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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5호] 2010년 한국문화탐방 경주 기행

리린 (신문방송학과 중국인 유학생)

경주는 이번이 두 번째지만, 매번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 아직 어학당에 다니고 있었던 저는 공부를 하기보다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를 즐겨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 가봤던 많은 여행지들 중 하나에 불과한 경주는 그리 특별할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학원 생활을 시작한 저에게 경주여행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출발 당일, 이른 아침에 학교에 모여야 되는 바람에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자는 둥 마는 둥 지하철을 타고 와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경주로 1박 2일 여행을 떠났습니다. 다들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라서 버스 안에서도 약간 서먹서먹했지요. 끼리끼리 이야기하다가 학생회장이 자기소개를 제안해서 서로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사소통이 잘 안 되기도 했지만 손짓몸짓 다해가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오히려 더 재미있는 것 같았습니다. 가는 길에 노래자랑도 하면서 지루할 뻔했던 여행 분위기를 띄우니 어느 새 우리의 첫 번째 목족지인 석굴암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막 그쳐서인지 공기가 촉촉하고 맑아서 버스에서 내리자 피로가 확 풀렸습니다. 안내해 주시는 분이 함께 올라가면서 그 곳의 역사와 신화를 상세히 소개해 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사진 찍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잘 못 들었지만,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그냥 쭉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으로 그곳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포착하고 싶었습니다. 곧 이어 국악도 듣고, 야경도 즐겼습니다. 이튿날에는 아침부터 불국사, 계림, 천마총, 한옥촌 등 역사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곳들을 들른 뒤 경주에서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음 날 수업 준비할 게 있었지만 빨리 집에 가서 사진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에 마음이 바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