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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62호]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며 노무사 전 유 정 얼마 전,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900만 명을 넘어섰다는 통계청 기사를 보았다. 이런 추세라면 2025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2025년이라니. 단순히 미래의 일이라 취급하기에는 너무 가깝게 다가왔다. 이미 여러 도시가 초고령사회 혹은 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심지어 올해 기준 부산광역시는 초고령사회에 이미 돌입했다. 저출생이 하나의 안건으로 떠올랐을 그 시점, 아니 어쩌면 더 이전부터 당연하게 예견하고 있어야 할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 기사를 보다가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다들 왜 이렇게 고령사회에 집착을 하는가? 사람들이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고 싶어하는데 당연한 것 아닌가? 꼬리에 꼬리를 문 질문들에 대.. 더보기
[162호] 여섯 개의 점으로 보는 세상 점역교정사 박 민 호 시각장애인의 문자, 점자 11월 4일은 ‘점자의 날‘이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반포한 1926년 11월 4일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점자란, 지면이 볼록 튀어나오게 점을 찍어 손가락 끝의 촉각으로 읽도록 만들어진 특수 문자다. 많은 사람들이 ’창제 시기와 창제자, 창제 목적이 명확하게 밝혀진 유일한 문자는 한글 뿐‘이라고 잘못 알고 있지만, 사실 점자 또한 위와 같은 문자에 포함된다. 점자는 세계 최초로 기존 문자를 2진법으로 코드화한 체계이며, 특정 언어가 아니라 문자를 재현하는 체계이므로 세계 여러 언어권에서 널리 쓰인다.1) 점자는 프랑스의 시각장애인 루이 브라유(Louis Braille, 1809~1852.. 더보기
[162호]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사랑이잖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김민지 보통 ‘사랑 영화’라고 하면 연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모자(母子)의 사랑을 다룬 자비에 돌란 감독의 가 생각난다. 스무 살이던 2018년 5월 어느 새벽, 이 영화를 만났다. 다 보고 나서 휴대전화 메모장에 “어느 연인의 이야기보다도 더 뛰어난 사랑 이야기를 봐서 너무나 기쁘다”, “각자의 결핍을 사랑으로 메꿔나가는 모습을 통해 타인을 냉소적으로 바라봤던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라고 적었다. 감정의 폭은 장면을 따라 움직였고, 마치 마법에 빠진 것 같았다.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지닌 ‘스티브’와 그런 아들을 돌보는 엄마 ‘디안’, 그리고 이들과 함께하게 된 이웃집 여자 ‘카일라’의 이야기다. 디안은 분노 .. 더보기
[162호] 2022년을 살면서 예수 읽기 예수회청년센터(MAGIS) 책임자 이 흔 관 신부 다시 예수 읽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한 명 꼽으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한 사람을 이야기할 수 있다. ‘예수(물론 나는 예수를 ‘님’자까지 붙여서 믿는 열혈 신자이긴 하지만)’라는 청년이다. 예수쟁이라고 비하하는 표현을 듣는다 해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속한 수도회의 이름이 ‘예수쟁이’라는 뜻의 Jesuit 또는 Society of Jesus, 한국말로 예수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성경을 통해 만난 예수는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고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 전체를 읽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작업이긴 하지만 예수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4 복음서(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는 상대적으로 짧고, 대부분 대화나 이야기 또는 비유로 이루어져 있.. 더보기
어떻게 외국인 유학생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_외국인 유학생과의 상생 발전을 위한 SNS의 순기능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JINxianmei ‘대학 교육의 위기’라고들 한다. 정부와 대학은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2001년 부터 시작된 ‘Study Korea Project’ 활동이 그 시발점이었다. 이후 2012년 과학기술교육부에서는 한 단계 진화된 ‘Study Korea 2020 Project’ 를 추진하였고,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하고자 노력했다. 이 야심 찬 계획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하였지만, 전반적으로는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해온 것이 사실이다. 방역 정책이 완화된 올해부터는 기존에 입국하지 못했던 외국인 유학생도 입국할 수 있어졌기에 대학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외국인이 증가한다.. 더보기
[162호] 전세 사기 문제가 현 정치의 우선순위가 될 수 있을까?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 권 지 웅 전세 사기, 깡통 전세라는 말을 들어보셨는가? 자세한 내용은 모르더라도 대게 들어봤을 단어이다. 본인이 세입자이건 아니건 뉴스에서 피해자 이야기를 전해 듣거나 혹은 수백 명에게 전세 사기를 치고도 처벌받지 않은 사건을 들어본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종부세, 재산세라는 말도 전세 사기 못지않게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지난 몇 년간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재산 세, 종부세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었다. 집값이 오르면서 함께 오르는 게 재산세이지만, 재산이 늘어났다고 수입이 늘어난 것은 아니니 가파른 재산세 인상은 가계에 부담이 된다. 이 두 사안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경제적으로 부담을 주고 주거와 관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사안의 주요 관심층이나 해당.. 더보기
[162호] 모두가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_뉴욕생활기 부소정 1년 전, 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에 있는 한 비영리 기관에서 채용 제안을 받으며 뉴욕에 발을 디뎠다. 각기 다른 인종과 민족, 언어 와 문화, 지향성과 관심사가 함께 하는 도시.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뉴욕에 살면서 느꼈던 이 도시의 가장 도드라진 특징은 다양성이 존중받고 서로 다른 개인이 공존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었다. 하나의 표준에 모두가 맞춰가는 사회가 아닌, 각 개인 의 특징과 지향, 신체적 조건, 처한 환경이 다름에도 모두가 평범 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이곳 생활의 일면들을 이야기해보며 다양 성을 대하는 한국의 시각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너도나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Gender diversity is welcome here. Please us.. 더보기
[162호] 가난해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양 아 라 전 서강대학원신문 편집장 “어떤 가난은 사람을 쓰러뜨리고 어떤 가난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어. 우린 다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잖아. 난 자랑스러운데? 그 시간을 단돈 20억에 넘길 순 없어.”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극중인물 둘째(오인경) 가 첫째 언니(오인주)에게 하는 말. 이제 더는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은 첫째는 가난해도 가치를 지키고 싶은 둘째에게 “허세가 쩐다”고 화를 냈다. 이 장면을 보며 내게 가난이란 무엇일까 생각했다. 가난이란 무엇일까? 가난을 겪으면서 느끼는 감각이 있었다. 내게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잃었다는 상실감과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 러나 모두에게 그 고통은 같지 않았다. 가난의 크기, 무게, 고통은 사람들 이 느끼기에 모두 다르다.. 더보기
[162호] 대안언론을 넘어 대체 언론으로 스픽스 대표 최 정 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내뱉은 욕설·비속어 파문과 이에 대한 언론보도는 한국 언론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여야의 치열한 대치에 따라 언론들도 정파적 논쟁 속으로 뛰어들었고, 이데올로기적 판단에 따른 유불리 계산에 급급한 모습이다. 여기다 생존을 명분으로 권력과 자본에 엎드린 채 언론 본연의 사명은 뒷전이다. 대안 매체와 대체 언론의 존재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파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한 한국언론 윤 대통령의 적절치 못한 발언이 국내에서 대서특필되고 있었지만 주지하다시피 대통령실은 13시간 이상을 침묵했다. 그러다가 김은혜 홍보수석이 나서서 ‘이00’으로 말한 건 한국 국회, 특히 야당을 지칭한 것이었지, 미 의회는 아니었으며, ’바이든’이라고 말한 부분도 ’날.. 더보기
[161호] 우울을 대하는 태도: 드라마<우리들의 블루스>와 영화<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장채린 속 우울증 얼마 전 우연히 를 접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본가로 돌아가 어머니가 텔레비전을 보실 때 함께 시청하게 되었 는데, 그 속에서 '선아'라는 캐릭터가 눈에 띄었다. 선아는 어릴 적 어머니에게 버려지고 아버지와 생활하게 되었지만, 사업이 망하 게 된 아버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등, 그녀 삶 속의 굴곡 때문에 우울증을 앓게 된 인물이다. 드라마 4화를 보면 그녀가 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선아의 몸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빨랫감이 쌓 여있고 집 안 창고도 엉망진창인 모습이 보이며 집안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음이 보인다. 아침을 먹고 며칠째 씻지도 못한 그녀는 씻고자 했지만, 겨우 씻고 나와보니 아이와 남편이 돌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