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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호] 서강에 없는 것 scene 1. 이제 누구도 커피전문점에 가는 사람을 ‘된장녀’라고 비하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커피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한 존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수년 전부터 동네와 골목 상권을 접수한 커피전문점은 ‘코피 터지는’ 전쟁 가운데 시장의 마지막 보루인 대학교를 선택했습니다. 매년 쏟아지는 50만 명의 대학 신입생 모두가 커피의 신규 고객이라고 하니 그럴 법도 합니다. 그나마도 취업 하려면 남들보다 많은 스펙을 쌓아야 하는 대학생들에게 카페인의 각성효과는 살아남기 위한 필수 요소지요. 일요일이 오고 또다시 일요일이 와도 고단한 논문을 써야하는 대학원생들에겐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일본 메이지 대학 문학부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말마따나 “커피는 ‘잠들지 않는’ 근대의 .. 더보기
[125호] 2013 원우한마당 외 ‘2013 원우한마당’ 성황리에 마쳐 학부 축제 못지않은 젊음의 패기로 하나가 되다 김하늘 기자 지난 6월8일 우리학교 체육관에서 ‘2013 원우한마당’이 열렸다. 학기말이 임박해 시험이다 페이퍼다 바쁜 6월, 그것도 주말에 치러진 행사이지만 원우들의 열띤 함성은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자리에 참석한 모든 원우들은 추첨응모권과 더불어 학교 이름이 새겨진 흰 티셔츠를 나누어 받았다. 30도를 육박하는 무더위에 대형 선풍기 몇 대에 의지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원우들은 열정의 땀으로 더위에 맞섰다. 체육관 한 켠에는 미니벨로 자전거, ipad mini, 에스프레소 머신, LED 스탠드, 구글 넥서스 7 등 푸짐한 상품들이 자리해 원우들의 승부욕을 부추겼다. 레크리에이션 전문 강사 정동근씨의 맛깔스러운 .. 더보기
[125호] "학교는 지금 커피 공화국" 이 시대의 성수, 학내 커피를 재조명하다 대학가의 상징이 서점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언제부턴가 학교 앞 커피전문점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굳이 학교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교내 이곳저곳에서 브랜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학내 커피전문점’을 키워드로 커피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살펴본다. 식사 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무언가 마무리를 하지 못한 듯 허전하다. 공부를 하며 술을 마실 수는 없지만 커피는 가능하다. 그뿐 아니다. 아침식사 때나 벤치에서, 혼자 있을 때나 또는 어떤 종류의 만남에서든,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환영받는 음료는 커피밖에 없다. 술을 마신다는 것의 반대 개념이 ‘금주’라기 보다는 오히려 ‘커피 마시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다. 약물로 따지자면 습관성 흥분제의 일종인 커피는 이제 우리에게 거부할 수 없는 .. 더보기
[125호] 청춘의 카니발, 대학축제 들여다보기 지루하던 계절이 지나고 모든 것이 활기를 찾아가는 늦봄. 캠퍼스가 달아오른다. 짧아지는 옷차림과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우리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주인공은 바로 대학축제이다.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서강에서도 ‘별빛이 내린다’는 이름 아래 축제가 열렸다. ‘놀 줄 모르는 모범생 축제’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듯 ‘축제준비위원단’의 각오는 남달랐다. 이번 축제는 5월27일 각 단과대의 마당사업으로 시작해 29일 전교생총회, 30일 의기제, 31일 본판, 6월 1일 각 단과대의 주점 순으로 치러졌다. 청년광장의 열기는 뜨거웠지만 그만큼 의미를 남긴 축제였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져본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대학 새내기 시절의 우리들에게 대학축제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 왔던가. 우리는 유예되었던.. 더보기
[125호] 잉여의 시대, 청년 세대의 문화를 바라보다 매체 비평지 ‘미디어스’ 소속인 청년 논객 한윤형. 1999년 ‘안티조선운동’의 원년멤버를 시작으로 다양한 진보매체에 글을 써온 그는 스스로를 삼류 기자라고 평한다. 어쩌다 청춘의 인생이 이렇게 되었는지, 루저의 정서란 무엇인지, ‘일베’ 현상을 해석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청춘여행을 떠나본다. 청년 문제와 관련된 글을 기고하며 문제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억지로 이어 붙이거나 구색을 차린다는 느낌이었지만 여러 소재와 청년 세대를 접합한 글을 쓰다보니 세대 담론이 실제로 정치적 문제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어떤 직관을 갖게 되었다... Q. 루저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A. ‘루저’나 ‘잉여’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는 외부에서 원.. 더보기
[125호] 철학은 의학에 얼마나 필요한가? 근대이후 우리나라는 의사면허 정도만 국가에서 관리하고, 진료의 내용이나 의사 집단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1977년 의료보험이 시작되면서 국가는 의사 집단을 통제하게 되었다. 국가 권력과 의사 집단 사이에는 긴장관계가 조성되었고, 의사들은 비로소 진료의 자율성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어서 2000년 의약분업과 의료제도 개혁을 둘러싸고 6개월간 지속되었던 의료파업 사태는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당시 거의 모든 개원의사와 전공의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진료는 주로 대학병원과 종합 병원에서 응급 환자와 중증(重症) 환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의사들은 의약분업이나 의료제도 개혁의 부당성을 주장하였으나 사회는 이를 집단이기주의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자신들이 국민 건강을 책.. 더보기
[125호] 건축, 건축학, 그리고 우리의 건축학 연구 1. ‘건축학(建築學)’이란 물론 건축을 연구하는 학문 분과다. 그러나 여기에는 다시 ‘건축은 그럼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꼬리를 문다. 사전적으로 이것은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기술 혹은 예술’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며, 더 쉽게는 ‘집짓기 술(術)’이라 요약할 만하다. 하지만, 모든 정의가 다 그렇듯, 이처럼 딱딱한 규정만으로 건축의 의미를 포괄하긴 힘들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프랑스의 르 코르뷔제(Le Corbusier, 1887~1965)가 건축을 “빛에 비추인 볼륨들의 능숙하고, 정확하고, 장려한 유희”라고 서술함으로써 건축에 시적 울림을 부여한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종종 언급되듯 ‘아키텍쳐(architecture)’의 어원을 헬라어 ‘아르케(arche: 사물의.. 더보기
[125호] 현대무용은 오늘날 몸문화, 몸사상의 이상적 구현체 현대의 극장예술을 이끌고 있는 두 대표적인 예술 영역을 꼽아낸다고 하면 연극과 무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연극은 많은 경우 희곡, 혹은 대본이라고 하는 것을 매개로 주로 언어와 행동을 사용하여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것이라면, 무용은 언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몸짓을 써서 인간의 감정이나 어떤 이미지, 혹은 사상을 전달한다. 물론 이 이외에도 음악과 연극의 결합체라 할 수 있는 고급스런 오페라와, 보다 대중적인 뮤지컬이 있겠지만(우리의 경우 창극), 두 영역은 예술 창조와 그 수용의 측면에서 그리 다양하거나 폭넓지는 않다 하겠다. 반면, 오늘날의 연극이나 무용은 매우 다양한 층위에 걸쳐 수용되거나 교육되면서 그 표현의 측면에서 놀랄 만큼 다채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중 특히 현대무용은 현대적 삶의 감성을 매.. 더보기
[125호] 사진의 또 다른 문맹과 비주얼 리터러시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정보들은 대부분 매스-미디어와 멀티-미디어 그리고 스마트폰 등이 방출하는 시각 이미지, 특히 사진과 동영상으로부터 전달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과거 문맹에 대한 문자 리터러시 교육과 마찬가지로 시각 문맹으로부터 탈피하도록 하는 비주얼 리터러시 교육이 중요해졌다. 리터러시(literacy)라는 말은 원래 1492년 구텐베르크의 활자 인쇄술 이후 문자로 읽고 쓸 수 있는 문식력(文識力)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개념은 사진과 영화의 출현 이후 20세기 후기 정보 산업시대 영상매체의 급진적 발전, 특히 디지털 매체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사진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능력으로서의 비주얼 리터러시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코드를 매개로 하는 문자 리터러시 언뜻 생각하기에 사진을 만들고 이해하는데 무.. 더보기
[125호] 21세기 음악연구, '음악학'의 경계를 넘어 음악, 현대인의 필수품 지하철이나 도서관, 일상의 곳곳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모습은 오늘날 전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에디슨이 축음기를 처음 발명했을 때, 소리를 저장하여 재생한다는 그 새로운 발상이 다음 세기 어떤 변화를 낳을지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그라모폰과 레코드는 그저 스러져갈 운명인 소리를, 순간의 예술인 음악을, 시간성으로부터, 그것이 존재하는 장소성으로부터 해방시켰다. LP와 CD로 음악은 하나의 상품이 되었고, 워크맨의 시대를 지나 mp3의 등장은 무형의 음악파일로 변환된 음악을 전 세계 어디서나 손쉽게 다운받아 들을 수 있게 했다. 아이팟의 재생방식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클래식, 록, 힙합, 월드뮤직 등 음반 시대에 존재했던 음악 장르의 장벽도 사라진다. 헤비메탈과 중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