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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111호] 서강대학원 묻고 답하다 - 대학원장과 총학생회장의 만남 -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책과 저자 그리고 사회의 틈을 짚어봤다면, 본 지면에서는 우리 내부로 그 시선을 옮겨보고자 한다. 우리는 과연 서강대학원이라는 공동체를 얼마나 직시하고 있을까. 현재 제기되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들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윤희한 대학원 총학생회장과 김정태 대학원장과의 짧은 대담을 옮겨 보았다. 대담은 주로 윤 총학생회장이 문제제기하고 김 대학원장이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김정택(대학원장)
                                                                   김정택(대학원장)


장학금 관련

윤희한 총학생회장(이하 ‘윤’) 대학원생들에게 피부로 가장 와 닿는 문제는 역시 장학금 문제입니다. 학과장 장학금이 폐지되고 TA 장학금으로 통합 되었는데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전체 장학금 배정액수는 오히려 줄어서 과마다 반발이 많았습니다. 장학금의 의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들도 있었고요.

김정태 대학원장(이하 ‘김’) 전 대학원장님께서 학과장 장학금을 폐지했던 이유는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배분 규정이 없어서 장학금 배정 시 불투명성이 높다는 것이었지요. 덧붙여 장학금이라는 것은 학교에 어떤 형태로든 기여를 하고 받는 것이 그 뜻에 맞는다고도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논의를 거쳐 새롭게 규정화 한 것이 지금의 장학제도입니다. 안 그래도 이 일로 지난 화요일에 학과장 회의를 한 바 있어요. 그때 나왔던 의견들의 경우, 이공계열 교수님들은 전 대학원장님과 생각이 대체로 비슷하신 반면 인문사회계열의 교수님들은 생각이 좀 다르셨습니다. 조교 장학금은 일한 값에 대한 명목으로 주는 근로수당이지만 꼭 근로를 하지 않더라도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이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이 장학금의 중요한 목적이 아니겠느냐하는 문제들을 제기하셨지요. 제가 보기에 인문사회계열 교수님들의 지적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 달 장학위원회에 안건 상정을 해서 통합된 TA 장학금 중 일부를 전에 있었던 학과장 장학금 형식으로 따로 만들까 생각중입니다.

장학금과 관련해서 또 하나 제기될 수 있는 문제는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혜택문제입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학금 제도를 타 학교와 비교해 보면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혜택이 유독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외국인 학생이 많다는 이대나 경희대 같은 경우 조교 등의 업무를 맡고 있거나 성적이 우수한 외국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반면, 우리학교는 외국인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장학금의 80%를 지급하고 있다는 거지요. 물론 이것이 외국인 학생들을 많이 유치해 학교의 국제화 지수를 높이려는 차원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대전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얘기가 나왔듯 장학금의 총액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외국인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장학금은 현행과 같이 유지된다면 내국인 학생들이 박탈감 내지 반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자칫 내국인 학생들과 외국인 학생들 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고요.

그 문제와 관련해서 장학위원회에서 논의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국인 장학금을 성적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 지급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다른 개선책을 모색해 봐야 할 듯합니다.

연구 공간 관련

대학원생의 연구 공간 확충 문제는 예전부터 나왔던 문제입니다. 일단 학과마다 편차가 클 뿐만 아니라 학생 개인별로 지정 좌석이 배당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실제로 대학원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책을 옆에 두고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지정좌석일 텐데요. 따라서 최소한의 공간 확보와 개인별 지정좌석의 확충이 필요합니다.

대학원 연구 공간의 개선 문제가 절실하다는 것은 동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실들을 직접 돌아보며 느낀 바도, 공부가 제대로 될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환경이 참 열악하다는 생각이었고요. 대학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해결방안으로 지금 구상하고 있는 것은 국제 인문관입니다. 약 8000평의 공간이 확충되는데요. X관과 D관의 살림을 그쪽으로 이전시키고, 그 이전을 통해 생겨난 공간의 여유를 대학원 연구실 재배치에 사용하자는 것이지요.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대학원 연구실로 우선적으로 배정해야한다는 것은 어제 보직교수 회의에서도 건의한 사안입니다. 그래야 학생들도 서강대 대학원생으로서의 자부심도 느끼고 제대로 된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겠지요.

교수책임 수업시수 관련

교수책임 수업시수가 규정상 년 간 15학점에서 12학점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규모나 학생 수 등 학과마다의 특성이 다른 상황에서 이러한 획일적인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별 학과들과의 상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고지가 되고 또 각 학과는 그것을 융통성 없게 시행하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런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특정 기준을 만들어 놓지 않고 제도를 운영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아무리 과별로 사정이 다르다 하더라도, 일단 규정을 만들고 나서 그 다음에 과 사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고치거나 할 수는 있어도 그 반대는 어렵다는 말이지요. 말씀하신대로 현재 교수들의 수업 시수는 시행세칙에는 3+1(학부 9학점, 대학원 3학점), 학칙에는 12학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과에 따라서 이것을 적용할 수 있는 곳이 있고 없는 곳이 있지요. 하지만 이때 대학원생들이 적어도 과목이 모자라서 강의를 못 듣게 되는 일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지요. 그래서 여건이 어려운 과의 경우 교수님들이 대학원생을 위한 강의를 의무 시수 이외에 더 개설하면 강의료를 충분히 지급하는 등의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과는 과 나름대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겠지요. 선생님들도 교육의 중요성을 다 알고 계시기에 학생들이 필요하다고하면 의무시수 이상의 강의를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학과별 격차 문제

어느 분야든 균형이 무너지면 문제가 발생하듯이, 서강대학원내에서도 몇몇 계열 내지 분과는 계속 비대해지는 반면 나머지 군소학과는 간신히 명맥만 유지되고 있어 학제 간 교류를 기대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인문/사회/자연/공학 계열들이 상호 연계될 때 서강대학원이라는 학문 공동체 전체가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텐데도 말이지요. 이러한 격차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앞서 이야기되었던 장학금이나 공간 배정 문제 같은 것들이고요. 따라서 대학원 환경 개선에 있어서 학과별 격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 문제 또한 어제 보직자 회의에서 나온 안건인데요, 이런 방안이 제시된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너무 없는 학과의 경우엔 장학금을 좀 더 책정해서 그걸 유인책 삼아 석사과정의 충원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이지요. 즉 이런 방식들을 통해 학과 간 격차가 심화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고요. 그리고 보다 일반적인 차원에서 보면, 결국 좋은 인재들이 많이 몰려오는 첫 번째 조건은 해당 학과에 유능한 교수님들이 얼마나 많이 계시는가하는 여부입니다. 그래서 현재 학교당국에서도 우수한 교수님들을 유치하려 노력하는 것이고요. 이처럼 교수 역량은 교수 역량대로 강화하고 동시에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금이나 환경적인 측면 또한 개선하려는 고민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희한(서강대학원 총학생회장)


대학원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대학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것입니다. 서강대의 교육 이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이념은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살려는 개인주의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면서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하는 사람을 기르자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을 제대로 길러보자는 열의를 가지고 계세요. 하지만 학생들이 물질적인 가치관에 빠져있는 모습을 볼 때는 굉장히 실망스럽지요. 한편으로는 우리가 제대로 된 교육을 하고 있나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따라서 대학원생 여러분들은 물질적인 가치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그러한 서강인으로서 공부하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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