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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49호] 플랫폼은 정말 사회적인 것일까 — 기술의 세련됨에 포장된 자원 약탈자들의 모습_이승은

플랫폼은 정말 사회적인 것일까.

기술의 세련됨에 포장된 자원 약탈자들의 모습

 

이승은 기자

 

[출처: 조선비즈]

 

전통 산업 조차 플랫폼 비즈니스 형태로 탈바꿈 하는 추세에서, 다양한 플랫폼 기업이 증식되고 있는데 예컨대 온라인 유통, 오투오, 노동서비스, 매칭 펀딩, 소셜 웹등이 있다. 모든 것을 데이터로 표준화하는 전략에는 알고리즘이 있는데, 이 알고리즘은 데이터 분석을 위한 고도정밀 기업 내부 프로그램 설계이다. 알고리즘은 이용자들의 활동 특성을 데이터로 등가환산해 패턴화하거나 패턴을 유추하여 분석, 명령 기능을 수행한다.

이 글에서 보려는 플랫폼 자본주의 체제는 ‘플랫폼’ 테크놀로지에 기대어 새로운 자본의 운동 방식과 가치생산에 대한 것이다. 이 지능적 매개장치에 기댄 ‘플랫폼 자본주의’는 가치화 과정에서 간과한, 여기저기 흩어지고 방기된 물질, 비물질 노동과 자원의 탄력적 배치를 꾀하는 경제 시스템이다. 이 새로운 체제는 시장 바깥의 노동과 자원의 범위와 연계를 늘리고 가상공간의 비물질 노동 영역을 광범위하게 흡수하는 새로운 유연화를 꾀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의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새로운 질적 도약의 모색 과정에 있어서 알고리즘은 모든 노동을 데이터로 환산시킬 수 있는 것이다. 데이터 자원이 풍부해질수록 알고리즘의 정밀도는 정교하고 촘촘해지는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플랫폼 자본주의가 알고리즘이라는 자동기계로 기업 조직 안팎에 이것을 배치하여 사회적인 것(the social)을 생략하거나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것이란, 개별 주체를 넘어서서 타인과 함께 중요한 논제와 숙의 과정을 통해 공존하며 풀어가야 할 관심사나 의제이다. 상업적 알고리즘의 기계적 판단이 일상화되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견 교류나 갈등 상황에서 물리적 조정과정이 불필요해지고 논의로 가라앉게 된다. 결국 개별 심리적 판단에서 보편적 결정 기제가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판단과 결정을 알고리즘 기계가 대신하면 개인 간 혹은 집단 간 이뤄지는 중요한 숙의와 논쟁 과정이 생략되고 자동화되면서 실상 사회적인 것의 존재가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인 것이 오염되고 희미해지면 대중들은 사안의 진실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플랫폼의 구조는 이용자들이 맞춤형 콘텐츠만을 소비하도록 만들어져 있어 확증편향의 우려까지 가늠하게 되었고 이는 갈등 상황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라는 알고리즘으로 혼돈된 구성 아래서 성찰적 판단이 유보되고 사회적 편견 또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 플랫폼 사업이 확장되면서 가짜뉴스와 거짓담론이 나오게 된 원인도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이다.

 

아랍의 봄에서 보았듯, 소셜 플랫폼을 중요한 소통의 매개체가 되었지만 한편으로 대중 여론이 생기는 플랫폼에서 호도의 장으로 되면서 양면성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미 인터넷은 자본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한 공간이 되었고 목적을 만드는 곳으로서 기능하며 긍정적인 정동만이 있다는 것은 나이브한 생각이 되었다.

 

참여 이용자들의 권리 또한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하고 있는 실상이다. 기존의 기업은 unpaind labor을 만들어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의 최소한의 금전적 보상을 주기 시작하면서 더욱더 권리를 보호 받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 같은 경우에 시간의 층위를 더 촘촘하게 갈라놓고 심지어 시간을 통째로 뺏어 넣었음에도 참여 노동자의 권리는 보호받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기업은 노동 통제를 위해 노동통제에 뛰어난 인공지능 기계들과의 결합도 늘리고 있는 추세다. 결국, 플랫폼 노동자들은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개별 사업자가 되어 모든 업무상 과실이나 비용 발생에 대한 부담을 지게 되며 불안정의 고용 없는 일자리가 일반화될 공산이 크다.

플랫폼 기업은 unpaind labor에서 이제는 어느 정도의 최소한의 금전적 보상을 주기 시작하면서 참여 노동자들은 더욱더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풍요로운 디지털 문화 속에서 자유의 플랫폼 문화를 어떻게 시장의 장치로 포획할 것인가에 대한 셈법까지도 계산하고 있으며 고도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은밀하게 노동력이 팔리고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는 이렇듯 대중 앞에서는 대중지성의 확산을 돕는 매개와 촉매 역할을 자처하지만 사실상 온, 오프라인의 사회문화적 자원과 지적 노동을 동원하고 포획하는 새로운 경제체제로 자리 잡고 있다. 오히려 우리는 노동의 불안정성과 취약성에 더욱 시달리고 있으며, 또 다른 자본의 승자독식 구조로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플랫폼과 알고리즘의 기술 장치를 경유해 다른 무엇보다 노동과 고용관계의 질전 전환, 자본주의적 생산 조직의 외면 확장을 꾀하는 신흥 자본주의 시스템인 플랫폼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우리가 정말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사회적인’ 기능을 잘 이용하고 있는가를 상기시킨다.

 

이용자들의 데이터 활동이 플랫폼 자본주의에 포획되지 않고 사회적인 공통의 에너지로 전환되는 민주적 플랫폼 구상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다. 향후 우리의 다양한 실천적 노력 여하에 따라 자원 약탈의 야만성이 기술의 세련됨으로 포장되어있는 껍데기를 벗겨내어 숙의적 소통과 데이터 권리가 가능한 소셜 플랫폼을 구축시켜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