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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111호] '건축을 묻다'의 저자 서현을 만나다 건축은 그 시대의 가치를 반영하고 사람들의 삶을 형태 짓는, 인간의 삶에 가장 가까이 있는 예술 범주 중 하나이다.「건축을 묻다: 건축, 예술을 의심하고 예술, 건축을 의심하다」는 건축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살피기 위해, 건축이 예술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예술의 범주에 어떤 것들이 포함되는지, 즉 예술의 분류와 경계를 살핀 후 건축이 그 분류와 경계에 포함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책을 진행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단지 건축 뿐 아니라 예술의 범주 및 역사적 변화 과정도 엿볼 수 있는 교양서의 역할을 한다. . “건축은 기능적 목적으로 공간을 만드는 예술이다.... 건축은 공간을 통해 인간의 생활을 재조직하는 작업이다.... 건축은 인간의 생활을 조직하기 위하여 공간을 .. 더보기
[111호] '상처받지 않을 권리'의 저자 강신주를 만나다 소비사회의 명멸하는 스펙터클은 욕망을 구축하고 삶을 포위한다. 자본주의적 욕망의 집어등集魚燈을 좇는 동안 우리의 삶에는 무수히 많은 상처가 기록된다. 하지만 이 벌어진 상처 위에 순간의 쾌락이라는 진정제를 삽입함으로써 고통을 유예하고, 상처를 곪게 만드는 것은 분명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상처가 상처로 느껴지지 않는 무감각의 시대에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 삶의 상처를 드러내고 고통을 공유하고자 하는「상처받지 않을 권리」의 저자 강신주를 만나보았다. “자본주의적 삶은 너무나 친숙하고 평범해서 우리 삶이 얼마나 자본주의에 길들어 있고, 그로부터 상처받는지 깨닫지 못하게 합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 의식하기 어려운 상처를 일깨우는 학문, 그 상처를 치유하려는 학문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바.. 더보기
[111호] 사람과 사람 '사이'를 보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창밖에 내리는 눈을 보고 싶습니다. 당신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과 그 떨림 속에 담긴 잔잔한 울림을 느끼고 싶습니다. 말 할 때마다 찡긋거리는 미간과 살짝살짝 내비치는 웃음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며 턱을 괴고 있는 당신의 얼굴이 그립습니다. 진실이 있다면‘나’에게도‘너’에게도 아닌 바로 나와 너‘사이’에 있을 것이라는 당신의 말이 한없는 진실로 느껴집니다. 나만의 바람일까요? 당신 또한 나와 같겠지요? 수많은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수많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에‘우리’라는 허망한 일체감을 두지 않고 끝까지 ‘사이’로 남겨둔 채, 때로 말하고 때로 듣고 때로 그냥 머물고 싶습니다.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아직 들을 준비가 안 .. 더보기
[110호] 공부하는 사람 박승일 기자 공부하는 사람은 다를 줄 알았다. 착각이다. 대학원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딜 가나 존재하는 꼰대들이 그들의 꼰대 근성을 교묘하게 가린 채 학자연하며 여기저기서 훈수를 둔다. 추레한 욕망이 드러나지 않게 주위를 살피면서, 고도의 정치적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마치 모든 것에서 초탈한 마냥 뒷짐을 지고 헛기침을 하면서. 그리고‘선생’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합리화한다. 교내 민주화를 위해 뭐라도 할라치면 핏대를 세워가며 교권에 대한 위협이라고 분기탱천한다. 해가 바뀌어도 달라진 것 없는 강의와 정확히 딱 그만큼의 깊이는 현실의 복잡함은 외면한 채 항상‘기본’이라는 말로 정당화된다. 하지만 그들의‘제자’인 우리는 잠자코 침묵해야 한다. 잘 참는 자만이 애제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제자는 선생이 가르.. 더보기
[110호] ‘특별한 서강’을 위한 ‘특별한 장학금’을 기대하며 곽중현(대학원 총학생회 정책국장) 학과장 장학금이 폐지되었다. 7월 31일에 제정되어 이번 학기부터 시행되고 있는 「일반대학원 장학금 지급 규정」에 따라 학과장의 추천을 통해 지급되었던 학과장 장학금은 이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각 과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지급기준이 모호하고 임의적이라서 학과장들이 장학금 지급 대상자 선정에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것이 대학원 행정팀(이하 행정팀)이 밝힌 폐지의 이유다. 한편, 이번 학기 들어 각 과의 조교 수는 늘어났다. 조교 배정 기준이 바뀐 것도 이유겠지만, 근본적으로는 학과장 장학금 명목으로 책정되어있던 예산이 TA장학금(조교 장학금)으로 이전되었기 때문이란 것이 행정팀이 제시한 조교 수 증가의 이유다. 하지만 의문스러웠던 것은 대부분의 과에서 이번에 지.. 더보기
[110호] 서강대 대학원생들의 자치권 회복을 꿈꾸며 윤희한 (대학원 총학생회장) 대학원총학생회에서 한 학기 넘게 활동하면서 가장 심각하게 느낀 점은 학교와 대학원생들이 합의보다는 마찰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달리 올해만 그런지 모르겠으나 대학원생들의 불만은 꾸준했다. 이에 서강의 대학원 사회가 가진 문제의 한 단면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번 학기 초, 장학금 분배 문제로 각 학과 대학원생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장학금 지급 규정이 수정되면서 기존에 가정형편이나 성적 등을 기준으로 대학원생들에게 지급되던 학과장 장학금이 TA장학금에 통합되어 없어진 대다, 이전에 비해 장학금 총액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학원생에게 가장 예민한 사항이기에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사실 대학원생들의 불만은 1학기 개강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도서관의 대학원 전.. 더보기
[110호] 냉소와 열망 사이: ‘88만원 세대’, 불안 속에 머물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부치’의 기상시간은 6시 반. 불 꺼진 방에서 밤새 명멸하던 TV 화면은 이른 시간에 켜진 형광등의 새된 빛에 그 고즈넉함을 잃는다. 식사를 하며 뉴스를 좇는 졸린 눈도, 이를 비추는 캠코더의 화면도 명징한 초점 없이 부유한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생경해 보이는 이 아침풍경의 주인공은 분명 그이지만 또한 그가 아니기도 하다. 마리오네트 marionette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극)처럼, 그의 일상은 대부분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움직인다. (출퇴근용인 자전거조차 그의 소유가 아니라 회사의 물건이다!) 물론 완전히 타의라곤 할 수 없다. 줄을 끊는 과감함을 선택하는 대신 줄이 끊기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버텨내기로 결정한 사람은 분명 그.. 더보기
[110호] 경제인류학, 과연 필요한 학문인가? 우석훈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신자유주의의 위세는 전과 달라질 수 있을까. 마르셀 모스와 칼 폴라니가 이 시점에서 재독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무엇인가. 이들이 말하는 세계가 지금의 세계와 어떻게 다른지, 우리는 그 세계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들어보자. 좋든 싫든, 우리는 경제의 시대를 살고 있다. OECD로 분류되는 나라들 중에서도 한국이 특히 경제의 시대를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는 매우 특이한 경제적 흐름은 자본주의라는 말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보편적인 양상과는 좀 다르다. 대체적으로 1990년 동구의 붕괴 이후로 더 이상 자본주의 외부의 힘으로 자본주의를 제어할 수 없는 양상이 오면서, 자본.. 더보기
[110호] 신종플루와 백신과 치료제, 그리고 자본주의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신종 플루 발병자가 수천명을 넘어섰다. 옆 사람이 잠재적 전염병자일지도 모른다는 불분명하고 불확실한 공포는 질병에 대한 관리를 넘어 사회에 대한 처방으로 위세를 넓히고 있다. 중세의 전염병이나 현대의 에이즈처럼 끊임없이 공포를 재생산 하는, 그리고 결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 현 사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아르헨티나 4.5, 코스타리카 2.9, 에쿠아도르 2.5, 오스트레일리아 0.1 미만... 이 숫자들은 겨울을 난 지구 남쪽 국가들의 신종플루 사망률이다. 아르헨티나는 100명중 4.5명이 사망했고 오스트레일리아는 1000명 중 한명도 사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겨울이 지나면 북반구의 국가들까지 포함하여 전세계 나라들의 성적표가 사망자수와 사망률로 .. 더보기
[110호] 대학원생,대학원에 토를 달다 각 단과대 별로 대학원생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진단하는 대학원의 문제점들을 들어본다. 불합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할 수 없는 그들의 처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지속하며 그 간극을 짊어지고 가는 젊은 우리들의 얼굴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으로 아쉬운 건 의사소통 문제입니다" 컴퓨터 공학과 장근탁 대학원의 문제점은? “우선 수업 문제가 크죠. 어느 대학원이나 똑같은 사정일 것 같은데 사실 수강할 만한 과목 수가 적어요. 또 전공과 연계된 과목을 우선적으로 듣다보면 흥미가 가는 분야의 과목은 듣기가 어려울 때도 있고요. 더구나 저희는 공대다보니 프로젝트에 몰두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나지도 않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프로젝트의 수가 많고 규모도 크다보니 돈과 관련해서 민감한 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