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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53호]곤자가 플라자에 불어온 코로나 여파. 흔들리는 곤자가 운영구조_전건웅

(사진. 서강대학교 곤자가 플라자 /출처: 서강대학교 홈페이지)

 

전건웅 기자 woongj@

 

서강대의 착한 감면곤자가 플라자 상가는 포함되지 않아 이유는?

 

 코로나19 전면적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면서 서강대 곤자가 플라자 상인들의 고충이 깊어졌다. 12,000 명의 교내 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교내 상가들은 유동인구가 줄자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지난 3 18, 서강대학교는 개강 연기, 사이버 강의 등의 조치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캠퍼스  입점 업체들의 3월분 임대료를 전액 감면하는 조치를 취했다. 해당 조치는 연합뉴스 기사에 착한 감면이라는 제목으로 배포되기도 하였다. 문제는 곤자가 플라자에 입점한 사업장들은 언론에 보도된 감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곤자가 플라자의 독특한 운영구조 때문이다. 

 

곤자가 플라자는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건물을 건설▶소유권을 학교에 양도▶일정기간 투자자 측에서 운영권을 가지며 사용자의 이용료로 원금과 이자를상환하는 민자투자방식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으로 건설되었다. 상환 기간이 종료되면 운영권은 학교 측으로 귀속된다. 

 

서강대학교는 2006  사업의 수주를 받기 시작하였다. 주식회사 산은자산운용(현재 멀티에셋자산운용)’에서 펀드를 발행하여 투자금을 유치하였고, 2008 곤자가 플라자가 준공되었다. 상환 기간은 20년으로, 아직 7~8 정도의 상환 기간이 남아 있다. 현재 곤자가 기숙사와 주차장, 곤자가 플라자 상가 임대와 관련한 운영권은 학교가 아닌 투자자들의 원리금 상환을 위해 설립된 유한회사 서강국제학사 가지고 있다.

 

곤자가 플라자에 입점한 상인들은 운영권을 가진 유한회사와 임대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학교 복리후생시설에 포함되지 않아 감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곤자가 플라자에 입점한 업체들은 역할 상으로는 교내 직원과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해야 하는 복리후생시설 역할을 강요당하면서도, 구조상으로는 이윤을 추구하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학교의 조치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업주의 논리에 놓여 있다.

 

곤자가 플라자에 입점한  업체 주는 곤자가 플라자 상가들은 임대료가 외부 상가에 준하게 지나치게 높고, 계약 기간 동안 매년 복리로 3% 정도씩 오르고있다. 학교에 문이 하나  뚫려 외부로 나가기  용이해졌고 주변 상권을 고려했을  임대료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는유한회사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한다 주장했다.

 

다른 업체 주는 “12,000명에 달하는 유동인구를 보고 들어오지만, 실제로는 임대료를 포함한 고정비용 부담에 빚을 지고 나가는 업체들이 많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유동인구가 줄자 매달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영을 해야 하는 처지다.” 어려움을 호소했다.

 

 상가 임대와 관련된 운영을 맡고 있는 유한회사 서강국제학사 측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임대료를 줄여주고 싶어도 ()서강국제학사가 정부에서 소상공인임대료 감면을 위해 실시한 임대주들에게 감면한 만큼 임대료를 지원해주는 착한 임대인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강국제학사 측은 기숙사, 주차장, 상가 임대료 수입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 주는 회사로 임대료로 수익을 올리는 임대주로 분류되지 않는다.

 

 유한회사 측과 곤자가 상인 협회는 협상 끝에 3~6 임대료를  업체별 매출에 따라 최대 50% 까지 감면하기로 합의하였다. 취재에 응한 유한회사 측은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한회사 측도 파산 위기에 몰렸으나, 어렵게 대주단을 설득하여 상환유예  추가 대출 등의 동의를 받아 상가를 지원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응답했다.

 

책임소재 파악이 어려운 곤자가 플라자 구조. 학교 측의 도움은 불가능할까?

 

 BTO 방식의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학교 측과 유한회사 측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상인들도 입점할  학교와 유한회사의 뚜렷한 구분 없이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구조상으로도 유한회사 서강국제학사는 멀티에셋자산운용과 서강대학교에서 공동대표를 파견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자본주의 논리가 교육기관인 학교 안에 공생하는 경우, 코로나와 같은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책임소재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현재 구조에서 곤자가 플라자와 관련한 업무를 학교 측에 문의했을 , ‘학교에서 공동 대표를 파견하긴 했지만, 운영권은 서강국제학사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곤자가 플라자와 관련된 업무는 학교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모순적인 답변이 돌아온다. 

 

실제로 학교 측은 코로나 대책에 있어서 곤자가 플라자 상권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배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 측이 교내 복리후생시설 임대료를 감면했다는 것은, 학사일정 변동으로 교내 업체들의 정상 영업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동일하게 교내에 위치하여 학사 일정 변동에 피해를 입은 곤자가 플라자 상가들은 운영권이 학교에 있지 않기 때문에 감면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상인회 측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총장과의 면담을 유한회사 측에 요구했을 때도, 유한회사 측에서 요구는 했으나 조정하거나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답변이 돌아왔다. 공동대표가 있다는 것은 학교 측도 어느 정도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될  있으나, 원칙상 운영권이 서강국제학사라는 유한회사에 있다는 것으로 인해 학교 입장에서는 책임소재를 물을 때마다 빠져나가기 쉽다.

 

원칙상 학교의 책임이 아니라고 해도 도의적인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엄연히 곤자가 플라자의 소유권은 학교에 있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곤자가 플라자의 업체들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후생시설로 표기되어 있다. 적어도 학사 일정 변동에 대한 공지를 상인들에게 전달해야  책임이 있을 것인데, 곤자가 플라자 상인들은 학교의 개강 연기 결정을 매장에 방문한 학생들을 통해서 들어야 했다. 유한회사 측도 코로나가 발병한 2 , 서강대학교의 결정 사항들이유한회사 측으로 전달되는 채널이 원활하지 않아 홈페이지를 통해서 정보를 접했다고 밝혔다.

 

3 5, 전체 상인들과 유한회사 측의 간담회에서 상인들의 건의로 학교 측의 정보는 유한회사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하지만 통보식으로 학사 일정이 지속적으로 연기되는 조치에 상가들은 계속  걸음씩 느린 대응을  수밖에 없었고, 연기로 인한 실질적인 대책들이 없어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서강국제 학사  또한 재정적인 어려움을 여러  학교 측에 호소하였지만, 대책  지원방안을 듣지 못했다. 물론 학교도 심각한 재정적인 어려움이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밝혔다.

 

상업시설의 성격을 띠고 있는 곤자가 플라자에 교육기관인 대학교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운영에 참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교육기관의 골치 아픈 공생관계를 직접 수용하기로 결정한 학교가 긴급재난 상황에서 마냥 운영권이 없다는 이유로 내버려 두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대목이다. 학교 측의 책임 소재 회피로 곤자가 상인들은 필요할 때는 교내 구성원, 힘들 때는 이윤을 추구하는 개인 사업자로 취급되어 이리저리로 치이고 있다.

 

BTO 방식. 이득은 누가 보고, 피해는 누가 보는가?

 

 BTO 방식은 학교 입장에서는 투자 없이 학교 제반 시설을 확충할  있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실제 서강대학교는 BTO 방식을 통해서 숙원사업이었던 기숙사 확충  교내 편의시설 증가라는 이득을 얻을  있었다. 상환 기간 이후에는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며 발생하는 수입을 학교 측에서 가져갈  있는 손해 보지 않는 장사인 셈이다. 2004, 대학들도 민간 자본 투자를 유치할  있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전국의 대학들은 너도나도   없이  사업에 달려들었다.

 

그러나 BTO 방식은 수요자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수요의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변할  있어 사업 리스크가 높은 투자방식이다. 수요자가 감소할 경우, 투자한 민간사업자의 최소한의 수익을 보전해주기 위해 선택지가 부족한 이용자들의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BTO 방식으로 준공된 다리, 고속도로와 같은 사회간접자본들도 건설 후에 수요가 줄어, 투자자들의 수익 보전을 위해 지자체와 국민부담이 증가하여 고충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서강대학교 곤자가 플라자의 경우, 투자금액의  7~8% 내외에 이르는 이윤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이라 보기 어려울  있겠지만, 리스크 없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상환하는 입장에서는  370 규모에 달하는 투자금에  7~8% 정도의 이윤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부담은 20년이라는 상환기간 동안 선택권이 부족해 해당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이용자,  학생들에게 전가된다.

 

실제 서강대 기숙사 이용 비용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고, 이는 민자기숙사가 학생 부담을 키우고 있다 주제로 언론에서도 여러  다루어졌다. 2016년에는 수입 증대를 위해 기숙사 거주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식권을 끼워 팔려고 하여 학생회와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 

 

금전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교육적으로도 학생들을 피해를 보고 있다. 학교에 갑자기 늘어난 외국인 학생 숫자와 이에 상응하지 못하는 수업 진행 방식, 전반적인 수업의 질적 하락 문제 또한 투자금 상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인구감소로 매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는 줄어들고, 외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비용으로 인해 기숙사를 선택하는 학생도 줄고 있다. 반면에 갚아야 이자는 지속해서 상승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숙사에 공실이 다수 발생하면 투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니, 이를 외국인 학생들을 통해 채우고 있는 것이다.

 

꾸준한 수요가 보장되어야 하는 BTO 방식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투자방식이다. 1994 국내에 도입되어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IMF 이후 인구 감소와 경제 저성장을 겪으며 국내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고 BTO 방식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서강대학교가 IMF 여파로 각종 지표가 고착화된 시점인 2006년에 곤자가 플라자 건축을 위한 수주를 받기 시작한 순간, 악순환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들. 상생은 불가능한 것일까?

 

 20% 에서 최대 50% 임대료 감면조치에도 불구하고 곤자가 플라자 상인들의 부담은 여전히  상태이다. 상가 측은 대부분 곤자가 상가 업체의 매출이70%~90% 급감한 상황에서 감면해준 임대료도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밝혔다. 

 

실제 곤자가 플라자 상인들은 배달 대행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배달을 나서기도 하고, 외부 행사를 끌어오기 위해 발품을 팔며 영업을 뛰고 있기도 했다. 상가의 업주는 이번 달에는 어디에 빚을 져야 하나 매일 고민한다. 은행에 빚지는 것도 한계가 있고, 직원들의 월급을 미룰 수도 없다. 집에 들어갈 때마다아내와 자녀들 얼굴을 보기 미안하다 고충을 토로했다. 

 

상인회는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유한회사 측과 여전히 조율 중이다. 상인회는 평당으로 책정되는 일반 관리비의 세부 지출항목을 유한회사 측에 요구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상인회 측은 상가의 효율적인 유지관리에 소용되는 비용이 너무 높아 관리비 상세 공개 내역을 요청하였으나 수개월간 답변을 듣지 못했다. 세세한 항목들을 파악하여 발생한 비용만큼 지불하기 원한다 밝혔다.

 

이에 대해 유한회사 측은 일반적인 운영비용에는 관리소 운영 등의 인건비, 경비비, 시설유지비, 청소비, 소모품비, 시설점검, ...  각종 운영 비용이 포함되며 모든 항목을 세세히 청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일반 관리비로 묶어서 청구하고 있다

 

실제 곤자가 플라자의 필요경비 대비 관리비 충당률은 80% 내외로 상인들이 내는 관리비로 모두 충당되지 않고 있다. 관리비 지출이 상인들이 생각하는것과 다를  있어 어떻게 전달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 입장을 전했다. 

재난 상황인 만큼 투자자 측과 조율하여 상환 기간이나, 상환방식, 이자율 등을 조율하여 현재 상인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식은 없는지, 정부나 학교 측의 도움을 받을  없는지도 상인들의 관심 사안이다.

 

이에 대해서 유한회사 측은 대학 내에 위치한 시설의 목적성은 무엇보다도 교육이 우선 되어야 한다 상환 기간을 늘리는 것은 학생들의 부담을 늘리는것이기에 교육적인 목적을 고려했을  힘든 부분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나 학교 측의 도움은 위에 언급했듯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지점이 많다.

 

유한회사 측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회사 측도 상생을 위해 방법을 찾고 있다 말했다. 당장 직접적인 해결책이 나오긴 힘들더라도 상인회측과 소통하며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의 제재로 현수막을 걸거나 광고판을 설치하는 홍보 행위가 제한되어 있고, 어떤 업체들이 있는지 안내가 부족하다 상인회 측의 불만에 유한회사측은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있겠다 대화 의사를 보였다.

 

2006, 학교는 BTO 사업 수주를 받으면서 자본주의와 교육기관의 공생을 선택한 것이다. 곤자가 상가는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결정의 산물이며, 교내에존재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이다. 상황에 따라 교육/자본주의 논리로 잘라버리는 것은 상생을 허용한 주체로서 구조의 허점을 이용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불과하다.

 

교내 구성원들은 이미 새로운  생태계 안에 살고 있다. 교내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그저 체재 아래 죽어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결국 학생들을 포함한 서강대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터전을 망가뜨리는 것과 같다. 생태계 안정을 위해서는 구조를 넘어 공동체적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상생할  있는 방법을모색해야할 것이다. 

 

곤자가 컨벤션 이명주 사장은 대학원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상생할  있는 길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불편하고 불합리한 점들이 있으면 개선을 하고 서로서로 만족할 ,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이득이 돌아갈  있습니다. ”라며 교내 구성원들의 관심과 마음으로나마 위로해주며 서로 도와주는 분위기를 형성해주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