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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119호] 감수성 감정이 메말랐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기쁘거나 화가 나지도 않고 슬프거나 유쾌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무덤덤하기만 합니다. 이외에 어떤 감정이 있는지 잘 떠오르지가 않는다는 사실에 조금 갸우뚱해집니다. 우울한 것만도 아닌 이런 감정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지만 이 또한 풍부한 감정을 요구하는 까닭에 스스로도 이게 도대체 어떤 감정인지 헷갈리곤 합니다. 편의상 ‘애매한’ 감정이라고 부를까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애매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상황을 더 애매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연기하는 법을 터득했지만 혼자 있을 때 혹은 여럿 중에 혼자 섬이 될 때는 어느새 이 애매한 감정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남들이 웃을 때 울고 울을 때 웃을 수 있으면 차라리 낫겠지만 남.. 더보기
[118호] 중국 역사문화탐방을 다녀와서 오승진 (서강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박사과정 수료) 상해의 역사적 이중성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2011년 하계 중국역사문화탐방은 상해(上海), 항주(杭州), 소주(蘇州)의 세 곳을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지역은 상해라고 할 수 있다. 상해는 오늘날 중국의 경제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그러나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문명을 염두에 둔다면, 상해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 된 것은 200년도 안 되기 때문에 중국사를 상징하는 역사성을 갖춘 곳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근현대사에 있어 상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한국의 일제강점기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처음으로 세워진 곳으로 한국독립운동사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사적 장소이다. 따라서 중국역사.. 더보기
[118호] 2명이 만드는 신문 박승일 기자 대학원 신문 제작과정을 보자. 우선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회의를 연 후 기획의도에 맞게 필자를 섭외한다. 원고료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지면도 아니기에 필자 섭외는 항상 두세 번씩 미끄러지기 일쑤다. 거절의 겸연쩍음도 잠시, 다시 필자를 찾아 나서길 수차례 하다 보니 이제는 전보다 청탁 성공률도 제법 높아졌다. 필자들에게 기획서를 보내고 마감 일자에 맞게 보내주길 당부한 후 남은 지면을 채울 또 다른 작업을 시작한다. 멀게는 대구까지 찾아가서 몇 시간이고 인터뷰를 한 후, 녹취를 풀고 입말을 글말로 정리하다보면 이미 마감이 코앞이다. 중요한 보도 기사가 있을 경우, 관련 인사를 찾아가서 취재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해관계가 첨예할 때는 각각의 입장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더보기
[118호] 원용진 교수(신방과), 나꼼수를 말하다. 송주현 기자 송주현 기자(이하 송) 최근 는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데요. 나꼼수가 저널리즘의 환경변화와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요? 원용진 신방과 교수(이하 원) 일단, 기술적인 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나꼼수는 방송의 외연을 넓혔다는 점에서 방송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단순히 방송이라고 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방송’입니다. 우리가 나꼼수를 방송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것을 방송이라는 범주에 귀속시키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냥 방송이라는 용어를 차용하는 거지요. 언젠가는 이러한 형태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게 될 날이 오겠지요. 같은 맥락으로 팟캐스팅에서 ‘캐스팅’(casting)이란 말 역시 방송(broadcasting)에서 .. 더보기
[118호] 우리 가카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 - 꼼수로 성공한 ‘나는 꼼수다’ - 송주현 기자 국내 유일 가카 헌정방송 한류의 중심, 아이돌이 아니다. 한류의 중심은 ‘가카’다. 앱스토어 팟캐스트로 제공되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CNN과 ABC 등 내로라하는 뉴스 미디어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팟캐스트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역시 SBS , MBC 등 인기 프로그램을 제치고 연일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 4월 27일 ‘국내 유일 가카 헌정방송’을 표방하며 시작한 나꼼수는 딴지일보(김어준 총수)가 만든 인터넷 방송으로 ‘가카’의 임기가 끝나는 2013년 2월까지 방송될 ‘기획 방송’이다. 멤버 구성도 흥미롭다. 사회 전 분야의 걸쳐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비롯하여 2009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더보기
[118호] 축복 혹은 저주? 새집증후군의 희생자들 축복 혹은 저주? 새집증후군의 희생자들 정하상관(이하 J관)은 그 동안 제기되었던 공간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학기 시작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예상하지 못한 또 다른 문제가 온라인 공론장인 청년광장에서 제기됐다. 한마디로, 신축건물이 사람이 드나들기에 충분히 안전한지에 대한 논란이다. 이는 단순히 공간의 편의성에 머물지 않고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과도 연관되므로 학교 측의 각별한 관심과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정하상관만 가면 눈 통증, 두통, 가려움, 구토 증상이 나타나 지난 서강학보 583호에 실린 한 학생의 글(“2% 부족한 정하상관과 떼이야르관”)은 세 가지 근거로 새 건물들의 성급한 개관을 지적했는데, 그 중 새집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 더보기
[118호] 누구의 승리인가? J관 공간배분 과정에서 나타난 비민주성 연구실 없는 여성학과의 사무실 전경 서강의 풍경이 안팎으로 바뀌고 있다. 이번 학기에 정하상관(국제인문관)과 떼이야르관(산학관)이 들어섰고 올해 12월과 2013년에는 각각 토마스 모어관(일명 학습동)과 인공광합성연구센터(POSCO 프란치스코 홀)가 준공될 예정이다. 학교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면, 경의선 서강역(가칭)이 내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고 학교와 대흥역 사이에서는 2014년을 목표로 주택 재개발이 한창이다. 이렇게 서강을 둘러싼 공간의 변화가 한창이지만 대학원의 부족한 연구실 확보에 기여한 정하상관(이하 J관)의 공간배분과 관련한 논의를 살펴보면 서강의 변하지 않는 현실과 마주한다. 소통의 문제, 서강의 바뀌지 않는 현실 이미 본지는 지난 117호 기사(“헌 집 줄게 새 집 다오”)에서 당시.. 더보기
[118호] 학교는 조정자로서 최선 다했나? 조성호 기자 지난 9월 8일, 정하상관(이하 J관)의 준공식이 열렸다. 홍보실 자료에 따르면, J관은 인문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새롭게 개편된 국제인문학부를 포함해 국제대학원, 국제지역문화원, 교육대학원 등의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 중 J관 5층에 자리가 마련된 국제대학원은 10월 현재 여전히 김대건관(이하 K관)에 머물러 있다. 이사날짜를 깜빡한 것일까? 취재 결과, J관 5층의 적막함 속에는 서강대의 뿌리 깊은 소통 문제가 숨어 있었다. 문학부, 국제대학원이 자꾸 무리한 요구하면 곤란 국제대학원 입주를 둘러싼 갈등의 전말은 J관 공간배정 논의의 진행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 기획처 관계자는 건설위원회가 공간배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J관이 착공.. 더보기
[118호] 『안전, 영토, 인구』의 역자 심세광을 만나다. 여기가 로두스다. 여기서 뛰어라. 『안전, 영토, 인구』의 역자 심세광을 만나다. 인터뷰 및 편집 박승일 Q 푸코는 책의 서두에서 이번 강의의 주제가 생명관리권력(bio-pouvoir)이라고 말합니다. 이 개념이 설명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고 이를 계기로 푸코의 작업에 생기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푸코에게 68년 5월은 학문적 전환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어요. 아시다시피 60년대 푸코의 논의를 특징짓는 것은 고고학입니다. 담론이나 에피스테메 같은 언어적 실천들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앎의 대상으로 구축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었지요. 1966년에 쓰인 『말과 사물』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런데 68년을 통과하면서, 푸코는 언어적 실천과 상관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정치적인 실천 혹은 비언어적인 실천들의 .. 더보기
[118호] 복지와 노동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복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 무상급식이나 반값 등록금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 비정규 일자리를 줄이고 차별을 없애는 것이 복지일까 아니면 복지와는 상관없는 노동문제일까? 대졸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고 구직수당을 주는 것은 복지일까 아니면 그것 역시 노동문제일 뿐일까? 한국의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또한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제32조 1항)”,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제34조 2항)”고도 한다. 한국의 헌법은 복지정책과 노동정책이 동전의 양면이며 상당부분 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