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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56호] 학생 사회의 해체 위험과 재구성

학생 사회의 해체 위험과 재구성
박다진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양 아 라 기자 

 

  2021학년도 1학기 서강대학교 일반대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 9월에도 총학생회가 무산되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구성된 바 있다, 이는 비단 서강대학원만의 문제는 아니며, ‘학생자치’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학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다. 서강대학원 신문은 <학생 사회의 해체 위험과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박다진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심리학과, 석사)과 3월 19일 오후 6시에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학생 사회의 해체를 조망하는 부분이 총학생회를 통해서 비춰지고 있다”라며 “학생 사회의 해체를 반대하며 노력하고 있는 입장에서, 화살을 받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학생 사회의 해체 위험에 대해 “유학생 스터디와 대면으로 진행했던 특강이나 행사들이 일부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학생회 활동이 축소되는 부분은 있다”며 “이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이지, 학생회 활동이 소극적으로 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시행되었던 도서지원 사업 같은 경우에는 당일 저녁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많은 학생의 참여가 있었고, 학생들이 학생회를 통해 출입문 개방 관련 문의 등 학교 정책에 관한 의견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학생회 회장 출마와 같은 정치적 행위로서의 활동은 줄어들 수 있지만, 다양한 방면으로 많은 원우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구성 무산
비대위 체제 돌입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총학생회 활동을 소개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가 없어졌고, 학생회 활동의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해 12월 28일 총학생회 구성을 위해 ‘중앙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및 선거 공고’를 총학생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지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올해 1월 15일 재공고했지만, 후보로 나서는 이가 없어, 총학생회는 결국 구성되지 못했다. 총학생회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학생회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기존의 국장들이 자리를 지켰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이뤄질 수 있었다. 이는 32대 총학생회가 구성된 이후 두 번째 비상대책위원회이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학교 안과 밖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코로나 실태조사를 통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에 전달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설문 결과가 결과로만 남겨지는 게 아니라 공식회의에 참석해서 이러한 안건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게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결과라고 하더라도 (원우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학생들이 입장을 표명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원우들이) 의견 표출에 힘을 더 실어주신다면, 저희가 학교 변화에 더욱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출입문 개방권도 원우분들이 문의를 해주셨을 때 저희가 공문을 통해서 코로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 안건이 다뤄질 수 있도록 입장을 취했다”며 “대책위에서 의견을 나눴다고 하고 남문 개방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시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대표성 부족
총학생회 구성 절실


  대학원생들의 학업을 위해 대학원 총학생회의 구성은 중요한 부분이다. 대학원 총학생회는 학교 본부 차원에서 의결되는 각종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학생들의 대표 역할을 한다. 학생대표자회의를 준비하고 학생자치 및 학회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집행하는 기구이며, 학생들에게 필요한 특강 및 시설 이용과 관련한 정보를 전달
하며 학생들의 뜻을 바탕으로 민원을 해결한다.

 

  총학생회는 사무국, 정책국, 학술국, 복지국, 홍보국, 학술단체협의회 총 6개국으로 구성되어 활동한다. 학술단체협의회는 학회 운영비를 지급하고 운영위원회 및 정기 총회를 개최하고 학술회를 운영한다. 홍보국은 플러스 친구, 메일을 통한 학생회 사업을 홍보하고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관리하며, 문화지원사업을 추진한다. 복지국은 X관 열람실, 연구 환경 개선 물품 제공, 연구 환경 실태조사 등을 하고 있다. 학술국은 유학생 지원과 특강 개최 등을 담당한다. 정책국은 성평등 교육과 성평등위원회 구성 등을 맡고 있다. 사무국은 예산 편성 및 관리와 과대표자 회의 구성을 통해 학생회 회칙과 세칙 구성 등의 활동을 한다.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하면, 이를 대행할 비상대책위원회가 세워진다. 비대위는 총학생회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박다진 비대위원장은 “학생회가 무산될 시에 학생회에 배정되는 예산이 여전히 학생들의 지원으로 돌아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지점”이라고 우려했다. 학회 활동의 구성과 지원, 학교에서 열지 않는 필요한 특강 개최, 논문 게재료나 도서구입비 지원 등 학업에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대위의 경우 선거로 선출된 학생회만큼의 대표성과 권한을 기대할 수 없다. 박 비대위원장은 “투표를 통해서 선출된 것이 아니기에, 비대위를 바라보는 원우들의 시선이 가장 신경 쓰인다”라며 “좋은 학생회장이 나와서 학생회를 꾸려주시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식적인 업무시간 외에도 각국에서 메일과 SNS를 꾸준히 확인하고 답변하고 있고, 저희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다면 의견 반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우들의 적극적 의견 개진 필요 
“편하게 학생회 사용해달라”

 

  총학생회선거는 2학기에 실시될 계획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6월 말 7월 사이에 중앙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및 선거 공고 공지가 올라갈 예정”이라며 “좋은 입후보자께서 등록해서 총학생회가 구성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그는 학생회 임원진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며, “학교와 적극적인 소통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희 입장의 발언이나 행위들이 원우를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 뿌듯함에서 오는 심적인 장점도 분명히 있다”라며, “학생 사회가 축소되고 해체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학생 활동을 구성하고 어떤 방향으로 지원해드릴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하고 힘써간다는 공동체로서의 마음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에게 마지막으로 원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작년 홍보국에서 일하면서 학생에게 받았던 피드백을 떠올렸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 학생인 줄도 잘 몰랐었는데, 학생회를 통해서 이벤트 공지를 받고 연구지원 물품을 수령하며 내가 학교의 한 일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피드백이었습니다. 원우들의 의견이 학교 측에 무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전달해주고 싶습니다. 더욱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주시고, 이런 사업과 행사를 열어달라고 말해주시면 저희의 고민에도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희는 항상 열려있고 노력하고 있으니, 편하게 저희를 사용해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