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

[149호] 아현동의 어제와 오늘을 예술로 되짚다 ―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의 예술목욕 아현동의 어제와 오늘을 예술로 되짚다 ―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의 예술목욕 김미교 _ 독립큐레이터 오래된 공간들은 한 지역의 기억과 오늘을 마주하게 한다. 아현동에 위치한 행화탕의 어제는 동네의 현대식 목욕탕이었고, 오늘은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과거 행화탕에서 목욕을 즐기던 동네 주민들의 노랫소리가 남탕과 여탕을 나누던 벽을 넘나들었다면, 현재 행화탕에서 동시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선사하는 ‘예술목욕’으로 세대와 세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을 넘어서는 문화교류를 시도한다. 이 글을 통해 행화탕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역사적, 장소적 맥락이 주민과 시민들의 인식에서 변모하는 과정을 문화 예술 플랫폼의 역할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행화탕이 위치한 아현동의 어제와 오늘, 주민들.. 더보기
[149호] 신분제와 신인종주의 신분제와 신인종주의 서도원 _ 연세대 미디어문화연구학과 석사과정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근대와 근대를 나누는 시기적 구분은 뚜렷하지 않다. 각 사회의 지역적, 정치적 특성으로 인해 근대화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상적으로는 시기가 아닌 사회 구조와 정치질서의 차이로 전근대와 근대를 나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개인적으로는 인권 존중 사회가 근대 사회의 특징이라 볼 수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정치적 차원에서 신분과 계급의 구분은 대표적인 시대적 경계로 인식되어 왔다. 백광렬(서울대, 박사)은 신분제의 특성을 특권의 위계, 사회적 강제, 세습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특성들이 근대에 들어오며 계약을 골자로 한 사회 체계로 대체된 것이다. 그러나 근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 더보기
[149호] 한국인의 대표 감정 한국인의 대표 감정 박권일 _ 사회비평가 노동조합이나 정당의 대표성이 약하다 보니, 시민들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바꿔나갈 희망을 품지 못한다. 사람들은 결국 내 몫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를 배제하거나, 내 노력을 ‘무효처리’하는 세계에 좌절해 무력감에 빠지고 만다. 오늘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을 둘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 하나는 ‘혐오’, 또 하나는 ‘울분’이 아닐까 한다. 혐오는 많은 이들이 어느 정도 알게 된 반면, 울분은 좀 생소할 수 있겠다. 물론 ‘답답하고 분한 마음’이라는, 울분의 사전적 의미를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런데 이것이 공중보건의 테마로 부상한 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통일 후 동독 사람들이 겪은 심리 문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울분’(embitterment)과.. 더보기
[148호] “이미 늦었어요.”라는 말이 싫지만 느려지고 싶은 당신에게 “이미 늦었어요.”라는 말이 싫지만 느려지고 싶은 당신에게 송혜현 _ 건국대 중국어학과 졸업 언젠가 지하철에서 봤다. 어느 지역의 슬로라이프 국제대회 광고. 이 대회에서 소개하는 슬로라이프는 ‘제 속도의 생활미학’이라고 한다. ‘슬로’는 느리고, 오래된 것, 특히 사라져가는 음식, 환경, 전통의 가치를 대변하지만 일상에서의 생활은 느림과 빠름이 공존하므로 슬로라이프는 그러한 일상을 직시하고 빠름과 느림의 공존을 지향하는 사회라며, 대립이 아닌 균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그들은 ‘슬로’에 해당하는 가치들로 분야를 나누어 대결을 펼친다. 누가 가장 슬로라이프에 적합한지 겨룬다. 아마 이런 것이 균형인가. 참된 공존? 괜한 이질감에 사로잡혔다. 내가 알던 슬로라이프는 과연 무엇이었길래 ‘슬로라이프.. 더보기
[148호] 협업을 통한 시각예술과 VR의 융합- 작품 <VR - Liquid Nostalgia 5> - 협업을 통한 시각예술과 VR의 융합 - 작품 - Tiffany Lee (이승연) _ 시각예술가, 국민대 미술학과 회화전공 박사과정 연구자이자 작가인 본인은 2017년부터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여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이후 이 작업을 선보이기 위한 개인전을 준비하며 협업 연구를 진행하였다. 오늘날 작가는 전통적인 작가들처럼 홀로 수행하듯 진행하는 작업방식을 넘어 다양한 장르 및 매체와 소통하며 작품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글은 본인 작업의 주요 개념과 함께 VR 분야와의 협업 연구를 통해 제작된 에 대해 설명하며, 장르 간 융합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 작업의 주요 개념 본인은 2012년부터 일상적 기호를 재전유re-appropriation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일상적 기호들을 퍼스의 .. 더보기
[148호] 학계 간 라운드테이블 — 융합,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라운드테이블 진행 및 기록 : 박시은 서강대학교 대학원신문 편집장 토 론 : 안근영 미디어학과(05BOX 감독) 이찬주 신문방송학과 박지현 아트&테크놀로지학과 박연주 행정학과 이승은 서강대학교 대학원신문 편집위원 전건웅 서강대학교 대학원신문 수습편집위원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서강대학원신문 148호의 주제 ‘융합’이란 키워드와 함께 기획된 ‘각 전공분야에서 학계 간 융합을 바라보는 관점’을 알아보며 진행해보고자 한다. ‘융합’이라는 단어 자체가 전공 분야에 따라 익숙하게 다가올 수도 있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계간의 융합을 해야 한다고 배우며 공부하고 있지만, 기술 중심의 사회에서는 아직까지 기술에 대해서만 융합을 강조하고 있다. ‘코딩(Coding) 교육’이 대표적인 사례라 볼 .. 더보기
[143호] 30대를 마무리하며 '서강, 우리의 자랑이 되어주세요'_김종혁 30대를 마무리하며 -서강, 우리의 자랑이 되어주세요 제 30대 대학원 총학생회 회장 _ 김종혁 안녕하세요 제 30대 대학원 총학생회 회장 김종혁입니다. 제가 대학원에 들어 온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학생회 임원을 3학기나 했습니다. 그동안 서강대 대학원 원우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학교에 전달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했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그러한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최근 대학원생과 관련된 이슈가 미디어에서 자주 출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인터넷 게시글에 대학원생의 삶을 묘사하는 글도 많이 올라옵니다. 이는 1962년 2094명에 불과하던 대학원생수가 2014년 기준으로 33만 872명으로 52년 만에 158배 급증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산업이 .. 더보기
[143호] 우리 학교에는 성평등위원회가 있습니다_한나현 우리 학교에는 성평등위원회가 있습니다. 2017년 1학기 성평등위원회 위원,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석사과정 _ 한나현 아마 많은 서강대 대학원생들이 대학원 ’성평등위원회’(이하 성평등위)의 존재를 모를 것이다. 나 역시 총학생회 집행부로 일하면서 성평등위에 2017년 1학기에 참여하기 전까지 성평등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소개를 위해 성평등위의 존재 이유가 적혀있는 시행세칙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서강대학교 대학원총학생회 성평등과 성적자율권 보장을 위한 시행세칙”은 제 1장 1조의 총칙에서 이 세칙이 “서강대학교 대학원총학생회에서 성평등을 실현하고 특정 성별, 성정체성, 성적 지향에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이 존중받는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힌다. 이를.. 더보기
[143호] 기억을 나누는 기쁨_박범준 기억을 나누는 기쁨 기억의책 편집자 _ 박범준 기억의책을 만들기 시작한 지 2년이 지났다. 70여권 기억의책을 만드는 동안 꿈틀 직원 수는열 다섯을 넘었고, 바다 건너 대만에서도 첫 번째 기억의책이 인생서책(人生書冊)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 처음 시작할 때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이 즐겁게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기억의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아버지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단지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셨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철이 들면서부터 아버지와 불화를 거듭했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제법 당당하고 어른스러운 나였지만 아버지 앞에서는 늘 위축됐다. 나를 철없고 답답한 막내아들로 보는 아버지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아버지 앞에 서면 긴장했다. .. 더보기
[143호] 기억과 불멸 사이 — 인공지능의 기억, 인간의 기억_김재인 기억과 불멸 사이 — 인공지능의 기억, 인간의 기억 저자,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사_ 김재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에는 자아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이 나온다. 주인공 쿠사나기 소령은 상당히 철학적인 유명한 화두를 던진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기 위해 많은 부품이 필요하듯이, 자신이 자신답게 살려면 아주 많은 것이 필요하지. 타인을 대하는 얼굴, 자연스러운 목소리, 눈뜰 때 응시하는 손, 어린 시절 기억, 미래의 예감. 그것만이 아냐. 전뇌(電腦)가 접속할 정보와 네트워크. 그 모든 것이 나의 일부이며 나라는 의식을 낳고 동시에 계속해서… 나를 어떤 한계로 제약하지.” 나는 이 대사를 출발점으로 삼아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기억의 자리를 살펴보려 한다. 이 글은 최근에 출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