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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115호] G20이 남긴 것 박권일 (사회학과 석사과정/ '88만원세대' 저자) 이제 되짚어볼 때가 됐다. 서울서 열린 G20 정상회의 말이다. 이명박 정부는 “건국이후 최대의 국가행사”라며 나라 전체를 G20 광풍 속으로 휘몰아쳤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에 발맞춘 듯 경제효과 분석보고서를 내놨다. G20으로 한국이 얻을 직·간접적 경제유발효과가 약 24조 원이라고 한다. 뒤이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보고서는 한 술 더 뜬다. G20의 경제효과가 무려 “450조” 원이란다. 한국의 1년 예산이 약 300조 원이란 점을 떠올리면 이 돈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액수인지 조금 감이 올 것이다. 이런 황당한 액수가 나오는 이유, 그리고 같은 행사를 두고 두 연구기관이 계산한 액수조차 이리도 차이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제효과 계산이 애초에 자.. 더보기
[110호] 냉소와 열망 사이: ‘88만원 세대’, 불안 속에 머물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부치’의 기상시간은 6시 반. 불 꺼진 방에서 밤새 명멸하던 TV 화면은 이른 시간에 켜진 형광등의 새된 빛에 그 고즈넉함을 잃는다. 식사를 하며 뉴스를 좇는 졸린 눈도, 이를 비추는 캠코더의 화면도 명징한 초점 없이 부유한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생경해 보이는 이 아침풍경의 주인공은 분명 그이지만 또한 그가 아니기도 하다. 마리오네트 marionette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극)처럼, 그의 일상은 대부분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움직인다. (출퇴근용인 자전거조차 그의 소유가 아니라 회사의 물건이다!) 물론 완전히 타의라곤 할 수 없다. 줄을 끊는 과감함을 선택하는 대신 줄이 끊기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버텨내기로 결정한 사람은 분명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