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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인 것

[122호] 대학 풍경, 낯설게 보기 대학 풍경, 낯설게 보기 대학의 ‘사회적 공간’ 복원을 위하여 이해수 기자 “ ”의 인용구들은 구보 박태원 作『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과 『천변풍경』의 문장들을 각색한 것이다. 경성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물질적 가치관이 팽배한 공간을 비판했던 구보의 시각을 우리 대학으로 옮겨 왔다. ‘대학’이라는 공간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빈 곳’이라면 어디든 앉아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곳, 온돌 바닥일리 없는 연구실에서 동료들과 논문을 읽고, 머리 싸매고 고민하며 날밤을 새는 곳. 학교 내 잔디밭 광장은 맥주 한 캔씩 들고 학생들이 서로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자 학교의 전횡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자주터였다. 그러나 대학가의 낭만은 이미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갈수록 급증하는 취업난과 경.. 더보기
[122호]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학문공동체를 위하여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학문공동체를 위하여 박구용(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대학을 자율적 학문 공동체라 부르는 경우는 많지만 이를 말 그대로 믿을 만큼 순진한 사람은 드물다. 무엇보다 대학은 공동체가 갖추어야할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 연대를 오래전에 상실했다. 사회적 연대란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동등한 존중과 이웃의 안녕에 대한 보편적 관심을 토대로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에 서로를 호명하고 응답하는 신뢰를 가리킨다. 그러나 우선 대학 구성원들, 정규직 교수, 비정규직 교수, 대학원생, 학부생 사이의 동등한 존중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한국의 대학은 지금 비정규직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희생과 고통 없이는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다. 한 명의 지도교수를 중심으로.. 더보기
[122호] 사회적인 것이라는 이데올로기적 범주 사회적인 것이라는 이데올로기적 범주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현대 산업사회가 출현한 이래로 사회적 연대가 위협 받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긴 하지만, 마치 작용-반작용의 법칙처럼, 유대가 어려워질수록 타인과의 정서적 유대를 열망하는 대중적 욕구는 더욱 강해지는 듯하다. 이렇게 관계성을 통해 지금의 다차원적 삶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대중적 상상의 중심에 바로 ‘사회적인 것’(the social)이 있다. 최근 대선의 핵심 의제가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제 민주화로 귀결되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라 볼 수 없다. 그동안 사회로부터 탈착근화되었던(dis-embedded) 경제를 그들 각각의 맥락으로 재착근화하고자 하는 시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회과학적 지식-담론의 세계에선 사회적 경제 같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