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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15호] 산책자, 이 거리가 낯설다 조성호-(이하 성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어떻게 읽었어? 1930년대 소설치곤 구보 박태원의 도시적 감각이 굉장히 세련되더라고. 정미지(이하 미지)- 지금 우리가 느끼는 거랑 별반 달라 보이지 않던데? 그런데 서울 풍경은 많이 달라졌잖아. 성호- 그렇긴 한데 오늘날의 우리가 당시 경성을 거닐던 구보와 같은 도시적 감각을 여전히 느끼고 있을까? 벌써 70여 년이나 흘렀잖아? 도시풍경이 변한만큼 구보와는 다르게 서울이 느껴질 법도 한데. 미지- 글쎄, 그럼 우선 구보가 처음 산책을 떠났던 곳부터 출발해보자. 여기가 구보의 집이 있던 청계천이지? 성호- 어, 근데 구보가 집을 나선 이유가 재미있었어. 글로 먹고 산다지만 딱 26세의 남자다워. 미지- 구보는 결혼을 재촉하는 어머니 잔소리에 쫓기듯 집을 .. 더보기
[113호] 사랑 소재의 영화: Red, Purple, Gray and Black RED 불처럼 피어오르는 열정, 혹은 다 타버린 욕망 트루로맨스 I 모든 것이 부족한 남녀의 너무도 완벽한 사랑. 제목이 영화를 압축한다. 가진 게 없는 두 남녀의 열정적인 사랑이야기. 소위 ‘루저’의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은 단지 사랑이 하고 싶다. 하지만 둘은 거대한 폭력 조직에 뜻하지 않게 연루가 되고 ... 열정적인 사랑만큼 시원한 액션과 통쾌한 반전이 이어진다. 울다가도 웃고, 웃다가도 가슴을 울리는 러브 스토리. 한스 짐머의 음악이 영화의 흥취를 배가시킨다. 데미지 I 밑도 끝도 없는 열애 속에 무너지는 관계들.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나누었던 여인이 아들의 연인이라면? 한 여인과 부자의 삼각관계와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의 굴레. 그리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비극적인 치정극. 소년은 울지 않는다 I .. 더보기
[113호] 사랑 소재의 영화: White, Green, and Blue WHITE 꾸밈 없는 사랑, 그 순수의 절경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I 순수, 그 영원한 기다림과 고요함 벙어리 청소부 남자, 그리고 그와 함께 다니는 여자. 어느 여름 남자는 서핑을 시작하고 여자는 항상 그를 곁에서 지켜본다. 엉성하기만 한 그는 동료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매번 바다를 향해 뛰어드는데. 여자가 바다를 찾은 어느 날 그가 보이지 않는다. 가끔은 말로도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조용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조용한 사람들의 조용한 사랑. 그녀에게 I 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4명의 남녀가 코마 상태가 된 여인을 돌보게 된다.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떠한 소통도 불가능한 그녀에게 점점 사랑에 빠진다.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지만 꿈을 꾸고 기다리며 갈등하고 아파하는 이들. 렛미인 .. 더보기
[112호] 서강 50주년 기념이 단순히 현재에 대한 자축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는 것이라면, 서강의 50년을 기념하는 것 또한 과거 50년을 상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상기의 구체적인 방식들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본 지면에서는 서강의 50년이 상기될 때 흔히 나열되는 계보 외에 조금은 다른 계보들을 추적하고자 했다. 서강의 건물들이 세워졌던 각 해와 각 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실제 학생들의 모습들은 어떠했는지를, 그 당시 신문기사들을 위주로 거칠게 소묘해보았다. 서강이란 동일한 공간에서 청춘을 향유했던, 현재의 우리와 조금은 다르고 또 한편으론 비슷한 과거 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한다. 더보기
[110호] 대학원생,대학원에 토를 달다 각 단과대 별로 대학원생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진단하는 대학원의 문제점들을 들어본다. 불합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할 수 없는 그들의 처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지속하며 그 간극을 짊어지고 가는 젊은 우리들의 얼굴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으로 아쉬운 건 의사소통 문제입니다" 컴퓨터 공학과 장근탁 대학원의 문제점은? “우선 수업 문제가 크죠. 어느 대학원이나 똑같은 사정일 것 같은데 사실 수강할 만한 과목 수가 적어요. 또 전공과 연계된 과목을 우선적으로 듣다보면 흥미가 가는 분야의 과목은 듣기가 어려울 때도 있고요. 더구나 저희는 공대다보니 프로젝트에 몰두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나지도 않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프로젝트의 수가 많고 규모도 크다보니 돈과 관련해서 민감한 부.. 더보기
[109호] 학내 홈플러스 입점, 의견 충돌에 몸살 학내 홈플러스 입점, 의견 충돌에 몸살 효율적 공간조성 위해 구성원 힘 모아야 vs 원활한 학내 소통으로 갈등 해소해야 2009년 4월 13일 서강대학교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 홈페이지에 ‘이사장님께 드리는 항의서한’이라는 제목의 투서가 올라왔다. 발신인은 당시 교수협의회 회장인 정요일 교수. 내용은 재단의 재정비리 의혹과 홈플러스 건립문제였다. ‘국제 인문관 및 개교 50주년 기념관’ 기공식을 4일 앞둔 시점이었다. 이 문제는 재단의 회계 문제를 지적하고 홈플러스라는 가시적 사안을 거론함으로써 학우들로부터도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고 동시에 언론에도 보도됐다. 대학 내에 대형할인매장이 들어오는 최초 사례이기 때문이다. 대학 내부에 홈플러스가 입점한다는 소식은 2007년 5월 한 일간지의 기사를 통해 처.. 더보기
[108호] 진화론의 진화-생물학을 넘어 사회학으로 가다 다윈 200주년 -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 기념 취재기자 안진선 진화론의 진화-생물학을 넘어 사회학으로 가다 진화론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 문화, 예술에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윈은 이를“진화론과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사례”라고 언급했으며 유전학자 도브잔스키는 진화의 개념을 통하지 않고 생물학의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고까지 말했다. 생물학의 영역을 넘어 진화론은 사회를 해석하는 사회 생물학, 인간의 심리를 해석하는 진화심리학, 그리고 경제를 설명하는 진화경제학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사회생물학 고래는 부상당한 동료를 함께 수면으로 밀어 올리고, 코끼리는 넘어진 동료를 함께 일으켜 세워준다. 매를 처음 발견한 지빠귀는 경고음을 냄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만 다른 새들이 도망갈 수 있도록 .. 더보기
[108호] 생명 기원을 밝히기 위한 한판 승부-진화 vs 창조 다윈 200주년 -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 기념 취재기자 안진선 인간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고갱의 미술 작품 제목이기도 한‘인간 근원에 대한 탐구’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모든 사람의 화두였던 동시에 미지의 영역이었다. 생물의 생성문제를 논하려는 시도는 고대부터 있었다.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흙, 물, 공기, 불이 결합하고 분리하면서 생물을 만든다고 믿었고, 아낙사고라스는 물고기에서 유래됐다고 믿었다. 철학자 데카르트,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칸트, 헤겔도 인간의 근원에 대해연구했으나 관념적인 수준에 그쳤을 뿐 과학적인 증거를 제안하지는 못했다. 사람들은 종교만이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8세기 이후 항해술이 발달하고 탐험이 늘어나면서 그 동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