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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108호] 붉은 입술, 차가운 사랑 김명석 (이화여대 철학과 강사) 벚꽃이 펄펄 내렸다. 네 눈동자는 부풀어 올랐다. 네 손을 잡을까 말까 고민했다. 힐긋 본 네 볼은 몹시도 미끄럽고 뽀얗다. 해가 진 저녁 벤치에 앉아 짤랑거리는 미루나무와 몽환 같은 구름을 바라보았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였다. 너는 시선을 나에게 돌렸다. 유난히 두툼하고 빨간 입술. 소리는 날아가고 너의 색깔과 움직임만이 그 공간에서 잔치를 이루었다. 사랑하고 싶어. 사랑해. 나에게 일어났던 그 느낌을 굳이 사랑이라 불러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너 역시 날 사랑하기 시작할 때 사랑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았다. 어느 장소에 있더라도 너는 내 생각이 났다고 고백했다. 무슨 음악을 들어도 나와 함께 듣고 싶어 음악을 멈추었다. 그러나 불행히.. 더보기
[108호] 학회소개 사회과학분과 소속 학회 민주정치연구회 1997년 한국정치학회로 출범한 현 민주정치연구회는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소속의 학회이다. ‘한국정치’ 및 ‘민주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원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근대 이후 정치학 분야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의 장을 만들고, 그에 필요한 정치학이론을 습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북한연구회 북한연구회는 북한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재학․졸업생을 비롯한 북한 정치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 모두가 참여하는 학회이다. 북한연구회에서는 북한 체제 형성기인 해방 이전부터 현재의 북한의 정치 현실까지 북한의 모든 시기에 대해, 북한의 정치뿐 아니라 경제․사회․문화․군사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정치경제학회 정치경제학은 정치와 경제.. 더보기
[108호] 원총사업안 논문학기 등록금 경과 보고 논문학기 등록금 문제는 22대 대학원 총학생회의 중점 사업이었으며, 따라서 1년 내내 기획하고 집행해온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타 대학원의 현황과 우리를 비교하면서 과도하게 높게 책정되어 있는 논문학기 등록금의 비정상성을 강력하게 항의했다. 대자보와 서강사랑방 그리고 과대표자회의를 통해 문제를 공론화시켰고, 원우들의 서명운동과 대학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대학본부를 압박하며 견인했다. 결과적으로는 등록금 대비 17%였던 논문학기 등록금을 12.5%(연세대와 동일)로 낮추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는 원우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으나, 처음 에 설정했던 논문학기 등록금 문제 해결의 목표(책정근거의 공개, 학내 특수∙전문대학원 수준으로의 인하)에 비추어서는.. 더보기
[108호] 대학원 신문 재발간을 축하합니다! 윤희안(대학원 총학생회장) 서강대학교 대학원 신문의 재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학문과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원에서 대학 원 신문은 학술 지식을 공유하고, 학문 간 소통을 하는 매우 중요한 공간입니다.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발행이 중단되었던 1년여의 시간은 대학원 내에서 지식 공유와 학문 소통이 멈춰있던 시간이었습니다.대학원 신문이 다시 책임감 있는 주체들을 통해 운영이 가능하게 된 것은 그래서 서강대학교 대학원에게 있어 매우 뜻 깊은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대학원 사회는 신문의 존재가 매우 필요한 시기입니다. 논문 학기생들을 위한 도서관 캐럴이 일방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에 절반이 배정되어도 단지 성명서와 면담을 통해서 밖에 의견 개진을 할 수 없고, 총장 선거가 진행 중이어도 대학원 사회의 입장.. 더보기
[108호] 대학원총학생회 집행부를 소개합니다 작년 말 선거를 통해 23대 대학원 총학생회가 구성되었고, 집행부원 공개모집을 거쳐 현 총학생회가 구성되었습니다. 회장 : 대학원 총학생회의 전체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모든 사업 진행을 관리하며, 외부적으로 총학생회의 정책과 입장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새 총장후보자 선출 과정에 대학원 대표로 참여하여, 원우들의 입장을 반영한 투표도 진행하였습니다. 대학원 양성평등위원회(물리학과, 여성학과 조교장 포함)를 구성하여 대학원 사회 내의 양성평등 인식 고양을 위한 활동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무국 : 대학원 총학생회의 모든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총학생회 전체 예∙결산 관리뿐만 아니라, 각 사업별 예산 배분과 결산 보고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학생회비에 대해서는 매 학기 감사를 .. 더보기
[108호] 송영선과 신해철의 밀월관계 호섭(석사과정) 한쪽에선 북으로 올라가라고 윽박지르고, 한쪽에선 일본으로 넘어 가라고 조롱한다. (윽박지른 쪽의 수준이야 그렇다 치고) 조롱한 쪽이 윽박지른 쪽에게 던진 남한의 부동산이 다 니들 거냐는 레토릭은 재기발랄하지만, 은연중에 내비친 남한 부동산에 대한 지분권 주장은 고루하다. 빨갱이 담론에 맞서는 친일담론. 조롱한 쪽은 모 인터넷 토론회에서 이를 두고 저질에 저질로 응수한 것이라 말했다지만, 글쎄, 과연 조롱한 쪽은‘조롱의 수사학 ’외의 다른 대응 방안을 가지고나 있는가하는 의문이 든다. 이성적인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앞에 두고 차라리 무시하거나 조롱하는 태도는 전략으로서 효율적일 수 있지만, 그 전략으로만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것, 혹은‘그 전략밖에 사용할 줄 모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 더보기
[108호] 누구를 위한 서강 50주년인가 박승일 기자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반짝이는 네온사인 간판에 눈이 현란하다. 개교 50주년을 알리는 간판이 길 가는 사람들을 호객하는 잡상인의 몸짓마냥 요란하고 분주하다. 그 요란한 자기과시는 자본의 첨단인 명동거리를 장식하는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불편한 것은 그 형용색색의 형광색이 갖는 촌스러움 보다 5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욕망의 현상학이다. 그 간판은 그저 정문 앞에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앞을 지나는 모든 사람에게 무차별적으로 개방되어 있으며, 때문에 공간학적 위상을 갖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서강에 대한 광고이기에 독점적 위치를 점할 수 있으며, 결코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우리의 눈을 침범해 들어온다. 그리고는 결코 하나로 수렴될 수 없는 서강인들을 학교의 영광을.. 더보기
[108호] 손병두 총장 4년을 되돌아보다 곽중현 (사회학과 석사과정) 손병두 총장 4년을 되돌아보다 “서강은 지금 상처 받은 마음을 보듬어 주고, 각 구성원들의 하소연을 경청하면서 흩어진 의지들을 모아나갈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이다. 이러한 리더십이 단순히 호기로운 자신감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서강대학교 13대 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가 구성되고 후보자들의 공개 소견발표회와 개별 면담을 거쳐, 지난 4월 14일 3명의 후보가 추천되었다. 이제 재단이사회가 3명의 후보 중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하는 일만 남았다. 별탈 없이 절차들이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지만, 한편으로 아쉬운 것은 현(現) 손병두 총장에 대한 공개적인 평가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차기 총장의 선출은 현 총.. 더보기
[108호] MB 시대 디렉터스컷 혹은 딕태이터스컷 홍성일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MB 시대 디렉터스컷 혹은 딕태이터스컷 영화 연구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 분야 중 하나는 작가주의 연구이다. 작가주의는 불어인 오떼리즘(auteurism)을 번역한 것으로 작가, 저자라는 뜻의불어 auteur에서 유래하였다. 대체로 영화 연구자들은 일련의 시간의 누적 속에 지속적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펼친 영화감독에게 작가의 칭호를 부여하곤 했다. 새롭게 작가를 발굴하거나 기존 작가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영화를 산업이 아니라 예술로 격상한 이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창조한 이로 작가를 평가했다. 작가의 존재로 인해 영화 매체는 음악, 문학, 미술과 같은 다른 예술 매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제작자의 상업적 통제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자신의 .. 더보기
[108호] 길 위에서 함께 배움을 청하며 『추방과 탈주』의 저자 고병권을 만나다 『추방과 탈주』의 저자 고병권을 만나 현 한국 사회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길 위에서 함께 배움을 청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탈주에 대한 구체적 실천 지점을 함께 사유해 보고자 한다. 이 책은 어떤 계기로 쓰게 되셨나요? 제목이 많은 말을 하는 것 같은데요. 사실 이 제목은 2006년 가을쯤에 결정된 제목이니까 책으로는 2년 반 만에 나오게 되었네요. 원고는 매번 필요할 때마다 쓴 것이라서 사실 2년 반 동안 연구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요.(웃음) 책 앞에 썼지만 2006년 초반에 우리사회에 있었던 새만금 문제, 대출이 미군기지 건설, 노대통령의 한미 FTA선언 등을 보고 뭔가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그래서 그냥 걷자는 제안을 했는데,기왕 걸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