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27 14:02

글. 사진 정미지 기자


벨기에식 홍합 요리가 뭐지? 머슬 앤 머글 (mussel&muggle)

‘머글’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마술을 쓰지 못하는 인간들을 부르는 말이다. 머글들을 위한 머슬(홍합) 요리라는 뜻의 상호가 눈길을 끄는 <머슬 앤 머글>은 독특하게도 벨기에식 홍합요리 전문점이다. 홍합 하면 얼큰한 홍합탕 정도가 떠오르지만 유럽에서는 한국의 김치만큼이나 친숙한 음식으로, 특히 벨기에가 다양한 레시피로 유명하다고 한다. 판타지 소설에서 따온 이름에 맞게 내부도 이국적이고 동화적인 느낌으로 꾸며져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나 볼만한 조각이 한 면을 채우고, 창가에는 과일주들이 예쁜 병에 담겨 진열되어 있으며 체스판이 놓인 테이블도 눈에 띈다.    

에피타이저로는 두툼하고 고소한 감자튀김과 빵이 제공되고 각 메뉴의 양 또한 적지 않은 편이다. ‘믈 알라 또마뜨’라는 메뉴를 주문하니 허브가 가미된 마늘 토마토 소스의 진한 국물과 함께 어우러진 홍합요리가 나온다. 일반 토마토 스파게티보다는 더 진하고 매운 맛이 강하다. 비린 맛 없이 매콤달콤하게 홍합을 즐길 수 있어 평소 해물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추천할만하다. 함께 주문한 토치 크림소스 스파게티는 크림소스와 매쉬 포테이토, 치즈가 어우러진 메뉴로, 크림으로 덮인 윗면이 바삭바삭하게 구워져있다. 믈 알라 또마뜨의 매운 맛과 스파게티의 감자 궁합이 일품이라 함께 먹기 좋다. 

다른 메뉴들도 크림이 많이 가미되거나 매운 소스로 요리된 경우가 많아 두 가지 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주문해 함께 먹는 것이 센스. 대체로 우리가 익숙한 스튜, 리조또, 스파게티에 조금씩 변형을 가한 맛이라고 생각하면 되며, 다소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 집이다. ‘믈 오 뱅블링’ 이라는 홍합 피자 요리도 인기메뉴.

가격 믈 알라 또마뜨 11,500원 토치 크림 소스 스파게티 10,000원
분위기 은은한 조명에 이국적인 인테리어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샛길에 위치해 있어 신촌답지 않게 매우 조용하기까지 하다. 와인도 다양한 종류로 맛볼 수 있어 데이트장소로 안성맞춤. 희소성 프랑스에서 유학한 셰프가 어느 날 벨기에 전통음식에 꽂혀서 한국에서 장사를 시작했다는 복잡한 히스토리를 가진 집으로, 적어도 희소성 하나는 확실하다.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알싸한 매운 맛  알쌈친구 쭈꾸미 

아직 쭈꾸미를 먹어보지 않았다면 한번쯤 가볼 만한, 알쌈 쭈꾸미집이다. 넓고 시끌벅적한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쭈삼(쭈꾸미+삼겹살), 쭈새(쭈구미+새우), 알쌈 이렇게 세 가지 주 메뉴가 커다랗게 쓰인 메뉴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새우 사리나 삼겹살 사리를 추가하면 세 가지 메뉴를 동시에 맛볼 수 있고, 그 외에도 사리의 종류가 여러 가지니 입맛대로 골라 먹으면 된다. 주 메뉴가 나오기 전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반찬에 놀라지 마시길. 푸딩처럼 부드러운 느낌의 계란찜, 동치미, 골뱅이, 콩나물, 두부, 샐러드, 김 등으로 벌써 한상이 가득 찬다. 뜨겁게 달구어진 철판 위에서 양념에 버무린 쭈꾸미가 익으면 깻잎과 김에 싸먹으면 되는데, 입맛대로 하나씩 싸서 먹다보면 짭짤하면서 알싸한 맛에 서서히 적응이 되기 시작한다. 단 고추처럼 얼얼하게 매운 음식을 아예 못 먹는 사람이라면 조심해야 한다. 


다양한 밑반찬들은 모두 담백하고 싱거운 편이어서 주 메뉴와 잘 어울리며, 반찬까지 더하면 양이 푸짐해 여러 친구들과 배부르게 먹기 좋다. 주 메뉴를 다 먹은 뒤 볶음밥이나 치즈볶음밥을 추가하면 쭈꾸미 향과 함께 고소한 밥으로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다. 또 이색 후식 메뉴인 ‘녹차빙수’를 선택하면 녹차아이스크림과 헷갈릴법한 시원한 빙수가 나오는데, 잘게 간 얼음에 녹차가루가 뿌려진 빙수는 뜨거워진 입속을 식힐 수 있어 좋다. 밥과 재료를 주면 직접 손으로 빚어서 만들어 먹는 주먹밥도 이색 메뉴. 여럿이서 토닥거리며 주먹밥을 만들고 있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 재미있다. 

가격: 알쌈쭈꾸미 7000원, 쭈+삼과 쭈+새 각 8000원, 녹차빙수 40000원, 볶음밥 2000원
분위기: 거리에 오픈된 전형적인 신촌의 주점식이지만 그래도 내부는 깔끔한 편이다.
희소성: 안 먹어본 사람도 많겠지만 신촌에만 해도 이미 비슷한 집이 많다. 알쌈쭈꾸미가 먹고 싶다면 여러 군데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서 먹으면 될 듯.   

어릴 적 꿈꾸던 다락방을 닮은 카페  노리터


하루 종일 이리저리 걷다보면 피곤하고 다리도 아프지만 신발을 벗고 앉을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것도 한식집이 아닌 카페는 더더욱 그렇다. 현대백화점 뒤편에 있는 카페 노리터는 좌식 카페로 이름을 알린 곳으로, 모든 자리가 바닥에 쿠션과 함께 마련되어있다. 단체석에는 4,5명 넘는 인원이 둘러앉아 마음껏 수다를 떨 수 있고, 2인석은 커플들이 주를 이룬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어린 시절 한번쯤 꿈꿨을 천장이 낮은 다락방 같은 공간이 있는데, 조그마한 스탠드를 켜고 다리를 뻗어 앉으면 유년 시절이 떠오른다. ‘추억’을 파는 카페라는 닉네임에 맞게 벽을 장식하고 있는 폴라로이드 사진들이나, 아기자기한 소품들, 원목으로 되어있는 벽과 바닥이 아늑한 느낌을 풍긴다.

커피를 비롯한 음료 메뉴는 일반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종류가 다양한 편이며 가격은 비슷하다. 특히 쿠키, 퐁듀, 브레드, 샌드위치 등의 간식 메뉴가 많다. 초코, 갈릭, 허니 세 가지 맛 중 선택할 수 있는 버터브레드는 이 집이 추천하는 특선메뉴다. 카페 답지 않게 스파게티와 같은 식사메뉴가 가능하다는 점도 특이할만하다. 파스타 전문점이 아니라 맛이 없지는 않을까 미심쩍을 수 있지만 까르보나라 등의 파스타와 샐러드의 맛도 빠지지 않는다. 닭가슴살 수제 샌드위치나 닭가슴살 파스타도 있어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 적격이다. 좌식카페 노리터는 신촌 말고도 여러 지점이 있는데, 홍대 지점이 더 넓고 밝은 분위기에 pc를 사용하는 공간 등이 있어 친구들과 가기 좋은 곳이라면, 신촌 지점은 좁고 조명도 은은해 연인들이 아늑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모든 좌석이 다소 비좁고 2층 같은 경우는 천장까지 낮으므로 좁은 공간에 있는 느낌을 싫어하고 답답해하는 사람은 피하는 편이 좋겠다.

가격 아메리카노 4000원, 카페라떼 45000원, 까르보나라 8500원, 버터브레드 6000원
분위기 소품들만 구경하고 있어도 시간이 다 갈 정도로 인테리어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다이어리, 다락방, 동화를 좋아하는 소녀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

어딘가 낯선 ‘중국식’ 중화요리 원더풀 샤브샤브 


대흥역 1번 출구 혹은 학교 남문에서 가까운 원더풀 샤브샤브는 상호와 달리 중화요리 레스토랑이다. 전시된 메뉴들을 보면 크림새우요리, 망고크림 닭요리, 호일에 싼 소고기 요리, 고추 게 튀김 요리, 생선 완자 깐풍 요리 등 이름도 생소한 중화요리들이 많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실제 ‘중국식’ 중화요리가 우리가 먹는 중화요리와 많이 다르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바. 그래서인지 중국식이라는 이 집의 음식들은 익숙하게 먹어오던 자장면, 탕수육, 깐풍기의 맛과 어딘가 다르고 메뉴부터도 범상치 않다. 

이상한 맛은 아닐까 모험을 걸기 싫다면 가장 대중적인 맛에 가까운 중국식 탕수육 ‘꿔바로우’를 시켜보자. 둥글하고 길쭉한 모양이 아니라 마치 납작한 돈가스를 가위로 자른 듯한 모양이며 소스의 맛도 기존의 탕수육과 다르다. 조청에 가까울 정도로 끈적끈적하면서 매운 맛이 더해진 소스에 튀김옷도 더 쫄깃쫄깃해 마치 조청이 발린 바삭한 과자를 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 집의 특선 메뉴 원더풀 웰빙 짜장도 일반 춘장이 아니라 중국식 된장으로 만들어 독특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난다. 해물볶음밥도 향료의 맛이 강해 개성 있는 맛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망고크림 닭요리, 크림새우 요리 등 크림을 좋아한다면 도전할 만한 특이한 메뉴들도 많다.

샤브샤브를 시키면 매운 맛과 맵지 않은 맛 두 가지 종류의 육수를 따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입맛에 따라 먹을 수 있으며, 만두, 두부 등을 담가 먹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색다른 중화요리 원더풀 샤브샤브는 익숙한 중국요리와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메뉴에 대해 잘 물어보고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 근처 중화요리식당의 성의 없는 맛에 질렸다면 꼭 한 번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가격 꿔바로우 탕수육 小 13,000원, 원더풀 웰빙 특선 짜장 6000원, 망고크림 닭요리 18000원

분위기 2층이 훤히 보이는 내부는 짙은 모노톤으로 인테리어 되어 있어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부모님이나 어른들과 함께 가도 좋을 장소.
희소성 흔치 않은 메뉴들이 가득한 집. 도전정신 강한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 현명하다. 개구리 요리는 아직 아무도 도전하지 못했다는.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27 13:44


정미지 기자



매 학기마다 자취방 혹은 하숙집을 구하려는 학생들로 대학가가 분주하다. 등록금만큼이나 치솟은 전·월세 대금은 대학 생활의 절반 이상을 학비와 월세 마련으로 소비하게 강제한다. 이런 상황에서 거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생들 스스로가 팔을 걷고 나섰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인 ‘민달팽이 유니온’ 활동을 시작했다. 자취·하숙생들을 집이 없는 ‘민달팽이’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자취방 보증금을 임대해주는 임대 장학사업도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

대학생에 대한 자취방 보증금 지원이 절실한 상황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생활협동조합을 통한 자취방 임대 장학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의 장학지원사업에 생활비가 포함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자취를 비롯한 주거비용을 포함시킨 것은 이례적인 발상이라 할 수 있다. 학생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통학 거리의 문제로 학교 주변에서 살아야 하는 연세대 학생조합원(의, 치, 간, 고시생을 제외한 학부생)의 수는 전체의 50%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는 1,2학사(996명, 5%)에 지나지 않아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취방이나 하숙의 방법을 택하고 있다. 한 달 평균 50만원, 1년에 600만원에 달하는 월세가 고스란히 개인의 몫으로 남겨져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이에 더해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000만원의 보증금까지 필요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하숙방도 보증금을 요구하는 등 갈수록 보증금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 주택 대출제도가 있지만 자격 요건 상 학생들의 접근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인지라 대학생에 대한 자취방 보증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생활협동조합을 통한 자취방 임대 장학 사업, 올해 첫 시행을 앞두고 있어

연세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이 학교 근처에서 거주하는 것은 교육을 받기 위한 불가결한 선택이며 기본적인 권리라고 보고, 학교 차원에서 보증금을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을 여러 방법으로 강구해왔다. 우리은행과 미소금융과 접촉하여 저금리 대출 제도를 제안한 바 있지만 각각 대출 신용의 문제와 사업 구조상의 문제로 불발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학생회는 2010년부터 생활협동조합을 통한 자취방 임대 장학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올해 첫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제도에서 생활협동조합은 일정한 수준의 보증금(1000만원 기준)이 있는 자취방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맺고, 실제 자취방에서 거주하게 될 학생조합원을 대신하여 법적인 주체로서 역할을 한다. 수혜 대상자는 학생처, 총학생회, 생활협동조합의 협의를 통해 선정하고 자유(가계곤란) 장학금 기준에 해당되거나 이에 준하는 차상위계층의 학생조합원을 대상으로 한다. 계약기간은 학기를 기준으로 하며, 매학기 새로운 수혜자를 모집하되 기존의 장학생은 재심사를 통해 우선적 권리를 갖는다. 학생회는 우선적으로 현재 운용 가능한 생협의 적립금 중 ‘후생복지기금’으로 책정된 2억원(2012년에 3억원 추가)을 활용하여 2011학년도 2학기부터 시범적으로 제도를 운용할 예정이다. 학생회는 기금 확보의 방안으로 ‘복지 공간 조성 기금’의 일부(약 5억원)를 변경하는 방안과, 생협 복지장학금 중 자취방 임대사업 기금(약 5억원)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이에 대해 학생회는 이 제도의 시행으로 학생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복지, 협동, 상생’이라는 생활협동조합의 핵심 가치에 부합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사업의 의미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비 뿐 아니라 주거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의 많은 대학생들을 감안할 때, 자취 보증금 지원이라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연세대 장학사업의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27 13:41

박승일 기자

논문을 쓰다보면 구체적인 데이터 그것도 최신의 데이터가 필요할 때가 많다. 특히 사회과학을 전공할 경우 데이터 확보야말로 필수적인 요소일 텐데, 문제는 인터넷이나 문헌만으로는 최신의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하지만 당당하게 정보를 요구하는 방법이 있으니 ‘정보공개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정확한 정보야말로 논문의 조건이 아니던가. 실례로 작년 정보공개청구 캠페인에서 대상을 차지한 ‘서울경기지역 고시원 현황’을 보면, 서울 인구 1%에 달하는 10만명이 고시원에 살고 있으며 구로, 송파, 강남, 서초 등에 고시원이 대폭 늘어났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그야말로 논문 주제라 할만하다. 올해 대상을 수상한 ‘서울 전통시장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현황’ 역시 논문 주제라 할 수 있다. 물론 데이터가 논문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논문은 그만큼 견고할 수밖에 없다.

 ‘정보공개제도’란 공공기관에서 하는 일과 예산 집행에 대해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즉 국민의 기본권인 '알권리'를 보장하고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민참여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보공개를 요청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자신의 논문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두루뭉술하게 요구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정작 정보를 받아도 엄한 정보일 확률이 크다. 예를 들어, ‘서울 근교에 있는 모텔 분포 현황’이라고 요구하는 것보다는 근교의 범위를 한정해서 요구하는 게 더 좋다. 필요한 정보를 확인했다면 다음부터는 누워서 떡 먹기다. 물론 누워서 떡 먹는 게 그리 쉽지는 않으니 순서대로 잘 따라오시길.

1. 논문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지금까지 정보공개청구 캠페인에서 수상한 내역을 보면, ‘서울경기지역 고시원 현황’, ‘서울의 각 구별 커피전문점 현황’, ‘출산·생리휴가 위반 사업장 현황’(이상 2010년 수상), ‘서울 전통시장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현황’, ‘전국 탄소포인트 운영 현황’(이상 2011년 수상) 등과 같이 구체적인 대상을 명시하고 있다.

2. 정보공개제도 홈페이지(http://open.go.kr)에 접속해서 회원가입(안 해도 이용가능하다)을 하고, 화면 위쪽에서 ‘정보공개 청구’ 메뉴를 클릭한 후 다시 ‘청구 신청’을 클릭한다. 

3. 정보를 청구할 기관을 선택한다. ‘찾기’를 누르면 정보공개 대상이 되는 모든 공공기관이 나열된다. 한 번에 여러 기관을 동시에 선택할 수 있지만 그 전에 자신이 요구하는 정보를 담당하는 기관을 확인하고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4. ‘정보 내용’에 알고 싶은 정보를 적는다. 여기서 기간과 범위를 한정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2010년 1월부터 6월까지 서울시 25개 구’라는 식으로 원하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기입할 필요가 있다.

5. 공개형태와 수령방법을 정한다. 공개형태는 전자파일이나 사본출력물로 요청 가능하다. 수령은 방문·우편·팩스·온라인 등으로 받을 수 있다.

6. 보통은 10일 안에 공개·비공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7. 기관에서 정보를 비공개할 경우 이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혹은 90일 안에 행정소송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어렵다면, 다시 그림으로 확인해보자.

참 쉽다. 기발하면서도 꼭 필요한 정보를 신청하면 연말에 상도 준다고 하니 논문에도 쓰고 상도 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려보자. 자세한 내용은 정보공개제도 홈페이지 http://open.go.kr을 참고할 것.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27 13:38



서강대는 지난 2007년 파주시와 14만8000㎡ 규모의 글로벌캠퍼스를 설립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무산되었다. 이어 2009년 인천시와 5만1천㎡ 규모의 송도 캠퍼스를 추진했으나 마찬가지로 재정적인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아 무산되었다. 파주에 이어 송도마저 재정적인 이유 때문에 캠퍼스 건립이 좌절된 것이다. 1년 뒤인 2010년, 서강대는 남양주시와 82만6450㎡ 규모의 캠퍼스 건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촌 캠퍼스의 5배가 넘는 규모이자 앞서 시도했던 파주 캠퍼스보다는 5배 이상, 송도 캠퍼스보다는 무려 16배 이상의 규모라 할 수 있다. 파주 캠퍼스 추진 당시 서강대는 1000억원이 넘는 비용 때문에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혔고 비효율적 사업의 졸속 추진으로 학내 갈등을 야기한 바 있다. 송도 캠퍼스의 경우 3.3㎡ 당 150만원이라는 인천시의 요구를 거절하여 고려대 등 몇 개 대학만 입주가 결정되었다. 인천시의 제안을 수락할 경우 토지매입에만 400억이 넘게 소요된다는 이유였다. 불과 1년 뒤 서강대는 남양주시와 경기도 남양주시 양정동과 와부읍 일대 82만6450㎡(25만평)규모의 ‘서강대 남양주캠퍼스’를 2015년까지 조성키로 합의하고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은 대략 1000억원 이상이다.

재원 마련에 대한 납득할만한 정보 공개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의견 수렴이 필수
 
교수협회의 요청에 의해 학교당국이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단계별로 총 5,500명의 학생, 연구원, 교직원이 이전할 계획이며, 그 대상으로는 2012년 신설되는 지식융합학부와 글로벌 영재학부(신설), 약학대학(안), 특성화 전공 및 학부, 국제전인교육학부, 창의인성교육센터, SIAT, MOT과 같은 전문대학원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서강대는 캠퍼스 마스터플랜 및 사업타당성 검토를 위한 용역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남양주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6~7월 중 남양주시 주민공람 등의 시기와 맞춰 학내 구성원을 상대로 공청회를 열어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보고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강대 교수협회(회장 박흥목 교수)가 지난 5월 6일 토의를 진행한 결과, 학교 당국이 보내온 답변서에서 제시된 이주 정원 5,500명의 구체적인 출처와 남양주 캠퍼스 개발에 소요될 재정 규모 및 추가로 소요될 자금이 얼마인지 확인해 줄 것을 학교당국에 요청하기로 했다. 

남양주시 시의회는 서강대 남양주시캠퍼스 추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을 높이고 있다. 남양주시 조원협 의원은 답보상태에 있는 이화여대 파주 캠퍼스의 예를 들며, 서강대의 빈약한 재정 상태 때문에 남양주 역시 파주의 전철을 밟지 않겠느냐고 우려했으며, 박유의 의원 역시 동문 기부금만으로 땅을 구입하고 건물까지 짓는 게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게다가 캠퍼스 조성과 관련해 토지주가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나서 한차례 갈등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그간 재정적인 이유로 취소됐던 캠퍼스 사업이 다시 재개되기 위해서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마련할 수 없었던 재원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혹은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하고도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민주적 철차에 의한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의견 조율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27 13:34

 



국제 인문관 내 대학원 연구실, 면적도 줄고 수도 줄어들어

‘국제 인문관 및 산학관’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획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6월 말 경 공사를 마무리하고 8월 초에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10층으로 약 3만㎡ 규모이며,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두 건물이 공유하고 그 위부터는 분리된 형태로 시공되고 있다. 그간 서강대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었던 공간 부족이 조금이나마 해갈될 수 있으리란 기대에 이 건물의 완공을 기다리는 서강인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인문관 지하 1층에 마련되는 일반 열람실(300석 규모)을 포함하여 곳곳에 마련된 학습 공간은 X관의 열악한 교육 여건을 대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특히 지상 2층에 배치될 국제회의실(374석 규모)은 국내외 학술 대회 개최를 고려한 공간으로 그동안 X관이 수행하지 못했던 학술 공간의 거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3층에는 i-office 공간이, 4층에는 중국·미국·프랑스·독일 문화센터가 배치될 계획이나 아직 충분히 구체적인 공간 할당은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5층에는 X관의 학과 사무실과 교수실이, 6층부터 10층까지는 교수실과 총 6개의 대학원 연구실이 마련될 예정이다.

연구실 공간 256㎡에서 199㎡로 축소, 입주할 과 7개인데 반해 마련된 연구실은 6개에 불과

하지만 인문관이 과연 대학원 연구 공간 해소에 얼마나 긍정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대학원 총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2011년 현재 일반 대학원생 좌석 대비 인원 비율은 1:3 정도를 나타낸다고 한다. 3명 중 1명만이 자신의 책상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국제 인문관에 마련된 대학원 연구실이 현재 X관에 있는 공간보다 면적도 작을 뿐만 아니라 수도 적게 배정되었다는 점이다. 기획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X관의 국문, 영문, 불문, 독문, 사학, 철학과와 D관의 종교학과가 국제 인문관에 입주할 계획인데, 이들 과의 대학원 연구실 공간은 256㎡에서 199㎡로 축소되었고, 입주할 과도 7개인데 반해 마련된 연구실은 6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현재 X관에 있는 여성학과 연구실은 향후 거취조차 마련되지 않은 형편이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학과별 인원이 상이해서 학과별로 하나씩 독립된 공간을 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모 학과의 경우 인원이 적어서 독립된 연구실을 배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인원이 적은 학과는 연구실을 공용으로 쓰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단지 학생이 적은 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이 많은 학과도 국제 인문관에 배정된 연구실 면적이 작아서 자리를 함께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학생이 많든 적든 공간 부족은 공통의 문제인 것이다. X관에서 공부하는 K씨는 연구실에 자리가 없어서 무거운 책을 들고 매일 메뚜기처럼 자리를 옮기다가 이제는 그냥 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토로하면서, ‘공대는 1인 1석을 보장해 주면서 인문학과는 학교에서 내놓은 자식처럼 대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학원 총학생회는 학과 당 하나의 연구실 확보를 목표로 연구 공간 전면재검토를 학교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학내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공간 배정 과정에서 배제된 현재의 비민주적 절차를 개정할 것 또한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입점을 둘러싸고 붉어졌던 구성원 사이의 갈등이 입점 취소라는 결정으로 어느 정도 봉합된 것처럼 보이지만 학교당국의 독단적 의사 결정이 계속된다면 언제든 표면화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옥기원 총학생회장은 학내 구성원인 학생이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가 시급하다고 말하면서, 학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하는 현재의 방식이 학내 소통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부터 고쳐야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27 13:31

기대와 현실의 간극에 대한 보고서

글 서지

8:00 am
시끄럽게 알람소리가 울리자마자, 해야 할 일들이 뒤엉켜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린다. 조교 근무, 수업 관리, 세미나 참석과 다음 주 학과 행사 준비, 프로젝트 관련 진행사항들과 조모임, 무엇보다 공부를 위해 읽어야 하는 수업교재까지. 일의 종류와 때 그리고 장소가 워낙 다양해서 매일 맞이하는 아침인데도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어지럽다. 정신을 추스르고 몸을 일으킨다.

9:00 AM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가방에 온갖 것을 쑤셔 넣고 집을 나섰다. 조금 뭉그적거린 탓에 조교 담당 수업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비록 내가 듣는 수업은 빠질지언정, 담당하는 수업은 빠질 수가 없는 노릇이다. 마이크에 PPT에 수업 준비도 해드려야 하고 학생 출결도 체크해야 하는데, 누가 내 대신 해주겠는가. 지난 봄 알람이 울리지 않아 수업이 임박해 눈을 떴을 때는 하늘이 노래질 뻔 했다. 초인적인 힘으로 달려와 고장 난 마이크를 교체하고 수정되지 않은 좌석표로 겨우 체크하던 그 날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날이다. 

다른 특수 대학원에 다니는 학우의 얘기를 들어보니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학비를 마련하고자 하는 마음에 근무를 시작했다가, 긴 근무가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되어 정작 야간 수업시간에는 졸고 있는 자신을 보자니 대체 공부를 하러 학교에 온 건지 일하러 온 건지 구분이 안 간다는 말에 내 가슴이 답답했다.

11:30 AM 
잠시 짬을 내 친구와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뽑아든다. 학부생과 연애를 하는 친구 녀석은 겨우 10학점도 안 들으면서 왜 더 바쁜체하느냐고 핀잔을 듣는단다. 학점의 양만큼 부담도 비례해서 적다면 얼마나 여유롭겠느냐며 낄낄대본다. 이해할 수 없이 바쁜 대학원생하고 애인하느라 힘들 테니 잘해주라고 한마디 하고 시간을 보니 어느덧 근무하러 가야할 시간이다. 

대학원으로 걸려오는 수많은 문의 전화 중 이런 전화를 받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이 분명 한숨부터 내쉴 것이다. “대학원은 수업 적게 들으니 직장 다니면서 가능하겠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도시락 싸들고 가서 말리고 싶어진다. 

“조교님, 이건 이렇게 처리하면 안 되지 않나요?” 오늘도 부러울 만큼 당당하게 수업과 관련해 문의하는 학생이 찾아왔다. 대학교에는 배우는 학생과 가르치는 교수가 있고 일하는 교직원이 있다. 하지만 대학원생은 이 모두에 속하면서도 사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으로 존재한다. 근무를 하는 노동자이면서, 수업을 듣는 학생이면서, 강의를 하기도 하는  대학원생은 어느 집합에 속해 권리를 주장해야 할까? 어디서 들은 바로는 외국엔 대학원생 노조도 있다던데 말 그대로 먼 나라 이야기다.

3:00 PM
어제 밤새 검토한다고 했는데도 여전히 마음에 차지 않는 발제문을 출력해 교실로 향한다. 수도 없이 했으니 이제 적응할 때도 되었건만, 아무리 해도 언제나 긴장되는 게 발제다. 열심히 원서를 해석해서 준비한 발제를 하다보면 가끔은 스스로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어질 때가 있다. 한참을 걸어 산 중턱에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평지에서 맴돌다가 미로의 원점으로 돌아온 것을 알게 된 것과 같은 심정 말이다. 

1학기 때 들었던 말, “학부 때는 뭔가 아는 것처럼 느끼다가 석사 때는 내가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박사 때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된다’는 얘기가 공부할수록 왜 이렇게 뼈저리게 느껴지는지. 나는 분명 공부가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왔다고 믿었는데,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같은 것이 맞는 것일까? 이 블랙홀과 같이 넓고 무서운 학문의 길에서 나는 어디쯤 서 있는 걸까? 좀 더 깊이 공부해보겠다던, 뭔가를 이뤄보겠다던 처음의 포부는 길을 헤매던 중 어디에다 흘리고 왔는지 모르겠다.

6:20 PM
수업을 마치고 담배를 물던 차에, 휴대폰이 울린다. 어머니의 전화다. 그러고 보니 집에 전화한지도 꽤 오래돼서 아차 싶다. 밥은 잘 먹느냐, 몸 상하지 않게 잘 챙겨라, 공부는 잘 돼가니, 길지 않은 몇 마디에 염려가 묻어난다. 독립해서 용돈을 가져다 드려야 할 나이에 아직도 학비를 들이고 있는 자식이라 죄송한 마음 가득하지만 차마 그 말을 내뱉을 수 없다. 처음에는 반대하셨지만 그래도 꼭 공부가 하고 싶다면 해보라고 믿어주신 부모님이니까. 죄송하다고 말할수록 더욱 죄송해진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언젠가부터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질문을 더 이상 하지 않으시는 부모님도 어쩌면 같은 마음이신 것 같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짧은 통화를 끝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를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면 더욱 강해지던 의지가 반대로 나를 철석같이 믿어주는 부모님 앞에서는 작아지는 것 같다. 

피곤하지만 책이 잔뜩 쌓인 내 자리로 돌아가 앉아본다. 두 시간쯤 앉아있었나. 유난히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같은 문장에서 몇 번이고 맴돈다. 이런 머리로 무슨 용기가 있어 공부를 더 하겠다고 나섰는지 헛웃음이 난다. 오늘은 발제도 죽 쑨 탓인지 기분이 영 개운치 않다. 이대로 집에 가면 너무 갑갑할 것 같은 날이다. 다시 울리는 휴대폰을 보니 간간히 연락하고 지내던 동창 녀석이 저녁에 얼굴이나 보자는 메시지가 뜬다.
 
“전화기 너머로 ‘공부는 잘 돼가니’라고 물으시던 어머니 목소리가 술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부서진다.”

9:40 PM
친구의 얼굴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친구 딸아이의 돌잔치 때 보고 처음인 듯싶다. 아이들을 키우며 드는 부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등에 ‘그래, 그렇지, 요즘 어딜 가나 다 어렵지.’ 하고 맞장구를 치다보니 어느덧 술잔을 제법 비웠다. 학창 시절 추억은 껄껄 웃으며 나누다가도 CMA, 주택청약, 재테크 등의 단어가 흘러나오면 어느새 할 말이 줄어든다. 학교에서 일해서 버는 수입은 학비를 충당하는데 쓰일 뿐 재테크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니, 부럽다. 나도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하는 친구의 농 섞인 한마디에 술의 뒷맛이 쓰다.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생각으로 학교에 돌아왔는데, 과연 무엇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건지, 내 미래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갈수록 흐려지고 있는 탓이다.

언제나 그렇듯 대화 말미에 우리가 벌써 몇 살인지, 학창시절로부터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헤아리다 보니 새삼 시간의 무서움에 고개를 젓게 된다. 책 한 권 볼 때는 그렇게도 안 가던 시간이, 한 달 단위로, 계절 단위로는 쏜살같이 날아가 버리는 모양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겪는 고충, 그럼에도 여전히 믿고 싶은 그 ‘어떤 것’ 에 대한 열변과 성토는 언제나 끊이지 않는 안주가 된다. 술이 거하게 들어가자 친구는 네 놈이 이렇게 오래 공부할 줄은 몰랐다며 웃더니, 대학원 다니면서도 취업자리 알아봐 달라던 놈이 용케도 버틴다고 소리를 지른다.

전화기 너머로 ‘공부는 잘 돼가니’라고 물으시던 어머니 목소리가 술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부서진다. 친구와 헤어지고 돌아서는 몽롱한 정신에 문득 떠오르는 생각. 아, 내일 아침 수업 교제 다 못 읽었는데... 잠시나마 풀어졌던 머리가 또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2:00 am
잠자리에 눕는다. 일어나면 오늘과 똑같은 내일이 있겠지만 잠들기 전 5분 만이라도 하루를 되돌아본다. 낯간지러운 청춘예찬은 그만 두자. 다만 하루하루 버티어내는 인내만큼은 잡아두자. 그래 피로가 적이다. 지치지 말자... 말자... 말...자...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27 13:27

 


글 시야


정신분석학이란 말에 지레 쫄지 말자. 사실 나도 잘 모른다. 그럼에도 굳이 정신분석학이란 말을 쓴 까닭은, 허무맹랑이나 지레짐작이라고 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러니 학문적 엄밀성은 잠시 접어두자. 하지만 이왕 정신분석학이라고 제목을 달았으니 비슷하게나마 논의를 이끌어 가보도록 하자. 우선 말하고 싶은 건, 이 글의 목적이 이종욱 총장의 뇌구조(MRI를 찍자는 건 아니니 무의식과 같은 말로 생각하자)를 심층적으로 파헤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종욱 총장이 여기저기에서 한 말 중에 빈출단어를 뽑고 그 단어를 네트워크 지형도에 배치시켜 일종의 의미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하지만 너무 ‘과학적’이지 않은가. 이런 과학적 방법으로는 단지 이종욱 총장이 한 말의 빈도수를 알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여기서 실재를 포착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아, 실재란 말이 나왔다. 흠, 실재는 상징계의 질서로 봉합할 수 없는 무엇, 그냥 여기서는 진실이라는 말로 대체하자. 상징계니 뭐니 줄줄이 사탕처럼 개념이 엮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어쨌든 엠피리컬한 과학적 방법으로는 알 수 없는 무의식의 영역을 알기 위해서는 증상이 필요하다. 그렇다. 이종욱 총장의 무의식을 알려면 부지불식간에 내뱉는 말이나 행동을 관찰해야만 한다. 그런데 정신분석학에는 설명하기 힘든 난점이 있다. 분석자가 정신분석학적 관점에 맞는 대답을 하면 당연히 이들 논의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것이 되고, 반대로 맞지 않는 대답을 하면 이는 자신의 무의식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역시 정신분석학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자) 앗, 그렇다면 뭘 말해도 다 맞는다는 말인가. 반대로 뭘 말해도 반박할 수 없는 거겠네. 이거 괜찮다. 물론 정신분석학을 이렇게 이해하고 논문 쓰면 돌 맞는다. 하지만 이 글은 논문이 아니지 않은가. 한 번 분석해보자.

이거 하면 특별할까?

우선 이종욱 총장의 무의식적 구조를 이루는 부분 중 왼쪽 상단 부분을 살펴보자. 바로 ‘이거 하면 특별할까’라는 부분이다. 이는 일종의 강박이라 할 수 있는데,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충만한 반면 하는 행동은 특정한 행동의 반복인 것이다. 문제는 생각과 행동 사이에 인과성이 약하다는 점이다. 특별한 서강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지만 하는 행동은 이와 별 상관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컨대, 특별한 서강을 이루기 위해 제안한 정책인 전인교육, 교수역량 강화, 산학체제의 경우 도대체 무엇이 특별한지 알 수가 없지만 계속 여기저기서 반복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전인교육의 골자는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다중전공제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다중전공이야말로 특별한 서강에 반하는 정책이 아니던가. 학부생 절반이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는 이 기괴한 현상이 왜 전인교육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인문대든 공대든 할 것 없이 죄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싶어서 자신의 전공을 최소학점만 이수한 채 콩나물시루 같은 경영대 과목을 듣는 것이 어디가 특별하단 말인가. 오히려 국민 전체가 CEO를 보편적 이상으로 삼는 비즈니스 코리아의 축소판을 서강대에 구현하고자 함은 아닌가. 전공자가 단 몇 명밖에 안 되고 심지어 교수보다 학생 수가 적은 학과도 있는데, 특별한 서강을 이루기 위해 이들 학과를 존폐의 위기로 몰고 가는 것은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인가 아니면 경영학 졸업자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취업률 때문인가. 물론 후자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또한 학생들을 위함보다는 사회 내에 서강대의 인적 자원을 배치하려는, 그럼으로써 연대, 고대만큼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싶은 지극히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있다.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서강대 취업률 전국 몇 위 같은 거 말이다. ‘경영학을 공부해서라도 취직해라. 그런데 그거 알아. 너처럼 취업하기 힘든 학과 출신이 취업할 수 있는 건 다 서강대만의 특별한 교육인 다중전공 때문이라는 걸?’ 이렇게 죄다 경영학을 공부시켜서 취업하게 해주니 학생 만족도가 몇 년째 1위일 수밖에. 경영대로 몰리는 학생 덕에 매년 수명씩 경영대 교수들이 충원되고 예산은 확장되는 반면, 학생들의 원래 전공 학과는 빼빼 말라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나는 ‘신자유주의적 특별함’이라 부르고자 한다. 물론 학생들의 불투명한 미래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임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대학을 시장질서의 흐름에 내맡기는 행위를 ‘특별함’이라는 수사로 기만하지 말라는 것이다. 차라리 뻔뻔하게 취업 잘 되는 교육이라고 선언하는 편이 덜 부끄럽다.

3대 사학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욕망

교수 연구논문, 1인당 교수비율, 영어강의비율, 외국인 교환학생 비율, 재정 등으로 평가되는 중앙일보 대학 순위는 앞서 말한 특별한 서강을 위한 정책들과 교묘하게 겹친다. 교수 역량 강화는 당연히 연구 논문으로 귀결될 것이고, 산학체제는 재정 마련의 교두보임이 자명하다. 언제까지고 동문 기부금에 목 맬 수 없지 않은가. 외국인 교환학생과 영어 강의 비율을 높이는 것 또한 표면적으로는 국제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사실 학교 순위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이 모든 증상의 근저에는, 물론 본인은 거부하겠지만, 3대 사학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욕망이 자리 잡고 있다. 무려 40년이 넘게 몸담은 학교가 연대, 고대가 아닌 성대, 한양대에 밀리다가 이제는 중앙대나 경희대 수준이라니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던가. 대놓고 쪽 팔리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들 학교를 경쟁 상대로 인정하자니 그야말로 서강의 몰락을 자백하는 셈이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한 서서전은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으름장을 놓는 한물간 호기로 보인다.) 여기서 ‘특별한 서강’은 ‘대학 순위’로 쉽게 전치된다. 

결국 특별한 서강이라는 안전한 방패 뒤에서 다시금 예전의 영광을 재현할 꼼수를 노릴 수밖에 없지 않는가. 여기에 동원되는 편리한 이데올로기가 ‘인문학’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인문학 총장을 전면에 내세운 이후 서강대는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반하는, 지성과 학문의 요람으로 스스로를 표상/재현(representation)하고 있다. 수업 시간 종소리 도입(이 글의 논지에서 벗어나지만 종소리는 정말 아니다)이나 공부하는 대학이라는 이미지 강화, 엄격한 학사 제도 등은 이러한 표상/재현 체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과연 신자유주의와 인문학은 교착 불가능한가. 아니면 반대로 인문학이야말로 신자유주의와의 친화력을 통해 자신의 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건 아닌가. 이종욱 총장의 인문학적 기반은 신자유주의 질서와 만나 어떻게 스스로를 잠식해 들어가는가. 

지면 관계상 여기서 글을 맺자. 특별한 서강은 모든 서강인의 염원이다. 거대 사립대학이 성큼성큼 가는 걸음을 따라가지 않고 잔잔한 발걸음으로 소외되는 이 없이 다함께 걸어가는 게 특별함의 요체라 할 수 있다. 이종욱 총장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는 최소한 인문학적 가치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던가. 부디 ‘특별함’이 이데올로기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다음 호에서는 이종욱 총장의 뇌구조 중 아래의 내용을 분석해 볼 계획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경영대 교수 비리 사건에 대한 불편함
이번 학생회 왜 이래!
남양주로 가야 하는데... 돈이 없네...
소통은 무슨!
교수협의회는 왜 자꾸 딴지를 걸까.
기타 등등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27 13:22

김태진 (연구공간 수유너머 연구원)

 

섹스와 공부라고? 섹스에 고픈 대학원생들이 일순간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입에 침이 고이며 달려들었을 모습이 눈에 밟힌다. 하지만 죄송. 읽다보면 별로 섹스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 글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제목에 낚이셨다^^ 그래도 한 번 속는 셈 치고 읽어보시길.

섹스와 공부라고? 제목만 보고 혹하신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남세스럽게 벌건 대낮부터 웬 섹스 이야기?

우선 섹스하면 뭐가 생각나시는가? 남세스럽게 벌건 대낮부터 웬 섹스 이야기냐고? 그럼 부끄럽지 않게 학술적으로 접근해보자. 과학적으로 보자면 성교 1회시 소모되는 총 에너지양은 6~7Kcal에 불과하다. 그리고 남성의 경우 쏟아 내는 정액의 80% 이상은 수분으로, 기타 약간의 유기물질 그리고 단백질로 구성된다. 양도 고작 5~6ml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섹스시의 몸의 반응은 발기로 시작해서 사정으로 끝나는 신체 일부의 국소적인 변화로만 볼 수는 없다. 상상들 해 보시라! 몸은 잔뜩 굳어져 간간이 경련을 일으키고, 전신의 핏줄은 터질 듯이 팽창되며, 비 오듯 흐르는 땀에 뒤범벅된 상태에서 쿵쾅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는 죄라도 지은 듯 시뻘겋게 달아오른 자신의 모습을. 너무 적나라했나? ㅎㅎ 그런 점에서 성행위는 무척이나 고된 육체노동이다. 이런 까닭에 몇 방울 되지도 않는 정액을 배출하는 걸로도, 몇 칼로리 채 되지 않는 에너지를 소모하는데도 복상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양에서 섹스는 공부에 직빵(!)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는 단지 과한 육체노동이라는 의미에서 뿐만이 아니다. 그럼 여기서 좀 더 전문적인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동양에서 신체를 바라볼 때 기본이 무엇인지 아시는지? 띵똥! 정(精)이다. 흔히 업계용어(?)로‘정력세다’고 할 때의 그 정이다. 동양에서는 이 정이 충만해야 공부도 잘한다고 보았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닌데 정충의 수가 지혜와 관련이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정(精)은 지혜뿐만 아니라 몸의 기본이 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한 방울이라도 아껴 써야 한다는 것이 동양에서의 신체관, 생명관에 근간을 이루고 있다. 오죽하면 동의보감에도 뜸을 뜨는 것보다 오히려 혼자 자는 게 더 효과가있다고까지 나와 있겠나. 요즘 들어 책을 읽어도 잘 들어오지 않고, 이상하게 머리가 안 돌아간다고 생각되시는분들은 너무 정을 많이 소모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일단 생각해 보시길. ㅡㅡ; 특히나 요즘 머리가 많이 빠진다든지, 충치가 자주 생긴다든지, 허리가 계속 뻐근하다든지,조그만 일에도 깜짝깜짝 잘 놀란다든지 하는 분들은 더더욱이 정을 소모하는 일이 많아서 공부가 안 되는 건 아닌지 의심해 볼 일이다.

섹스를 바라보는 동양의 관점, 아껴야 잘 산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식인 서양의학에서 섹스를 보는 관점과 동양의학에서의 관점은 크게 다르다. 동의보감에서는 사람의 몸에 총 1되 6홉의 정이 있다고 한다. 보통 한 번 섹스를 하면 반 홉 가량 잃는데, 잃기만 하고 보태주지 않으면 정액이 줄어들고 몸이 피곤해진다고 서술하고 있다. 서양의 관점에서 정액은 쓰면 계속 보충되는 것이지만, 동양에서는 선천적으로 받고 태어난 양이 정해져 있다고 본다. 물론 후천적으로 만들어지긴 하지만, 이 역시도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것이아니다.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에서 정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양생(養生)의 도(道)는 정액을 보배로 삼는다. 이 중요한 보배를 고이고이 간직하라. 여자 몸에  들어가면 아이가 태어나고, 제 몸에 간직하면 자기 몸을 기른다. 아이를 밸 때 쓰는 것도 권할 일이 아닐진대 아까운 이 보배를 헛되이버릴 수 있는가. 없어지고 손상함을 자주자주 깨닫지 아니하면 몸이 약하고 쉬이 늙어 목숨이 줄어들게 되리라.”

- 동의보감


시간이 없어서 여자 혹은 남자 만날 일도 없는데 무슨소리냐고 반문하실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정을 소모하는 일이 비단 밤일(?)만은 아니다. 일단 가장 큰 것으로는 자위! 사정의 그 황홀한 순간 내 몸의 정이 날아간다. 이 자위의 사정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대표적인 순간이다. 그리고 이 때 몸 안에 있던 정이 날아가 버리는데 실제로 섹스를 할 때보다 더 많은 정을 소모하게 된다. 아이를 갖기 위해 쓰는 것
조차 아까운 정을 그렇게 헛되이(?) 낭비할 것인가? 자신만의 성적 판타지에, 야동에 빠져 있는 원생들 뜨끔하지 않으신지.^^ 그런 점에서 흔히 우리가 아는 동양 고전 속의 방중술이라고 하는 것 역시 어떻게 쾌락을 증진시킬 것인가의 문제보다 어떻게 하면 사정을 하지 않을까라는개념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헛되게 정을 소모하는 일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그렇지만 이렇게 정(精)을 성적인 것과 관련하여 사용하는 것 말고도 우리도 모르게 소모되는 경우도 많다. 기본적으로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하는 것들이다 정을 소모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쩌라고? 대학원생이 그럼 책 안 읽고 말 안하고 낮잠만 자라고? 물론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고ㅡㅡ; 그렇기 때문에 정을 소모하는 일이 많은 원생들은 더더욱 평소에 정을 보충하고, 헛되게 정을
소모하는 일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라고 꼭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 할 이유는 별로 없는 듯..하지만 정을 지켜야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여자도 마찬가지.

그럼 이쯤해서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 있을게다.‘그래당신이 무슨 말 하는지 알겠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가뜩이나 수업 리딩 따라가느라 바쁜데. 프로포절이 눈앞 이라시간도 없는데. 시간 내서 운동하는 게 원생들한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당신이 알아? 요즘 프로젝트도 줄어서 품위유지비도 모자란 판에 한약이라도 지어먹으라고?’아니다. 그래서 준비했다. 실생활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정을 키우는 방법! 이름하야 머리가 좋아지는 초간단 생활 비법! 짜잔~



이름하야 머리가 좋아지는 초간단 생활 비법! 짜잔~

죽이나 밥이 거의 끓어갈 무렵에 가운데 걸쭉하니 고인 밥물, 이것이 정의 농축액 우선 먹는 것부터 시작하자. 정력에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해구신? 웅담? 산삼? 다 틀렸다. 이런거 보다 더더더 좋은 것이 있으니... 두둥~ 밥물이 되시겠다.‘에게, 고작 밥물이라고?’그렇다. 죽이나 밥이 거의 끓어갈무렵에 가운데 걸쭉하니 고인 밥물. 이것이 정의 농축액이다. 그러니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그냥 단순한 비유나 부모님들이 한약 값 아끼려고 하는 말 아니다. 매일 먹는 음식이 정(精)이 되기 때문에 쌀 미(米)자에 푸를 청(靑)자를 합해서 정(精)자를 만든 것이다. 달고 향기로운 음식에서는 정이 잘생기지 않는다. 오직 보통 맛을 가진 음식물이라야 정을 보충할 수 있다.

매일같이 끼니 때 놓치고 빵으로 피자로 치킨으로 삼시세끼를 때우는 원생들이시여. 부디 새겨들으시길. 꼭 그러고 나서‘아, 왜 요즘 이렇게 힘이 없니, 공부가 안되니, 나이가 들으니 집중력이 떨어졌느니’한다. 먹는 것도 달달한 것만 찾고, 어쩌다 한 번 기름진 것이라도 먹으면 한이라도 풀겠다는 듯이 먹는다. 그게 엄청난 에너지가 될 것으로 착각하고서는 말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담담한 것에서 정이 나온다.

그럼 또 이렇게 말할 사람도 있을 거다. 밥이 좋다는 것 알겠지만 바빠 죽겠는데 삼시세끼를 어떻게 챙겨 먹냐고. 수업시간 혹은 세미나 시간에 딱 맞춰 일어나서 곧장 학교로 달려가느라 바쁜 거 다 안다. 하지만 아침식사로 뭐라도 먹는 게 중요하다. 단 콩 한 조각이라도. 가능하면 검은 죽을 추천한다. 검은콩, 검은깨, 검은 팥, 검은쌀 뭐 이런 거면 좋다. 검은 색은 오행상 수(水)의 기운에 배속되어 있고, 이는 오장육부 중에 정을 담당하는 기관인 신장에 배속되기 때문이다. 너무 복잡한 이야기는 패스하고.^^ 하여튼 검은 색 음식이 유행하는 게 다 이유가있는 거다.

음양탕(陰陽湯), 음과 양의 기운이 위아래로 섞이면서 음양의 기운을 전달

그리고 몸에 좋은 보약 한 가지. 음양탕(陰陽湯)! 이름에서부터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가? 돈도 없는데 무슨 한의원이냐고? 하지만 음양탕이라 하니 뭔가 거창한 거라고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 별거 아니다. 음양탕은 그냥물이다. 근데 그냥 물이 아니라 물을 받는 법이 조금 다르다. 일단 뜨거운 물을 적당량 넣은 다음 차가운 물을 보충한다. 동의보감에도 끓인 물 반 그릇과 새로 길러온물 반 그릇을 합한 것을 음양탕이라고 한다. 물 한잔을 마실 때도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우선 받고 나중에 찬물을 받아서 마시자. 이 때 음과 양의 기운이 위아래로 섞이면서 자신의 몸 안에 음양의 기운을 전달해 몸속의 기운을 순환시킨다.

음양탕(陰陽湯).
뜨거운 물 먼저, 그 다음에 차가운 물. 순서를 기억하시길~

모세관운동, 심장과 신장이 좋아지는 효과

그리고 자고 일어나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법. 이름하여 모세관운동! 모세관운동이 뭐냐 하면 누워서 등을 땅에 대고 손발을 하늘로 처들고 떨어주는 것이다. 흡사남들이 보면 파리 흉내 내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니 남들 앞에서는 쪽팔릴 각오를 하지 않는 한 하지 않는 게 좋다. 약 2분 30초 정도 떨어줘야 좀 떨어줬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움직이지 말고 침대에서 하는 게 가장 좋다. 몸속의 혈액은 3분의 1 정
도가 팔다리에 분포되어 있는데, 모세관운동을 통해 혈액이 몸통으로 모이게 됨으로써 심장과 신장이 좋아지는 효과를 낳게 된다.

고치법(叩齒法), 사람의 침은 진액의 일종으로
생명수에 비유할 수 있어

그러고 나서 고치법(叩齒法). 이게 뭐냐 하면 입 안에 침을 고이게 해서 다시 마셔주는 것이다. 인상 찌푸리지 마시라. 침이 더럽다는 것도 선입견이다. 동양의학에서는 사람의 침은 진액의 일종으로 이를 생명수로 비유한다. 동의보감에는‘사람이 늘 옥천을 마시면 오래 살고 얼굴에서 빛이 나는데 옥천이란 입속에 있는 침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수양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를 쪼아 침으로 양치하며 입 안에 가득 차게 한다.이것을 삼킨 다음 숨을 멈추고 오른손을 머리 위로 넘겨 왼쪽 귀를 14번 잡아당기고 또 왼손을 머리 위로 넘겨서 오른쪽 귀를 14번 잡아당긴다. 이렇게 하면 귀가 밝아지고 오래 산다”              - 동의보감

아침에 일어나서의 생긴 침으로는 눈을 닦아주어도 눈이 맑아지니 눈이 안 좋은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 입을 헹구어 눈을 비벼주는 것도 좋다.

신선 자세,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45분을 버텨야

마지막으로 학교에 갈 때 할 수 있는 운동 추천 하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신선 자세로 있기. 이거 꽤 효과 있다. 신선 자세가 무엇이냐 하면 무릎을 굽히는 기마 자세이다. 그러나 아무리 얼굴에 철판 깔고 있더라도 지하철에서 기마 자세로 서서 간다는 건 보통 철판 아니고서는 힘들다. 지하철 한복판에서 기마자세로 서서가고 남들이다 쳐다보는 상황, 생각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는가. 그렇다. 하지만 걱정마라. 그렇게 티 나게 안 해도 된다. 허리를 펴고 약간만 무릎을 구부리는 것으로 된다.

사람들 많은 출퇴근 시간에는 티 안 나서 더 좋다. 출퇴근, 통학 시간에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신선 자세로 서있자. 단 이때 발끝은 평행으로 나란히 유지하는 것에 주의한다. 그리고 상체가 앞이나 뒤로 치우치지 않게 똑바르게 유지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체를 단련시키는 것은 신장을 건강하게 하는 것으로, 이는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자 또한 정력 감퇴, 무기력, 치아 부실, 탈모 등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때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45분을 버텨야 한다. 조금 힘들다고 다시 기대거나 할 생각들 마시라. 물론 5분만 해도 허리가 뻣뻣해져 옴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절대 공짜는 없다는 것! 그것은 진리!!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무릎을 약간 굽히시고 허리는 꼿꼿하게 펴고!


이 자세보다는 허리를 조금 더 꼿꼿이 피고,
양발은 나란히^^


안 써지던 논문이 써지고 안 읽히던 리딩이 술술 읽히게 되는 그날까지 고고고! 원생들이시여. 공부를 잘하고 싶으신지? 그렇다면 헛 힘 쓰지 말고 정을 아끼고 보충하는 일에 좀 더 신경을 쓰시길^^ 그럼 내일부터 속는 셈치고 아침에 일어나서 음양탕 한 컵 마셔주시고, 침대에서 나오기 전에 팔다리 한 번 떨어주시고, 침으로 이 한 번 닦아서 마셔주시고, 든든히 검은 곡식류의 아침밥을 챙겨 먹고, 학교에 올 때 신선자세로 이동해 보시라. 혹 누가 아는가? 안 써지던 논문이 써지고, 안 읽히던 리딩이 술술 읽히게 될지 말이다.^^


※ 이 글은 수유너머 위클리(http://suyunomo.net)에 연재하고 있는 글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좋은말씀 2013.09.29 16:32  Addr  Edit/Del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27 12:53


시대를 풍미했던 잡지 선데이서울을 기억하시나요? 형용색색의 겉표지는 보기만 해도 뭇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냈지요. 표지 한 가운데서 이상야릇한 웃음을 띠고 있는 여배우는 왠지 모를 두근거림으로, 쳐다만 봐도 얼굴 빨개지는 부끄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새처럼 대놓고 야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 야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뭐랄까 왜그런 거 있잖아요. 야릇함은 적나라한 노출보다는 보여줄 듯 안보여줄 듯 애태우는 긴장 속에서 나오는... 으흠! 흠! 암튼 여기에는 짐짓 점잖은 채하면서 안 보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흘깃거리면서 쳐다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길거리 자판 앞을 지나갈 때면 저 잡지 안에 어떤 별천지가 있을지 너무도 궁금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침내 기회를 포착해 잡지를 여는 순간 온갖 이야기들이 난리법석을 치는 진풍경이 열렸지요. 정치인의 추문에서 연예인의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외계인 불시착이나 보물선 난파와 같이 도무지 믿기 어려운, 하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생명을 얻더니 급기야 귓속말로 말을 건넵니다. 네가 모르는 세상이 있다고. 후~ (귀에다 바람 부는 소리) 그 이후 세상을 조금 알게 됐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이마저도 시큰둥하게 받아들이게 됐지만 그때의 그 가슴 설렘만큼은 아직도 뚜렷합니다. 지금은 뭘 봐도 그때만큼 열심히, 열정을 다해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때는 그야말로 안광투지(眼光透紙)였거든요.

해서 이번 호 대학원신문은 선데이서울의 기운을 빌어 야릇하게 꾸며봤습니다. 나름 선정적인(!) 주제들을 선택하고 글도 가능한 쉽게 그리고 알록달록 사진도 제법 많이 넣었습니다. 그간 대학원 신문이 어렵게 느껴지신 분들이라면 이번 호는 좀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네요. 곁눈질로라도 보고 싶어서 애태우던 그 마음으로 이번 호를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신문을 펼치는 순간 기사들이 생명을 얻어 귓속말을 하지 않을까요? 아직 세상을 잘 모른다고. 후~

편집장 박승일

'편집장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9호] 감수성  (0) 2012.02.27
[118호] at issue  (0) 2012.02.27
[117호] 선데이 서강  (0) 2012.02.27
[116호] 아, 논문  (0) 2012.02.18
[115호] 그대 이름 이곳에  (0) 2012.02.18
[114호] Media + Logic  (0) 2012.02.16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18 19:57



국어국문학과 정요일 교수가 『논어강의』제3 권 ‘人’ (1 권은 ‘天’, 2 권은 ‘地’) 을 출간함으로써 총 18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작업을 마무리했다. 정교수의 『논어강의』는 <논어> 원문과 더불어 <논어>에 관한 주희의 집주(集註)를 완역한 다음, 해당 구절마다 한문 문장의 구조와 어법을 꼼꼼히 따져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논어 관련 책들과 차별성을 갖는다고 평가된다.

사실 그동안 <논어>와 주희의 집주만으로 논어의 정확한 내용을 습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였다. 더구나 이전의 번역서나 해설들은 한문투 번역과 조선시대 때 이루어진 토를 그대로 답습하는 형태여서 초심자들이 논어에 접근하는 것은 더욱 더 어려운 형편이었다. 때문에 동양의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논어>에 대한 우리의 이해 수준은 낮은 단계에 머물렀다.

정교수의 『논어강의』는 이를 보완한 책이다. 원문을 충실하게 완역했을 뿐만 아니라 본문과 집주의 어려운 부분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구절에 맞는 한자음을 달거나 끊어서 읽을 곳은 띄어서 표시한 덕에 가독성 또한 좋다. 곳곳에 삽입된 개념 풀이와 한문 문법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초심자가 <논어> 안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다. 특히 이번 ‘人’ 편에서는 <논어> 본문 색인, 집주 원문 색인, 일반 색인 등 200여 쪽에 달하는 참고내용이 꼼꼼히 정리되어 있어 학술적인 면에서도 충실하다.

정 교수는 “<논어>는 지난 2500여년간 최고의 고전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해설서를 찾기 어려웠다”며 “평소 <논어>에 대해 강의한 내용들을 묶은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이 논어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낡은 2016.04.26 15:25  Addr  Edit/Del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