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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호] 현대미술의 교양은 상아탑 바깥에서 ▲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바 없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장에 비둘기 박제 2천 마리를 설치해서 관행적 미술감상과 전시의 문법을 파괴했다. 눈높이 맞춤 교육의 위험 “마르크 샤갈, 모딜리아니, 뭉크 등 예술가의 삶이나 작품을 바탕으로 이들의 창의력의 근원이 무엇인지에 관한 소개를 꼭 글에 포함해서 써주세요.” 한 기업 사보가 필자에게 보낸 원고 청탁서에는 ‘원고 방향’이 이렇게 명시적으로 적혀있었다. 세간에서 예술의 창의성과 연결되는 예술가의 전형으로 무엇을 인식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구청과 기업들이 구민과 임직원을 위해 마련하는 예술 교양 강좌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대략 8회 분량의 커리큘럼 안에 영화 문학 미술 음악 방송 등 분야별 전문가를.. 더보기
[124호] 서강 총장의 계보학 2005년 6월 24일 재단이사회는 서강의 12대 총장으로 손병두 전(前)전경련 부회장을 선임한다. 그의 취임 즈음 서강의 분위기는 불안했다. 입시부정 사태, 해마다 추락하는 대외적 위신과 평가지수의 하락 등 서강의 위기론은 멈추지 않았다. 서강은 예전의 명성을 회복해야 했고 덧붙여 세계적 수준의 비전도 제시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적임자로 손 전 총장이 선택됐다. 서강 역사상 최초로 신부가 아닌 CEO 출신이었던 그는 철저한 개혁주의자였다. 그는 ‘전경련 부회장’이라는 수식어를 자신의 공약에 십분 활용했다. ‘기부금 1000억 원 모금’, ‘4년 무보수’ 등의 파격적인 약속을 했던 그는 40여 년 동안 경영관리자로서 익혀온 체험과 노하우를 학교발전에 쏟으려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가 서강에서.. 더보기
[124호] '항상,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27대 총학생회 '7/24' 봄바람이 불면서 학교에도 새로운 바람이 부는 듯 합니다. 학교 정문에는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플래카드가 걸렸습니다. 서강 동문인 박근혜 대통령, 유기풍 신임 총장, 현재는 예수회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취임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정문과 본관 건물에 크게 걸려 있습니다. 우리대학원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조명상 서강대학원 학생회장이이끄는 27대 총학생회‘24/7’가 새롭게 출범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당선을 축하 드립니다. 지난 학기에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되어 2013년 27대 총학생회가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24/7’의 의미를 들어보니 서강대의 상징인‘알바트로스’와‘24시간, 일주일, 일년 내내’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듯해 든든하군요. 당선 소감과 학생회장에 출마하게 된 계기 한 말.. 더보기
[124호] 학내 보도 서강의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 14대 유기풍 총장 취임 지난 3월 14일 제14대 유기풍 총장의 취임식이 이냐시오관에서 열렸다. 여러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준 가운데, 동문인 박근혜 대통령(전자공학과 70학번) 역시 축하 메시지를 통해 유기풍 총장의 취임을 함께 축하했다. 유기풍 총장은 취임사에서 서강의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세계 예수회 대학들을 중심으로 학생과 교수를 교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지구촌 서강 캠퍼스’를 만들겠다는 약속과 함께, 고전적 연구 분야와 혁신적 연구 분야의 균형발전을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행정조직의 개편과 지덕체 교육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유 총장은 종합스포츠콤플렉스, 최첨단 디지털 도서관, 스튜던트 유니언,.. 더보기
<2013 여름 강좌> 더보기
[124호]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삶 / 당신의 OK사인을 기다리며 [칼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삶 우리들의 영웅, 뫼르소 2013년은 프랑스 작가 알베르 까뮈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까뮈의 그림자, 뫼르소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부조리한 세상에 대항한 대가로 결국 죽음을 맞은 주인공에 대한 각종 서평과 감상문이 넘쳐 나지만 그의 죽음을 부조리에 대한 투쟁의 결과라고 보기에는 어쩐지 석연치 않게 느껴진다. 사형이 집행되는 순간까지도 타인과 타협하지 않는 그의 자아가 극단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세포를 자극하는 건, 사소한 결정에도 타인을 의식하는 우리의 빈약한 자의식 때문은 아닐까. 우리는 어쩌면 타인이 정해 놓은 신념이나 구조를 의심 없이 신봉하고 그것을 위해 내 목숨까지 버리를 영웅주의에 젖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타인.. 더보기
[124호]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 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지난 20여 년 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변화와 낙차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여성, 죽음, 공동체, 정치, 사랑 등 최근 인문학계 화두를 가지고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을 찾아 나선다. 이 인터뷰는 정동(affect)과 공동체(commune)에 관한 이론을 공부하는 연구모임 ‘aff-com’(아프-꼼)이 발간하는 ‘아프-꼼 총서’ 1권에 대한 압축적 이야기이다. 서문에서 한국사회의 여러 가지 변화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정동이론을 참고하셨다고 밝히셨는데요. ‘정동이론’이 무엇인가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논의들이 서로 의식하지 않은 채 모이면서 정동이론은 거대한 전환을 이루고 있어요. “사람들이 누군가와 이어져 있음(결속)/없음(결속의 부재)이나, 어딘가에 소.. 더보기
[124호] 불안, 제약이자 가능성 불안, 제약이자 가능성 윤 여 일(작가) 불안한 시대다. 불안에 물드는 시대다. 불안은 미래 시제의 감정이다. 불안한 시대인 것은 미래가 불확실해서다. 불확실한 미래는 불안을 동반해 현재를 찾는다. 불안한 시대다. 불안에 익숙해져버린 시대다. 사회는 불안해하기를 권하고, 불안이야말로 사회의 지극히 정상적 감정이 되었다. 이 사회의 인간은 불안에 물들어 불안 없이는 살지 못한다. 불안은 떨쳐낼 수 없다. 불안한 자는 자신을 불안케 만드는 사회를 향해 불안을 분노로 전환시켜 발산해야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길은 막혀있다. 안에서 불안이 차올라 바깥으로 꺼내보지만 현실 벽의 두께에 부딪혀 죄다 토해내기도 전에 체념으로 다시 집어삼킨다. 그리고는 버틴다. 버티는 자들의 표정에서는 냉소의 빛이 돈다. 그게 시.. 더보기
[124호] 불안은 당신의 몸을 겨냥한다. 불안은 당신의 몸을 겨냥한다. 박 승 일(서강대 신방과 박사수료) 사례 1 여러분 조심하십시오! 개강총회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음주가 지나쳐 토할 경우 무게중심이 머리에 쏠려 자칫하다간 화단에 고꾸라져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이참에 공부하자고 책을 읽으면서 도서관에 가다가는 청명한 하늘에 반사된 유리창 빛에 넘어져 뇌진탕으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집에 있어서도 안 됩니다. 밀폐된 공간에는 포름알데히드와 기타 중금속이... 천식과 폐렴을... 사례 2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고른 영양섭취가 필수적입니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마늘, 당뇨병 예방은 콩, 심장병에는 고등어, 노화억제에는 호두, 다이어트에는 버섯, 정력증강에는 보리, 활성산소 해독에는 부추,.. 더보기
[124호] 위기의 담론에 불안하게 대처하는 방법 위기의 담론에 불안하게 대처하는 방법 불안을 증폭시키고 전염시키는 불안의 애국적 사용설명서 최 정 우(비평가, 작곡가, 파리 국립동양어문화대학 강사) *사진출처: 민중의 소리 우리는 이미 불안의 자기증식과 대량생산 체제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안은 감정적인 것이나 심리적인 것이기 이전에 먼저 하나의 구조 또는 체제이므로. 이러한 불안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그러나 이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질문의 형태가 아닐까.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이 모든 불안을 걷어내 주겠다고 약속하는 어떤 달콤한 소시민적 행복의 속삭임, 그 치유에의 유혹과 건강성에의 회유에 가장 먼저 의문을 던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따라서 문제는 불안의 존재 그 자체가 아니라 불안의 체화 혹은 내재화일 것이다. 불안은 일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