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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49호] 댓글도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_박지현

댓글도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일반대학원 아트&테크놀로지학과 석사과정 박지현

 

 

댓글은 인터넷 게시물 밑에 남길 수 있는 짧은 글이다. 인터넷과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댓글 문화가 생겨났고, 많은 사람이 다양한 관심사나 이슈들에 대해 댓글을 통해 활발히 의견을 교류한다. 이러한 댓글 문화는 사용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온라인 공간에서 보장된 익명성의 부작용에 따른 악성 댓글의 폐해 또한 점차 퍼지고 있다.

과거에는 미디어 노출이 잦은 유명인사들이 주로 댓글의 영향을 받았다면, 소셜미디어가 발달한 요즘에는 일반인들의 미디어 노출이 잦아지면서 댓글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로 인해 댓글에 관한 이슈들이 특정 유명인사들에 국한되어 발생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일반인들에게까지도 적용되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댓글에 대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해지면서 댓글은 단순히 기사나 게시물에 대한 반응을 넘어 토론의 장으로 그 범위가 넓혀지고 있고, 그에 따른 사이버 폭력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우리 모두 매일 미디어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자신 또한 그렇다. 하지만 댓글과 관련된 연구를 하게 되면서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와 유튜브를 하면서 콘텐츠보다 댓글을 주로 살펴보고 있다.

댓글을 보면 한 콘텐츠에 대해, 또는 사람들이 올린 일상 사진에 대해 사람들이 각각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는 걸 보면 볼수록 느끼게 된다. 어느 부분이 좋은지, 나쁜지, 왜 좋은지, 왜 나쁜지 이유도 다 다르다. 이렇게 모든 댓글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도 알게 되어서,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하지만 보는 중간중간 무자비한 욕설, 비방하는 글들을 보게 되면 자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사람들은 왜 악성 댓글을 쓸까?

나도 경험한 적이 있다. 나는 소소한 취미로 카톡 테마를 만드는데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을 듯하여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초반 팔로워 수가 적었을 때는‘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너무 예쁘다’ 등 좋은 글만 써주시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팔로워 수가 점점 늘면서(내가 만든 카톡 테마 디자인이 꽤 괜찮은가 보다) 이기적인 말, 욕설 등을 남기는 사람도 생겼다. 이 댓글로 인한 마음의 스크래치는 생각보다 컸다. 도대체 무엇이 맘에 안 들길래 저런 말까지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달린 댓글은 대상이 연예인 등 유명인사에게 달린 댓글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한 번도 이러한 경험을 겪어보지 않았던 나에겐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러면서 나도 이렇게 아픈데 유명인사들은 얼마나 더 아플까? 나는 계정을 삭제하면 그만이지만 미디어에 노출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이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문득 뼈아프게 다가왔다.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늘 이슈화되어왔다. 악플에 대한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터넷과 미디어 매체가 발달하면서 악플에 대한 문제도 빈번히 일어나고 상황도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

정보통신진흥원의 주간 기술 동향 통권 1437호의 ‘악성 댓글의 실태와 대응 방안’에 따르면 악성 댓글의 활성화 요인은 익명성, 비대면성, 집단성이라고 한다. 익명성은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기 때문에 욕설, 비방, 그리고 근거 없는 소문들을 보다 자유롭게 인터넷상에 유포시키게 되고, 비대면성은 상대방과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을 살아있는 인격체로 보지 않게 되므로 만약 폭력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는 자아의 경우, 인터넷상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더욱 과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 집단성은 같은 악의적 내용을 쓰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심리적 부담감은 분산되고 줄어들게 되므로 악성 댓글을 다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미디어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익명성, 비대면성, 그리고 집단성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악성 댓글에 대한 문제는 계속 마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모두 악성 댓글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일반인 사용자들이 주로 활발히 이용하는 SNS 등에서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가 많이 발생하면서 악성 댓글의 문제가 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가 되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포털 사이트, SNS 등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구글과 직소(Jigsaw,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산하의 창업 초기 기업)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악성 댓글을 찾아내 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였고, 또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는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딥 텍스트(DeepText)’를 이용하여 악의적이고 혐오스러운 게시물을 걸러내거나 악성 댓글을 직접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악성 댓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제안된 해결방안 등을 살펴보면 악성 댓글을 직접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직접적인 ‘차단’만이 해결책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악성 댓글의 피해를 ‘차단’이라는 극단적 방법이 아닌 댓글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사용자가 자신의 댓글을 인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초점을 맞춰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