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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36호] 세계화 시대와 소외된 노동 세계화 시대와 소외된 노동 임경석1) _ 한양대학교 철학과 외래교수 들어가는 말 인간은 생존과 관련된 결핍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연을 변화시키는 일체의 행동인 노동(Arbeit)을 수행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노동이란 단지 먹고 살기 위해 피와 땀을 흘려야 하는 고통스럽고 수고스러운 행동을 의미해야만 하는가? 아니면 노동은 거미나 꿀벌의 뛰어난 건축행위가 지니는 맹목적인 생존본능의 차원을 넘어 맑스의 지적처럼 그 자체안에 노동과정의 목표와 목적을 지닌 자아실현의 과정이자 공 동체적 삶을 가치있게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 그 무엇이어야 할까? 고대의 노동은 적어도 여러 부족의 공동체 의식이나 집단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의례활동으로서 신화적이며 생존 에 절박한 의미뿐만 아니라 정치, 종교, 군사, 예술,.. 더보기
[136호] 성 노동자들이 처한, 여전한 곤경 성 노동자들이 처한, 여전한 곤경 김경미 _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2015년 8월 성 노동자의 인 권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성매매의 비범죄화를 결의한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3월 헌법재판소는 자발적으로 성을 판 자도 처벌하는 성매매특별법이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자발적으로 성을 파는 것, 즉 성적 서비스를 파는 것은 불법이라는 말이다. 한국의 성 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성적 서비스를 파는 한범죄자가된다.자발적으로성적서비스를파는것이 왜 문제가 될까? 성적 서비스를 파는 이 일, 매춘은 왜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할까? ‘매춘’이라는 단어 정의매춘은 성적 서비스를 제공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일을 일컫는다. 이 일은 몸을 통해 성적 서비스를 교환한다는 점에서 서비스 노동이며, 신.. 더보기
[136호] 이주노동자로서 나는 외친다 이주노동자로서 나는 외친다 우다야 라이 _ 이주노조 위원장 고령화와 저출산 때문에 한국 산업 현장에서 노동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산업 현장에 투입되어 노동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 하루하루 부족한 상태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렸습니다. 한국 정부는 경제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 부족한 노동력를 채우고자 이주 노동자들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래서 1990년대 한국은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데려올 수 있는 방안을 찾았지만, 이 주 노동자들을 합법적으로 데려올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현지 법인연수생1) 외 모든 이주노동자들은 법적으로 미등록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이주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로 장시간 동안 저임금 노동을 .. 더보기
[136호] 장애 여성의 몸과 노동 장애 여성의 몸과 노동 김효진 _ 작가, 사단법인 활짝미래연대 대표 일하는 장애 여성에게 화장실이란? 우리 단체의 회원중에 직업이 약사인 분이 있다. 그 분은 수십 년동안 약국을 경영해오다 의약분업 이후 이어진 경영 난때문에 약국을 그만두었다. 몇 년 정도 쉬다가 최근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데, 면접을 보러가게되면 가장 먼저 화장실을 확인한다고 했다. 젊었을 때는 목발을 사용하다 나이가 들자 휠체어를 타게 되었기 때문에 화장실은 가까이에 있는지, 화장실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지, 휠체어가 움직일 수있을 만큼 공간이 충분히 넓은지, 지탱할 손잡이는 있는지를 고려할 상황인 것이다. 하루 8시간이라는 근무시간 동안 최소 서너 번 정도의 출입이 원활해야 마음놓고 신변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더보기
[135호] 국가의 사이 공간에서 사유하기 국가의 사이 공간에서 사유하기 하용삼 _ 부산대학교 HK연구교수 난민과 국가경계 9월 2일 터키 해변에 마치 엎드려 잠든 듯이 죽은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는 전 세계인들에게 슬픔과 충격을 주었고, 우리 모두에게 난민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이와 더불어 난민은 우리에게 ‘국가경계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그리고 ‘국가경계는 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한다. 이 물음은 바로 공간을 분할하는 경계들 중에서 가장 견고한 국가경계에 대한‘사유하기’와 연결되어있다. 사실 국가의 ‘물리적 경계’는 미리 그곳에 뿌리 내리고 있다. 그러나 동식물, 무생물(먼지, 바람, 물 등)은 국가의 ‘물리적 경계’를 넘어서 자유롭게 이동한다. 이런 점에서 국가경계는 인간의 의미에 의해서 확정된다... 더보기
[135호] 세월호참사 피해와 국가의 책임 세월호참사 피해와 국가의 책임 김한균 _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이것이 과연 국가란 말인가? 세월호참사는 “이것이 과연 국가란 말인가?”1)라는 참담한 물음을 던진다. 세월호참사는 일회적 사고가 아니다. 사고와 사건이 겹쳐진 참사다. 세월호참사를 가리키는 4/16은 사고발생-대책실패(구조, 피해수습, 진상규명, 안전제도개선)-사고반복-사회적 불안의 연쇄로 구성되는 하나의 사회적 참사현상을 가리키는 기호가 될 수 있다. 9/11이 테러 이후 변화한 세계를 상징하는 기호가 된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국가가 모든 사고의 발생을 막을 수는 없다. 그 진상과 원인을 규명하여 대책실행과 피해수습을 통해 반복참사를 예방하고 더 안전한 사회를 보장해야 하는 책임만큼은, 그러나 피할 수 없다.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지 못한 .. 더보기
[135호] 20~21세기 한반도에서 국가적 성폭력과 그 희생제의로서 여성의 몸 20~21세기 한반도에서 국가적 성폭력과 그 희생제의로서 여성의 몸 최현실 _ 동국대학교 학사지도교수 20~21세기 한반도에서 작동되었던 폭력현상에서 발생한 희생양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일본군위안부, 여성빨치산, 여성탈북자는 국가와 이데올로기, 정치에 의해서 희생되었던 대표적인 몸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는 시대적 차이, 이데올로기적 차이, 공간적 차이라는 특성이 존재하고 있지만 희생 내용을 살펴보면 역사적 시기와 내용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몸에 대한 폭력과 보편적 인권의 배제라는 공통적 현상이 나타났다. 일본군위안부, 여성빨치산 그리고 여성탈북자의 삶을 여러 개의 생애사로부터 공통의 테마를 도출하는 방식인 범주적 내용분석(categorical content approach)을 중심으로 .. 더보기
[135호] 시민권과 시민성 - 국가, 민족, 가족을 넘어서 시민권과 시민성 - 국가, 민족, 가족을 넘어서 김동춘 _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한국 사회에서의 시민권과 시민성 시민이란 국가 내에서 법적 지위와 권리, 의무를 갖고 있는 개인들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그것은 자연적 동질성을 어느 정도 전제로 하는‘민족’과도 다르며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를 넘어서는 근대국가의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을 지칭한다. 근대국가가 구성원인 모든 인민의 시민권(citizenship)의 실현단위로서 제대로 기능한 경우는 드물었다. 시민은 자본주의 내의 계급차별을 내장하면서 형성되었으며 서구에서의 시민권(citizenship), 즉 공민권, 정치권, 사회권의 단계별 확장은 봉건주의와의 투쟁을 통해 자유권과 재산권의 확보, 정치참여의 권리 확보, 그리고 경제적 복지와 사회적 안전을 확보.. 더보기
[134호] 매체로서 화폐 매체로서 화폐 윤병철 _ 대구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화폐 매체의 사회적 의의황금으로 상징되는 화폐의 힘을 그리스 신화는 미다스왕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사실, 화폐는 인간의 한없는 욕망과 모든 가치를 황금의 가치로 바꾸어 버리는 물신화(物神化)에 대한 철학적 성찰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갖는다. 화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수단으로서 중요성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를 매개하고, 또 사회체계를 촉발하는 매체로서, 즉 한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매체로서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될 필요가 있다. N.루만은 사회를‘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포괄하는 체계’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인간의 모든 사회적 행위가 커뮤니케이션 행위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현실로서의 사회성을 구축하는 기본.. 더보기
[134호] 화폐에 대한 철학적 성찰 - 맑스(K. Marx)의 화폐론을 중심으로 - 화폐에 대한 철학적 성찰- 맑스(K. Marx)의 화폐론을 중심으로 - 김 현 _ 전남대학교 철학과 강사 화폐에 대한 고전적 통념으로부터 맑스의 화폐론으로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화폐의 기원 및 목적에 관한 가장 친숙한 설명은 교환의 당사자들이 물물교환경제(자연 경제)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화폐를 도입하기로 합의 혹은 계약을 맺었다는 이론이다. 화폐를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의 산물이자, 교환을 매개하는 수단으로만 이해하는 사고방식 속에서 화폐는 그 자체로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하는 상징이거나 기호에 불과하다. ‘계약론적 화폐이론’이라 불리는 이 이론은 로크(J. Locke)와 같은 사회철학자 뿐만 아니라 스미스(A. Smith)나 밀(J. S. Mill)과 같은 고전경제학자들에 의해서도 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