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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글

[141호] 편집장의 글

서강대 대학원생 여러분은 어떤 논문을 쓰고 계신가요?

실험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연구도 있을 것이고, 앞서 걸어간 사람들을 만나는 연구도 있을 것입니다. 생사와 연결된 내용의 연구가 있는가 하면, 한 시대의 통념에 맞서 치열하게 투쟁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연구들이 존재하지만, 이 모든 연구들이 개인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회와 맞닥뜨릴 때 생겨나는 물음에서 시작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 속에서 이미 정해져 있는 질서와 법칙에서 종종 무력함을 느끼기도 하고, 다수와 소수로 구분되는 체제에서 갈등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여러분들의 논문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함께 걸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의 달리기가 떠올랐습니다. 러닝머신은 기계가 작동하는 대로 내 몸을 맡기지만, 마라톤의 경우 각자에게 맞는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달리는 과정에서 타자와의 교감이 가능하기도 하고, 거리의 풍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도 보입니다.

이번 141호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마라톤을 해보려 합니다. 그 출발은 우리의 주체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로 나누고 싶습니다. 일상 속 당연하게 생각하며 걸어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이 거리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합니다.‘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그 고민이 연구에서 어떻게 이어지면 좋을지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편집장 양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