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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149호] Facebook에 대한 인식과 사용에 있어서의 문화차: Facebook 이용의 문화차가 지니는 함의

Facebook에 대한 인식과 사용에 있어서의 문화차: Facebook 이용의 문화차가 지니는 함의

 

홍승범 _ 일반대학원 심리학과 박사과정

 

연구의 출발점

오늘날,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Facebook, Instagram, Twitter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는 SNS를 통해 가상의 온라인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새로운 유형의 인간관계를 확립하고 발전시키며, 그 관계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SNS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미 많은 사람에게 SNS는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은 상태이다. 이에 따라 SNS가 이용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Facebook은 2004년에 개설되어, 처음에는 미국 하버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만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그 이후 점차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SNS로 자리 잡았다. 대략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매일 Facebook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 중, 85.8%의 이용자들이 미국과 캐나다 밖에서 Facebook에 접속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acebook Statistics, 2017). 선행 연구에 의하면, Facebook 활동을 통해 성격특성, 정치 성향, 심지어 성적 취향 등과 같은 이용자들의 실제 개인적 특성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Kosinski, Stillwell, & Graepel, 2013). 따라서 Facebook은 다양한 심리학적 현상의 문화 간 차이를 탐색할 유용한 기회를 제공한다.

 

Facebook 사용의 증가가 미치는 심리학적 영향

오늘날 Facebook이 온라인상에서 세계를 연결해줌에 따라, 시간적,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의 풍부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우리는 Facebook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Facebook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각자의 일상과 서로의 문화에 지속해서 노출됨에 따라 동서양 간에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는 점차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사라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치 않다. 최근 일련의 연구들은 문화적 배경이 온라인 네트워크의 자체적 특성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온라인 행동 양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Huang & Park, 2013; Na, Kosinski, & Stillwell, 2015). 이러한 논의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Facebook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Facebook의 지속적인 이용이 동서양 간에 존재하는 문화 차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이해하고자 하였다.

 

페이스북 사용의 문화 간 차이

문화권에 따라 자기 자신과 주변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서로 다르다(Adams & Plaut, 2003; Markus & Kitayama, 1991). 구체적으로, 북미 및 서구 유럽과 같은 개인주의 문화권에서는 자율적이고 사회적으로 분리된 자기가 강조된다(Adams & Plaut, 2003). 이러한 문화 맥락 속에서 개인은 자신을 스스로 독립적인 존재로 여기고, 관심의 초점을 타인이나 집단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두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원하는 바를 직접 명확하게 표현하고자 한다(Kim & Sherman, 2007; Markus & Kitayama, 1991). 이와 대조적으로, 동아시아의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개인을 타인과의 관계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상호의존적인 존재로 파악한다(Markus & Kitayama, 1991). 집단주의 문화권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는 자신이 속한 관계에 더욱 초점을 두며, 집단 내 조화를 달성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Markus & Kitayama, 1991). 따라서 이들은 자신의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집단 구성원들의 욕구와 기대에 자신을 맞추고, 그것에 따라 적응하려 노력한다(Morling, Kitayama, & Miyamoto, 2003).

자개개념과 주변 관계의 인식에 관한 이러한 문화 간 차이는 온라인상에서의 상호작용에도 반영될 수 있다. 실제로 비교문화 연구들은 동서양 문화권에 따라 Facebook을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Huang & Park, 2013; Na et al, 2015). 구체적으로, Huang과 Park(2013)은 집단주의 문화권 사람들의 Facebook 프로필이 개인주의 문화권 사람들의 프로필에 비하여 관계적 정보를 더 많이 포함한다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Na와 동료들(2014)은 사람들이 Facebook에서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도 문화 간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구체적으로, 독립적 자기개념을 지닌 서양 사람들이 상호의존적 자기개념을 지닌 동양 사람들과 비교하면 더욱 자기중심적(egocentric)인 Facebook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처럼 문화권에 따라 Facebook을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다면, 지속적인 Facebook의 사용이 동서양 간에 존재하는 기존의 문화 차이를 감소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실제로 동서양 Facebook 이용자들이 Facebook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만약 사용 방식에 문화 간 차이가 있다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일련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 1에서는 사람들이 Facebook을 바라보는 시각에 문화 간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 대학생 연구참가자들에게 여러 단어 리스트를 주고 각 단어가 Facebook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 응답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미국 대학생들은 Facebook을 자기 생각과 의견을 표현하기 위한 독립적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한국 대학생들은 Facebook을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상호의존적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Facebook이라는 같은 의사소통 수단일지라도, 문화권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시각과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Facebook을 이용하고 있다. 먼저,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자기 지향적으로 Facebook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Status Update”를 통해 자신이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혹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Facebook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린다. 또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그들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즉 관계 지향적으로 Facebook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령, 다른 사람의 글이나 사진에 “Like”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아줌으로써, 자신의 애정과 관심을 표현할 수 있다. 비록 Facebook 이용자들이 이러한 두 가지 유형의 활동들을 자연스럽게 번갈아 가며 사용할지라도, 동서양 문화권에 따라 어느 유형의 활동이 더 우세한가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 2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실제로 Facebook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실제 이용 양상을 비교,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전 세계 Facebook 이용자 57,164명의 실제 “Like”와 “Status Update” 횟수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집단주의 문화권(한국, 중국, 홍콩,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타이완, 베트남)의 Facebook 이용자들은 서구 개인주의 문화권(미국, 영국, 캐나다)의 Facebook 이용자들과 비교하면 자신의 계정에 글을 쓰기보다는, 타인의 게시물에 “Like”를 눌러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연구 3에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Facebook을 사용하는 것이 사용자들의 심리적 양상에 어떠한 차이를 유발할지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미국 연구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 연구를 진행하였다. 먼저 각 연구참가자는 인과추론 과제를 수행한 다음, 두 가지 실험 조건에 무선적으로 배정되었다. 독립적/자기 지향적 실험 조건에 속한 연구참가자들은 10분 동안 본인의 Facebook 계정에 자기 생각과 느낌을 글로 쓰거나 자신의 사진을 가능한 한 많이 올리도록 요청받았다. 반면, 상호의존적/관계 지향적 실험 조건에 속한 연구참가자들은 10분 동안 타인의 Facebook 게시물에 가능한 댓글을 많이 달거나 “Like”를 누르도록 요청받았다. 연구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속한 실험 조건에 적합한 방식으로 Facebook 사용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인과추론 과제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실험 절차를 통해 연구참가자들의 인과추론 양상이 Facebook 사용 전후로 달라지는지, 실험 조건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지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타인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Like”를 누르는 것과 같이, Facebook을 상호의존적, 관계 지향적으로 사용했던 사람들이 Facebook을 독립적, 자기 지향적으로 사용했던 사람들에 비해 인과관계를 파악하면서 더 관계적인 방식으로 추론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를 마치며

오늘날 Facebook은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 간의 연결과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가령, 우리는 Facebook 게시물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지금, 이 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곧바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동서양 사람들이 Facebook을 통해 서로의 문화적 규범과 특성에 지속해서 노출됨에 따라 기존에 존재하던 동서양 간 문화 차이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하여 이러한 예상에 반하는 결과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연구 1과 2의 결과들을 통해,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사용자들에게 제공, 구현되는 Facebook 자체 플랫폼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Facebook을 바라보는 시각과 실제 사용하는 방식이 동서양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독립적 자기개념을 지닌 개인주의 문화권 사람들은 Facebook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상호의존적 자기개념을 지닌 집단주의 문화권 사람들은 친구들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Like’를 누르는 등, Facebook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연구 3의 실험을 통해 Facebook을 상호의존적, 관계 지향적으로 사용할수록 이후에 더욱 관계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고 추론함을 알 수 있었다. 종합하자면, 서양 개인주의 문화권 사람들과 동양 집단주의 문화권 사람들이 각자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Facebook을 지속해서 사용한다면, 이후에 서양 이용자들은 더욱 서구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고, 동양 이용자들은 더욱 동양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즉, 오늘날 세계를 이어주는 Facebook이 동서양 간 문화 차이를 감소시키기보다는, 기존의 차이를 유지하거나 혹은 오히려 더 증가시켜주는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Hong, S., & Na, J. (2018). How Facebook Is Perceived and Used by People Across Cultures: The Implications of Cultural Differences in the Use of Facebook.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9, 435-443. doi: 10.1177/194855061771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