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10. 16. 09:00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기획) 김 진 호 목사 

 

 

 

출처: 김성민 

 

전광훈, 제대로 일냈다

 

사랑 제일교회는 장위 뉴타운 10구역 조합 측과의 명도소송에서  소했다. 교회가 받을  있는 보상금 평가액인 82억 원의 7배나  구한 탓이다. 이제 법적으로는 강제철거만 남았다. 이에 교인들  당수가 교회에서 철야를 했다. 한데 이는 집단감염이 일어나기  좋은 상황이다. 아마도 그때 돌았던 듯하다. 그러다 전광훈이 주도하고 교인들 대다수가 참석한 8.15 광화문 집회가 열렸다.  교회뿐 아니라 전국의 고위험군에 속하는 교회들의 신자 상당수가 참여했다. 불길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제2차 대감염이 발발했다. 물론  주요 원인은 사랑 제일교회와 8.15 광화문 집회였다. 정부는 8월 30일, 수도권 지역에 대한  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을 선포했다.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했던 사회는 급락했다. 위험한 극우주의자 전광훈이 제대로 사고를 쳤다.

 

 

 

변두리 목사, 세상의 중심이 되다

 

그는 이미 1990년대 후반, 막말로 유명한 개신교계 목사사회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수위 높은 발언을 남발했다. 하지만 그를 주 목한 이는 거의 없었다. 2003년 개신교3.1절 구국기도회 때, 두 차례나 정권을 빼앗긴 우파 세력의 선거연합이 바닥까지 흔들리 던 시절,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지 보름도 안 되었는데, 무려 20 만의 반정부를 외치는 인파가 모였다. 전광훈은 그때 혁혁한 공로 를 세웠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한국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개신교의 선거연합이 만들 어졌던 2008년 대선국면에서 전광훈은, 그의 이름이 미미하나마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그에게 이렇다 할 떡고 물도 나눠주지 않았다.

  이후 그는 네 번의 기독교정당 창당을 주도했다. 점점 제법 많 은 목사, 장로를 엮어냈지만, 그들의 교회 신자들은 그 당에 표를 주지 않았다.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붕괴되고,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던 때, 특히 2017년과 2018년 3.1절 구극기도회가 밑바탕이 된 이른바 ‘태극기 애국시민’이 오백만 명이 될 거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최대인파가 몇만 명을 넘지 못했다. 이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잡고 정 당을 통해 현 정부의 붕괴를 도모했으나 2020년 4.15총선에서 처 참한 패배를 맛보아야 했다. 그가 애써 모은 지지자들의 수가 증가 한 것보다 반대하는 이들의 수가 훨씬 더 많이 늘었던 것이다.

  2014년에는 ‘한국교회선교은행’을 만들었고, 몇 년 후 선교카드 5종이 발행되었다. 하지만 이 ‘은행’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였다. 그리고 5장의 카드는 기존 카드사가 발행한 것이었다. 전광훈과 그의 추종자들은 일종의 카드용역업체를 운영한 셈이다. 그것으로 거대 한 기금을 만들려 했다. 만약 성공했다면 대형 금융사기 사건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나 같이 제대로만 되었다면 꽤 위험한 일들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 파급효과는 미미했다. 한데 그가 벌인 일은 아닌데, 뜻 밖에도 대대적인 감염증 사태의 주역이 되었다. 그렇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는데, 이제야 그는 세상의 중심이 되었다.

 

 

 

실패 이유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위험한 극우주의자로 알려졌음에도 그는 왜 자신이 의도했던 일들에서 번번이 좌절해야 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와 그의 주요 대중이 사회적 자원을 활용할 능력이 매우 빈약했기 때문이다. 우선 전광훈을 주목해보자.

 

한국개신교의 중심부 엘리트가 되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미국교회와의 연줄망이다. 긴 얘기가 필요하지만 여기선 간략히 결론만 말하겠다. 미국보수파 정치세력과 미국교회와의 연결망에 엮이는 것이, 미국의 영향이 절대적인 한국사회에서는 교회 차원을 넘어서 사회 형성에까지 절대적 의미를 지녔다. 하여 그 연줄망에 엮이는 것이 한국교회의 엘리트가 되는 데 있어 가장 결정적인 조건이었다. 그러려면 몇몇 주요 교단에 속해야 한다. 한데 전광훈은 그런 교단 출신이 아니다.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교회의 규모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는 전형적인 변두리 지도자였지만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 개신교 지도자의 한 사람이다. 한편 최근에는 규모 뿐 아니라 교회가 입지한 지역도 중요하다. 적어도 강남권(강남, 강 동, 분당)에 속한 대형교회여야 그 교회 담임목사가 개신교 내에서 말 발이 먹힌다. 한데 알다시피 전광훈은 대형교회 목사도 아니고, 강남권 교회의 목사도 아니다.

 

한편 흥미로운 또 하나의 조건이 있다. 개신교 목사들이 학력 에서 뛰어난 엘리트들이 아님에도, 목사사회에서 학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교단 신학교들 중 어느 학교 출신인가, 그 학위가 문교부인가 학위인가 교단인가 학위인가 등 깨알 비교가 작용한다. 그리 고 이른바 ‘더 성공한’ 이들은 위조된 박사라도 받아야만 다른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위치에 있게 된다. 전광훈은 그런 학력 서열에서 제일 하층에 속한다.

 

  하여 그가 개신교 엘리트들의 지지를 받기란 기적과 같은 일이다. 그럼에도 개신교 연합단체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기관인 한 기총 회장이 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랐던 사실은, 그가 회장이 될 당시 이 기관은 거의 폐가에 가까운 주인 없는 저택 같은 상태 였다. 이것은 한기총 회장으로서 그가 무엇을 하려고 해도 그것을 뒷받침할 자원을 모으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을 뜻한다. 해서 그는 일찍부터 ‘선교카드’라는 이름의 독창적인 자원 모델을 찾아내야 했고, 한기총이 이단으로 지목했던 종파의 지도자를, 이단 해체와 함께 한기총 공동회장으로 추대하기까지 했다. 이 종파가 꽤나 부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를 더욱 개신교 주류가 되는 길을 막았다.

 

광신도 현상

 

그를 추종하는 대중은 어떤가? 여기서 전광훈이 벌인 종교운동의 성격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넓게 보면 그는 종교적 열광주의 운동의 지도자다. 흔히 이런 지도자를 한국개신교에서는 ‘부흥사’라고 부른다. 한데 종교적 열광주의 현상은 종종 반사회적 성향을 지닌다. 그런 성향의 종교인들을 흔히 ‘광신도’라고 부른다. 한데 최근 한국에서 광신도 현상이 광범위하게 일어난 시기는 1990년대 후반부다. 시기상으로 보면 이른바 ‘IMF대란’이라고 부르는 외환위기가 일어난 그 즈음이다. 이때 두드러진 현상은 사회 양극화가 극적으로 심화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때 개신교 내에선 흥미로운 현상이 일어났다. 교회의 지배적 인 흐름이 귀족주의로 이동하였다. 이런 귀족화 현상은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났는데 ‘졸부형 귀족주의’와 ‘웰빙형 귀족주의’가 그것이다. 한데 전자는 그 이전에도 있었던 현상이기에 특이한 것이 아닌 반면, 후자는 한국 교회나 사회에서 매우 새로운 현상이었다. 그 것을 간단히 요약하면, “예수라면 이것(자신의 풍요)을 어떻게 할까”에 관한 문제의식이다.

 

문제는 이런 폼나는 귀족주의를 따라 할 수 없는 이들이 교회에 적지 않았던 데 있다. 교회의 제도나 담론은 웰빙형 귀족주의를 선망하면서 재구축되었다. 그러자 교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대대 적으로 교회를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크게 보면 이탈한 자들이 재정착한 곳은 두 범주로 나뉜다. ‘비정치적 광신도 집단’과 ‘정치적 광신도 집단’이다. 전자를 대표하는 종단이 신천지였다면 후자는 이른바 극우개신교의 아스팔트신자들이 되었다. 후자의 경우, 2018년 이후 전광훈이 그 중심에 우뚝 섰다. 편의상 이들을 ‘전광훈 현상’이라고 부르자.

 

전광훈 현상의 모든 대중이 광신도인 것은 아니다. 또 그 대중 이 외환위기 이후의 신자유주의적 사회에서 실패자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현상에 속한 이들의 계층적 속성과 종교적 속성이 대체로 그렇다는 얘기다.

 

하여 전광훈의 대중은 대체로 자원이 빈약하다. 또 그들이 자원을 동원할 능력도 부족하다. 여기에는 다른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도 포함된다. 하여 광신도 현상은, 한나 아렌트가 《전체주 의의 기원》에서 다룬 것 같은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가령 사회를 통합할 만한 국가의 능력을 초과하는 엄청난 난민이 발생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끄럽지만 극한적 위험으로 우리를 몰아가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코로나19다

 

문제는 ‘코로나19’다. 실제로 전광훈은, 그가 의도한 것도 아니고 그의 능력에 의한 것도 아닌데, 사회를 위험에 빠뜨렸고 일약 스타가 되었다. 물론 전광훈이 위험한 세상의 주역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기에 등장할 위험한 존재를 부르는 재앙의 예언자가 될 가능성은 농후하다. 하여 우리는 그가 거짓 예언자임을 증거해야 한다. 또한 그를 추종하는 이들이 그와 같은 이의 말에 왜 현혹되는지를 묻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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