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 썸네일형 리스트형 [109호]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박승일 기자 죽음을 말하는 건 항시 조심스럽다. 죽은 이에 대한 예의 때문이 아니라 남은 자에게 지속되는 기억의 고통 때문이다. 그 치유할 수 없는 상흔은 ‘무의지적 기억’ 속에 고이 잠들어 있다가 불현 듯 기억 속으로 소환되어 ‘네’가 죽었음을 지금-여기에서 확인 시킨다. 그 앞에서 남은 자는 말없이 흐느낄 수밖에 없다. 죽음이 슬픈 건, 그 죽음이 바로 ‘너’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너’의 죽음이기에, 정지용 시인의 마냥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림”을 주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의 존재를 공백으로 만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심연 속 허무이다. 헌데 모든 죽음이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죽음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기억되는 반면, 어떤 죽음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