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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113호] 지젝의 사랑론(論): 쿨한 사랑에서 열외(列-外)하는 열애로! 한보희(연세대 비교문학 강사) 시와 사랑, 그 폭력적 소격효과 로만 야콥슨에 따르면 시적 언어는“일상 언어에 가해진 조직적 폭력”이다. 이 유명한 명제를 살짝 바꾸면, 슬라보예 지젝의 사랑론으로 들어서는 입구로 삼을 수 있다. 사랑이란 일상적 삶에 가해진 조직적 폭력이다.“사랑은 존재의 질서에 하나의 차이를 만들고 균열을 내려는 폭력적 정념, 다른 모든 대상을 희생함으로써 하나의 대상을 특권화하려는 폭력적 정념이다. … 사랑의 선택은 이미 자체로 폭력인데, 그것은 폭력이 사랑의 대상을 맥락에서 떼어내 사물(Thing)의 자리에 올려놓기 때문이다(슬라보예 지젝,『죽은 신을 위하여』, 57쪽).” 사랑은 일상이라는‘자동화된(automatized)’궤도에서 주체를 탈선시키는 삶의 시어(詩語)들이다. 시의 요체.. 더보기
[109호] 지젝과 해방정치의 시차적 전환 한보희 (연세대 비교문학 강사) 주식회사 대한민국, 이 경제 일원론의 시대는 성공과 동시에 붕괴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경제다!”라는 구호는 더 이상 경제적 구호가 아니라 정치적 구호로 반전된다. 게다가 그 경제-정치적 구호에서는 묘한 종교적 근본주의의 냄새가 난다. CEO 대통령 이명박은 ‘생필품의 물가를 국가가 직접 관리하라’는 개발독재시대의 명령을 내리고 (‘부시-너머’가 아니라 그저) ‘부시-이후’임이 나날이 뚜렷해지는 오바마는 시장주의 경제를 국가-시장주의 경제로 다시 쓰는 일에 매몰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시민의 죽음으로부터의) ‘정치적인 것’의 재탄생 이 ‘되돌아온 중세’적 세계―신으로서의 자본-권력과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체제―의 법은, 마치 카프카의 법정처럼, 삶에 대한 직접적 명령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