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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34호] 돈과 그 사용에 관한 정신분석적 단상 돈과 그 사용에 관한 정신분석적 단상이유섭 _ 명지전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 무의식 사고와 밀접하게 관련된 돈과 그 사용겉으로 드러난 인간의 다양한 행위들의 내면적 원인의 근원에 돈이라는 요인이 작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임상 학자들은 이 주제에 관하여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것을 경시하는 것을 본다. 부자이건 가난하건 간에 많은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경제적인 문제, 돈 문제와 지속적으로 싸우고 있다.우리는 인생에서 개개인이 간직한 돈에 대한 무의식적 사고가 일상의 인간관계와 돈 거래나 상행위에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임상적 경험을 통해 확인한다. 또한그것은 가족 관계에서나 환경에 직면해서 우리의 욕망과 상호반응에 영향을 주고, 우리의 의식적이고 무의식적인 행위에 영향을 준다. 개개.. 더보기
[134호] 다양한 삶의 가치,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다양한 삶의 가치,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서동은 _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신학이 된 경제학돈이 우리 시대의 신(神)이 된 지 이미 오래되었다. 서양 중세 시대에 사람들이 신에게서 안정감을 찾고 모든 가치의 근원을 찾았듯이, 오늘날 많은 사람은 돈에서 마음의 안정감을 찾고, 돈을 중심으로 모든 가치의 서열을 매기며 살아가고 있다. 성당은 이제 화려한 백화점으로 대치되어, 백화점에서의 소비가 성당이 주는 누미노제(Numinose)의 감정을 대신하고 있다. 근대의 이신론자(deist)들이 자연법칙으로 신의 질서를 대치하고 사물의 질서와 법칙을 평균화한 것처럼, 근대 이후 자본주의 시대에 사람들은 돈의 법칙에 따라 사물의 질서와 규칙을 바꾸어 놓았다. 모든 사물이 돈의 양적인 가치에 따라 서열화.. 더보기
[133호]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자발적 감시의 시대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자발적 감시의 시대 이희은_조선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부교수 프라이버시의 시대는 끝났다? 2010년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이제 “프라이버시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의 사람들은 더욱 많은 정보를 더욱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에 편안함을 느낀다는 이유에서다.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이라는 명목으로 우리의 사생활이 은밀하게 그러나 광범위하게 침해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주커버그의 말이 과장만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2013년 개봉된 다큐멘터리 에서 주커버그는 자신이 했던 말과 배치되는 행동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감독이 아침 출근길의 주커버그에게 다가가 “정말 더 이상 프라이버시란 .. 더보기
[133호]디지털 파놉티콘으로서 전자감시제도의 부정성 디지털 파놉티콘으로서 전자감시제도의 부정성 윤영철_한남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과학기술의 양면성 - 디지털 감시사회의 등장현대사회는 첨단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문명의 이기를 최대한으로 만끽하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특히 디지털 혁명이나 정보통신기술 혁명으로 인해 상호 관련된 정보를 한 곳으로 집적할 수 있는 디지털 컨버전시(digital convergency)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더욱이 디지털 컨버전시에 네트워킹을 결합하면서 우리사회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통신환경을 형성하고 일상생활의 편익을 구현하는 유비쿼터스 사회(ubiquitous society)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대사회를 과학기술사회라고 한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양면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과학기술의 .. 더보기
[133호] 안전한 사회인가 통제의 사회인가? 안전한 사회인가 통제의 사회인가? 구윤희_서영대학교 파주캠퍼스 멀티미디어디자인과 교수 일망감시 체계와 CCTV일망감시의 구조는 영국의 공리주의자인 제레미 벤담이 설계한 근대적 감옥으로 파놉티콘(Panopticon)은 수감 형태인 감옥의 기능을 감시의 기능으로 바꾸어 놓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기능은 현대의 일상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발견된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파놉티콘의 건축형태를 사회구조의 시선 권력과 비교하여 일망감시시설을 통한 시선의 내면화와,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양면성의 권력관계를 통해 사회를 분석한다. 판옵티콘 속의 죄수들은 간수들을 볼 수 없지만 자신은 항상 노출됨으로써 간수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내재화 한다. 이 내재화를 통해 죄수는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하고.. 더보기
[133호] 주민등록제도와 총체적 감시사회 주민등록제도와 총체적 감시사회 홍성태_상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감시사회: 신체 감시와 자료 감시모든 근대 사회는 ‘감시사회’이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미셸 푸코가 (1975)에서 제시했듯이 근대 권력은 사람들에 대한 감시의 전면화와 내면화를 통해 권력의 안정을 추구했다. 근대화와 함께 국가의 감시는 훨씬 더 방대해지고 치밀해졌다. 모든 국민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근대 국가의 성립과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사회학자 데이빗 라이언이 (1994)에서 적절히 강조했듯이 근대 사회에서 감시는 통치만이 아니라 행정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요컨대 세금을 거두고 군대를 꾸리기 위해서도 근대 국가는 모든 국민을 감시해야 하며, 범죄에 대처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서도 근대 국가는 모든.. 더보기
[132호]닫힌 사회와 배제된 청년들 닫힌 사회와 배제된 청년들 소영현_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 청년문화의 소실과 청년의 원자화 청년문화의 뚜렷한 범주를 각인시켰던 1970년대를 제외하면 그간 청년문화론은 주로 청년-(대)학생 문화에 집중되었다. 대체로 그것은 사회의 쇄신을 불러일으킬 저항적 구심점으로서의 청년-학생에 대한 관심이었다. 1980년대를 거치면서 학생운동은 저항적 하위문화로서의 성격을 구축하면서 기성 사회나 지배 엘리트와는 다른 차별적 영역을 마련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진전과 소비문화 확산의 계기였던 1987년 6월 항쟁, 1988년 올림픽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학생(운동)문화는 점차 쇠퇴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청년-(대)학생 내부에서 야기된 들끓는 욕망을 쇄신의 에너지로 흡수하지 못하고 학생(운동)문화는 새롭게.. 더보기
[132호] 대학시간강사는 프롤레타리아인가-배제된 대학 안의 유령이 청년 대학원생에게 대학시간강사는 프롤레타리아인가- 배제된 대학 안의 유령이 청년 대학원생에게 임순광_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 前 경북대 비정규교수 대학, 기업, 비정규교원 한국의 대학은 일종의 ‘위장형’ 비영리조직이다. 즉 가치, 지배구조, 운영원리와 방식 등에서 대학은 기업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요즘은 취업률이 특정 학과나 학문의 존폐마저 결정하는 판이니 두말 해 무엇하랴. 중앙대 사태나 청주대 사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대학이 기업이라면 교육과 그를 통한 상징적 자산(졸업장을 포함한 각종 인증문서와 학벌 등)은 대학이 제공하는 ‘상품’이다. 그 상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 존재가 ‘교원’이다. 대학은 교원과 교직원을 활용하여 교육서비스(졸업, 교직, 전공 인증 등)를 제공하는 대가로 ‘등록금’을 받는.. 더보기
[132호] 대학원생이여, 기꺼이 비동일자가 되어라! 대학원생이여, 기꺼이 비동일자가 되어라! 김기성_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HK연구교수 이 글은 한국 대학원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잔뼈가 굵은 대학원생들을 향해 있다. 그 사회의 일원으로서 일종의 연대감으로부터 비롯된 미안한 마음이 앞서지만, 그 마음을 애써 누르며 나의 생각을 조심스레 꺼내 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원생은 1949년 “국립서울대”(그 당시 정식명칭)에서 배출된 석사 90명이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반세기 후 “세계적 수준의 대학원 육성과 우수한 연구인력 양성”을 목표로 내세웠던 “두뇌한국21(BrainKorea21)” 프로젝트가 1999년 출범했다. 같은 해 “사이버 코리아21(CyberKorea21)” 정보화정책 또한 추진됐다. 이때부터 한국 사회는, 사회학자 다니엘 벨(Daniel Be.. 더보기
[132호]청년 빈곤: 세대의 문제냐 성장의 단계냐 청년 빈곤: 세대의 문제냐 성장의 단계냐 박권일_프리랜스 저널리스트·『88만원 세대』 저자 빈곤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건 빈곤이 어디까지나 현 시기 국민경제의 질적 특성과 양적 규모에 의해 정의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청년빈곤이라는 말 속의 빈곤은 아프리카 최빈국의 그것에 대비될 수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저것들이 배곯아본 적이 없어서 불평을 한다.’는 부당한, 그리고 ‘명백히 의도적인 비난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빈곤은 오히려 선진국에서 가장 치열하게 연구되는 주제다. 청년세대의 빈곤이란 주제를 접할 때 가장 빠지기 쉬운 두 가지 함정은 첫째, 특정 세대를 인격화․의인화해서 사고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A세대는 능력이 있었는데 B세대는 무능력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