그들이 갖는 인내심을 넘어 진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게 해준 고마움이었다. 어느덧 직장은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킬 수 있게 해 주는 터전이 된 것이다.

 

인연 그 소중함을 깨닫다.

필자의 지도교수님은 엄격하시기로 소문(?)난 분이시다. 오래 전 학교를 졸업하였고 석사 형법 졸업에서 박사전공을 상법으로 바꾸다 보니 다른 교수님께 지도를 받아야 했는데, 공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최우찬 석사 지도교수님의 말씀과 추천으로, 많이 부족한 필자를 받아 주신 분이 장덕조 교수님이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영업으로 닳고 닳은(?) 필자도 첫 수업에서 떨린 목소리로 질문에 대답한 기억이 생생하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필자의 세미나 논문 첫 발표 때 준비한 논문을 다 들으시고 좀 더 보강하면 학술등재지에 게재 가능한 수준이니 더 보강해서 학기말에는 게재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하셨고 그 해 9월에 상법 학술등재지에 게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그 말씀을 하신 날은 직장인으로서가 아닌 연구자로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인생에서의 일대 큰 변혁이 일어난 잊을 수 없는 날이며, 인연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 이후부터 여러 번의 게재 성과를 내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성과가 있으면 있을수록 학문에 대한 경외감과 겸손함이 자연스럽게 직장생활에서도 투영될 수 있게 되었다. 그 엄격함은 학문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교훈이 되고 있고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대해주시는 자상함은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에 있지만, 잘 마무리해서 지도교수님 이하 상법전공자들과 오랜 세월 많은 토론과 연구 성과물들을 공유하면서 서강상법학파의 우수성을 빛내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은 욕심을 가져 본다. 어느덧 서강은 필자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꼭 빼놓아서는 안 되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서강논문상을 신청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 것인데, 작고하신 노동법 교수셨던 고김재훈 교수님이다. 상법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서강논문상에 노동법 논문을 냈던 것은 박사과정 수업 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다른 전공 수업인데도 논문을 게재해 보는 것이 어떤가 하는 제안을 해주셨지만 갑작스럽게 지병으로 작고하시며 미쳐 답을 드리지 못한 죄송함으로 계속 남아 있었던 것이다. 교수님께서 지켜봐 주신 덕분이었을까? 필자는 교수님과의 작은 약속을 지키게 되었고 인연 그 소중함에 대하여 작게나마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샌드위치 하나와 음료수 한 잔으로 허기를 채우시며 강의와 연구에 몰두하시던 고김재훈 교수님의 열정과 열의를 가슴 깊이 새기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과 감사 드리는 마음이 그 분께 전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