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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65호] 용의 승천: 신파와 모성의 이름으로 서강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졸업생 고 재 혁 한국인에게 신파란 무엇일까? 한국의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신파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동시에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저급 연출 방식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부정적으로 익숙한 신파는 관객의 감정을 억누르다가 특정 순간에 관객의 눈물을 억지로 짜내는 방식으로 인식된다. 이 중 눈물을 억지로 짜낸다는 것이 신파를 부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인 듯하다. 그런데 신파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감정을 억누르는 것과 억지로 짜내는 것은 양립할 수 없다. 억누르는 행위가 있는 이상 억지로 짜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감정이 넘칠 정도로 꽉 찬다면 짜내는 것이 아니라 물꼬만 트면 된다. 그렇다면 신파는 관객의 감정을 억지로 짜내는 연출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절정인 순간에 관객이 억눌.. 더보기
[156호] 존재의 증명 - 경계를 넘어서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석사과정 박 소 연 “혐오가 운동의 동력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문득 떠오를 때면, 나는 A 씨 – 그 알파벳 한 글자 정도로 단순화된 사람을 떠올린다. 2020년, 법적 성별 정정을 허가받은 트랜스젠더 여성 A 씨의 서울 소재 모 여자대학 입학 허가와 관련하여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그녀는 결국 대학 입학을 포기하였고, 다음의 글을 남겼다. 내게도 일상은 있다. 눈을 뜨고 눈을 감을 때까지 특별하지 않은 삶을 견뎌낸다. 꿈이 있고, 삶의 목표가 있으며, 희망이 있다. 그러니 내 삶은 남들에게 확인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을 가고자 하는 당연한 목표, 그 속의 꿈조차 누군가에게는 의심의 대상이고, 조사의 대상에 불과하다. 또한,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일상속에서 끊임.. 더보기
[165호] ‘도시광산(Urban Mining)’을 꿈꾸며 고물상 이 우 철 도시 광산(Urban Mining). 폐기물 재활용 중에서 주로 금속을 재활용하는 분야를 일컫는 말입니다.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 가전제품, 서버 등의 전산장비, 반도체 기판,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에서 값비싼 금속들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금, 은, 구리, 알루미늄 등은 물론이고 팔라듐, 네오디움 등 희토류까지 다양한 자원들이 폐기물 안에 들어 있습니다. 도시 광산은 광산에서 자원을 캐내듯, 폐기물에서 자원을 얻는다는 말이죠. 여기에 종사하는 저 같은 사람들은 ‘도시 광부’라 자처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저 고물상입니다. 왜 그럴까요? 누구나 ESG를 얘기하지만... 바야흐로 ESG의 시대입니다. 대기업부터 공공기관, 지자체,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ESG를 표방하지 않으면 도태될.. 더보기
[165호] 해외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 여행작가 세 쿨 이 한국에는 아름다운 여행지가 많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의 자연, 각각의 매력이 있는 삼면 바다, 역사와 특색을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도시들까지. 매년 새로운 테마의 관광지들이 만들어지며 국토가 넓지 않기에 어디든지 손쉽게 방문할 수 있다. 관련 정보들도 충분하여 준비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없다. 그만큼 진입 장벽이 낮고 누구나 언제든지 편하게 떠날 수 있는 것이 국내 여행의 매력이다 반면, 해외여행은 너무나 많은 부분을 조율하고 고려해야 한다. 기본 적으로 언어 장벽이 있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본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계획해야 한다. 또한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에 대한 앞선 준 비도 필요하다. 소통과 문화적 차이,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은 국내를 여 행하는 것과는 비할 바가.. 더보기
[165호] 디지털전환 시대의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 : 정원사 로봇은 소녀와 소년에게 왜 꽃을 주었을까? 국립순천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신 홍 임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에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에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성에서 기괴한 모습의 정원사 로봇 이 꽃에 물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파괴된 성을 찾아온 소녀와 소년에게 아름다운 들꽃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정원사 로봇은 왜 꽃을 주었을까? 꽃을 가꾸고 꽃을 선물로 주는 정원사 로봇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음은 심리학에서 중요한 주제임에도 마음을 수량화하여 측정하는 시도는 지금까지 그리 많지 않았다. Gray와 그의 동료들(2007)이 마음을 수량화하여 측정한 것은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다. 마음지각은 경험성 (experience)과 주도성(agency)의 두 가지 독립된 차원으로 구분된다.. 더보기
[165호] 좋은 마음을 이끌여름 국내 여행지PICK 5 여행작가 윤 상 협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며 지난 3년 동안 막혀 있던 여러 갈래의 하늘과 바닷길이 코로나 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이 회복세를 타고 그동안 버킷리스트처럼 품어둔 해외여행의 꿈을 너도나도 이루 려 분주하다.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해외여행에 집중된 것 같지만,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며 국내 여행의 열기 역시 예사롭지 않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개인의 즐거움과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여행에도 반영됐다는 점이다. 인기 있는 여행지, 즉 명소의 개념은 어떤 가치 측면에서 바라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알고 리즘으로 개인의 취향을 파악해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처럼, 여행 역시 내 관심사에 따라 그 계획과 동선이 좌우된다. 이전부터 자극적인 SNS 콘텐츠로 .. 더보기
[165호] 한복모델이 들려주는 한복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들 한복모델 김 경 선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한복은 내게 일상을 함께하는 친구 같은 존재였 다. 다채로운 색으로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 내는 색동옷을 입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 기고 의뢰를 받았을 때 ‘한복의 어떤 점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까?’란 고민을 했다. 왜냐 하면 한복에 대해선 하고 싶은, 또 알리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나는 한복의 미(美)를 알리는 대한민국의 한복 모 델이자 제자를 양성하는 강사로서 우리나라의 의복인 한복에 대한 기 원과 활용 및 현재의 변화상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또한 K-컬처의 핵심 중 하나인 한복이 전 세계에 발휘하고 있는 영향력에 대해 몸 소 체험한 바를 나누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한복은 언제부터 우리의 의복이.. 더보기
[165호] 암호화폐 시장에서 사용자가 주의해야 할 점 Blockchain Business Analyst 김 용 석 암호화폐와 시장 최근 암호화폐 시장은 상승장이었던 지난 2017년 이후로 많이 감 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기존의 전통 자산 시 장보다 변동성이 커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루나 사태와 FTX 사 태 등을 통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였으나,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대중적인 암호화폐 지갑이라고 불리는 메타마스크(Metamask)의 MAU는 2023년 기준 약 2천1백 만 정도라고 한다. 이를 보면 아직 암호화폐 시장은 초기 단계가 고, 현재 열심히 사업을 영위해 가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언제나 바 뀔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암호화폐 시장의 일주일 은 현실 세계에서 1년이라는 말이 있.. 더보기
[165호] 기술 변화에 따른 트렌드의 변화 서강대학교 지식융합미디어대학 겸임교수 민 병 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하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미래 산업의 동향을 주도할 최신 기술과 신제품을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규모가 축소됐었으나 CES 2023은 173개 국가에서 3,000여 개의 기업들과 11만 5,000여 명이 참가, 2022년 대 비 약 40% 이상 커진 규모로 개최될 정도로 온전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번 CES 2023은 모빌리티, 메타버스, 로보틱스, 스마트 시티·홈,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주제로 펼쳐졌다. 1. 가전(家電)이 아닌 차전(車電)의 시대로 CES 2023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모빌리티의 확장’에 있었다. 가장.. 더보기
[165호] 미·중 전략경쟁 시대 국제정치 이해하기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외교전략센터 연구교수 정 상 미 요즘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지하는 ‘안미경중(安美經中)’ 상황에 있었던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중 대립이 심화가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집니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것이 바로 최대 시장인 중국의 성장이었고, 이 때문에 우리에게 중국의 부상은 곧 경제적 기회를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7월 한국 정부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 배치를 결정하자, 이에 반발한 중국 정부는 다양한 한국의 대중국 경제적 의존도를 활용하여 보복성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 사태를 계기로, 한국은 중국의 부상이 경제적 위협으로 되돌아올 수 있으며, 미·중 전략경쟁의 격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