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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원 신문

[120호] 겸멸(謙蔑) "다른 공부를 위한 방법" 겸멸(謙蔑) “다른” 공부를 위한 방법 조효원(문학평론가, 서울대 독문과 박사과정 수료) 두 개의 감정. 지루함과 압박감. 이 두 가지 근본감정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사회와 상아탑의 어중간 지대에서 방향도 목적도 의미도 모른 채 서성대고 있는 우리 모두를. 선생과 선배는 무언가를 이룬 듯 보이지만 실상 한줌의 성취 위에서 망연자실 무기력한 모습으로 지루한 듯 제자리걸음만을 반복할 뿐이고, (미래의) 제자와 후배들은 많은 시간과 밝은 미래를 가진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부와 학문의 가치 따위 전혀 안중에도 없이 (취업과 생존의) 압박감을 이기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부’를 소명(혹은 알리바이?) 삼아 하루하루를 태워가는 우리는 어떠한가? 한줌도 안 되는 실적을 발판으로 위.. 더보기
[120호] 우리는 노동하는가? 우리는 노동하는가? 노동을 거부하는 것은 가능한가 조형래(문학평론가, 동국대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잉여, 먹지도 말라. 오늘날 노동하지 않는 삶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OECD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의 연간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나라인 만큼 모두 다 노동해야 합니다.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든, 어떤 사정으로 그 기회를 자발적으로 포기했든, 노동하지 않는 이는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이 그저 숨만 쉬고 있어야 하는 ‘잉여’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됩니다. 청년백수, 실직가장, 독거노인, 캥거루족 등 노동하지 않는 잉여들에 붙어 있는 이름표는 실로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동정과 경멸이 뒤섞인 양가적인 시선을 환기한다는 사실은 같습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