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강대학교

[114호] 총장님께 바람 최선아 (24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며칠 전 일간지(경향, 9.13)에서 2010년 대학평가를 발표했다.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여건 부분의 낮은 평가는 서강대의 현주소를, 총장님의 취임 후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교수 당 학생 수, 교수 확보율,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40위 대를 기록했으며 교육비 환원율은 34위에 머물렀다. 이전 평가보다는 다소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다. 의과대학이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열악한 연구 환경을 다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그나마 도서관 좌석 및 연구실 등 교육환경이 평가지표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대학원생들은 연구 공간 부족으로 이른바 ‘연구실의 난’을 겪고 있다.. 더보기
[114호] 이종욱 총장 1년을 돌아보며… 윤희한 (23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작년 봄학기, 신임 총장 선출을 위한 총장후보자 선출위원회(이하 총추위)에 학생 대표로 들어갔다. 총추위는 신임 총장을 뽑기 위한 선출기준과 방식을 정했다. 교수, 교직원, 동문, 신부님 등 서강의 주요 구성원들과 함께 치열하게 토론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모으는 과정을 거쳐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였고, 최종 선임을 거쳐 이종욱 총장이 선출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총추위를 통해 서강의 여러 구성원들과 서강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 것을 매우 소중한 경험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모든 구성원들의 희망을 안고서, ‘최초의 서강 출신 총장’이라는 기대를 더욱 부풀게 만드는 타이틀과 함께 이종욱 총장이 이끄는 서강대는 출발했다. 출발은 좋았다. 서강 구성원들을 분열하게 만들었던 홈플러스.. 더보기
[114호] ‘비시대적’ 매체론을 위하여 글 곽성우 기자 교정 곳곳 대자보란에 군데군데 붙어 있는 포스터들을 보며 올해 초 한 대학생의 선언을 상기한다. ‘김예슬 선언’이라 지칭되는 이 선언은 한국 대학의 부조리를 지적하고 우리 사회의 치부를 건드리는 돌팔매질이었다. 그런데 주목할 만 한 점은 이 거부의 몸짓이 최초엔 바로 대자보라는 다소 낡은 매체형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물론 김예슬 선언이 여러 매체들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되고 대중들의 이목을 끌며 사회적인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던 동력이 무엇보다도 선언의 행간을 채우고 있는 고민의 흔적, 즉 그 ‘내용’이었다는 점은 부정될 수 없다. 따라서 단순 시발점에 불과할 수 있는 대자보라는 형식에 집중해보자는 것, 요컨대 내용적 측면이 아닌 ‘형식적 측면’에서 김예슬 선언을 논해보자는 것은 다소 사변.. 더보기
[114호] 샌델이 몰고온 기차에 올라타기 최원 (시카고 로욜라 대학, 철학과 박사수료) 마이클 샌델의『정의란 무엇인가?』가 ‘왜’ 읽히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이 글은 그러한 질문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 글은 오히려 그 책이 ‘어떻게’ 읽히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관심을 둔다. 어떤 신드롬이 형성되는 이유는 다양할 수 있으며, 그 이유들이 반드시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앞으로 이러한 신드롬이 출판 시장을 변화시켜 적어도 자기계발서만이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을 종식시키고, 인문학 서적의 부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도 아직은 너무 섣부르다. 중요한 것은 샌델의 책이 읽히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닐까? 그것은 어떤 현실, 어떤 정세 속에서 어떻게 대중들에게 읽히고 있는가? 이러.. 더보기
[114호] 『메트로폴리탄 게릴라』의 저자 박홍규를 만나다. 인터뷰 박승일 정리 곽성우 대학원생들에게 루이스 멈퍼드는 생소한 인물인데요. 20세기 초반의 사상가인 멈퍼드가 현재 재조명되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1920년대에 발표한 처녀작『유토피아 이야기』를 시작으로 말년의 기계를 주제로 하는 논의까지, 루이스 멈퍼드의 사상은 조금씩 변해갔고 그 영향력 또한 시대적 맥락에 따라 굴곡이 있었습니다. 어떤 책은 반향을 일으켰지만 또 어떤 책은 무시를 당했고 70년대 즈음엔 거의 잊히다시피 했지요. 전체적인 관점이 요구되는 위기의 시기, 예컨대 1·2차 세계대전 등 시대의 전환점에는 이 사람의 논의가 어느 정도 통용되었어요. 하지만 그 당시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맑시스트들에 의해 멈퍼드가 그리는 사회상, 즉 지금으로 치면 자연친화적, 아나키즘적, 지역 사.. 더보기
[114호] 존재(being)에서 행위(doing)로 박승일(신방과 박사과정) 2008년, 촛불이 한창이던 여름에 쓴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웹 2.0은 정해진 정보가 정해진 루트를 통해 전달되는 포털과는 달리 수동적 수용자(subject)가 정보를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중심이 되고, 기존의 정보를 재배치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안할 수 있는 기획자(project)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중(multitude)적 속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담론 권력 내에서 틀지어진 이데올로기를 쫓기보다 굳게 형성된 상징계의 영역에 실재의 침입을 유도하는 징후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내파’적이다. 웹 2.0은 이러한 속성을 존재적 차원에서 담지하고 있다. 물론 이는 잠재성(virtuality)으로 존재하지만 특정한 맥락과의 절합(articulation)을.. 더보기
[114호] 세대의 문화정치와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의 미래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미학/문화연구) 맑스가 강조했듯이 각자는 자신이 원하는 바와는 다른 역사적 조건 속에 던져져서 살아가지만, 동시에 그 조건 자체에 순응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그 조건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역사적 구조와 주체 사이에 변증법적 긴장이 발생하고, 각 주체들이 상이한 조건 속에서 서로 다른 이념과 감정의 물결에 휩싸이게 되며, 결과적으로 세대 간 단절과 갈등이 심화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간 세대 간 갈등과 단절을 다룬 연구들이 꾸준히 제시되었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세대 간 단절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입각하여 사회변동의 흐름을 전망하기보다는 세대 간 화합을 통해 사회통합을 이루자는 식의 도덕적 ‘봉합’에 매달려 왔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진보적 .. 더보기
[114호] 트위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이요훈 ('디지털 세계의 엘리스' 저자) 최근 구글, MS 등 IT 기업을 중심으로 인터넷에 노벨상을 주자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인터넷은 전세계 국가와 인종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소통과 토론 문화를 활발하게 열어나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민주주의 발전과 세계 평화에 기여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다시 말해 검열되지 않은 개인의 의견이 자유롭게 교환되고 토론될 때, 민주주의는 더욱 성장할 수 있으며 그게 바로 세계 평화라는 논리다. ‘자유로운 의사교환 = 민주주의 = 평화’라는 논리는 2009년 이란 사태 때 이란 정부가 SNS서비스중 하나인 트위터를 이용하지 못하게 막았을 때도 등장한 적이 있다. 이란 사태 이후 미국 학계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트위터를 이용할 수 있는 검열 회피 기술을 개발해 .. 더보기
[114호] 블로그, 디지털 리터러시의 시작과 끝 장상미 (함꼐하는 시민행동 미디어팀장) 블로그에서 트위터로, 유튜브로, 페이스북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강자가 탄생하며 진화해가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의 시대에는 완결된 형태의 방법론, 즉 정답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오히려 변화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실험하고 공유하며 다음 단계의 힌트를 찾아내는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능력, 즉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존의 교육 시스템이나 조직, 기관을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변화의 흐름에 공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되고 발현된다. 우리는 웹2.0 혁신과 함께 등장한 블로그를 통해 그 단초를 찾아볼 수 있다. 블로그란 무엇인가 디지털 리터러시라고 하는 거창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블로그란 무엇인가?’란 오래된 질문으로부터.. 더보기
[114호] 스마트폰을 든 스마트몹 김명석(생각 실험실 대표) 이 글은 스마트폰을 예찬하는 글이다. 스마트폰이 가져올 변화를 과대평가하는 맥락은 거창하다. 먼저 기술결정주의라는 다소 끔찍한 견해를 생각해보자. 이 견해에 따르면 기술은 사회 내 다양한 가치들을 결정함으로써 사회의 전반적 구조와 역사까지 결정한다. 불을 다루는 기술이 도입된 후 인류에게 닥친 문명화와 도시화 과정을 이제 와서 우리가 과연 되돌릴 수 있을까? 기술결정주의는 여러 가지 전제들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몇 가지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를 지배하고 변화시키는 다양한 힘들 중에서 기술은 중추적 지위를 차지한다. 인류 역사를 고찰해 볼 때 기술 혁신은 사회의 진보를 주도해 왔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도입되고 그것이 그 사회에 일단 정착하게 되면, 그 기술의 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