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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110호] 대학강사, 비정규직법에 걸리다 비정규교수의 제도적 지위와 생계 문제는 교수 사회의 고착화된 계급질서와 사회 곳곳에 번져있는 신자유주의적 시장질서에 기인한다. 비정규교수처우 문제 등 대학 내 민주화 요구를 가로막는 관료화된 교수 사회의 구조, 그리고‘신분의 벽’(교원 자격)을 경계로 한 침묵의 카르텔 현상에 대한 필자의 비판을 새겨듣고자 한다. 홍영경 (성공회대 비정규교수노조 분회장) “강사 못 구해 폐강 속출” 이는 2009년 9월 14일자 교수신문 일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이번 학기에 많은 대학의 강좌가 수강신청 인원 미달이 아닌 담당교수의‘정리’ 취소된 사연을 취재한 기사다. 기사는 2학기 강의에 배정되었다가 수강신청이 모두 끝난 상태에서 느닷없이 ‘짤린’ 강사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것도 인사 담당부서의 형식요건을 갖춘 해고 통보.. 더보기
[110호] 대학원에서 성정치를 말하다 캔디.D (서강대학원 석사과정) 변함없이 잔존하는 성폭력적 요소들, 여성 대학원생으로서 겪는 불편함들, 남성 위주의 행정과 시스템들 등 남성 편향적 질서는 대학원 공간 내에 여전히 뿌리 깊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현실들을 살펴보고 이들을 성정치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독해해보고자 한다. 대학원과 성정치를 이야기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처음에 든 생각은 ‘대학원은 성(性)적으로 폐쇄적인 곳이고, 그 안에서는 아무 이야기도 못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니 대강 그런 이야기를 쓰면 되는 거 아니겠어?’였다. 그런데 과연 대학원이 ‘폐쇄적이고 아무 이야기도 못하는 곳’이라는 한 문장으로 표현 가능한 곳일까? 최상위층 학문기관이라는 정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곳이 대학원이라는 공간 아닌가. 대학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 더보기
[110호] 대학원과 시장권력, 그리고 나 대학원과 시장 권력이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만나는지 그리고 그 만남은 어떤 현실 정치적 지형을 만들어내는지 살펴본다. 시장권력에 포섭되어 가는(혹은 이미 포섭된) 대학원 사회와 이를 인준하는 교수들과 학진, 그리고 여기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대학원생들의 현실에 대해 고민해보고, 덧붙여 절대자본주의 체제라는 압도적인 현실 아래서 어떤 저항과 성찰이 가능한지 나아가 대학원이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함께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명원(문학평론가) 1. 1945년 이후의 대학 오늘과 같은 대학의 시장화를 장기지속적인 구조적 국면에서 진단한 것은 월러스틴이다. 그는 1945년부터 2000년까지를 분절한 후 다음과 같은 7단계의 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1) 1945년 이후 일어난 가장 중요한 일은 적어도 25년에.. 더보기
[110호] 존경과 존중 사이 배호남(중국 옌타이대학교 한국어학과 외국인교수) 대학원 내에 공고히 자리 잡은 권력 관계를 들추어보고 이를 통해 몸 속 깊이 기입된 권력의 작동을 낯설게 보고자 한다. 대학원 사회는 선생과 제자, 박사와 석사, 남성과 여성, 제단과 학생, 전임과 시간 강사, 유학파와 국내파 등 수많은 권력관계들이 고착화 된 공간이다. 이러한 고착화를 발본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결국 대학원 구성원들이 이들 권력관계에 공모하거나 혹은 이를 내재화했기 때문은 아닌지, 정치성이 실종된 대학원 사회에 대한 필자의 날 선 비판을 들어보자.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다니다 보면,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친구들로부터 부러움 섞인 푸념을 종종 듣게 된다.“좋겠다. 너는 아직 학교에 다니니까. 밖의 세상은 얼마나 힘든지…….”필자 역.. 더보기
[110호] 학문적 대안공동체는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어떤 영역이든 신자유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대학원이 학문 공동체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떤 형태로 가능하고 없다면 왜 그러한지에 대해 살펴본다. 돈 되는 학문만 육성하는 대학원 정책, 취업을 위해 잠시 머무르는 학생들, 어떤 대안적 담론도 생산해내지 못하는 학문, 분과 학문의 경계를 고착화시키는 학진 등. 이처럼 많은 요소들이 대학원을 기능적 공간으로 전락시키고 있기에 대학원‘바깥’에서 학문 공동체를 모색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다년간 여이연(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대안적 담론을 만들어 온 필자를 통해 대학원 공동체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대학 안에서도 ‘찬밥’신세인 인문학이 미래의 비전과 삶의 지혜를 제시할 수 있을까? 혹은.. 더보기
[110호] 대학원, 낯설다 AM 3:19 창문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공학관의 불빛이 물에 번진 물감마냥 멍울져있다. 창문을 열어 보니 큰 괴물처럼 눈을 번뜩인다. 다시 창문을 닫는다. 석사 4학기. 논문을 써야하고 진로를 정해야 하고 결혼도 생각해야 하는. 하지만 아무것도 손에 쥔 것 없이 머릿속만 복잡하다. 공부를 시작할 때의 의지와 열정도 현실의중력과 관성에 의해 희석된 지 오래다. 무언가에 쫓기듯 하루를 살아내고 익숙한 일상을 소비한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얼치기의 희망도 남들과 다르게 살겠다는 어설픈 각오도 하얀 모니터 앞에 목을 길게 내밀고‘논문’이라는 것을 쓰는 동안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사라져버렸다. “어렸을 때는 누구나 꿈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현실적 고려 앞에 자신의 꿈을 내려놓고 그 .. 더보기
[109호] 이종욱 차기총장을 만나다 본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학과 이종욱 교수가 서강대학교 제13대 총장에 선임됐다. 이 총장 내정자는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5년 본교 교수에 임용되어 지금까지 재직해왔다. 전임 손병두 총장에 이어 오는 6월 27일부터 임기 4년의 총장직을 수행하게 된 이 총장 내정자를 만나 그의 포부를 간략하게 들어 봤다. 이른바 서강의 위기설에 대해서 이 총장 내정자는 위기의 핵심이 서강의 정체성 상실에 있다고 진단했다. 서강이 자신만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안팎에서의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그는 서강의 오래된 정체성인 전인교육과 학문수양을 강조하는 예수회 교육이념에 충실하면서도 차별성 있는 인재 양성과 교수 역량 강화를 통해 ‘특별한 서강’을 꾸려나갈 것이라.. 더보기
[109호] 과학소통의 아킬레스건 ‘과학용어’ 김정식 (서강대학교 과학커뮤니케이션 석사,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리소스센터 과장) 일반적인 언어와 마찬가지로 과학용어도 역사적인 배경에 의해 결정된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과학용어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들어온 용어이다. ‘과학’은 물론, 물질, 물리, 원자, 분자, 전류, 세포 등 거의 대부분이 이에 포함된다. 과학용어의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다. 1883~4년 한성순보에는 星學(성학), 格致學(격치학), 養氣(양기), 輕氣(경기) 등이 쓰였지만, 1895년에 발간된 서유견문에는 각각의 용어가 天文學(천문학), 物理學(물리학), 酸素(산소), 水素(수소) 등이 쓰였고, 1920년 조선어사전에 실린 용어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영향력 하에 놓여있을 때는 중국식 용어를 사용.. 더보기
[109호] 벼랑 끝에서의 추락 - 비정규 교수, 벼랑 끝 32년 전국의 대학들이 공사 중이다. 낡은 건물이 리모델링되고 새 건물이 올라선다. 하지만 새롭게 늘어나는 공간들이 온전히 학문적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편의시설 유치라는 이름으로 수익시설들이 하나 둘 대학 내에 자리 잡고 있다. 대학의 물리적 확장이 학문의 확장이 아니라 자본의 확장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체계 속에서 대학의 기업화는 가속화 되고 있다. 요란한 공사 터의 가장자리에 소위 시간강사, 즉 비정규 교수들이 비껴 서있다. 비정규 교수란 ‘시간강사를 비롯해 외래, 겸임, 객원, 대우, 강의 전담, 연구 교수 등 정년 보장을 받지 못하고 한 학기 혹은 일정 기간 동안 임용되어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소위 임시직 강사’를 말한다. 임시 고용직이기에 이들을 위한 대학 .. 더보기
[109호] 아내폭력과 『똥파리』 최지나 (여상힉협동과정 석사과정) 양익준 감독의 영화 『똥파리』는 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가족’을 보여준다. 영화 『똥파리』 속 인물들의 가족은, 가족 개개인들이 평생에 걸쳐 지게 될 짐짝이나 다름없는 공포와 상처의 기억이다. 이는 가족이 결코 자원이 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이며, 드러낼 수 없는 금기와도 같았던 ‘핵가족 이데올로기’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적나라한 재현에서도 젠더의 프레임을 적용하면 ‘아내 폭력’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영화 『똥파리』가 저예산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흥행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가족만이 희망이다, 내 가족밖에 없다’는 식의 한국사회의 가족담론에 균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가족이야기를 재현하는 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