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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60호] 변화하는 취업 시장과 MZ세대

이지나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취업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매해 취업은 어려웠다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사회에 큰 변화가 느껴졌다는 사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취업자 수는 2,740만 2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만 7천 명(3.9%)가 증가했다고 한다. 22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한 것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주 경제 활동 인구인 30대에서 40대 사이의 고용은 각각 1.7% 증가, 1.2% 증가로 큰 증가 폭을 달성하지 못했다. 게다가 늘어난 취업자 중 43.5%는 60세 이상의 노령 인구였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의 큰 증가세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인해 전년도 취업자 수가 47만 3천 명 급감한 데에서 오는 기저효과로 해석하고 있다. 게다가 연합뉴스가 분석한 취업자 증감 추이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영향 및 코로나 19 관련 사업과 큰 연계성을 가진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전년 동월 대비 25.4만 명 증가했으며 운수 및 창고업과 정보통신업은 각각 10만 명 이상이 증가한 데 반해 도매 및 소매업은 오히려 4.7만 명 감소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은 5.5만 명이 증가했을 뿐이다.

              주요 산업별 증감 추이 뿐만 아니라 지위별 증감 추이를 보았을 때도, 상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총 100만 명 이상 증가했지만, 그에 반해 일용근로자는 14.9만 명 줄어들고 무급가족종사자도 3.8만 명 줄어들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경준 의원이 통계청의 2022년 1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2,426만 4천 명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기 전인 2019년 1월보다 98만 1천명이 감소한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월 취업자 수는 2435만 8천명으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와 차이를 보인다. 이를 지적한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한 주에 40시간 일하는 전일제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오히려 100만 명 가까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한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취업자를 누구로 볼 것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방식에 따르면 주당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포함된다고 한다. 그에 비해 “전일제 환산” 취업자는 한 주에 40시간 일한 사람을 취업자 1명으로 산출하며, 주 20시간 일한 사람은 0.5명으로 환산한다. 전일제 환산 방식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공식 통계 지표 중 하나이다. 특히 60세 이상 고용률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일제 환산 지표와 통계청의 자료 간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둘의 차이는 2019년 1월 2.3% 포인트였지만, 2022년 1월 기준 5.1% 포인트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일자리는 늘었지만 많은 구직자가 원하는 안정적인 직장이 아닌 단기간 일하는 일자리의 증가가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수출 호조, 비대면 디지털 전환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는 증가하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했다”라며 “고용 회복세가 지속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라고 했다. 실제로 고용동향을 분석한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할 능력은 있지만 구체적인 이유 없이 쉬는 사람인 “쉬었음” 인구와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지만 노동시장 측의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중 지난해 내에 구직 경험이 있는 자를 의미하는 “구직단념자”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가 줄었다. 통계청의 자료상 취업자 수는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자리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와 일자리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너무나도 다양하기에(코로나19의 영향, 일자리의 질, 취업자의 연령, 산업별 증감 추이 등) 앞으로 취업자들에게 더 이상의 가시밭길은 없을 것 같다고 마음 놓아 격려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2022년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신규 채용 계획 인원 가운데 이공계 비중이 61%, 인문계열은 36.7%, 기타 전공 계열은 2.3% 순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의 이공계 졸업자 선호도는 전문성을 중요시하고, 직무 관련 경험을 중요시하고, 최근 공채가 줄고 수시 채용 형식으로 채용 방식이 변화한 것과 연관이 있다. ICT 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대규모 공채가 줄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원을 뽑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경력직 이직자 선호, 직무 관련 경험 보유자 선호, 전공 관련 전문성이 있는 이공계열 졸업자를 선호하는 것이다. 문과 졸업생의 취업은 학벌과 상관없이 여전히 바늘구멍인 셈이다. 쏠림 현상 중 한 예시는 최근 벌어진 “개발자 열풍”이다. IT 업계에서 최근 실력 있는 개발자 “모시기” 전쟁에 나서면서 게임 업계는 일제히 연봉을 1000만 원 안팎으로 올린 바 있다. 학력보다는 실력과 경험을 주로 평가하는 점,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점 등에 매력을 느낀 구직자들은 “네카라쿠배당토”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이는 높은 연봉을 지급하며, 회사 분위기가 자유롭고, 회사가 계속 성장하고 있기에 커리어적으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IT 업계 7개 대표 회사들의 첫 글자를 모은 신조어이다. 개발자 및 비 개발자 구직자에게 모두 “꿈의 직장”인 셈이다. 개발자 및 IT 업계 구인구직 붐으로 인해 사설 “코딩 학원”도 성행하고 있다. 국비 지원 코딩 교육 프로그램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사설 프로그램들은 자사의 6개월 부트 캠프(집중 교육)를 열심히 이수하면 “네카라쿠배당토”에 쉽게 합격하여 억대 연봉자가 될 수 있다고 홍보하며 수강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기존 전공이나 직무를 버리고, 개발자 학원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조선비즈의 인터뷰에 따르면, 교육이 속성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대다수는 상상하던 유명 IT 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에 취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인터뷰에 응한 중소기업 개발자 취업자들은 박봉에 야근을 하는 “코딩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애초에 대기업에 가는 사람이 극소수라는 것이다.

 

              한 쪽에서는 유행하는 직무에 탑승하고 있고, 반면 다른 쪽에서는 청년 창업이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벤처부가 2022년 3월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30대 미만 청년이 창업한 기업이 2016년과 비교했을 때 2021년 들어 57.5%나 늘어났다고 한다. 합격이 불확실하지만 합격만 한다면 안정적인 직장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문직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한다. 매일경제 기사에 따르면, 청년 창업 폭증과 전문직 1차 시험 접수 인원의 증가는 안정적인 직장의 대명사인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2014년 64.6 대 1과 비교했을 때 올해 29 대 1로 반 토막 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라고 한다. 요즘 MZ 세대의 직업 선호도는 높은 연봉을 기대하는 대기업과 워라밸(work life balance) 보장을 기대하는 공기업으로 나뉘는 듯하다. 실제 2021년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만 13~34세가 가장 근무하고 싶은 곳 1순위는 21.6%를 차지한 대기업이었고, 공기업은 21.5%로 2순위를 기록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조사에서 공무원이 1위를 내준 것은 2006년 이래 지난해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MZ 세대는 “자본주의가 낳은 세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물질적 풍요를 누린 세대이며, 빠른 기술 발전의 이익을 누리고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익숙하며, TV 시청보다는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 환경만큼 비대면 오프라인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생활한다. 그리고 전통 매체로부터 개인에게 주어진 정보만 활용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찾아 나서고, 구독하고, 선택한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하고, 재생산하고, 유통하기도 하는 등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를 뛰어넘는 정체성을 가지기도 한다. 또한 기술의 발달에 민감하게 적응하며 이를 활용한 정보 수집 및 비교 능력 또한 뛰어나다. 게다가 일상 전반에서 개인의 취향, 신념, 가치관을 존중받는 것을 아주 중요시 여기고, 이런 경향을 뒷받침해주는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등의 기술 덕분에 소비나 일상 경험에서 “질”을 중요시하는 원칙을 잘 지킬 수 있다. MZ 세대가 코로나19를 거치며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한 계기는 MZ 세대가 주축이 된 다양한 트렌드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발생한 MZ 세대 중심의 “Meme”과 “짤방”이 온라인을 넘어 실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던 경우가 많았다. 부캐(sub/부 캐릭터) 설정하기,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성격-성향검사, 병맛 감성, 뉴트로 등의 트렌드뿐만 아니라 주식과 코인 열풍 또한 MZ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렇듯 다채로운 경험과 가치관을 가진 MZ 세대가 구직자가 된 현실은 수시 채용으로의 전환, 이공계 쏠림 현상, 개발자 열풍, 퇴사 열풍, 전문직 자격증 집중 현상, 투자 열풍 등의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다. 조직커뮤니케이션 연구자 마이어스(Myers, Sadaghiani, 2010)가 MZ 중 직장에서의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기존 세대의 부정적 관점은 조직의 관점에서 볼 때 다른 연령 집단보다 조급하고, 자만스럽고, 충성스럽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세대의 긍정적 관점은 밀레니얼 세대가 과거 세대보다 다양성을 더 많이 수용하고, 팀으로 일하는 것에 더 안정적이며,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더 좋은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조직 리더급 세대와 현 구직자 세대 사이에는 늘 큰 간극이 있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디지털 전환, 메가 플랫폼 사회로의 진입 등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난 다양한 변화로 인해 그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는 더욱 미궁에 빠진 듯하다.

 

              MZ 세대는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기만의 독특한 가치관을 가진 디지털 세대라고 하지만, 취업과 관련해서는 기존 세대가 설정해 놓은 딱딱한 관문을 거쳐야 하는 것은 변함없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서류 단계에서 채워 넣을 자격증과 스펙을 준비하고, 직무적성검사를 위해 시험공부에 돌입하고, 면접 대비를 위해 1분 자기소개를 수십 번 연습하는 등 구직자의 목표가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최종 합격에 도달하기까지 다양한 기업에서 거의 동일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대규모 공채가 폐지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현재 시기에 이르며 시험 단계보다 구직자의 다양한 경험과 스펙을 담은 서류 단계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인-적성 시험은 여전히 채용 단계에서 유의미한 전형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시험 단계가 문제적인 이유 중 하나는 기업별로 다른 직무적성검사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 취업 준비생들이 문제집이나 스터디 등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시험에 실제 직무와 관련된 내용이 출제되기보다는 문항이 지능 검사, 논리력 및 수리 능력 검증, 성향 검사 등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이렇게 채용 단계에서 지능 검사 형식의 시험을 보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기업과 취업 준비생 사이에 이미 정보 불균형이 존재하기에 불평등한 관계에 놓인 것뿐만 아니라, 구직자들은 취업 사진, 취업 정장 대여, 자격증 시험 접수 비용, 면접 학원, 인-적성 검사 스터디 모집 및 문제집 구입 등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기타 비용을 또 지출해야 한다. 게다가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계속 등장하는 새로운 기술에도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채용 단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면으로 이루어지던 면접이 비대면 화상 면접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면접관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AI(인공지능) 면접관이 면접자를 평가하기도 한다. 구직자들은 비대면 면접을 위해 인터넷 연결이 안정적이고, 면접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좋은 화상 카메라 장비가 구비 되어있고, 화면에 잘 나올 수 있도록 조명이 완비된 장소를 대관하기도 한다. 돈을 벌기 위해 면접을 보는 것이지만 면접 준비를 위한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지자체에서는 청년 구직자들을 위해 화상 면접 장소와 모의 AI/VR 면접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 면접관이 아니라 AI 면접관이 진행하는 면접 전형도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면접 단계의 점수는 서류나 시험 전형처럼 정량적인 점수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면접 답변 점수에 인성, 성향, 상황 대처 능력 점수 등 다양한 요소를 합산하여 내는 것인데 과연 ‘기계’가 평가하는 것이 공정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또한, AI 면접관은 이미 프로그래밍 된 알고리즘을 이용해 면접자를 평가하기 때문에 구직자들 사이에서 AI가 좋아하는 표정이나 목소리 톤을 분석하거나, 화상 카메라에 비치는 최선의 시선 처리 방법을 분석하거나, AI 면접관의 질문 유형을 분석하여 각자의 답변을 적용할 수 있는 템플릿을 서로 공유하는 등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정량화된 방법을 공유하는 모습이 흔히 보이고 있다. 다수가 높은 점수를 위해 정형화된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면, 이는 인공지능이라는 기계를 통해 ‘객관적’으로 면접을 평가하겠다는 AI 면접 전형의 도입 취지와는 멀어진 모습처럼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롭게 등장했지만 청년과 기업 양측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채용 행사도 있다. 바로 대학에서 진행하는 메타버스 채용박람회이다. 서강대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메타버스 공간에서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2021년에는 6개 대학교(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가 연합하여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동시에 개최했으며, 2022년에는 8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중앙대)이 연합하여 개최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ZEP’에서 열린 2022 메타버스 채용박람회에는 삼성, LG, 현대, 포스코 등을 포함한 50여 개의 기업이 참여했으며, 4일 동안 진행되었다. 메타버스 채용박람회는 단순히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의 한계를 넘어, 가상 공간에 현실을 재현하면서 흡인력과 흥미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채용박람회 로비에 있는 키오스크를 통해 오프라인과 똑같이 재현되어 나란히 놓여있는 부스들의 배치도를 확인하고, 직무 현직자 및 인사담당자와 화상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 줄에서 기다리고, 온라인 홍보관에서 기업의 채용 설명회를 라이브 및 녹화본으로 시청하고, 온라인 방명록을 남겨 참여 소감을 공유하고, 시간 내에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접속하고, 참가자들을 위해 경품을 추첨하는 이벤트에 참여하고, 나를 대표할 아바타 캐릭터를 직접 꾸민 후 입장해 박람회를 이리저리 살펴보는 등 메타버스 취업박람회는 현실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다양하고 새로운 묘미를 보여주었다. 2021 서강대 메타버스 채용박람회는 만족도 조사 결과 재참여 희망이 96.8%를 기록하는 등, 학생 참여자 대다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생 참가자들은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고, 소통이 쉽고 원활하며,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접속 가능하고, 현직자와 일대일로 개인별 맞춤 상담을 할 수 있었던 점이 특히나 만족스럽다고 표현했다. 직접 힘들게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 적은 시간에 많은 기업과 상담을 할 수 있고, 한눈에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뒷자리에 앉아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메타버스 행사는 비용 절감과 시간 절약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현재 다양한 기업에서 신입사원 연수, 직원 교육, 재택근무, 서포터즈 발대식 등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거나 면접전형에서 단순 화상 전화 서비스 대신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화상 면접을 진행하는 등 활용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메타버스 박람회는 아직 특이하고 이색적인 신기술로 소개되며 일반적인 형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화상 회의 프로그램이 학교와 직장 등 우리의 일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처럼 메타버스 플랫폼이 어떤 방식으로 또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알고리즘,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 우리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주로 디지털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일상의 상당 부분을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에 위임하고 있다. 첨단 기술 덕분에 늘 맞춤형 콘텐츠를 경험하며 높은 만족도와 편리함을 얻게 되었다. 온라인 플랫폼 환경 속 사람들은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해 행동이 편향되거나, 어떠한 욕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전부터 욕망을 주입당하거나, 유행/트렌드와 같은 사회적 압박에 쉽게 휩쓸릴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정보와 콘텐츠의 범람 속에서 본인들이 무의식적인 영향을 받기 쉬운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고, 여러 정보를 스스로 비교하고, 이에 기반하여 합리적인 선택과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는 “똑똑한 이용자”가 되길 원한다.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분명 좋은 모습이다. 기업이 MZ 세대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MZ 세대가 주도한 다양한 트렌드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의 수용은 소비자가 아니라 직원으로서의 MZ 세대와 기업이 더 공감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몇몇 기업이 MBTI 검사 결과를 채용 전형 중 요구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며 큰 논란이 일었다. 이렇듯 과하게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를 맹신하여 적용하기보다는, 온라인/디지털/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했으니 이들에게 익숙한 문화를 활용하여 소통을 개선하고 기업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편리해진 기술을 활용해 똑똑한 이용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MZ 세대가 취업 활동을 할 때도 더 똑똑하게 취업 정보를 찾고, 다양한 정보를 비교하고,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트렌드를 만들어내며, 원하는 방식대로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공동체를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