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20. 10. 16. 09:00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호 규 현

 

[코로나의 초대 : 미디어 속으로]

 

인간에게는 다양한 욕구가 있다. 식욕, 성욕, 수면욕과 같은 생리적인 것들과 명예, 재물, 지식과 같은 특정 대상을 향하는 것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종류가 있다. 매슬로우(Maslow. A. H.)는 이러한 인간의 욕구가 5가지 범주를 갖고 우선순위가 있다고 보았다.(Maslow. A. H. 1943)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애정 및 소속의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충족시키고 다루는 방법에 대해 개인은 사회화를 통해 학습하고 내재화한다. 각자만의 ‘욕구 충족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 나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위기는 이 안정적인 기제가 발동하는 것을 방해하고 때로는 아예 무너뜨리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후 코로나19)은 앞서 말한 거대한 위기에 해당한다. 그것은 우리들의 기존 행동 양식을 변화하도록 강요했다. 건강에 대해 집중하게 하고, 만나서 식사하는 것을 지양케 했으며, 교육마저 접촉하지 않은 채 이뤄지도록 바꿨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을 제약하는 것은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 3단계에 해당하는 ‘애정 및 소속의 욕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욕구를 다루기 위해, 미디어 의 이용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부분의 욕구 충족 은 타인 없이 이루기 어려웠으며, 미디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미 공유를 돕는 도구”(나은영,2010)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는 우리를 어떻게 미디어로 초대했는지,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떠한 변화 를 겪고 있는지 알아보자.

사례 1 : 뉴스

평소에 하루 동안 몇 번이나 뉴스를 확인하는가? 필자는 코로 나19가 심각해진 올해 1월 이후로는 하루에 적어도 5번 이상 은 뉴스를 찾아봤던 것 같다. 뉴스는 코로나19의 소식을 알려주는 가장 공신력 있는 정보원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 초기 에는 수많은 정보가 연일 쏟아져 나왔고, 많은 이들이 보도를 접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2020.06.02.) 그렇지만, 코로나19는 우리 모두가 처음이었고 이는 뉴스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의 정보 자체가 많은 변수를 지님에 따라, 때때로 어제 전달한 내용이 다음날 수정되기도 하고, 지금 상황을 악용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뉴스이용자는 ‘정확한 정보’를 접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했다. 즉, 수용자의 주체성 있는 정보선별이 이전보다 더 강하게 강요된 것이다. 이에 발맞춰 학계와 언론사에서는 허위사실을 검증하고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게끔 ‘팩트체크’코너를 더욱 활성화하기도 했다.

  한편, 뉴스의 특성상 보며 즐거움을 느끼기란 쉽지 않겠으나, 더욱 현실이 암담하게 느껴지는 소식이 많았다. N번방 사건, 자연재해, 의료진 파업 등 부정적인 정서를 일으키는 일들은 이용자들에게 정서적인 피로감을 더욱 가중했다. 뉴스로부터 누적되는 부정적인 정서를 상쇄하기 위해 사람들은 때때로 걱정 없이 즐길만한 다른 콘텐츠를 더 찾기도 했다

 

사례 2 : OTT서비스1) 및 동영상 플랫폼

바깥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증가함에 따라 개인은 안전한 공간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냈고, 이는 ‘여가’에도 큰 영향을 미 쳤다.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사용이 증가했고, 특히 OTT서비스 및 동영상 플랫폼의 이용량은 크게 증가했다. OTT서비스의 경우 시장이 꾸준히 크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폰 등의 미디어 이용 시간의 증가와 영화관 폐쇄 등 여러 조건이 맞물려 호황을 이루게 됐다. 특히, <감기,2013>과 같은 재난 영화들에 대한 이용도 급증했는데(허민녕,2020,02.28), 이는 비슷한 위기상황에서 희망적인 결말이 주는 잉여현실로부터의 만족감을 추구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이용도 세계 각지에서 증가했는데, 큰 변화는 이들이 즐김의 장 (filed)에 더불어 다양한 정보 공유의 장으로서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은 급변한 생활양식에 적응하기 위한 유용한 학습 도구로 사용됐다. 예를 들어, 대면 행동이 제약된 시기에 맞춰 홈트레이닝, 요리, 자격증 시험 등에 대한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동영상 플랫폼이 검색 도구로써 더욱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인터넷 상의 정보 접촉 양상에도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례 3 : SNS

SNS는 타인과 연결에 대한 어포던스를 지닌다.(나은영,2010) 어포던스는 환경이 개인에게 어떠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의미한다. 즉, SNS는 본인과 다른 사람 사이의 연결에 대한 기능을 제공하리라는 기대를 준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사람들 간의 집적 연결을 방해하며, 대안인 미디어의 이용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그 결과 각종 메신저와 더불어 SNS의 이용량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권상희, 2020,03.27) 원인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는 코로나19에 관해 정제되지 않은 정보를 빠르게 얻 을 수 있다는 기대에 의한 것이다. 정제되지 않은 정보는 경험적이고, 언론이나 정부 발표에서는 알 수 없는 부분까지 알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 확진자가 등장했을 때와 31번 확진자 이후 확산이 증가한 시기에 트위터 버즈량2)이 매우 높게 증가했다.(닐슨코리아, 2020) 이는 발 빠르게 정보를 얻음과 동시에, 확진자 동선 같은 정보를 리트윗함으로써 서로 주의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다. 트위터나 네 이버카페, 커뮤니티 웹페이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 이유는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사건은 다양한 가치판단을 내리게 한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기준에 관해 판단을 내릴 때 다른 사람과 본인을 비교하려 하며,(Leon Festinger, 1954) SNS는 탁월한 도구가 된다. 지인이나 유명인이 어떻게 지내는지 보거나, 인터넷 공론장에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본인의 의견을 비교한다. 또한, 코로나19 이전에 타인과 직접 교류가 활발했던 사람의 경우엔 사회적 관계에 대한 관성이 클 것이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게시하거나, 과거에 즐거웠던 순간을 담은 사진을 다시 공유하기도 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밴드, 카카오스토리 등이 해당한다.

 

[미디어 밖에 사람이 있다.]

 

앞서 3가지 사례를 통해 코로나19사태 이후의 미디어 이용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위기와 혼란 앞에서 미디어를 더욱 찾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고, 때로는 혼란으로부터 빠져나와 즐길 거리를 찾는다. 오히려 만날 수 없어서 더욱 간접적으로 타인과 연결하기 위해 붙든다. 이러한 이용양상은 가중되거나 변화가 있었을 뿐, 사실 특별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쉽게 지각하지 못할 만큼 미디어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끝으로, 글을 쓰고자 했던 의도를 밝히며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인간은 소중하다. 나는 세상에 유일무이한 스토리의 주인공이며, 당신도 그러하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미디어 안에 존재할 때에는 그 소중함과 가치에 대한 지각이 쉽게 낮아진다. 코로나19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을 제약하고, 미디어로 초대함으로써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강화했다. 문제는 분노와 혐오의 대상이 있을 때 극명히 나타난다. 대상이 응당 비판 받을 만하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해서는 안 될 표현이 너무 나도 쉽게 오간다. 미디어는 아무리 우리 몸에 깊숙이 달라붙더라도 어디까지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한다. 미디어 밖에 ‘존재 자체로 소중한’ 사람이 있다.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디어 밖의 사람을 강조하며, 미디어 속에서 글을 쓰고 있는 호규현(27세)의 모습이다

            

참고자료

 

권상희, (2020,03,27.) 왓츠앱, 코로나19로 사용량 40% 증가, zdnet.co.kr/view/?no=20200327100942

나은영(2010),미디어 심리학.(pp. 33) 한나래출판사

닐슨코리아. (2020) 코로나19 관련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분석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보도자료(2020,06,02.), 「방통위, 코로나19에 따른 스마트폰ㆍPC 방송프로그램 이용행태 조사 결과 공개」

허민녕, (2020,02,28.) ‘컨테이젼’ ‘감기’, 압낭에서 터진 반갑지 않은 인기,msn.com/ko-kr/entertainment/movies/커네이젼감기-안방에서-터진-반갑지않은-인기/ar-BB10vnOu

Festinger, L. (1954). A theory of social comparison processes. Human relations, 7(2), 117-140.

Maslow, A. H. (1943). A theory of human motivation. Psychological Review, 50(4), 370?396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