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7. 2. 17:21

코로나19 – The Show Must Go On, But…

오유선  기자 vicky0325@

 

출처: 아르코 예술극장 공식 블로그

 

소설. 작가가 개인적으로 창작을 마치고 작품이 한 번 출판되면, 독자들 역시 개인적으로 이를 소비할 수 있다. (접촉 정도 낮음) 

방송. 다수의 인물들이 촬영과 편집을 마치고 방송이 한 번 나가면, 시청자들은 개인적으로 이를 소비할 수 있다. (제작 시 주의 필요. 접촉 정도 다소 높음)

영화. 다수의 인물들이 촬영과 편집을 마치고 영화가 한 번 개봉하면, 관객들은 집단적으로 이를 소비해야 한다. (제작 및 관람 시 주의 필요. 접촉 정도 높음) 

그리고, 공연. 다수의 인물들이 제작과 연습을 마치고 매회 공연이 진행되면, 관객들은 집단적으로 이를 소비해야 한다. (제작 및 관람 시 주의 필요. 접촉 정도 매우 높음)

 

사람들이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를 접하는 유형은 위와 같이 크게 출판, 방송, 영화, 그리고 공연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중 공연은 단연 사람들 사이의 접촉이 제일 높은 유형에 속한다. 공연이 이런 특성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현장성이다. 출판, 방송, 영화의 경우 한 번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수용자들은 이를 반복적으로 소비한다. 따라서 비록 수용자 사이의 접촉은 일어날 수 있어도, 생산자와 수용자 사이의 접촉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공연의 경우 같은 작품이어도 매번 새로운 공연이 진행되고, 이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접촉이 생긴다. 결국 공연계에서는 다양한 차원의 접촉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 또한 다양하게 나타났음을 예상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공연계,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보다 관계가 있는 뮤지컬 분야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나타난 변화를 알아볼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생산자, 수용자, 그리고 추가적으로 뮤지컬 분야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겪은 변화를 구체적인 경험 사례들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1. 생산자 : 잠정 연기, 조기 폐막, 공연 취소의 행렬들.

2월 중순까지만 해도 국내 공연계에는 3월 정도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며 낙관적인 비전이 존재했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에 상반기 뮤지컬들은 연달아 조기 폐막 및 취소되었다. 지난 4 1,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의 배우가 확진 판정을 받아 공연이 잠정 중단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같은 날, ‘오페라의 유령 중단 소식에 당시 공연 중이었던 대극장 뮤지컬 드라큘라 2주간 공연을 중단, 이후 4 19일까지 공연 중단을 연장했다. 이처럼 중소극장 뮤지컬과 더불어 굵직한 대극장 뮤지컬까지 중단되면서 뮤지컬에의 위기는 4월에 최고조에 이르렀다. 

 

한편 해외의 경우,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아예 모든 극장이 폐쇄되었다. 3 12, 미국은 한 달간 브로드웨이 폐쇄를 결정한 후 4 13일부터 재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극장 폐쇄는 6 7일까지로 연장되었고, 이는 다시 9 6일까지로 연장되면서 약 6개월 동안 모든 극장이 폐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브로드웨이와 쌍벽을 이루는 영국의 웨스트엔드 또한 3 19일부터 모든 공연이 잠정 중단되었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연이 중단된다는 것은 단순히 티켓매출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나의 공연이 올라간다는 건 작가, 작곡가, 연출 등의 창작진, 기획, 음향, 음악, 조명, 분장, 안무, 의상, 무대 등의 스태프와 제작진, 그리고 배우들의 생계가 모두 얽혀 있는 문제다.

 

2. 수용자 : 좌석에 앉기까지의 험난한 여정

공연 일정이 바뀜에 따라 관객들 또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뮤지컬 관객은 많은 경우 관람일이 여유롭게 남은 시점에 예매를 진행한다. 인기가 많은 작품들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회차 매진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어렵게 예매한 티켓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연이 잠정 연기, 조기 폐막, 공연 취소되면서 갑자기 줄줄이 이어지는 환불 안내 문자를 받는 경우가 생겼다. 개인적인 경험을 들자면, 실제로 지난 4월에 예매했던 공연이 잠정 중단되어 환불을 받은 적이 있었다. 환불을 받고 공지되었던 중단 기간이 끝나 다시 예매를 했지만, 결국 조기 폐막으로 또다시 환불을 받아 끝까지 해당 작품을 관람하지 못하게 되었다.

 

공연 당일이 될 때까지 환불 및 공연 취소 문자가 오지 않으면, 사람들은 우선 안도하며 공연장으로 향한다. 그때부터 좌석에 앉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재 대부분의 공연에서 티켓을 수령하기 위해 신분증 검사가 필수이며, 이후 문진표 작성, 티켓 수표 부분에 이름 기입 혹은 지정된 스티커 부착, 열 감지 카메라를 지나 수표 시 체온측정을 거쳐야 비로소 좌석에 앉을 수 있다. 이 또한 개인적인 경험을 들자면, 최근 뮤지컬을 보러 갔을 때 문진표를 제출하기 위해 문 앞에서 4번을 되돌아가야 했다. 문진표만 작성한 후 제출하러 갔을 때 티켓을 함께 수령해가야 했고, 티켓을 수령해가니 티켓 뒷면에 이름을 적어가야 했다. 뒷면에 이름을 적어 가니 적어간 부분이 아니라 수표 부분에 적어가야 했다. 더 이상 담당 스태프와 마주치기 민망해졌을 때에야 비로소 문진표를 제출하고 극장에 입성할 수 있었다. 물론 이는 현재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고 한 번 경험하면 익숙해지지만, 처음 경험할 때는 마치 극장 문을 수호하는 거대한 존재를 마주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드디어 좌석에 앉으면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관람 시 주의사항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전에는 휴대폰을 무음 모드로 바꾸고 관람을 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긴급재난문자가 오면 긴급성에 따라 무음 모드에서도 휴대폰이 울리게 되면서, 반드시 전원을 끄고 관람을 하도록 안내한다. 또한 공연이 끝날 때까지 마스크를 벗어서는 안 되며, 마스크를 벗는 관객은 공연 중간에 퇴장 조치를 할 수 있다. 안내방송까지 끝나면 하우스 조명이 암전되고 마침내 공연이 시작한다. ‘해냈구나.’ 안도의 숨을 내쉬며 공연으로 빨려 들어갈 준비를 한다. 하지만 아뿔싸, 마스크 때문에 곧 안경이 뿌얘지면서 무대와 나 사이의 제4의 벽에 점점 김이 서린다.

 

3. 학생들 : 취소되는 공연들과 몰려드는 공모전 지원자들

뮤지컬과 관련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 역시 이번에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우선 각종 공모전에서 지원자 수가 크게 늘었다. 올해 한 창작 지원 공모전에는 지원자가 작년 64명 대비 112명으로 약 2배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심사 결과의 발표가 지연되기도 했다. 공모 주최측에서는 지원자 증가의 이유로 지원금 확대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등을 들었다. 뮤지컬 작품 공모전의 경우, 많은 공모전들이 3-4번의 상업공연을 올린 사람들까지 신인 창작자로 인정한다. 이는 공연화가 어려워지면서 신인 창작자들의 공모전 지원이 증가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유사한 맥락으로 청년 예술공간지원 사업 등의 여타 공모전에서도 지원자가 대폭 증가하며 심사와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일들이 발생했다.

 

학생들의 활동은 공모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상업공연이 줄어든 것과 더불어, 올해 상반기에는 각종 대회 참가 등의 대외활동 및 학내 공연들이 대부분 취소됐다. 공연 동아리의 경우 2020 1학기에 올라오는 공연을 위해 겨울방학 동안 준비했지만, 개강 연기 및 대관 취소로 해당 학기 공연 활동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다음 학기의 공연 준비를 시작하지만, 이에 대한 의견 차이부터 참여하는 인원 구성원까지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일어난다. 또한 지금도 여전히 집단적으로 연습을 하는 건 불가능하고, 한 번 공연 취소를 경험한 학생들은 하반기의 상황 역시 불투명하기에 활동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

 

The Show Must Go On, ,But…

The Show Must Go On. 쇼는 계속돼야 한다. 이는 공연계의 불문율이다. 아니, 불문율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 불문율은 여지없이 깨지게 되었다. 물론 이번 상황에 공연의 일시 중단, 공연장 방역과 문진표 작성, 좌석 거리 두기 등 공연계의 대응과 관리는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상당한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국내 공연계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잠정 연기되었던 공연들이 재개되고, 취소되었던 공연들 또한 하나 둘씩 개막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은 4월 말에 공연을 재개한 후, 최근 2달 연장 공연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도중에 취소된 후 재개막한 공연들 중에도 공연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인간이 스포츠를 즐기는 이상 공연 예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과거 연극 수업 시간에 들었던 말이다. 도쿄 올림픽 연기 소식과 최근 무관중 스포츠가 개막하는 모습을 보며 어쩐지 그때의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코로나19의 상황이 지나간 후의 공연계를 상상해본다. 아마 이전과 비슷하겠지. 하지만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업계가 그렇겠지만, 공연계는 이번 일로 전방위적인 타격을 겪었다. 코로나19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해결되겠지만, 이후의 공연계는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다. 예언과 같은 예상으로 글을 마치며, 다시 공모전 준비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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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7. 2. 17:17

타임라인으로 본 코로나19 150: 감염병, 그리고 사회적 병폐

 

김유경 기자 320190078k@

 

2020. 1. 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내 첫 확진자 발생.
2020. 2. 18.
-신천지 교인으로 밝혀진 31번째 확진자 발생(2월 19일 기준 누적 확진자 51명 가운데 15명이 31번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됨).
2020. 2. 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내 첫 사망자 발생첫번째 사망자는 경북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입원 중이던 환자로 알려짐
2020. 2. 27. 
-전주시청의 신창섭 주무관 사망(사망 전날인 26일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등의 업무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했던 것으로 알려짐).
2020. 3. 9.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확인.
2020. 3. 10. 
-세계보건기구(WHO) 팬데믹 선언
2020. 3. 11. 
-대구 소재 콜센터 집단감염 확인.
2020. 3. 12.
-이커머스 소속 배송 노동자 김 모씨가 새벽 근무 중 사망(김 모씨는 사망 당시 새벽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짐).
2020. 3. 16. 
-경기도 성남의 교회에서 대규모 확진자 발생
2020. 3. 18. 
-대구 소재 요양병원 5곳에서 87명의 집단감염 발생
2020. 3. 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및 진료에 대한 의료자원 집중으로 인한 의료공백 발생. 이에 따른 타 질병 사망사례 발생
2020. 4. 3. 
-경북 경산시의 60대 내과의사 사망(국내 첫 의료진 사망자로외래진료 중 확진자와 접촉하여 감염된 것으로 알려짐).
2020. 4. 7. 
-강남구 역삼동의 유흥업소에서 확진자 발생
2020. 4. 19. 
-한 차례 연장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
2020. 5. 1.
-노동자의 날선별진료소의 의료진의 근무는 지속.
2020. 5. 4. 
-광주에서 일하던 40대 택배기사 돌연사유족들과 동료 택배기사들은 코로나 19로 폭증한 배송물량을 홀로 감당하려다 벌어진 과로사라고 주장
2020. 5. 5.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되고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생활방역 방침 전환.
2020. 5. 6. 
-연휴가 끝난 이후 서울 이태원 일대 클럽의 방문자 중 첫번째 확진자인 용인 66번 확진자 발생
2020. 5. 12. 
-국제간호사의 날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및 진료 현장에 투입된 간호사들의 업무환경이 지적됨.
2020. 5. 25. 
-인사혁신처, 2월 27일 과로사한 신창섭 주무관의 순직 인정
2020. 5. 27. 
-경기 부천시 소재의 물류센터 집단감염 확인.

폐쇄와 격리의 그림자, 첫번째/두번째 사망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숨진 첫번째 사망자는 20년 넘게 폐쇄병동 생활을 한 환자였다. 사망 당시 연령은 63, 몸무게는 42kg이었다. 이 환자는 무연고자로 의료급여 수급자였다. 

두번째 사망자 역시 첫번째 사망자와 같은 폐쇄병동 생활을 하던 환자였다. 이 환자는 폐쇄병동에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하던 도중 사망했다. 2 15일 전후로 발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었음에도 첫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2 19일에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병동에 입원 중이던 환자 103명 중 85명이 의료급여 수급자,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이 폐쇄병동 입원환자 103명 중 10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7명이 사망했다.

언택트의 뒤편, 콜센터

3 10,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구로구 소재의 콜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원 및 교육생과 그 가족 등 최소 50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중 46명은 모두 같은 콜센터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콜센터는 근로자 일인에게 할당되는 공간이 너비 1미터에 못 미치는 형태였으며, 근무시간 내내 고객에 대한 전화상담을 하는 업무 특성상 마스크 착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면서 전화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의 문제에 의해 재택근무 역시 어려웠다. 협소한 콜센터 안에서만 상담 업무가 가능한 환경이었다. 

상담원의 절대 다수가 파견직, 도급직 등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비정규직 신분이었다.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

언택트의 뒤편, 물류센터

부천시 소재의 물류센터의 하루 근무 인원은 약 1300, 이중 300명이 일용직으로 바뀌는 근무 형태다. 물류센터의 컨테이너 내부는 밀폐성이 높고, 근무자 인원수에 비해 작업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거리를 두고 근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짧은 시간 내에 고강도의 노동이 이루어지며 동료 간의 접촉이 빈번하다.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형태다. 

특히 냉장창고에서 일을 할 경우 방한복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작업 중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 입김이 얼어 머리카락과 눈썹, 콧속이 언다. 땀이나 콧물 등의 체액은 고스란히 방한복과 장갑에 묻는다. 방한복의 수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오전 근무자와 오후 근무자는 동일한 방한복을 입는다. 이처럼 적절한 방역수칙을 적용하기 어려운 업무환경에 몸이 아프다고 하더라도 휴가를 사용하기 어려운 단기 계약직 노동의 계약조건이 더해졌다. 

자가격리라는 사치, 끊이지 않는 노동

3 12일 사망한 배송 노동자 김 모씨는 새벽근무 중이었다. 근무 중인 김 모씨의 배송이 멈춘 것이 회사 관리시스템에 확인되었고, 회사는 근처에 있던 동료를 김 모씨의 마지막 배송 장소로 보냈다. 김 모씨는 해당 빌라 4층과 5층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으며 연령은 40, 비정규직이었다. 5 4일 사망한 택배기사가 한 달에 처리한 배송 건수는 약 만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월간 평균 8000여건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업무부담이 심각해졌다. 

5 22, 부천시 소재 물류센터 확진자 A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콜센터에서 일했다. 하루 뒤인 23일에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물류센터에서 일했다. 부천 물류센터의 최초 확진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는 확진자 B씨도 택시운전을 겸하는 근로자였다. ‘호흡기 및 발열 증상이 있을 경우 3~4일간 집에서 머물라는 방역 수칙은 과중한 업무 부담, 혹은 부업을 위해 장시간 노동에 내몰린 노동자들에게는 불가능한 조건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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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7. 2. 17:03

서강대 등록금 반환 운동을 둘러싼 시선들  

하태현 기자 hathyun815@

 

등록금 반환 운동의 현주소 

 

 코로나19라는 변수 앞에서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1학기 개강 이후 지난 석달 동안 코로나19는 대학 수업 방식부터 대학 운영까지 다양한 변화를 이끌었다. 학교에 가지 않아도 와이파이(Wi-Fi)와 어플리케이션 줌(Zoom)만 있다면 어디서든 강의실이 열렸다. 그곳이 자취방이든, 카페든, 혹은 지하철이든지 교수님과의 만남은 로그인 한 번이면 충분했다. 안타깝게도 새로운 수업방식에 대한 예찬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문제가 두드러진 건 대학이 1학기 수업 전부를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면서부터다. 학생들은 도서관이나 연구실과 같은 학습 공간은 출입이 제한되어 원활한 학업 수행에 차질을 빚고, 실습이나 졸업 전시 준비도 하지 못한 채 한 학기를 보내게 되자, 자신이 처한 부당한 상황을 하나 둘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대학 등록금 반환 운동은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대학 등록금 반환 운동은 전국적인 단위의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학 총학생회의 경우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를 중심으로 반환 운동이 펼쳐지고 있으며, 개별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은 코로나대학생119를 통해 등록금 일부 환불을 요구 중이다. 한편, 재난 상황은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교육권을 침해받은 학생이 감당하고 있는 등록금도 무겁지만, 동시에 정상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며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해야만 하는 대학의 어깨도 역시 무겁다. 대학 등록금 반환 운동이 학생들의 일방적인 요구로 그치지 않고, 운동의 성과를 얻고자 한다면 대학 재정의 현주소를 이해하는 것이 선결과제로 보인다. 이에 서강대학원 신문은 구체적인 서강대 재정 상황과 등록금 문제를 파악하고자 교내 등록금 심의 위원회(등심위)와 대학평의원회(평의원회)에 참관 중인 위원인 전가은 서강대 총학생회 부 비상대책위원장(부 비대위원장)과 장두용 대학원 총학생회장(총학생회장), 송방호 MBA 경영전문대학원 원우회장(송방호 원우회장), 그리고 서강대 기획예산팀(기획예산팀)을 만나 서강대 등록금과 재정 상황을 취재했다. 등심위와 평위원회에는 학생 자문위원으로 전가은 부 비대위원장과 장두용 총학생회장이 있고, 송방호 원우회장은 등심위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얄궂은 코로나19, 등록금 의존율이 뭐길래?

 

 지난 4월 13일 서강대 제5차 대학평의원회 회의가 2019학년도 결산안 자문 건으로 소집되었다. 회의에서 기획예산팀 김장훈 과장은 “등록금 의존율이 71%1)에 이르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 없이는 학교 재정의 획기적인 개선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서강대 재정과 관련해 등록금이 얼마나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가리키는 발언이다. 서강대학교의 재정적 지표를 살펴본 대학평의원회 위원 중 일부는 “우수한 교원 및 직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인건비를 추가로 지불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라고 기획예산팀의 발언을 지지하기도 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강대 등록금 의존율은 2015년도부터 2018년까지 각각 52.3%, 52.96%, 57.42%, 60.56%로 매년 조금씩 높아지고 있었다. 2019년 회계를 살펴보면 등록금 의존율은 62.38%에 이른다. 대학알리미는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이 높다는 말은 “등록금 수입에 대한 편중 정도가 높아 교비회계 수입 재원의 다변화가 요구”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등록금 의존율이 높다는 것은 등록금이 학교 운영에 지배적인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등록금 의존율을 어떻게 산출하느냐에 대한 방식을 논하는 것은 재정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서강대는 등록금의 양이 줄어든다면, 학교 재정 운영에도 큰 타격이 생길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학이 등록금 반환해 예년처럼 돈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이는 가볍게 지나갈 사안이 아닐 것이다. 학생위원들은 등록금 반환 운동을 두고 신중한 의견 표명을 전했다. 대학평의원회와 등심위에 참석했던 장두용 총학생회장은 “학교가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공감한다. 지난 3년 동안 대학 등록금 의존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고,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도 학교 재정이 어렵고, 한계상황이라는 말이 나오기에 등록금 환불은 학교 측에서 반대할 것 같다”며 서강대학교의 현 재정의 어려움에 공감했다. 이어 전가은 부 비대위원장도 “학교 측의 재정 문제에는 충분히 공감”한다고 답했다. 서강대가 등록금을 일부 반환한다 하더라도 되레 학교 재정의 기틀이 흔들리는 일이 초래돼 오히려 학생들이 더 큰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학생들의 등록금은 학교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학생들이 마땅히 내야 할 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서강대 학생위원들은 등록금 반환 운동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등록금과 서강대학교 학생위원들의 교차하는 세 가지 시선들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지난 7일 전대넷이 주관하는 ‘등록금 반환 운동 본부’에 참여하기로 가결했다. 전가은 부 비대위원장은 본교가 코로나19에 따른 등록금 반환 운동이 가능하냐는 물음에 “등록금은 한 학기 동안 받는 학습권을 위해 맺는 계약입니다. 때문에 이번 사태처럼 그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가 계절학기와 2학기까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반환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만 등록금 반환에 대해 학교에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교육부의 정확한 지침과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 학생들을 대표하는 비대위는 등록금반환운동본부의 등록금 반환 소송에 참여해 법적인 대응을 진행 중이다. 등록금 반환 운동은 수업의 질이 저하되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진행 중인 상황이다. 또한, 전가은 부 비대위원장은 총학생회 비대위가 진행한 비대면 수업 만족도 조사에서도 “50% 이상의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에 불만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학생들의 구체적인 의견을 다시 물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등록금 반환이 가능한지에 관한 물음에 장두용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 설문조사 결과 “392명의 대학원 원우 중에 약 56% 정도의 원우들이 수업료에 비해 강의의 질이 아쉽다고 답했다”고 답했음을 전했다. 장두용 총학생회장은 원우들이 이번 학기에 대학원에서 가장 불만이었던 점은 등록금 문제였다고 대답했다. 이어 장두용 총학생회장은 대학원 “코로나 등록금 반환은  학교 재정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답하면서 다만 “가계 곤란 장학금으로 일부 등록금 반환하는 것은 대학원 행정팀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설문에 응답한 대학원생들의 의견은 예상했던 것보다 다양했다. 장두용 총학생회장에 따르면, 등록금 반환 문제와 관련하여 대학원생 중에서는 “이번 학기는 갑작스러운 국가 재난 상황이었고, (학교의) 대응이 미흡할 수 있기에 이해한다”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송방호 원우회장은 앞선 두 위원과 다른 관점에서 등록금 문제를 제기했다. 송방호 원우회장은 “대학은 등록금을 반환하면 안 된다”며 “7년째 동결되어 있는데 인건비를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고 대학 등록금 문제에서 학생 위원 중에서 반대 의견을 제기했다. 특히 코로나19가 국가적인 재난이며 학교는 극복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초기경비가 많이 들기에 등록금을 반환하자는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송방호 원우회장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고 다음 학기도 지금과 동일하게 등록금을 지불해야한다면 그때는 또 다른 입장을 개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방호 원우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등록금 문제에 있어선 반환에 대한 논지보다는 다음학기 등록금 책정에 관련한 의견을 내놓았다. 주된 논지는 “대학원 경쟁률 증가를 위해서라도 등록금을 좀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영전문대학원의 경우 학비가 한 학기에 1,060만 원에 이른다”며 지금과 같이 대면 수업도 불가능하고 학교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불하기엔 높은 액수라고 주장했다. 

  

지금 서강대에서 가능한 요구와 서강대학교의 입장

 

 앞선 학생위원들이 바라보는 등록금 반환에 관한 의견들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적인 의견이 하나가 있다. 대학 측의 재정 문제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학생들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물음이 뒤따른다. 장두용 총학생회장은 “고려대에서는 등심위가 끝났는데 학생회에서 추가 등심위를 요구했다. 고대는 학생회와 학교 측이 대화를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연대는 입장문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장두용 총학생회장은 등심위를 학교 측과 학생이 대화할 수 있는 장으로 이용하는 것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학교와 대화 창구를 여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일 것이기 때문이다. 장두용 총학생회장은 학교와 대화 창구를 열어서 논의하려는 타 대학의 시도를 보며 등록금 반환 문제는 “개별 학교의 문제라기보단 모든 학교의 공통적인 사안이라는 점에서 개별적인 목소리보다 연대가 필요”하다며 서강대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방향을 제시했다.    

 

서강대 등심위는 간단한 논의 위주로 이뤄져 큰 변화를 빠르게 만들기엔 다소 어렵다는 말도 있다. 이미 결정된 사안들과 예산안에 대힌 수정사항이나 대안을 제시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있던 4차 등록금 심의 위원회에서도 등록금을 인상하느냐 마느냐를 논의했을 뿐이다. 등심위 성격상 대책을 강구하거나 방안을 제시하는 기능을 하는 협의체는 아니다. 다만, 전례 없는 코로나19라는 상황에 대학과 학생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자는 최소한의 시도를 기획해보는 것이다. 전가은 부 비대위원장은 재정적인 문제에 관한 학교 측의 설명과 입장에 공감하냐는 질문에 “재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로 학교와 학생 사회에 신뢰가 쌓”이길 바란다고 응답한 바 있다.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과 재정 관리를 위해선 학생과 학교의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기획예산팀은 본지가 코로나19사태가 연장되어 다음 학기까지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다고 가정할 때에도 지금과 동일한 수치의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니게 될지 궁금하다는 물음에 “현재 학교에서는 2학기에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면·비대면 수업을 부분적으로 병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학교는 등록금 인하에 대한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1)서강대 기획예산팀은 제 5차 대학평의원회에서 말한 등록금 의존율은 “‘학생들이 납부하는 금액’을 고려해 수치를 산출”한 것이며, 대학알리미와 같은“정보공시에서 말하는 등록금의존율은 ‘단기수강료를 제외한 등록금 수입 총액/자금 수입총액’을 의미”한다고 답했다. 결산 보고 회의에서의 산출방식과 정보공시에서의 산출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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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7. 2. 16:58

‘재난상황에서 발생한 대학생들의 피해는 누가 책임지고 있는가.’ 

 

-코로나19, 대학 등록금 환불 운동 (코로나대학생119 활동가 유룻)

 

출처: 연합뉴스

“입학했는데 한 번도 대학을 가본 적이 없어요.”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가야 할 20학번 신입생들은 여전히 학교는 가지 못하고, 온라인 강의 사이트만 들어가고 있다. 지난 3월, 교육부의 대학 개강 연기 권고 지침에 따라 대학이 개강을 미루고 온라인 강의로 1학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강의 시작 첫 날부터 꽤 오랜 시간동안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3시간 강의에서 1시간도 채 안된 강의를 듣기도 하고 커리큘럼이 통째로 바뀌는 경우도 발생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학습 환경으로 인해 대학생들은 마땅히 누려야 할 교육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 시설 사용 불가, 실험실습 수업 제한 등으로 인한 수업의 질 하락과 미집행 금액에 대한 등록금 일부 환불 요구가 대학가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등록금 입학금을 돌려받자!”

이에 코로나대학생119에서는 지난 3월 20일부터 ‘등록금 일부환불, 입학금 전액환불신청’과 함께 대학생들의 피해사례를 들으며 대학 등록금 환불을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 2주가 안 되는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44개의 대학과 6개의 대학원 학생들이 참여했고, 485명의 다양한 피해사례가 모아졌다.

 

“저는 미대생입니다. 현재 실기실은 접근 신청서를 내야 사용이 가능합니다. 작업을 하고 싶어도 개인적으로 갈 수 없고 시설도 사용하지 못합니다. 교수님과 직접 만나 작업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떤 식으로 해나갈지 상담을 해야 하는데 이뤄지지 않아서 통화로만 대체하고 있습니다. 수업도 진행할 수 없어 과제, 발표로만 대체하고 있습니다. 시험일정은 나왔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것인지 무기한으로 연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J대 17학번)

 

“의류학과생이고 졸업 준비 중입니다. 5/29 쇼가6월, 8월로 밀리고 있습니다. 샵 대관, 위약금 등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더 늦춰지면 졸작을 못하거나 타 쇼와 같이 해야 한다고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코스모스 졸업 예정인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6월 이후에 취직을 준비하려 했는데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입니다.”(L대 16학번)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수업 탓에 와이파이가 설치되지 않은 학생은 카페를 가야합니다. 도서관이 폐관해 이용이 불가합니다. 자취방에 와이파이 월 2만원을 부담하고 설치하는 등 추가적인 지출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학습권이 침해당했음은 물론이고 학교 시설 이용을 거부당해 새로운 지출이 늘었으므로 등록금을 일부라도 환불해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M대학교 18학번)

 

대학생들이 보낸 피해사례에는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학교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미래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달라진 학습 환경으로 인해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대학생들의 피해사례는 대학이 마땅히 책임지고 제공해야 할 교육의 영역이 단순히 ‘수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재난상황에서 발생한 대학생들의 피해에 대해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코로나대학생119는 이를 알리는 <피해사례 발표회>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등록금 입학금 환불신청서를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대학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등록금 환불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돌아온 답변은 ‘대학도 코로나19의 피해자이니 같이 고통을 분담하자’였다. 등록금·입학금 환불 요구에 대해선 ‘교육부 지침이 없다, 현행법상 규정이 없다, 방역비용으로 추가 지출이 발생해’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교육부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4월 초, 등록금 일부 환불에 대해 대학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달도 안 되어 교육부는 ‘개입할 명분이 없다, 대학 재량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등록금 환불에 손을 뗐다. 대학 공공성을 위해 대학을 감시·감독해야 하는 교육부도 등록금 문제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출처: 연합뉴스

 

“반복되는 재량으로 피해보는 학생들”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학 재량”이라는 말을 자주 써왔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교육부는 ‘대학은 학기 개시 후 4주 이내에 자율적으로 개강연기하고’라는 지침을 주었다. 구체적 지침이 없어 대학들은 갈팡질팡하다 타 대학과 눈치 싸움을 하며 개강을 시작했다. 학사 일정을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은 뒤늦은 대학의 통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기숙사에 입주를 해야 하는 것인지, 자취방을 구했는데 계속 살아야 하는 것인지, 심지어, 졸업 계획을 세우는 데서도 학교의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개강 이후 수업과 시험방식, 학사 행정 등이 개별 대학의 재량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대학은 교수에게 그 권한과 책임을 넘겼다. 결국, 그 감당은 학생들 개개인이 해야만 했다. 교육부와 대학의 반복되는 재량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대학생들이다.

 

“재난상황을 대학 재량으로 맡겨두게 해서는 안 된다”

어떤 대학은 모금을 받아 장학금을 주고, 어떤 대학은 생필품을 주는 방식으로 등록금 환불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등록금 환불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부의 지침이 없어 논의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대학도 존재한다. 등록금 문제를 더 이상 개별 대학에 맡겨두어선 안 된다.

교육부는 사립대학을 감시하고 통제할 권한이 있다. 하지만, 지난 날 ‘사학 자율’이란 이유로 사립대학을 감시하지 않음으로써 재단전입금, 대학적립금, 사학비리 등 그동안 사립대학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들을 간과해왔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사학혁신방안을 내놓으며 사학비리 해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립대학의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교육에 대한 관점부터 바꾸는 것이다. 대학 또한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교육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2020년 연간 평균 등록금은 국공립대 422만원, 사립대학 747만원이다. 등록금은 사회적으로 여전히 높아 대학생이 있는 가계에 부담이 큰 지출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장학금, 등록금 인상 상한제 등 제도를 통해 가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존재한다. 특히 이번 학기는 높은 등록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업을 보장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대학생, 가계에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했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가가 나서서 고등교육비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과 부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 3조에 따르면, ‘3. 천재지변 등으로 인하여 등록금의 납입이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대학과 정부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인식에서 벗어나 ‘천재지변으로 인해 납입이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라는 점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이와 같은 재난상황은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 다음을 대비하고 개선하기 위해 재난 상황에서 발생한 대학생들의 피해에 대해서 대학과 정부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대학은 등록금 동결과 추가 비용 발생으로 재정이 어렵다고 하지만, 전체 사립대학 적립금의 총합은 8조가 넘어간다. 교육부의 대학지원비 7조보다 더 많은 금액을 사립대학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긴급한 상황에, 건축과 장학기금 등 대학생에게 돌아가기 위해 쓴다고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학생들의 피해 보상을 위해선 다뤄지지 않고 있다. 적립금 사용용도 전환을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긴급재난상황에서 대학이 등록금 환불을 진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1학기 종강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학생들의 피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대학을 움직이기 위해선 전체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가 움직여야 한다. 대학 교육도 공교육의 일환으로 바라보며 교육부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 코로나대학생119에서는 교육부가 대학 등록금 입학금 환불 문제를 책임지라는 내용으로 교육부에 온라인 민원을 넣는 ‘교육부 총공’ 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수업을 듣고 있는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이 문제에 공감하고 있는 사람들도 함께 하고 있는 운동이다.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바라는 대학생, 국민들의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 대학 교육을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 앞에 교육부는 대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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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7. 2. 16:04

(사진. 서강대학교 곤자가 플라자 /출처: 서강대학교 홈페이지)

 

전건웅 기자 woongj@

 

서강대의 착한 감면곤자가 플라자 상가는 포함되지 않아 이유는?

 

 코로나19 전면적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면서 서강대 곤자가 플라자 상인들의 고충이 깊어졌다. 12,000 명의 교내 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교내 상가들은 유동인구가 줄자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지난 3 18, 서강대학교는 개강 연기, 사이버 강의 등의 조치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캠퍼스  입점 업체들의 3월분 임대료를 전액 감면하는 조치를 취했다. 해당 조치는 연합뉴스 기사에 착한 감면이라는 제목으로 배포되기도 하였다. 문제는 곤자가 플라자에 입점한 사업장들은 언론에 보도된 감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곤자가 플라자의 독특한 운영구조 때문이다. 

 

곤자가 플라자는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건물을 건설▶소유권을 학교에 양도▶일정기간 투자자 측에서 운영권을 가지며 사용자의 이용료로 원금과 이자를상환하는 민자투자방식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으로 건설되었다. 상환 기간이 종료되면 운영권은 학교 측으로 귀속된다. 

 

서강대학교는 2006  사업의 수주를 받기 시작하였다. 주식회사 산은자산운용(현재 멀티에셋자산운용)’에서 펀드를 발행하여 투자금을 유치하였고, 2008 곤자가 플라자가 준공되었다. 상환 기간은 20년으로, 아직 7~8 정도의 상환 기간이 남아 있다. 현재 곤자가 기숙사와 주차장, 곤자가 플라자 상가 임대와 관련한 운영권은 학교가 아닌 투자자들의 원리금 상환을 위해 설립된 유한회사 서강국제학사 가지고 있다.

 

곤자가 플라자에 입점한 상인들은 운영권을 가진 유한회사와 임대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학교 복리후생시설에 포함되지 않아 감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곤자가 플라자에 입점한 업체들은 역할 상으로는 교내 직원과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해야 하는 복리후생시설 역할을 강요당하면서도, 구조상으로는 이윤을 추구하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학교의 조치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업주의 논리에 놓여 있다.

 

곤자가 플라자에 입점한  업체 주는 곤자가 플라자 상가들은 임대료가 외부 상가에 준하게 지나치게 높고, 계약 기간 동안 매년 복리로 3% 정도씩 오르고있다. 학교에 문이 하나  뚫려 외부로 나가기  용이해졌고 주변 상권을 고려했을  임대료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는유한회사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한다 주장했다.

 

다른 업체 주는 “12,000명에 달하는 유동인구를 보고 들어오지만, 실제로는 임대료를 포함한 고정비용 부담에 빚을 지고 나가는 업체들이 많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유동인구가 줄자 매달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영을 해야 하는 처지다.” 어려움을 호소했다.

 

 상가 임대와 관련된 운영을 맡고 있는 유한회사 서강국제학사 측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임대료를 줄여주고 싶어도 ()서강국제학사가 정부에서 소상공인임대료 감면을 위해 실시한 임대주들에게 감면한 만큼 임대료를 지원해주는 착한 임대인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강국제학사 측은 기숙사, 주차장, 상가 임대료 수입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 주는 회사로 임대료로 수익을 올리는 임대주로 분류되지 않는다.

 

 유한회사 측과 곤자가 상인 협회는 협상 끝에 3~6 임대료를  업체별 매출에 따라 최대 50% 까지 감면하기로 합의하였다. 취재에 응한 유한회사 측은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한회사 측도 파산 위기에 몰렸으나, 어렵게 대주단을 설득하여 상환유예  추가 대출 등의 동의를 받아 상가를 지원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응답했다.

 

책임소재 파악이 어려운 곤자가 플라자 구조. 학교 측의 도움은 불가능할까?

 

 BTO 방식의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학교 측과 유한회사 측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상인들도 입점할  학교와 유한회사의 뚜렷한 구분 없이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구조상으로도 유한회사 서강국제학사는 멀티에셋자산운용과 서강대학교에서 공동대표를 파견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자본주의 논리가 교육기관인 학교 안에 공생하는 경우, 코로나와 같은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책임소재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현재 구조에서 곤자가 플라자와 관련한 업무를 학교 측에 문의했을 , ‘학교에서 공동 대표를 파견하긴 했지만, 운영권은 서강국제학사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곤자가 플라자와 관련된 업무는 학교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모순적인 답변이 돌아온다. 

 

실제로 학교 측은 코로나 대책에 있어서 곤자가 플라자 상권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배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 측이 교내 복리후생시설 임대료를 감면했다는 것은, 학사일정 변동으로 교내 업체들의 정상 영업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동일하게 교내에 위치하여 학사 일정 변동에 피해를 입은 곤자가 플라자 상가들은 운영권이 학교에 있지 않기 때문에 감면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상인회 측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총장과의 면담을 유한회사 측에 요구했을 때도, 유한회사 측에서 요구는 했으나 조정하거나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답변이 돌아왔다. 공동대표가 있다는 것은 학교 측도 어느 정도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될  있으나, 원칙상 운영권이 서강국제학사라는 유한회사에 있다는 것으로 인해 학교 입장에서는 책임소재를 물을 때마다 빠져나가기 쉽다.

 

원칙상 학교의 책임이 아니라고 해도 도의적인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엄연히 곤자가 플라자의 소유권은 학교에 있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곤자가 플라자의 업체들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후생시설로 표기되어 있다. 적어도 학사 일정 변동에 대한 공지를 상인들에게 전달해야  책임이 있을 것인데, 곤자가 플라자 상인들은 학교의 개강 연기 결정을 매장에 방문한 학생들을 통해서 들어야 했다. 유한회사 측도 코로나가 발병한 2 , 서강대학교의 결정 사항들이유한회사 측으로 전달되는 채널이 원활하지 않아 홈페이지를 통해서 정보를 접했다고 밝혔다.

 

3 5, 전체 상인들과 유한회사 측의 간담회에서 상인들의 건의로 학교 측의 정보는 유한회사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하지만 통보식으로 학사 일정이 지속적으로 연기되는 조치에 상가들은 계속  걸음씩 느린 대응을  수밖에 없었고, 연기로 인한 실질적인 대책들이 없어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서강국제 학사  또한 재정적인 어려움을 여러  학교 측에 호소하였지만, 대책  지원방안을 듣지 못했다. 물론 학교도 심각한 재정적인 어려움이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밝혔다.

 

상업시설의 성격을 띠고 있는 곤자가 플라자에 교육기관인 대학교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운영에 참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교육기관의 골치 아픈 공생관계를 직접 수용하기로 결정한 학교가 긴급재난 상황에서 마냥 운영권이 없다는 이유로 내버려 두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대목이다. 학교 측의 책임 소재 회피로 곤자가 상인들은 필요할 때는 교내 구성원, 힘들 때는 이윤을 추구하는 개인 사업자로 취급되어 이리저리로 치이고 있다.

 

BTO 방식. 이득은 누가 보고, 피해는 누가 보는가?

 

 BTO 방식은 학교 입장에서는 투자 없이 학교 제반 시설을 확충할  있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실제 서강대학교는 BTO 방식을 통해서 숙원사업이었던 기숙사 확충  교내 편의시설 증가라는 이득을 얻을  있었다. 상환 기간 이후에는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며 발생하는 수입을 학교 측에서 가져갈  있는 손해 보지 않는 장사인 셈이다. 2004, 대학들도 민간 자본 투자를 유치할  있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전국의 대학들은 너도나도   없이  사업에 달려들었다.

 

그러나 BTO 방식은 수요자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수요의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변할  있어 사업 리스크가 높은 투자방식이다. 수요자가 감소할 경우, 투자한 민간사업자의 최소한의 수익을 보전해주기 위해 선택지가 부족한 이용자들의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BTO 방식으로 준공된 다리, 고속도로와 같은 사회간접자본들도 건설 후에 수요가 줄어, 투자자들의 수익 보전을 위해 지자체와 국민부담이 증가하여 고충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서강대학교 곤자가 플라자의 경우, 투자금액의  7~8% 내외에 이르는 이윤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이라 보기 어려울  있겠지만, 리스크 없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상환하는 입장에서는  370 규모에 달하는 투자금에  7~8% 정도의 이윤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부담은 20년이라는 상환기간 동안 선택권이 부족해 해당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이용자,  학생들에게 전가된다.

 

실제 서강대 기숙사 이용 비용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고, 이는 민자기숙사가 학생 부담을 키우고 있다 주제로 언론에서도 여러  다루어졌다. 2016년에는 수입 증대를 위해 기숙사 거주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식권을 끼워 팔려고 하여 학생회와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 

 

금전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교육적으로도 학생들을 피해를 보고 있다. 학교에 갑자기 늘어난 외국인 학생 숫자와 이에 상응하지 못하는 수업 진행 방식, 전반적인 수업의 질적 하락 문제 또한 투자금 상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인구감소로 매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는 줄어들고, 외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비용으로 인해 기숙사를 선택하는 학생도 줄고 있다. 반면에 갚아야 이자는 지속해서 상승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숙사에 공실이 다수 발생하면 투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니, 이를 외국인 학생들을 통해 채우고 있는 것이다.

 

꾸준한 수요가 보장되어야 하는 BTO 방식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투자방식이다. 1994 국내에 도입되어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IMF 이후 인구 감소와 경제 저성장을 겪으며 국내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고 BTO 방식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서강대학교가 IMF 여파로 각종 지표가 고착화된 시점인 2006년에 곤자가 플라자 건축을 위한 수주를 받기 시작한 순간, 악순환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들. 상생은 불가능한 것일까?

 

 20% 에서 최대 50% 임대료 감면조치에도 불구하고 곤자가 플라자 상인들의 부담은 여전히  상태이다. 상가 측은 대부분 곤자가 상가 업체의 매출이70%~90% 급감한 상황에서 감면해준 임대료도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밝혔다. 

 

실제 곤자가 플라자 상인들은 배달 대행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배달을 나서기도 하고, 외부 행사를 끌어오기 위해 발품을 팔며 영업을 뛰고 있기도 했다. 상가의 업주는 이번 달에는 어디에 빚을 져야 하나 매일 고민한다. 은행에 빚지는 것도 한계가 있고, 직원들의 월급을 미룰 수도 없다. 집에 들어갈 때마다아내와 자녀들 얼굴을 보기 미안하다 고충을 토로했다. 

 

상인회는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유한회사 측과 여전히 조율 중이다. 상인회는 평당으로 책정되는 일반 관리비의 세부 지출항목을 유한회사 측에 요구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상인회 측은 상가의 효율적인 유지관리에 소용되는 비용이 너무 높아 관리비 상세 공개 내역을 요청하였으나 수개월간 답변을 듣지 못했다. 세세한 항목들을 파악하여 발생한 비용만큼 지불하기 원한다 밝혔다.

 

이에 대해 유한회사 측은 일반적인 운영비용에는 관리소 운영 등의 인건비, 경비비, 시설유지비, 청소비, 소모품비, 시설점검, ...  각종 운영 비용이 포함되며 모든 항목을 세세히 청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일반 관리비로 묶어서 청구하고 있다

 

실제 곤자가 플라자의 필요경비 대비 관리비 충당률은 80% 내외로 상인들이 내는 관리비로 모두 충당되지 않고 있다. 관리비 지출이 상인들이 생각하는것과 다를  있어 어떻게 전달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 입장을 전했다. 

재난 상황인 만큼 투자자 측과 조율하여 상환 기간이나, 상환방식, 이자율 등을 조율하여 현재 상인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식은 없는지, 정부나 학교 측의 도움을 받을  없는지도 상인들의 관심 사안이다.

 

이에 대해서 유한회사 측은 대학 내에 위치한 시설의 목적성은 무엇보다도 교육이 우선 되어야 한다 상환 기간을 늘리는 것은 학생들의 부담을 늘리는것이기에 교육적인 목적을 고려했을  힘든 부분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나 학교 측의 도움은 위에 언급했듯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지점이 많다.

 

유한회사 측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회사 측도 상생을 위해 방법을 찾고 있다 말했다. 당장 직접적인 해결책이 나오긴 힘들더라도 상인회측과 소통하며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의 제재로 현수막을 걸거나 광고판을 설치하는 홍보 행위가 제한되어 있고, 어떤 업체들이 있는지 안내가 부족하다 상인회 측의 불만에 유한회사측은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있겠다 대화 의사를 보였다.

 

2006, 학교는 BTO 사업 수주를 받으면서 자본주의와 교육기관의 공생을 선택한 것이다. 곤자가 상가는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결정의 산물이며, 교내에존재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이다. 상황에 따라 교육/자본주의 논리로 잘라버리는 것은 상생을 허용한 주체로서 구조의 허점을 이용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불과하다.

 

교내 구성원들은 이미 새로운  생태계 안에 살고 있다. 교내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그저 체재 아래 죽어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결국 학생들을 포함한 서강대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터전을 망가뜨리는 것과 같다. 생태계 안정을 위해서는 구조를 넘어 공동체적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상생할  있는 방법을모색해야할 것이다. 

 

곤자가 컨벤션 이명주 사장은 대학원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상생할  있는 길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불편하고 불합리한 점들이 있으면 개선을 하고 서로서로 만족할 ,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이득이 돌아갈  있습니다. ”라며 교내 구성원들의 관심과 마음으로나마 위로해주며 서로 도와주는 분위기를 형성해주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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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6. 1. 22:14

반복되어  솜방망이 처벌

국민들의 법조계에 대한 불신

신상 공개 가능성은?

법조계의 반성, 전반적 인식 개선해야.

변하지 않는 언론의 보도 행태와 과열된 취재 경쟁

 

전건웅 기자 woongj@

 

사법부에 대한 불신에 뿌리를  국민들의 분노.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여성들을 대상으로  착취를 일삼아  ‘N번방 사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주범자로 지목된 용의자의 얼굴과 신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고, 채팅방 이용자 전원에 대한 신상공개 요청도 거세지고 있다. N번방과 관련된 국민청원 5건을 합쳐  500 명이 넘는 국민이 청원에참여했고, 이에 대한 답변으로 경찰청장과 여성가족부 장관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엄중히 처벌할 것을 약속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해당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잠잠해질  같지 않아 보인다. 

 

이는 N번방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표출이 비단 이번 사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제도는 그동안 성범죄에 대해 안일하게처벌해왔다. ‘심신미약, 집행유예, 증거불충분, 초범인 것을 감안,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 등의 내용이 포함된 판결문은 피해자보다는 가해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처럼 비춰졌다. 특히, 디지털 기기  정보통신 기술을 매개로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법원에서 형을 내릴  참고하는 양형 기준이 부재한 실정이다. 양형기준의 부재는 재판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들쭉날쭉한 판결 결과를 불러왔고, 실제 처벌 수준도 낮은 경우가 많았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밝힌 2011~2016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 촬영 행위 조사에 따르면 70% 정도의 판결이 벌금형에 그쳤고,  심각한 범죄의 경우도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2019 상반기 크게 화제가 되었던 클럽 버닝썬 사건은 마약, 성매매 알선, 집단 성폭행, 메신저를 이용한 불법 촬영물공유  강력한 범죄들이 연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범으로 지목된 가해자들은 제대로  수사 진행 없이 군대로 입대하거나 약식 명령과 벌금 100만원을선고 받는데 그쳤다.                                                                                                                                                                                                                                                                                                                                                                                                                                                                                                                                                                                                                                                                                                                                                                                                                                                                                                                                                                                                                                                                                                                                                                                                                                                                                                                                                                                                                                                                                                                                                                                                                                                                                                                                                                                                                                                                                                                                                                                                                                                                                                                                                                                                                                                                                                                                                                                                                                                                                                                                                                                                                                                                                                                                                                                                                                                                                                                                                    

 

‘N번방 접속한 이용자 전체의 명단을 공개하고 처벌하라는 국민들의 요청은 이처럼 반복되어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불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적합하게 이뤄지지 않은 처벌들이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수사망을 피하는 교묘한 범죄 수단을 키우는  기여했다는 것이 국민들의생각이다.  제도에 대한 불신은 언제든 자신도 성범죄의 표적이   있고 법이 이를 보호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을 키웠다. 다른 범죄보다 피해 이후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2 가해에 노출되기 쉬운 성범죄의 특성상, 불신이 커질수록 불안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N번방 관련 국민 청원에 참여한 교내 대학원생 일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사법부를 향한 불신과 불안감을 발견할  있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에게 채팅방 이용자 전체 명단 공개를 요청하는 가장  이유를 물어본 결과, ‘범죄 예방, 자신 보호 주된 이유로 뽑았다. 다수의 채팅방 가입자 수를 단순 계산으로 더해 나온 수치이긴 하지만, 26 명이라는 이용자 숫자는 일상에 위협을 느낄만한  수치이다. 성범죄는 재범률이 매우 높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사법부가 이들을 제대로 수사하고 처벌할 것이라는 믿음이 없으니, 명단 공개를 통해 스스로 위험에서 보호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골자다. 

 

 전체 명단 공개 요청의  다른 이유는 가해자에 대한 사회·문화적 처벌과 본보기 제시이다. 대부분의 성범죄 피해자들은 재활하여 다시 일상적 삶을영위하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평생을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가해자들은 법적인 처벌, 그나마도 합당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대가를 치르고 나면 아무  없었던 듯이 사회생활을   있다는 점에서 인터뷰 대상자들은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평생의 지워지지 않을상처를 남긴 가해자들 또한 평생 지워지지 않을 꼬리표를 달아 사회·문화적 처벌이 가해져야 한다는 것이 이용자 전체 명단 공개에 동의하는 이유이다. 명단공개로 사회적 본보기를 제시하여 사법부가 해주지 못했던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들이 가진 사법부의 태도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분노는 단순히 언론에서 옮기는 말이나 예상에 의존한 것이 아니었다. ·간접적으로, 낮은수준에서부터 심각한 수준까지, 인터뷰 대상자들은 여전히 성과 관련된 폭력에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들에 노출되어 있었다. 누군가 피해를 보고  상처를 입었음에도, ‘장난, 친밀감의 표시, 술기운 등의 이유로 무마되는 일은 일상에서 매우 흔히 발생하는 일이었다. 문제를 공식화하거나 법적인 사건으로 가져가는경우에도  과정에서 피해자는   상처를 입는 반면에, 가해자는 가벼운 처벌을 받는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뷰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은 ‘N번방 사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의  인식 수준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변화를 외쳤지만, 그때  성범죄는 여전히 일상을 위협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가해자의 죄책감을 덜어주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대학원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N  관련 청원에 참여한 국민들의 심리에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을 더는 감추는 것이 아니라 뿌리 뽑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음을   있었다.

 

 

가입자 전원의 신상 공개는 실제로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행법상 텔레그램 N번방 이용자 전체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현재의 법안으로는 무료로 운영되는 채팅방에서 음란물을시청만  경우는 청소년유해물 소지죄를 물을  있는데, 이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다. 성폭력 범죄에 관한 특례법 42조의 단서 조항에 따라 청소년유해물에 대한 배포·소지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신상공개에서 제외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박사 갓갓으로 불리는 범행 주도자나 비트코인을 통해 유료로 운영되는 채팅방에 가입한 회원들의 경우, 용의자를 특정하기도 쉽고 범행 가담 정도가 높다고 판단되어 비교적 신상 공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용자 중에 공직자가 있으면, 가담 정도에 관계없이 명단을 공개하고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현재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관련 법안이 미비하기 때문에, 처벌을 위해서는 기존의 성폭행 관련 법안에 조응하는 부분이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 법정 공방을 펼치는 과정에서  해석을 두고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 또한 크다. 

 

법조계의 반성과 인식 전환의 필요성

 

 법조계에서는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미비한  제도를 제대로 정비하기 위해서는 사법계 내의 인식 전환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일어나고있다. 지난 3 29, 대구지방법원 소속 류영재 판사는 한겨레 신문에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그동안 사법부가 취해왔던 안일한 태도를 성찰하는 글을 게재하였다. 해당 글에서 류영재 판사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대부분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해왔음 인정하며, 낮은 양형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경범죄화 하였음을 시인하였다.  

 

 3 25,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서는 판사 13인이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준비 중인 아동·청소년 음란물 범죄 양형기준 전면적인 재검토를요청하였다. 대법원 양형 조사위원회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판사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문을제기한 것이다. 재검토를 요청한 판사들은 해당 설문조사에 보기로 제시된 양형 기준이 지나치게 낮고, 디지털 성범죄의 다양한 유형과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대상 임에도 불구하고 처벌불원 의사능력이 있는 피해 아동·청소년의 승낙 특별감경인자로 제시된 점을 문제점으로들었다.

 

 류영재 판사의 반성문과 판사 13인의 문제 제기는 사법부의 성범죄에 대한 전반적 인식이 여전히 구시대에 머물러 있음을 방증한다. 취재  만난  법조계관련자는 구조적으로 법조계 근무자들은 대부분 사회 기득권층에 속하는 사람들이기에,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안일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을 띤다라고 하였다. 법조계는  어느 영역보다 보수적이고 변화를 두려워 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제도가 개편된다 하더라도 법조계의 내부적인반성과 대대적인 인식변화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문제 해결만을 위해 일회성을  가능성이 크고, 잃어버린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나치게 신상 공개 여부에만 집중하는 것도 자칫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가해자들의 죄질이 악한 점과국민들의 분노는 이해할  있으나, 개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일은  다른 사회 문제들을 야기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련자는 신상 공개와 같은사안은 이로 인해 발생할 사회적 문제보다 공익이 우선시 된다고 판단될 ,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이뤄질  있다. 이때 무엇이 공익인가? 법제도 밖의사회·문화적 처벌이 가해지는 것이 정당한가? 등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들이 병행되어야  제도와 국민들의  감정 사이의 괴리를 줄일  있다.”말하였다. 

 

신상 공개와 관련된 문제는 현재의  제도와 국민들의  감정이 충돌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발견할  있는 유용한 논쟁거리이다. 단순히 공개 여부에만 시선을 뺏길 것이 아니라, 신상 공개라는 사안을 두고 발생하는 쟁점들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따른다면, 국민들의 정서를 반영한 법제도가 개편되는  영향을미칠  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변하지 않는 성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을 변화시키고 본질적은 문제를 해결하는   도움이  것이다.

 

소통의 창구로서의 언론.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과 역할은?

 

 언론은 특정 사건에 대하여 발생한 다양한 갈등을 수렴하고 정제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있는 여론을 형성하고, 소통의 창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의무가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언론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범죄가 일어난 경우, 언론의 역할보다는 이슈 몰이에 집중하는 경향을 띠어 왔다. 이번 N번방 사건과 관련된 언론의 보도들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과열된 취재 경쟁 양상을 보였다. 

 

 SBS 경우, 수사권을 가진 경찰과 검찰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단독 보도로 박사 불리는 주범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였다. SBS 단독보도를 내면서 이번 사건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잔혹한 성범죄인 동시에 피해자들에게 돌이킬  없는 상처를 남긴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추가 피해를 막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범죄를 찾아서 수사에 도움을 주자는 차원에서, 그리고 국민의  권리를 위해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과 함께 구속된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기로 했다 신상 공개 이유를 알렸다.

 

 SBS 국민의  권리 보장’, ‘추가 피해 예방  정당성을 내세웠지만, 신상 공개에 대한 경찰의 적법한 절차가 예정되어 있었다는 ,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었단 점에서 다른 언론사에 앞서 특종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절차를 무시한 성급한 범죄자 신상 공개는자칫 법적인 수사 과정에 혼란을 주거나 법적인 논란을 야기할  있고,  가해자에 집중한 언론들의 자극적인 취재 경쟁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이차적 피해를 초래할  있다.

 

 실제로 SBS 보도 이후 국민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 같은 다수의 언론사는 주범자로 지목된 용의자의 신상을 앞다퉈 공개하였다. 한국기자협회가 빅데이터 프로그램 빅카인즈를 이용하여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SBS 용의자의 신상을 공개한 3 23일부터 30일까지  8일간 용의자의 이름으로 검색된 기사는  2,477, ‘N번방으로 검색된 기사는  2,898건으로 하루 평균 300 이상의 기사가 쏟아졌다. 23일과 24일에는 이틀을 합쳐  1,000건이 넘는기사들이 보도 되었다. 

 

 기사의 내용에서도 가해자에 집중한 자극적인 보도들이 많았다. 용의자가 다닌 학교와 교내 활동, 교내 활동 당시  , 봉사활동 경력  범죄와 관련 없는용의자의 과거 행적들을 파헤치는 기사들이 연일 보도 되었고, 일상생활과 범죄행위 비교를 통해 용의자의 이중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3 24, 이와 같은 언론들의 과열된 취재 경쟁이 이차적인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을 지녔다고 우려하며N번방 관련 보도와 관련한 긴급지침을 내렸다. 긴급지침의 내용은 취재와 보도과정에서 피해자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범행의 구체적 내용을제목으로 달지   가해자 책임이 가볍게 인식되지 않도록   피해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표현을 하지   성범죄자가 비정상적특정인으로 보이도록 보도하지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릴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 등이다.

 

  지침은 가해자를 묘사할  악마 짐승 등의 단어를 사용할 경우, 가해자를 비정상적으로 타자화하여 예외적 사건으로 인식하게 하고, 가해 행위를 축소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며 해당 단어를 자제할 것을 요구하였다. 지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언론은 악마’. ‘괴물  자극적인 단어가 포함된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다. 

 

사안이 집중되고 있는 신상명단 이용한 낚시성 기사도 다수 발견되었다. N번방 유료 이용자 명단에 연예인을 포함한 여러 유명인사가 포함 있다는확인되지 않은 기사들이 보도되었으며,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기사 제목에 파장’, ‘충격 등의 단어를 사용한 기사들이 다수 생산되었다. 언론 노조가제시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보도나, 구조적 문제 해결과 피해자 보호·대책 마련 모색에 관한 기사들은 양으로나 질적으로 현저히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법조계에서 N  사건으로 인해 성범죄와 관련한 안일한 태도와 판결, 사회적 인식에 끼친 영향 등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과는 달리, 언론계는 그동안 범죄자에 대한 왜곡된 보도 행태를 답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찰하는 태도조차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의  권리는 무엇을 알려 주는가 따라  보장의 질이 달라진다. N번방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행태를  , 지금의 대한민국 언론계는국민의  권리를 명목으로 사자들의 싸움을 부추기고 남은 찌꺼기들을 주워 먹는 하이에나에 가깝지 않은지 의구심이 든다. 대한민국 언론계가 진정한 권리 보장을 위해 앞장서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성찰이 우선되어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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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6. 1. 22:10

-성착취 피해자 혹은 걸레·창녀’, ‘여성의 정조라는 미신을 볼모 삼은 성착취 산업

-“직접 찍은 영상 아니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떳떳한 가해자들

 

김유경 기자 k71904720@

 

‘n번 방’, ‘박사 방’, 그리고 박사 조주빈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성착취 사건이 사회를 강타했다. 주범과 범행 수법, 범행 과정상의 반인륜성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분노가 극에 달한 한편, 그 순간에도 텔레그램에서는 새로운 피해자에 대한 성착취와 성착취물의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범행수법은 동일했고, 딥웹과 다크웹을 오가는 유통망은 뿌리 뽑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피해자를 피해자로 만드는 사회적 조건들은 여전히 같은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n번방', '박사방' …  동일한 범행수법의 기저에 깔린 사회적 시선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은 작년 초부터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n번방의 운영자로 알려진 갓갓 2019 2, 1번 방부터 8번 방까지 8개의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만들었다. 같은 시기 와치맨은 불법 성인 사이트 및 성인 음란물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고담방을 운영했다. 2019 7, ‘갓갓은 고담방에 등장해 n번방의 링크를 공유하고, 관련 성착취물을 무료로 유포하기 시작했다. 당시 고담방의 참여자 수는 약 4천여 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유통된 성착취물은 대부분 청소년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개 흉내 내기, 남성 공중화장실에서 탈의하기, 카메라를 응시하며 자위하기 등을 강요당한 피해자의 모습을 담고 있었으며, 숙박업소에 감금된 미성년자를 성인 남성이 강간하는 영상도 포함되어 있었다. 

n번방이 폐쇄되던 2019 9월경, 고담방에는 박사가 등장한다. ‘박사는 성착취 영상을 유포하는 비밀방을 3개 만들었는데, “양질의 자료를 주기적으로 관리해 수질이 관리되는” ‘고액 후원자방’, “한국형 스너프 제작 및 공유를 주로 하는 하드 방’, 그리고 실시간 노예 방으로 이루어진 최강 최상위등급방의 구성이었다. 이 세 개의 박사 방에서 유통되는 성착취물에는 몸 위에서 칼로 노예’, ‘박사 등의 글씨를 새기고 나체로 찍은 사진, 신체에 벌레 등 이물질을 넣거나 대소변을 보는 영상, 화장실 배수구를 핥는 등의 영상이 포함됐다.

‘n번방 박사방에서 유통된 성착취물의 대부분은 피해자가 직접 촬영한 것이었다. 인간성을 훼손하는 수준의 요구에 피해자가 복종하게 하는 갓갓 박사의 범행 수법은 동일했다. SNS에서 조건만남이나 스폰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여성을 대상으로 신상정보와 신체 주요부위가 노출된 사진을 취득한 후,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취득한 사진을 피해자의 주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이었다. 

 

걸레로 만들어주겠다는 협박보다 걸레라는 낙인이 더 괴로운 사회

‘n번 방’, ‘박사 방이 대표적이지만, 같은 범행수법은 텔레그램 채팅방 대한민국 창녀 Database’를 비롯한 기타 채팅방과 개인 간의 채팅에서도 발견된다. 채팅 앱을 통해서 만난 상대방의 자위 및 성행위 영상과 개인 및 주변인의 신상정보를 취득한 후 나한테 복종하지 않으면 동영상을 부모님이랑 학교에 퍼뜨려 걸레로 만들어주겠다”는 협박을 통해 성착취를 시작하는 것이 대표적인 범행 수법이다.

가해자의 협박은 그 자체로 엄연한 범법행위다. 대한민국 형법에서는 공포심을 일으키게 할 목적으로 해악(害惡)을 가할 것을 통고하는 일체의 행위 협박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그 죄질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을 처할 수 있는 범죄행위로 명시하고 있다. 이때, 해악의 내용은 제한되지 않음으로 생명·신체·자유·명예·재산 및 그 밖의 모든 것이 포함될 수 있다. 폭행·협박을 통하여 사람에게 추행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제추행죄가 적용되고,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미수범 역시 처벌 대상이다. 또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역시 형법상의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이 가지고 있는 영상물이 유포되는 것에 대한 공포심에 우선적으로 반응했고, 자발적인 노예화의 수순을 밟았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협박에 순순히 응하게 되는 것은 피해자가 법적으로 무지해서도 아니고, 스스로가 부당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몰라서도 아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중대한 범법행위를 고발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대신 고통을 감내하는 데에는, 자신의 일탈이 밝혀졌을 때 오히려 더욱 고통스러운 결과를 따를 것이라는 예측이 작용한다. 범행 사실이 밝혀졌을 때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먼저 조건만남을 제안했다는 변명으로 귀책 사유를 피해자에게 전가한다. 논리적으로 어떠한 의미도 없는 이 변명들이 사회적으로는 일종의 납득 가능한 이유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반복되어왔다. 동시에 성범죄 피해자에게 누군가의 성적 대상물이었다는 낙인이 찍히는 사회적 현실 역시 반복되어왔다. 

1997, 14세의 여자 중학생이 17세의 남자 고등학생 2명에게 윤간당하는 영상이 담긴 비디오가 유포됐다. 이 사건은 빨간 마후라 사건으로 명명됐다. ‘빨간 마후라는 영상 속에서 여중생이 두르고 있던 붉은 스카프를 의미한다. 이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 속에서 피해자는 단 한 번도 피해자로 호명되지 않았다. ‘빨간 마후라 이후에도 성착취 영상물, 혹은 리벤지 포르노가 피해자의 이름으로 명명되는 현상은 반복됐다. 유명 탤런트 A와 연인의 성행위가 담긴 영상물이 유포된 사건은 탤런트 A의 성을 따서 일명 ‘O양 비디오 사건이라고 불렸다. 이 사건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었던 피해자는 방송 인터뷰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해야 했다. 가수 B에게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심지어 가수 B의 영상물을 유포한 가해자는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영상 속의 남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탤런트 A와 가수 B는 법적으로는 피해자였으나, 각각 10년과 3년의 공백기를 가진 후에 다시 연예계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래도 되는 여성과 일반 여성, 법의 시선에서 시작한 2차 가해

‘2차 가해라는 명칭도 존재하지 않던 시절부터 반복된 사회적인 2차 가해는 피해자들에게 무력감을 학습시키기에 충분한 시간 동안 지속됐다. 한국에서 강간과 추행 1995년에 이르러서야 죄의 이름이 됐다. 1995년에 법 개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성범죄에 대한 처벌은 형법 제32장의 정조에 관한 죄에 의해 규정됐다. ‘정조에 관한 죄에서 법은 보호해야 하는 가치를 여성의 정조로 규정했는데, 이에 따라 여성의 정조는 법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정조와 그렇지 않은 정조로 분리됐다. 법적 보호를 받을 권리는 오로지 법적으로 정조라는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여성에게만 부여됐다. 이러한 사법적 논리에 따라 대구 경찰 윤간 사건의 피해자는 다방 종업원이었다는 이유로 정당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으며, 피해자를 윤간한 두 경찰은 무혐의 처리됐다.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이 아니라 여성의 정조를 사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가치로 규정하는 법은 40년 넘게 존속했다. 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성폭력·성착취 사건에 대한 수사는 우선적으로 여성의 정조를 확인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속된 성착취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피해자가 직접 영상물을 촬영한 사실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가해자에 대한 사법적 처리보다 피해자의 휴대전화 교체와 텔레그램 삭제를 제안했다는 피해자의 증언이 확보됐다. 2019년에 진행된 수사였다. 당시 피해자는 미성년자였으며, 영상물 유포에 대한 협박과 함께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상습적인 협박을 받아오면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을 지속해서 강요당하고 있음을 경찰에 고지한 상황이었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으로부터 지속적인 2차 가해를 당하고, 스스로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반면, 가해자에 대한 수사기관의 대응은 과도하게 미온적이다. n번 방의 전 운영자 와치맨은 음란물 유포죄로 집행유예를 받았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을 또다시 유포했음에도 검찰이 구형한 형량은 징역 3 6개월에 그쳤다. 또한 채팅 메신저 디스코드를 이용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 및 판매하다 검찰에 검거된 미성년 피의자에 대해서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미성년 피의자 대부분은 성착취 동영상 유포 행위가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라며 범죄나 처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미성년자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디지털 성범죄 사건처리기준’, 그리고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

  이달 9, 검찰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처리기준을 발표했다. 강도 높은 구형을 명시하고 있는 해당 기준은 성착취 영상물 제작 사범에 대해 가담의 정도를 불문하고 전원 구속하도록 했다. 주범은 죄질에 따라 징역 1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까지 구형하게 되며, 유포 사범의 경우 영리 목적 유포의 경우 전원 구속, 징역 7년 이상을 구형하기로 했다. 영상물 소지 사범에 대한 사건 처리 기준도 높아져 일반 소지자도 초범일 경우엔 벌금 500만 원, 동종 재범이거나 유료회원 등 적극 참여자는 정식 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 

검찰의 해당 기준에서 성착취 영상물 제작·촬영 과정에서 성범죄, 폭행, 협박 등 타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강제하는 별도의 범죄가 결부되거나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적 영상물로 규정됐다. 이 규정이 유통의 항목을 제외했기 때문에 리벤지 포르노는 여전히 해당 기준의 외부에 존재한다. 처벌 기준이 강화되고 법망이 더욱 치밀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과제다. 하지만 여성의 성행위가 협박의 빌미로 사용될 정도로 여성으로서의 명예를 실추하는 일이 되는 사회적 조건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그 어떤 치밀한 법망으로도 성착취 범행을 뿌리 뽑을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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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6. 1. 22:00

하태현 기자 hathyun815@

 

이제 뉴노멀한것은 무엇인가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적 유행으로 번지며 현재(11일)까지 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170만 건에 이르렀고, 사상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 1월 한국과 홍콩, 일본으로 번지기 시작한 코로나19는 동아시아권 사람들의 일상을 뒤흔들기 시작해, 미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로 퍼져 세 달 만에 전 세계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한국의 경우 최근엔 50명 안팎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공 의료체계와 방역체계, 그리고 성숙한 시민의식 덕에 점차 코로나19 확진율과 사망률이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는 단연 한국 언론의 주된 논제이며 뉴스거리였다. 언론은 어제보다 오늘은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나왔으며, 확진자의 경로는 어떠했는지, 모범적인 사례는 무엇이 있었는지를 줄곧 보도했다. 정부와 언론에서 코로나19를 국가적 차원에서 예방하고 물리쳐야 할 감염병으로 지목하자, 병리적인 정보 역시 쏟아져 나왔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정치적 논제들은 코로나19라는 선결과제 해결을 위해 지연되었다. 국가적인 위기 앞에서 국민들은 자신의 일상을 뒷전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일상의 정지였다. 국민들이 제각기 일상적인 활동을 잠시 멈추는 동안 주시했던 정보는 코로나19 감염 정보와 확진율, 그리고 사망률이라는 통계적 수치였다. 어제보다 오늘 줄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모두 촉각을 세우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멈춰선 사이에, 코로나19는 그 공백 너머에 새로운 일상을 구축해냈다. 

먼저,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려는 트렌드인 언택트 문화(untact culture)는 이제 매장에서의 키오스크나 배달음식의 주문에만 있지 않다. 대학가에 들이닥친 코로나는 대면 강의를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뒤바꾸고 있다. 사이버 대학이 도래한 것이다. 강의실에서 수업하던 교수님은 이제 인터넷 강사가 되었고, 학생들은 어디서든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사이버 대학에 다니고 있다. 화상회의 어플리케이션 줌(Zoom)은 학생들이 어디서든 강의를 듣게 해주었다. 업무 환경 개선의 차원에서 도입된 재택근무는 직장인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사라지고, 일터와 가정의 경계는 점차 흐려지고 있다. 재택 근무하게 된 직장인들과 개학이 연기된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차리고, 돌아서면 밥 차리고)'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집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식당가와 마트 그리고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는 손 소독제가 어디에나 비치되어 있고, 마스크는 피부의 일부로서 외출 필수품이 되었다. 심지어 충주시와 파주시, 그리고 부산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택시에 탈 수 없도록 한시적인 승차 거부를 허용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4월 1일부터 평일 심야시간대 서울지하철 1시간 단축 운행을 실시했다.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 국면에서 심야에 이동하는 시민의 수도 줄었을뿐더러 소독과 방역 작업을 위해 기존에 운행하던 열차 시간을 1시간 단축 운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은 서서히 변하고 있다. 

 

(출처: 서울교통공사)

일상적인 소비가 위축되면서 각종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상영 예정이었던 영화들은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자 상영 연기와 넷플릭스 개봉을 고민하고 있고, 항공업계는 노선을 감편하거나 비운항을 내걸었다. 산업의 변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새로운 문제다. 일자리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3월 29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호텔과 레스토랑,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닫으며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재택근무나 이동 제한으로 인해 식료품점이나 온라인 소매업체, 그리고 병원의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월마트나 약국체인 CVS헬스는 몇 주에 걸쳐 총 50만 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유럽에서도 일자리 재편은 남 일이 아닌 듯하다. 지난 3월 30일 이투데이 기사 <코로나 팬데믹에 2차대전 이후 최고속 일자리 재편 물결>에 따르면, 독일 의회에서는 쿠어츠아르바이트(Kurzarbeit)로 농업 부문에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자는 법을 통과시켰고, 그 결과 농장 일을 돕겠다는 사람이 불어났다. 코로나19 이전에 농장일은 폴란드와 루마니아 일용직 노동자의 몫이었는데 그들이 각국으로 돌아가면서 농업 부문 노동력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프랑스 농업부도 국경 봉쇄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본국에 들어오지 못해 8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과 학계에서는 이러한 총체적인 변화를 두고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본래 ‘뉴노멀’은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저금리, 저소득 시대에 부상한 용어였다. ‘뉴노멀’이란 경제 위기 이후에 등장한 새로운 게임의 규칙으로서 경제적 성장보다 지속가능성이 중시되며, 소유에서 공유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는 시대에 '뉴노멀'을 다시 언급한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재편만을 일컫지 않는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코로나19로 인해 재편된 세계는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보다 훨씬 큰 변화 즉, 정치부터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총체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상상치도 못한 새로운 일상이 펼쳐지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1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며 “생활 속에서 감염병 위험을 차단하고 예방하는 방역 활동이 우리의 일상”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코로나19라는 대유행병은 기존 사회의 질서를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기본소득 논의는 좌파의 논리라고 터부시하던 정치권에서도 이제 여야(與野)할 것 없이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말하고 있으며 이는 국민에게도 상식적인 논의로 받아들여진다. 코로나19가 만든 사회 변화를 두고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은 “급진적인 변화는 일어나야 할 것이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가 공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상은 돈다고 생각했지만, 공장은 가동을 멈추기 시작했고, 각 나라의 시민들을 이제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태에 놓여(lockdown) 아파트 방에서 생명을 보전하고 있다. 지젝은 “우리 모두는 불확실한 미래를 매일 눈으로 목도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의 반응도 기존의 세계 질서가 만들어 놓은 좌표 위가 아닌 이를 벗어나 이전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Pandemic)이 일어나 우리의 세계를 멈추었다면 이제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불가능한 일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젝이 언급한 바와 같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가능하게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뉴노멀’한 것은 무엇이며, 뉴노멀한 사회는 어떠해야 하는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출처: 연합뉴스TV)

바이러스는 모두에게 공평한가 

 

전염병과 바이러스는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 모두가 우울하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코로나19라는 재난은 각기 다른 얼굴로 각자에게 다가온다. 지난 3월 2일, 질병관리본부는 '자가격리 수칙'을 공개해 코로나19 증상을 느끼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자들에게 생활수칙을 전했다. 그러나 과연 자가격리는 우리 모두에게 쉽고 간편한 수칙일까 그리고 모두에게 가능한 일일까. 혼자서 생활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자가격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사회적 약자였다는 것은 기우가 아니다. 그는 청도 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연고자 없이 20년 넘게 생활하던 정신 장애인 환자였다.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102명의 환자 중 1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고 이 중 7명은 사망했다. 지난 2월 26일 전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기자회견을 열어 "청도 대남병원 집단감염 사태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이 사회적 소수자에게 얼마나 폭력적인 재앙을 불러오는지 확인시켜주는 사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잇따라 집단 감염이 확인된 곳도 다름 아닌 칠곡 중증장애인시설과 대구 성보재활원이었다는 것에서도 바이러스는 사회적 약자에게 유난히 더 모질게 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집단 감염을 피하고자 선택된 코호트 격리가 장애인에게는 집단 감금과 다름없어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노출이 심한 집단은 비단 장애인만이 아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노동자의 집단감염은 한국의 사회적 약자를 집요하게 물어뜯는다. 구로구 콜센터 노동자들은 상호 간 거리가 1m도 떨어지지 않은 좁은 공간에서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매일 8시간 동안 전화 상담을 해왔다. 이러한 콜센터 환경을 두고 콜센터 직원들은 '닭장'이라고 비유하는 것도 과장은 아닌 듯하다. 누군가 감기에 걸리면 모두가 감기에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아파서 병가를 내고 싶은 직원이 당일에 상사에게 연차 신청 시엔 페널티가 적용된다는 점 역시 노동자가 아파도 일터에 나와 일할 수밖에 없는 노동 구조를 부추긴다. 이러한 측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은 예고된 인재(人災)였을지도 모른다.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코호트 격리가 시행된 대구 한마음아파트는 한국 사회 취약한 계층에게 바이러스가 얼마나 모질게 구는지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례였다. 언론은 대체로 대구 한마음아파트를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거주하는 공간으로 그려내며 신천지 교인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안일한 태도와 행동에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은 한마음 아파트 거주자 중 다수가 신천지 교인이었다는 사실 이전에 그들이 주거환경이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이라는 점은 놓치고 있었다. 대구 한마음 아파트는 1985년 준공 이래로 근로 여성 임대 아파트로서 대구 시내 사업장에 재직하는 35세 이하의 미혼 여성만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였다. 임대 아파트는 주거환경이 취약한 저소득층 여성 노동자에게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가장 비싼 월 임대료가 5만 4,000원이라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 한마음 아파트에서 많이 나왔다는 사실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대구 한마음 아파트의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천지 교인이기 전에 사회 취약 계층이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재난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들이닥치지 않음을 마주하고 있다. 

마스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사이를 가른다. 지난달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정규직에 KF94 마스크를 지급하는 반면 비정규직에는 면 마스크를 지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마스크 재고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하청업체 노동자인 비정규직 직원들은 해당 업체가 마스크를 지급하는 게 맞다며 대응했다. 이러한 사기업의 논리는 공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에서는 정규직 역무원들에게 1인당 13장씩 마스크를 지급했지만, 용역업체에 포함된 청소노동자에게는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았다. 부산교통공사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협력업체의 몫은 원청이 지급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청업체와 협력 업체 직원은 원청인 현대차와 부산교통공사의 직원이 아니다.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자에게 먼저 마스크를 지급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기업의 태도와 지침은 누가 먼저 보호받을 만하며, 어디까지가 ‘우리’ 직원인지 명확한 경계선을 긋고 있다. 그 이면엔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코로나19에 더 노출된다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공적 마스크 5부제는 외국인들이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들일 길을 제한하기도 했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과 같은 신분증이 없는 외국인은 외국인등록증과 함께 건강보험증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재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건강보험에 가입된 수가 전체의 6%다. 정부는 약국이 아닌 하나로마트나 우체국에서는 건강보험증이 없더라도 마스크를 살 수 있게 조처를 하였으나, 수도권의 경우엔 공적 마스크가 약국에서만 공급돼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는 지금도 우리 사회의 숨겨진 모습들을 드러내고 있다. 연고자 없이 20년 동안 병실에서 지내던 노인, 좁은 공간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콜센터의 열악한 근무 환경, 월세로 간간이 5만 4천 원을 지불하는 저소득층 여성의 삶,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르는 기업의 논리, 그리고 한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등등. 코로나19는 계층과 계급, 국적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동안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사회 곳곳의 문제점들을 들추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하는 곳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취약하다는 곳에서 다 발생하고 있다"며 "그만큼 우리가 대비해야 할 영역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염되고 그 과정에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집단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사회적으로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는 코로나에 대한 예방책이자 대응책이면서 동시에 한국 사회 구조에 던지는 물음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가 

 

한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의 확산이 점차 불어나면서 정부를 중심으로 공공기관과 지자체로 뻗어 나가며 시민들이 따라야 할 실천 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거리를 둔다는 것은 전염병 감염을 피하고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만들어 방역하겠다는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념은 코로나19와 함께 나타난 전략은 아니다. 공중보건 분야에서 감염병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하던 개념이다. 공중보건의 차원에서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를 권유하는 이유는 시민을 바이러스의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함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이 바이러스의 위협으로부터 개인을 지킬지 모르지만, 동시에 특정한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성찰이 부족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인을 사회로부터 일정 거리를 두게끔 유도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구체적인 실천 내용은 대학에서 개강 이후에 비대면 강의를 하거나, 사적인 모임을 취소하거나, 결혼식을 미루는 등이 있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떤 개념인지 분명히 정의하고 있지 않아 사회의 범주는 임의로 설정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개념의 시작은 19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파커(Robert. E. Parker) 교수의 사회적 거리 개념이란 사회계급과 인종, 민족, 그리고 성적 지향이나 성별과 같은 범주 안에서의 거리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사회적 거리는 정서적인 거리이면서 누가 안팎에 존재하는지 설정하는 규범적 거리인데, 차이와 구별이 차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화적인 거리를 설정하기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회학자 보가더스(Bogardus)는 사회적 거리 개념을 개인이나 집단 간의 공감적 이해 혹은 동정의 차이로 이해했다. 보가더스는 특정 집단의 성원과 얼마나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친밀해질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서 사회적 거리 개념을 사용해 실증적인 연구를 발표했다. 보가더스의 실증 연구는 특정 집단이 외부 집단에 보이는 호감이나 비호감을 어떻게 보이는지 알기 위해 미국인을 대상으로 이주민에 관한 설문을 시도했다. 이주민에 대해 심리적으로 얼마나 거리감을 느끼는지 알기 위함이었다. 보가더스는 해당 설문 결과가 미국인이 이주민에 대해 어떤 여론을 갖고 있으며 얼마나 거리감을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증거로 제시했다. 타인에 대한 배제의 잣대를 가리키는 척도로써 사회적 거리 개념이 사용된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한국 사회에서 코로나19 대응책으로서의 거리두기를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사용하는 것은 다분히 문제가 있다. 사람과 사람 간의 물리적인 거리를 두자는 것이지, 특정 계층이나 집단과의 거리감을 느끼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세계보건기구(WHO)의 마리아 반 케르크호베 신종질병 팀장도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 간 거리를 유지하자는 용어로 사용되던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물리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으로 바꾸자고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신종질병 팀장은 “우리는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서로 계속 연결돼 있을 수 있다”며 상호 간 물리적으로는 거리를 두되 사회적으로는 고립될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용어의 올바른 사용은 단순히 지시하는 바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위해서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19의 감염을 피하고자 상호 간의 일정한 거리를 두는 시도를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말하게 되었을 땐 사회와 떨어질 수 없거나 떨어질 수 없는 존재들, 예컨대 앞서 언급한 장애인과 콜센터 직원들의 사회라는 불평등한 위치를 정당화할 위험이 있다. 감염병의 시대에도 일상은 저마다 속한 환경에 따라 다르며, 어떤 이들은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 사회의 도움과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물리적 거리두기로 표현을 바꾸는 것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곧바로 상이하게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코로나19 사회에서 인식해야 하는 거리감은 이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집단들 간의 차이에서 느끼는 친밀감과 심리적인 거리감이 아님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전염병의 공포에 맞서서 사람 간의 일정 거리를 확보하는 언택팅(untacting)을 실천하자는 것이라면 물리적 거리두기로 표현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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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6. 1. 21:54

 

전건웅 기자 woongj@

 

코로나 19 영향으로 전국의 대학교들은 온라인 개강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서강대학교는 개강 , 학기  2 동안 온라인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것을 공지하였고, 지난 4 9일에는 비대면 강의 기간을 1학기 전체로 연장할 것을 발표했다. 예상치 못했던 사태로 관련 매뉴얼이 부재했고, 기존에 서강대학교는 온라인 강의 운영 경험이 없기에 준비 단계와 진행 단계 초기에서 많은 혼란과 잡음이 발생했다. 

 

 대학원 신문사는 온라인 강의 시행 초기부터 현재까지 학교 측에서 적절한 대응과 안내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은 없는지 조사하였다. 특히, 혼란 상황 속에서 조교로 근무하는 대학원생들이 입은 피해는 없는지, 조교들의 건강과 안전은  보장되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하였다.

 

취재는  학과의 조교장들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 학과 행정팀에서 강의영상 촬영 보조 근무를 하고 있는 대학원생 조교 인터뷰, 사이버캠퍼스 시스템과 관련된 문의 사항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원생 사이버 캠퍼스 조교들과의 인터뷰로 진행되었다. 

 

조교장 인터뷰: 온라인 강의에 대한 학교 측의 초기 대응과 안내는? 

 

  학부 조교장들과의 전화 인터뷰 결과, 현재 대부분의 학부는 온라인을 통한 수업 운영에 비교적 적응한 상황이었다. 교수님들은 활용할  있는 강의법을찾아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조교들도 처음엔 낯선 방식으로 수업을 보조하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현재는 요령이 붙은 상황이었다.

 

 학부 사무실은 코로나 대응 수칙에 맞게 근무시간과 인원을 분배하여 많은 인원이  공간에 모이지 않으면서도 공백이 없게끔 운영되고 있었다. 다행히 안정권에 들어섰지만, 비대면 온라인 강의가 시행된 개강 초기에는 학교 측의 대응과 안내에 부족한 점이 많아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지난 3 2, 학교 측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통한 비대면 수업 진행을 결정하면서 서강 대학교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게재하였고, 수업 진행과 관련된 사안을 교수들과 학부 행정팀, 학부 사무실 측에 메일로 전달하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몇몇 조교장들은 홈페이지에 공지된 사안과 메일 내용이 온라인으로 강의를한다 내용만 있을  실제 어떻게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야 하는지 대해선 설명해 주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3 2일에 게재된 학교 측의 온라인 이용 비대면 수업 시행에 관한 공지에는 온라인 환경을 활용한 비대면 수업의 예시로 본교 사이버 캠퍼스, 서강톡톡, 공유 드라이브, 개인 웹사이트, SNS  온라인 환경을 예시로 제시했다. 교수와 조교들에게 보내진 메일에는 해당 플랫폼들을 어떻게 활용할  있는지사용법에 대한 안내가 있었어야 했지만, 메일 내용에는 수업 관련 규정, 출석 방침   틀과 원칙에 관한 내용만 있을  구체적인 안내가 존재하지 않았다.

 

수업 진행을 보조해야 하는 조교들에게 가장 필요한 안내는 온라인 강의를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지, 프로그램 사용법은 어떻게 되는지, 어떤기능들을 활용할  있는지에 등에 대한 설명이다. 아무리 전자기기와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라고 하더라도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일이 아니다. 교수님이 강의하는 영상을 촬영해서 올린다고 가정했을 , 우선 관련 장비를 구하고 다룰  알아야 한다. 

 

영상의 화질, 화면 구도, 소리 입력 등을 고려해야 하고 촬영된 동영상을 편집하기 위해 편집 프로그램도 다룰  아는 , 예상보다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이필요하다. 혹시 편집한 영상의 용량이  경우 인코딩 프로그램도 돌려야 하며,  일련의 과정은 대면 강의 진행을 보조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작업 시간이요구된다. 

 

 사이버 캠퍼스 공지란에는 개강 전부터 사이버 캠퍼스 사용법과 함께 온라인 강의에 활용하는 프로그램 사용법들이 업로드되고 있었지만, 학부 조교장들은이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  학부의 조교장은 우리 학교(서강대학교) 규모에 비해 학교 관련 사이트들이 지나치게 많다. 어디에 어떤 공지들이 올라오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접근성도 낮아 홈페이지 개편이나 단일화 같은 시스템 정비를 진행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이와 같은(코로나) 상황에서는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공지 방법 모색과 안내가 필요했다.” 말했다. 

 

 학교 측은  틀을 제시하고 교수들의 자율적인 선택과 프로그램 활용을 기대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교수들의 연령층과 실제 온라인 강의 진행 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선택이었다. 갑자기 낯선 장비들과 프로그램들을 다루어야 하는 교수들은 구체적인 안내 없이  혼란을 겪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조교들이 짊어져야 했다.

 

 어떤 방식이 내가 담당한 교수의 수업 방식에 적합한지 인터넷을 뒤져서 찾아야 했으며, 필요한 장비와 프로그램 사용법을 직접 익혀야 했다. 교수와의 연락도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익힌 방법을 가르쳐주는  또한 험난한 과정이었다. 일부 학과는 조교들이 힘을 합쳐 ‘Zoom’ 같은 화상 강의 프로그램활용법에 대한 자체 매뉴얼을 제작하였으며, 조교 개인이 담당 교수님께 적합한 방법을 찾아 매뉴얼을 직접 제작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 조교들은 일주일에 2시간씩 되는 강의를 촬영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인 장비들을 동원하여 학교에 나오고 있다.

 

 학교 측의 안내 부족은 학부의 상황에 따른 대응 수준의 편차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재정적 여유가 있는 학부들은 학부 행정팀 차원에서 긴급 예산을 편성하여 동영상 강의 촬영 근로 학생을 모집하거나 유료 프로그램 이용료를 지원하였다. 

 

 교수님들이 기본적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공대 쪽의 경우는 별다른 도움 없이도  무리 없이 온라인 강의를 시행할  있었다. 반면에, 비교적 재정이 부족하거나 재정이 있어도 해당 학부생 중에 관련 기술을 가진 학생을 구하기 힘든 경우, 교수님들의 평균 연령대가 비교적 높은 학부의 경우는 온라인강의 운영이 안정권에 들어서기까지 많은 곤혹을 치러야 했다.

 

 온라인 강의 초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학부의 조교장은 학교 측에서 일괄적으로 활용할 프로그램을 제시하거나, 교수나 조교들을 소수로 나누어프로그램 교육을 시행했다면, 아니면 적어도 어떤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라도 존재했다면 혼란이  했을  같다.” 아쉬움을표했다.

 

미흡한 대응으로 여러 학부가 공통적으로 겪어야 했던 또다른 문제는 출석체크에 관한 문제였다. 현재는 이번 학기에 출석에 대한 FA 규정이 완화되면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었지만, 온라인 강의 초기에는 상황에 맞지 않게 학교 측에서 출석체크 원칙을 고수하면서 많은 조교들이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서강대학교 학부생들은 비교적 출석 점수에 예민한 편이어서 수강생들로부터도 많은 문의 사항이 있었다. 활용하는 프로그램마다 출석을 확인할  있는 방식이 다르고, 온라인 강의 특성상 실제 원칙적인 출석 규정을 적용하는  예매한 지점들이 많이 발생한다. 규정이 완화되기 , 많은 조교는 본인도 명확한 기준을 판단하기 힘든 상태에서 교수와 학부생들의 문의를 받아내야 했다.

 

영상 촬영 보조 조교 인터뷰: 온라인 강의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서강대학교

 

 인터뷰에 응한 대학원생 조교는  학부의 행정팀에서 교수님들의 강의 영상 촬영을 보조하고 있는 학생이다. 해당 학생은 코로나 19 관련된 학교의 일련의 대응을 보면서 학교가 가진 시스템의 기술적인 한계들과 개선하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가장 우선으로 뽑은 문제점은 학교에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있는 장비들과 기술을 지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단 점이다. 조교는 촬영을 도와달라고  부탁을 받아 수락했지만, 모든 것을 밑바닥에서 시작해야 했다고 한다. 교내에서 관련 장비를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웠고,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노후화된 장비들이었다. 시설이 있어도 다룰  아는 인력이 없었고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해당 조교는 교수님들이 가지고있는 개인 장비들을 주로 이용하여 강의 촬영을 보조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 측에서 이를 해결할 의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내 전체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이  5명인데 수요는 넘쳐나니 조교들의 업무 부담이 과중한 실정이다. 교내에 분명히 기술을 가진 학생들이 많을 텐데,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원을 충원하지 않고 있다.

 

 영상 촬영 보조 조교들은 기술을 가진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근로 기준 최저 시급인 8,600원을 받고 있었다. 더구나 촬영하다 보면 근무 시간이 예상보다 많아지게 되는데, 학교 근로 장학금 기준상 일주일에 14시간을 넘게 책정할  없어 초과근무에 대한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온라인 강의 경험이 없으니, 영상 보조와 관련된 일은 대부분 체계화된 구조 없이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업무는 구두를 통해 이뤄졌고, 스케줄 또한 명확하지않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움직여서 조교 개인 스케줄 관리에 영향을 미쳤다. 

 

 인터뷰에 참여한 조교는 긴급상황인 만큼 예산을 투입하여, 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력을 충원하였으면 혹은 외부인력이라도 끌어왔으면 혼란을 줄였을 같다.”  아쉬움을 표했다. 정당한 대가를 받을  있는 임금 지급 체계와 체계적인 관리 체제를 두어 움직이게 했다면 조교들의 근무 만족도와 효율성도높고, 온라인 강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수님들의 불편도 줄었을 것이다.

 

 학교에서 사용 중인 홈페이지 체계와 사이버 캠퍼스 시스템에도 사용하기 불편한 점이 많았다. 우선, 학교 홈페이지가  조각조각 쪼개져 있어서 공지가 올라와도 통합해서 보기 어려웠다. 특히, 학부 홈페이지는 모바일 지원이 불가능해서 PC 직접 접속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학교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공지와 안내를 하더라도 접근성이 떨어져서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비율이 매우 적었다. 해당 조교는 학교가 필요한 부분을 학생들이 노력을 기울여 찾아야 하는 거꾸로  상황이라고 표현하였다. 조교가 직접 학교 측에 해당 문제를 수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해 보았지만, 학교 전산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맡고 있는 전산정보팀의 구조가 수직적인 편이어서  전달되지 못했다. 

 

 사이버 캠퍼스는 인터페이스 자체가 가시성이 떨어지고,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단점도 있었다. 원하는 작업을 진행하다가 오류가 나면 해온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문제점도 있었고, 업로드   있는 용량이 제한적이어서 영상 화질을 일부러 여러  떨어뜨려야 했다. 

 

 조교는 영상의 화질이 떨어지면 아무래도 강의에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이버 캠퍼스 인터페이스의 불편함도 학생들의 강의에 대한 만족도를 크게떨어트릴 것이다.”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홈페이지와 사이버 캠퍼스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였다. 

 

사이버 캠퍼스 조교 인터뷰: 안정권에 들어선 온라인 강의, 여전히 존재하는 문제점은?

 

  여러 부분의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학사지원팀을 비롯한 학교 메인 행정부서들은 온라인 강의 시행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대처하기 위해 비교적 많은 노력을 해왔다. 기존에 활용하고 있는 사이버 캠퍼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긴급예산을 편성하여 사이버캠퍼스 서버를 증설하였으며, 학내 보조 기관인교수학습센터에 사이버 캠퍼스 문의 담당 조교들을 배치하였다. 

 

 사이버 캠퍼스 조교는 모두 교내 대학원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업무는 사이버 캠퍼스 시스템 이용과 관련된 문의 전화와 메일을 통해 들어오는 문의를 해결해주는 것이다. 사이버 캠퍼스 조교들 역시 온라인 강의 시행 초기에 전화기에 불이 나도록 문의가 쏟아져 많은 고생을 했다고 토로했다. 그중 가장많았던 상대하기 어려웠던 문의 사항은 개강 초기 서버 불안에 대한 불만 전화와, 사이버 캠퍼스 기능을 벗어나는 문의, 관련 없는 프로그램 활용법에 대한 문의 전화다.

 

 개강 초반, 사이버 캠퍼스는 갑자기 많은 인원이 접속해서 동영상을 업로드하여 시스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의 문제점들이 발생하였다. 이에 대한 불만이 전화를 통해 폭주하였고, 사이버 캠퍼스 조교들은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해야 했다. 다행히 서버 불안 문제는 현재 서버 증설을 통해 대부분 해결된 상태다.

 

 사이버 캠퍼스는 동영상 업로드나 출석 체크, 과제 제출 등의 기능은 제공하지만, 자체적으로 동영상 제작이나 화상 강의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교수들이 가장 필요한 것은 동영상 제작에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이나 화상 강의 프로그램 사용법이기 때문에 해당 문의가 교수학습센터로 쏟아졌다. 엄밀하게 말하면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설명과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고, 담당하는 부서도 명확히 존재하지 않는다.

 

 어쩔  없이 사이버 캠퍼스 조교들은 PPT, Zoom 같은 프로그램 활용법 또한 직접 익혀 안내하고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지한 전자기기를 들고 직접방문한 교수님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도움을 주고 있다.

 

 사이버 캠퍼스 조교들은 지금은 문의도 많이 줄고 안정권에 접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발생할  있는 문제점들이 존재한다고 말하였다. 디지털 기기나 온라인 시스템 활용에 취약하신 교수님 중에 온라인 강의가 1학기 전체로 연장될 것을 예상  하고 버텨 오신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교수님들은 교수학습센터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 제작법 워크숍에도 참여하고, 문의를 통해 많은 도움도 받았지만, 여전히 생소한 장비들을 다루고강의를 제작하고 업로드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는 방식이나, 예전에 녹화된 강의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버텨왔지만, 온라인 강의가 1학기로 연장된 이상 더이상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사이버 캠퍼스 조교들은 예상했다.

 

 조교들은 충분히 강의 능력이 있는 교수님이 디지털 기기를  다루지 못해 수업 진행에 차질을 빚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이는 자연스레 강의 평가에도영향을 미치게 되고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도 떨어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사이버 캠퍼스 조교들은 서강대학교가 입시 성적이 높은 학교인 만큼 아무래도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학교와 비교하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학교의 전반적인 대응부터 행정처리까지 학생들은 기존에 온라인 강의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던 학교들의 대응 방식과 비교할 수밖에 없고, 강의의 질마저 떨어진다고 느낀다면 학생들의 불만은  커지게  수밖에 없다. 

 

얼마  교수학습센터에서 진행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위한 교수 워크숍 코로나 예방을 위해 소수의 인원만 받을  없음에도 불구하고 80명이 넘는교수들이 지원하였다. 여전히 교수님중에 온라인 강의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 중인 온라인 강의 방식이 수업 진행에 적합하지않지만 어쩔  없이 사용하고 있는 분들도 많으며, 가능만 하다면 대면 강의에 대한 수요도 높은 상태이다. 학교 측에서 소수 인원이 참여하는 비대면 강의에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재의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교수님들을 위한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도 보호받을 대상 아닌가요?

 

 사이버캠퍼스 조교들과 일부 학부의 조교장들은 비대면 소통에서 발생하는 권력 관계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사이버 캠퍼스 조교들은 사이버 캠퍼스 시스템 이용에 관련한 업무를 보조하는 입장이다. 전반적인 시스템 운영은 학교에서 외주를  업체에서 관리하고 있다.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조교들은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와 연락하여 중계해야 함으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 충분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기다리지못하고 보채는 문의자들이 여럿 존재했다. 신분을 밝히지도 않고 전화하여 불만 사항만을 쏟아 놓고 끊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한 동영상 파일을 보내달라거나 필요한 부분을 요청한 경우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협조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며, 장비나 기술적인 부분을 다루는 데서 받은 스트레스를 조교들에게 여과 없이 표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전자기기의 문제점은 조교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지점 임에도 불구하고 전화상으로 해결을 보채거나, 추가하기 힘든 기능들을 무작정 요청하기도 하였다. 

 

교수님들은 대부분 연령층이 높고 대면 강의에 익숙하기에, 온라인 강의에 많은 답답함과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지원과 온라인 강의를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기에  상황에서 가장 스트레스받는 주체는 교수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교수와 학생이라는 관계 속에서 교수들의 태도에학생들이 받을  있는 위압감과 스트레스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사이버 캠퍼스 조교들은 문의를 주시는 교수님들에게 최대한 교수님들이 강의하시는  어려운 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이버 캠퍼스 시스템 자체의 한계도 존재하고, 비대면 소통에 어려운 점들이 있으니 조급해하지 않고 조금만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부탁했다. 

 

 학부 사무실의 경우, 조교들도 재택근무를 병행하여 사무실에 최소한의 인원을 배치하고 있지만, 교수님의 비대면 강의를 위해 많은 조교가 동원되어야 하는업무를 지시한 경우가 있었다. 해당 조교장은 상황을 설명하고 거절하는데 곤혹을 치렀다고 한다. 온라인 수업 관련 장비 설치를 위해 조교들이  수업 촬영을 보조해야 하고 편집과 업로드, 수강자 관리까지 업무부담이 과중한 조교들도 있었다. 무리한 부탁 임에도 교수님이 부탁을 조교가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다.  

 

 학부 조교장은 조교들이 수업을 보조하는 것은 의무이자 해야  일인 것은 맞지만, 조교들도 코로나로부터 보호받아야  사람들이고 존중 받아야  사람들인데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일련의 (대응) 과정에서 피해받는 조교들의 권리는 많이 배제되는  같다.” 서러움을 토로했다.

 

매뉴얼 구축과 체계 정립의 필요성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기에 감안 해야  부분이 많긴 하지만, 이번 학교 측의 코로나 19 대한 대응과 온라인 강의 운영은 혼란을 통제하는데 부족한 분들이 존재했다.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으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존재인 대학원생 조교들이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이 발생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이번 상황을 바탕으로  온라인 강의 인프라 구축과 매뉴얼 제작이 필요하다.  틀에서 원칙을 제시하고 교수들과 학생들의 자율성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교수들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활용할  있는 대안 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있다. 어디까지가 학교에서 관리할  있고, 지원해   있는지 범위를 명확히 지정해주고, 그에 대한 일련의 절차를 제시해줘야 혼란을 겪지 않고 자율성을발휘할  있다. 

 

어떤 문의를 어디로 문의해야 하는지 정확한 업무 부담을 다시 안내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기존에 부서별 업무 분담에 대한 안내가 있더라도, 평소에 문의 경험이 적었던 사람으로서는 긴급상황에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혼선이 있을 수밖에 없고 관련 문의들이 증가한다. 실제 사이버 캠퍼스 담당 조교들은 학칙이나 출석 관련 문의와 같은 부서와 관련되지 않은 문의 전화들이 많이 몰려와 담당 부서로 연락을 돌리는 것도 업무  하나로 여겨졌다고 한다. 업무의 효율성과 교내 구성원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긴급상황이 발생할 , 부서별로 담당 업무가 무엇인지 다시 정리해 안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발생하는 일을 구두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을 미리 파악하여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의 대응의 경우, 사이버 캠퍼스 문의에는 긴급 예산을 투입하여 인력을 모집하였지만, 영상 보조의 경우 수요가 높아 업무 부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인력이 충원되지 않았고, 인건비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 당장에 가용할  있는 장비나 공간  인프라도 부족하여 업무 진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긴급상황  지원이 필요한부분이 미리 파악하고, 관련 업무를 처리할  있는 체계를 마련하여 교내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있어야 한다. 

 

 분산되어 있는 학교 홈페이지들을 재정비하여 공지를 파악하기 쉽도록 하고, 가능하다면 업체와 협력하여 사이버 캠퍼스의 한계점들을 보완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학교와 교수들이 최선을 다하더라도 활용되는 루트와 시스템적 한계로 인해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대응 수준과 강의 만족도는 현저히 떨어질 있다. 학교 홈페이지와 사이버 캠퍼스는 코로나 19 상황이 끝나더라도 지속적으로 활용된 시스템이기에, 코로나 이후의 상황과 다음에 발생할 수도 있는 긴급상황에 대비해서라도 쾌적하고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하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고, 지금의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번 상황이  해결되더라도 유행병이 도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고, 예상치 못한 일로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평소에 발견하지 못했던일상의 약점들을 파고들었다. 이번 사태가 바람처럼 지나갈 예외적인 사건에 그칠 것이 아니라, 예방주사가 되어  건강한 면역체계가 구축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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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9. 7. 5. 20:25

게임중독 논란에 대한 놀이학(Ludology) 연구자의 소심한 목소리

 

전 석 _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디어학부 겸임교수

 

2019년 5월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72차 세계보건기구(WTO) 총회에서 ‘게임중독(게임 과몰입, 게임 이용 장애)’에 대한 질병분류가 통과되었고, ‘6C51’이라는 코드로 정신, 행동, 신경발달 장애의 하위 질병으로 분류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대한민국은 게임중독에 대해서 민감하고 강렬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 우리나라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게임의 열정적인 이용자인 동시에 높은 교육열과 더불어 치열한 경쟁을 요구하는 교육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진 않은 현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교육과 게임은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위치에 있다. 불행하게도 최근에는 사회적, 정치적, 철학적으로 세대 갈등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극한 상황에 게임중독은 세대 간의 대립과 갈등을 쉽게 치환할 수 있는 포괄적인 주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회 전반에서 게임중독에 대한 해석과 주장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게임 이용자들이 왜 그렇게 몰입하게 되는지 또는 도대체 게임이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먼저 이해해야 한다. 당신은 ‘게임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너구리’나 ‘갤러그’와 같은 예전 오락실 게임이나 우리나라에 선풍적인 인기였던 ‘스타크래프트’ 정도가 떠오르거나 게임이 다 비슷한 것들이라고 생각된다면, 이 논의는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 결국엔 끊임없이 다른 주장을 반복하며 소비적인 논쟁만 하면서 아무런 성과도 없이 마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게임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현재의 디지털 게임은 인류학, 역사, 문학, 디자인, 수학, 정보통신기술, 경영, 마케팅, 등을 비롯한 모든 학문의 성과가 매우 복합적으로 구성된 총체적인 창작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불어 게임은 단독으로 콘텐츠이자 작품인 동시에 미디어로써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예술 장르로 치면 다원 예술로 해석할 수 있고 콘텐츠로서는 전형적인 융합형 문화 콘텐츠로 분류할 수 있다. 모든 게임이 그럴 수는 없지만 단 하나의 게임으로 거대한 규모의 산업과 문화를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있는 파괴적인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빌보드 차트나 해외 유명 콘서트장에서 공연하는 BTS를 보고 자랑스럽다고 느끼면서도 ‘LOL 월드챔피언십’이나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한국 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면 조금은 넓은 시각으로 콘텐츠 산업을 살펴보아야 한다. 2018년 상반기 국내 콘텐츠 산업의 수출에서 전체 콘텐츠 중의 62.1%가 게임 콘텐츠이다. 우리가 세계를 놀라게 만들고 있는 자랑스러운 ‘K-POP 신드롬’은 대단하지만 음악은 5.9% 정도이며, 최근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의 영광과 함께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영화는 아쉽게도 0.8%에 불과하다. 오랫동안 게임 산업은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문화 콘텐츠 강국이 되고자 했고 몇십년 전부터 제조업과 지식산업의 특성을 비교하면서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극찬했던 대표적인 콘텐츠 산업 분야에서 가장 화려하고 경쟁력 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어떤 지표로도 게임 콘텐츠 산업이다.

앞서 언급한 산업으로서 부가가치 창출 이외의 학문적 측면을 살펴보자. 초기 보드게임이나 카드 게임들이 컴퓨터의 등장 이후로 디지털 게임으로 발전하면서, 곧 게임은 회화, 문학, 연극과 같이 이미지와 텍스트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제공하는 새로운 콘텐츠 형식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게임이 가진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은 기존의 서사(Narrative) 방식이 가진 대부분의 한계와 범주를 너무 쉽게 무너뜨려 버린다. 게임은 선행되는 막(Act)이나 챕터(chapter)의 구분에 크게 한정되지 않고 스토리의 선형 구조에 의한 제한이 전혀 없었다. 게임의 서사는 이용자 선택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고 선택에 따라 같은 반복되기도 한다. 이용자가 내용의 일부가 흥미롭지 않거나 또는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생략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게임은 이용자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제작된다. 선형 스토리텔링을 가진 모든 콘텐츠가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한계점을 버튼 하나로 간단히 날려버린 것이다. 이처럼 전통적인 서사와의 짧지만 강렬한 경쟁과 갈등을 거치고 난 후 2000년대에 들어서 게임은 점차 대형화되고 음악, 영화, 방송과 같이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장된다. 이 시기에 게임은 쟁쟁한 경쟁자인 방송, 영화, 음악이 가진 대부분의 특성을 흡수한다. 카메라 연출 및 편집 기법을 게임 내에서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차용하고 심지어 영화감독이 직접 게임 진행 영상을 연출한다. 그리고 가수, 작곡가, 연주자들과 기획한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이 제작하기도 한다. 흑백화면과 환경 사운드만으로 연출되는 공포 게임부터 디바이스 진동으로 촉각적 피드백을 제공하고 카메라 추적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행동에 따라 반응하는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몇몇 콘솔 게임기는 최근 등장한 4D 영화관의 효과들을 교묘하고 강렬하게 활용하고 있다. 다른 미디어에서는 몇 십년동안 고민하던 한계점이나 문제점을 간단히 해결하고 오히려 사용자에게 더 다양한 인터랙션과 피드백을 제공하고 공감각적으로 조작하기를 요구하는 게임의 진화는 사용자에게는 너무도 달콤한 유혹이다. 그리고 게임 자체로 소셜미디어 역할을 수행하며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더해지면서 사용자들은 게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순식간에 몰입하게 했다.

이러한 게임의 특성은 다양한 분야에 독특한 영향을 끼친다. 예술 장르로서 비디오아트를 계승하여 등장한 미디어아트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부흥하면서 매우 깊은 인상을 주었다. 많은 작가(창작자)가 공학자나 기술전문가와 함께 협업하여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창작하였고, 예술 분야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고 보다 다양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미디어아트가 보여주는 상호작용성이나 멀티미디어적 표현을 통해 많은 흥미를 느꼈고 그와 더불어 다양한 창작을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적인 펀딩과 프로젝트도 쉽게 추진되었다. 하지만 2000년 중반 이후로는 기술적 흥미로움과 창조적인 미디어의 역할을 대부분 디지털 게임에 빼앗기게 된다. 잔인하게 표현하자면 후기에 등장하는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보여주는 표현 방식, 인터페이스, 창의적 연출, 몰입도, 재미, 등의 요소들이 게임상에서 더 기술적으로 유려하고 제공되었고, 표현과 연출은 더 창조적이었고 결과물의 퀄리티조차 더 높았다. 또한 상호작용성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편의성은 비교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으로 격차가 켜졌다. 이제 미디어아트는 새롭거나 놀라운 것을 보여주지 못하게 되었다. 물론 예술작품과 디지털 게임을 1대1로 개념적 가치 비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서로 다른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런 비교는 무의미하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결과물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게임은 모든 측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었다. 더 많은 기술과 자본이 투자되었으며, 사용자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서 제작된 것이니 당연한 것이었다. 이처럼 게임은 모든 예술,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포함해서 강력한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단지 부가가치 창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술적, 예술적, 디자인적 역량이 집약되어 제작되고, 기존 장르적 특장점과 미디어 확장성을 포괄적으로 융합되며 발전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세대를 뛰어넘어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게임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시대의 흐름에 따라 디지털 게임은 전통적인 게임들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게임은 더 다양하고 풍부한 역사와 범주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넓은 의미에서 게임은 ‘놀이’라는 인간의 문화적, 사회적 성질을 가진 행위이다. 일정 시간을 되돌려 기성세대들이 어린 시절에 운동장에서 술래잡기하면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여기저기 친구를 찾아다니는 행위나 놀이터에서 소꿉놀이하면서 아빠, 엄마의 역할을 각자 맡아서 어설프지만 열정적으로 연기를 하는 모습을 떠올리고 난 후에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 아이들이 거실에 앉아서 콘솔 게임기로 잠입 액션 장르의 게임에서 주어진 인질 구출미션을 수행하면서 인상을 찌푸리고 패드를 열심히 조작하는 모습이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내에서 자신이 만든 캐릭터 직업인 치유전문가의 역할을 그룹 내에서 수행하면서 집중하는 모습이 서로 다른 행위인가?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디지털 게임은 점차 모든 미디어가 가진 특성을 통합하고 완성형 콘텐츠에 가까워지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놀이까지 대체하고 있다.

  

아이들의 소꿉놀이와 심즈 게임플레이 화면

 

아무런 편견 없이 앞서 언급된 두 시대의 행위를 바라보면, 전자는 현실 공간에서 신체를 중심으로 하는 놀이이고, 후자는 증강현실 공간이나 또는 가상공간에서 사고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놀이이다. 본질적으로 두 활동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단지 차이점은 기술 발달과 시대 변화에 따라서 형식이 변한 것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부모 세대가 학창시절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서 공중전화 앞에서 수첩에서 번호를 찾던 행동과 지금 우리가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에서 외우지 못하는 친구의 전화번호 11자리 숫자를 알아서 연결해주는 행동으로 그냥 형식만 변한 것이다. 시대는 변화했고 그에 따라 놀이도 변화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만약 누군가 수십 년 전 아이들이 온종일 운동장에서 공놀이하거나 마당에서 고무줄놀이를 한다고 해서 그것을 중독으로 생각된다고 한다면 우리는 순순히 수긍할 수 있을까?

극단적인 사건들을 언급하면서 게임중독이 사용자들에게 광범위하게 발생할 수 있으며, 그것이 폭력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의 학술적 근거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해외 유수의 연구(심리학, 의학 분야) 결과와 비교하면 국내에서는 게임의 중독성과 폭력적 성향의 상관관계를 기정사실로 전제하는 연구가 다수이다. 대부분의 지표가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 체로 설정되고 설문조사나 임상실험도 전제부터 불명확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앞으로도 게임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게임중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지표를 분류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단 게임중독에 대한 연구는 그렇게 명료하게 결론 내릴 수 없다. 일단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이나 행위와 달리 게임은 아무리 재미있어도 계속하면 스스로 질려서 그만두게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게임이 제공하는 재미에 비해서 게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역전하는 시점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제작사는 끊임없이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적당한 시기에는 결국 후속 작품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어떤 중독 원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루해져서 자발적으로 그 행위를 그만두게 만드는가? 대부분의 게임은 사용자의 몰입을 철저히 유도하도록 기획된다. 그로 인해서 실제 과몰입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러한 과몰입 시기도 일정 시간 동안 고도로 집중하고 난 후에 피로감과 권태감에 의해 자연스럽게 게임을 현실로부터 분리하게 된다. 물론 개인에 따라서 시간차는 발생하겠지만 진지하게 게임에 집중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후 발생하는 지루함도 쉽게 이해할 것이다. 기존의 중독이란 금단 증상과 내성 증세를 기반으로 기준을 삼을 수 있지만, 게임은 금단과 내성에 대한 사례가 일정하지도 명확하지도 않다. 솔직히 어떤 중독 현상이 본인이 지루해서 자발적으로 멈출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그것이 어떤 차이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게임은 유전적인 특성을 ‘순수하게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놀이’로부터 물려받았다. 인간에게 있어서 놀이란 일상에 쉽게 녹아들 수 있으며, 인간의 모든 행위와 공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래를 부르면서 특정 음절을 생략하는 규칙을 지키면서 놀 수 있다. 심지어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순간에도 놀이를 할 수 있다. 식사 시간에 ‘누가 빵을 얼마나 빨리 먹을 수 있는가?’ 라는 간단한 규칙을 정하고 참여자 간의 세부적인 규칙(제한 시간, 빵의 개수, 등)을 정하면 그때부터는 놀이(게임)가 바로 시작된다. 이처럼 인간에게 놀이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고, 실제 생활에서 놀이란 심리적 선택이나 사고적 설정에서 장소와 시간을 제한하는 방법만으로도 즉발적으로 이루어진다. 과연 이런 놀이인 게임을 중독방지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논의해야 한다면 일상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 놀이에 대해서 접근을 시작해야 한다. 결국 이 문제는 ‘왜 인간은 즐거움을 추구하는가?’에 대한 어려운 논의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놀이학 관점에서는 당연히 인간에게 있어 놀이는 일상으로부터 구분될 수 없다. 누구든지 한 번쯤은 ‘길을 걸으면서 나는 보도블록의 선을 밟지 않는다!’라든가, ‘상대방과 같은 단어를 동시에 이야기하면 어떤 행동을 한다!’ 등과 같은 일상 속에서 쉽게 규칙들을 세울 수 있고 그 안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며 만족감을 경험한다. 그것이 놀이가 습관적이고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이유이다.

만약 이러한 놀이가 과도하고 중독 상태라고 가정한다면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치유하고 통제할 것인가? 게임중독의 문제점과 질병으로 해석하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지금보다는 명확한 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 제시되고 있는 게임중독의 기준은 너무 빈약하다. 누구나 특정 활동으로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스스로 또는 외부에서 일정 정도의 제한과 권고는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행동들을 비정상적이거나 질병이라고 규정하고 전문가를 통해서나 법과 제도를 통해 바로잡겠다는 결정을 쉽게 내려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런 단순 명료한 결정이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가져왔는지는 역사를 통해서 분명하게 알고 있다. 고대에는 희극과 연극이 젊은이를 망치는 몹쓸 존재였고, 어떤 시대에서는 바둑과 장기였다. 멀지 않은 시대에는 TV, 만화, 인터넷, 등이 모두 동일한 절차를 밟아왔다. 만약 어떤 인간의 행동이 객관적으로 비정상적이고 범죄 발생의 인과관계가 명확하다면, 그것이 쇼핑, 야식, 운동, 독서, 일, 취미, 기호식품, 등이 모두 의학적, 제도적 통제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 기준을 누가 어떻게 정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게임에 부작용이 전혀 없거나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하는지 여전히 의심스럽다.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대상을 빈약한 근거만으로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손쉽게 내린 판단과 성급한 결정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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