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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55호] Subnautica - 광활한 바다의 끝을 향해 작은 방에서 떠나는 외계 행성 탐사 안보민 1. 방 안에 갇히다 올해 초를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때는 아직 코로나가 본격화되기 전이라 새로운 바이러스가 도는데, 메르스 같은 건가? 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리고 게임 하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이 되면 으레 머릿속에 좀비 게임 몇 가지를 떠올린다. 다잉 라이트의 하란 바이러스, 바이오하자드의 T바이러스 등…. 웃으며 ‘이러다가 진짜 좀비 아포칼립스 열리는 거 아냐?’하고 농담을 던진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아포칼립스는 반쯤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큰 변화를 하나 꼽자면 사람을 못 만나게 됐다. 사회적인 동물인 우리 인간들에게 덜컥 주어진 고독 앞에서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 거라는 말은 공허하기만 하다. 코로나가 2020년을 어둠 속에 다 묻기도 전에 우리는 벌써 외롭.. 더보기
[155호] 코로나 시대, 공연이란 무엇일까?서강대학교 60주년, 뮤지션 최고은의 ‘우정의 정원으로’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이 시국에 공연이 웬 말인가. 코로나 시대의 공연은 어떠한 의미일까. ‘위험’일까 아니면 ‘새로운 도전’일까 끊임없이 따라붙는 물음표였다.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이라는 무대 한복판을 차지하고 앉아있다. 우리의 삶이 코로나에 밀려나도, 일상의 주인공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서강대는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이했다. 11월 18일 오후 8시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서강대 6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사진 설명: 뮤지션 최고은 씨가 서강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노래하는 모습, 온라인 생중계 화면 (2020.11.18)] 이 공연은 동문, 재학생, 신입생 등 서강인을 위.. 더보기
[154호] 기후위기, 자연은 타협하지 않는다. _김지은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생전 이런 비는 처음 봐. 전에는 비도 알맞게 왔고, 눈도 알맞게 왔고, 뭐든 알맞게 왔어.” 54일이라는 역대 최장의 장마기간을 기록한 폭우로 올 여름 큰 침수 피해를 입은 남원 주민의 이야기이다. 단 10일 동안에 연달아 세 번의 태풍이 한국을 강타했고, 지난 겨울엔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다. 한국에서만 자라는 구상나무는 지리산과 한라산에서 집단 고사하고 있고, 제주의 산호도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1,200년을 살아온 아프리카의 바오밥 나무들도 돌연 쓰러졌다. 중국에선 두 달 넘게 지속된 폭우로 한국의 인구보다 많은 기후난민이 발생했고, 지구에서 가장 춥다는 시베리아는 관측사상 최고 기온인 38도를 기록하여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80년 빠르게 기온이 변하고 있다. 호.. 더보기
[154호] 코로나19 재난과 고통의 불평등_김정대 지난 3월 27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텅 비어있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을 청하며 세상을 위해서 기도하였다. 그가 종교 지도자로서 세상의 고통을 함께 지며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비가 오는 텅 빈 성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홀로 세상을 위해서 기도하는 장면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슬프기까지 하였다. 또 교황은 성베드로 성당에서 예년과 달리 소수의 사람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쓸쓸히 부활절 성야미사를 주례했다. 이런 비현실적인 장면이 우리의 현실이 된지도 벌써 6개월이 넘었다. 교황이 보여준 몇몇 장면들은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이라는 재난 앞에서 우리가 짊어져야 하는 고립과 고통 같은 삶의 무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런 재난은 누구나 경험하지만 재난으로 인한 고통은 .. 더보기
[154호] 코로나19, 음식 배달하는 '사람'이 있다_김지수 라이더유니온 김지수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회 활동 전반이 침체를 겪는 시기에도 어김없이 분주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나와 같은 배달노동자들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배달노동자는 플랫폼 기업에 소속되어있다. 근무환경은 플랫폼사의 지시에 따라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또 다르다. 언제까지 변화가 계속될까. 끊임없는 변화에 언젠가 적응하지 못하는 순간이 오면 그때 부딪히는 현실은 감당할 수 있는 것일까. 배달라이더들의 일터는 날마다 변화한다. 배달을 처음으로 시작했던 6년 전에는 지금과는 다른 환경이었다. 가게에 소속되어서 일한 시간만큼 돈을 받고, 늘 돌아다니는 똑같은 동네에서 예상되는 일정한 수입을 받으며 가게 사장님의 명확한 지시 아래 일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플랫폼노동자’의 신분보다는 보다 예상 가능한.. 더보기
[154호] 8.15 광화문 광장 안과 밖, 경계를 넘는 ‘코로나 도미노’ 양아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타인의 건강, 생명, 삶과 공간은 무너져내렸다. 마치 ‘도미노’처럼, 한 명이 넘어지면 뒤를 이어 주변 사람들이 미끄러졌다. 연쇄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면서 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 앞에서, 개인이 방어할 수 있는 최선의 방역은 마스크였다, 그 이후 숨 막히는 일상의 시작이었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 을 파고들었고 병원, 요양원 등 사회의 가장 아픈 곳에서부터 무너 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코로나 도미노’의 끝에는 약자들의 삶이 놓였다. 개인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서, 공동체의 안전이 보호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8월 15일 광화문 광장은 또 다른 코로나 도미노의 시작점이 되.. 더보기
[154호] 기후변화와 부상하는 위기담론_하태현 하태현 기자 올여름 예고된 폭염은 온데간데없었고, 그 대신 예상치 못한 폭우가 내렸다. 이례적인 장마는 54일 동안 지속되었고, 기록적인 강수량을 보였다. 장마는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중부 지방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빼앗았다. 기후변화와 이상 고온 현상은 길었던 장마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人災)라는 것이다. 곤충 개체 수의 증가의 문제도 여름 장마와 함께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슈였다. 인천과 수도권 지역에선 깔따구 유충이 수돗물과 섞여 나왔던 것에서 시작해 부산에선 노래기 떼가 도심을 점령했고, 서울에선 대벌레가 숲을 뒤덮었다. 전문가와 언론은 전국적인 곤충 개체 수의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지난 7월 13일 경향신문의 “기후변화가 불러온 .. 더보기
[153호]코로나19 – The Show Must Go On, But…_오유선 코로나19 – The Show Must Go On, But… 오유선 기자 vicky0325@ 소설. 작가가 개인적으로 창작을 마치고 작품이 한 번 출판되면, 독자들 역시 개인적으로 이를 소비할 수 있다. (접촉 정도 낮음) 방송. 다수의 인물들이 촬영과 편집을 마치고 방송이 한 번 나가면, 시청자들은 개인적으로 이를 소비할 수 있다. (제작 시 주의 필요. 접촉 정도 다소 높음) 영화. 다수의 인물들이 촬영과 편집을 마치고 영화가 한 번 개봉하면, 관객들은 집단적으로 이를 소비해야 한다. (제작 및 관람 시 주의 필요. 접촉 정도 높음) 그리고, 공연. 다수의 인물들이 제작과 연습을 마치고 매회 공연이 진행되면, 관객들은 집단적으로 이를 소비해야 한다. (제작 및 관람 시 주의 필요. 접촉 정도 매우 높.. 더보기
[153호]타임라인으로 본 코로나19 150일:감염병, 그리고 사회적 병폐_김유경 타임라인으로 본 코로나19 150일: 감염병, 그리고 사회적 병폐 김유경 기자 320190078k@ 2020. 1. 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내 첫 확진자 발생. 2020. 2. 18. -신천지 교인으로 밝혀진 31번째 확진자 발생(2월 19일 기준 누적 확진자 51명 가운데 15명이 31번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됨). 2020. 2. 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내 첫 사망자 발생. 첫번째 사망자는 경북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입원 중이던 환자로 알려짐. 2020. 2. 27. -전주시청의 신창섭 주무관 사망(사망 전날인 26일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등의 업무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했던 것으로 알려짐). 2020. 3. 9.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 더보기
[153호]서강대 등록금 반환 운동을 둘러싼 시선들_하태현 서강대 등록금 반환 운동을 둘러싼 시선들 하태현 기자 hathyun815@ 등록금 반환 운동의 현주소 코로나19라는 변수 앞에서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1학기 개강 이후 지난 석달 동안 코로나19는 대학 수업 방식부터 대학 운영까지 다양한 변화를 이끌었다. 학교에 가지 않아도 와이파이(Wi-Fi)와 어플리케이션 줌(Zoom)만 있다면 어디서든 강의실이 열렸다. 그곳이 자취방이든, 카페든, 혹은 지하철이든지 교수님과의 만남은 로그인 한 번이면 충분했다. 안타깝게도 새로운 수업방식에 대한 예찬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문제가 두드러진 건 대학이 1학기 수업 전부를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면서부터다. 학생들은 도서관이나 연구실과 같은 학습 공간은 출입이 제한되어 원활한 학업 수행에 차질을 빚고, 실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