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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114호]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차미르라고 해요. 나이는 26살이고 스리랑카에선 한국어와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 했습니다. 현재는 대학원 신방과에 다니고 있고요. 한국어 교사가 되려고 공부를 하다가 신문방송학이라는 분야를 접하게 됐어요. 스리랑카에는 신문방송학과가 없거든요. 지금은 광고홍보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수업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역시 언어문제가 커요. 한국어를 전공하긴 했지만 어려운 것은 사실이에요. 더구나 대학원 공부를 하다보면 전문용어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공부를 하다가 종종 궁금한 부분이 생기는데, 주변에 아는 한국인 친구가 별로 없어서 물어보질 못해요. 그 점이 좀 아쉬워서 앞으로 한국인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고 싶어요. 그래서 한편으로 교수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건, 제가 한국말이 서투르다는 점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같은 대학원생이지만 언어의 차이가 분명이 있으니까요. 물론 현재 제가 듣는 수업들의 경우 교수님들께서 저를 배려해주신다는 느낌을 받는데, 어떤 대학교의 어떤 수업은 그렇지 않다는 소리를 종종 듣게 돼서요.

언어문제 외에 한국 생활에서 불편한 점은 없나요?

지금은 많이 적응했지만 처음엔 한국 음식이 입맛에 잘 안 맞았습니다. 한국 음식에는 소금이 적게 들어가더라고요. 스리랑카에선 더 맵거나 짜게 먹어요. 또 기후 문제도 있어요. 한국에 온 지 1년 남짓 됐는데 그 동안 대구에서 살았어요. 대구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데, 스리랑카는 그렇게 일교차가 심하지 않아요. 특히 한국에서 추운 날씨엔 견딜 수가 없을 만큼 추워요. 그래서 지난 겨울에 감기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외로운 것도 크죠. 지금 혜화동 대학로에 있는 외국인 전용 기숙사에서 사는데, 스리랑카 친구는 한 명이에요. 그나마 그 친구도 수업 시간이 어긋나서 자주 만나지 못해요. 비행기 타고 스리랑카까지 10시간인데, 비행기 표가 비싸서 고향에 자주 가지도 못하고요. 그래도 대구에서 어학당을 다니고 있는 미얀마 여자친구가 있어서 종종 대구로 내려가는 편이에요.  

한국 문화 중 적응하기 어려운 문화가 있나요?

저에게는 한국의 술자리 문화가 낯설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종교 때문에 술을 못 마실뿐더러, 스리랑카의 술 문화는 한국처럼 다 같이 모여 마시는 게 아니라 술을 마시는 사람들끼리 모여 마시는 문화거든요. 그래서 한국에서 가끔 교수님들이나 선배님들이 술을 권할 때, 대구에서 그런 경험을 몇 번 했었는데, 거절하자니 미안하고 또 마시자니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외국인이라서 차별을 받는다고 느꼈던 경험은 혹시 없었나요?

제가 학부 수업을 청강하고 있는데, 조별 모임이나 토론을 할 때 저를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듯한 태도를 느끼곤 해요. 제가 말하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는 식이지요. 대학원 수업에선 ‘그건 맞다’ 혹은 ‘그런 관점도 있구나’ 하는 동의나 인정이 있는 반면 학부 수업에서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는 거죠. 한국인 친구들이 외국인인 저를 좀 더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여줬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짧게나마 말씀해주세요.

스리랑카에 돌아가면 제가 현재 공부하고 있는 전공, 그러니까 광고홍보를 살려서 할 만한 일들이 별로 없어요. 때문에 한국에 남아서 장래성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및 정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