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호 썸네일형 리스트형 [120호] 다른 여럿의 삶이 온전히 여럿으로 남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어렸을 때 가졌던 꿈이 지금은 단지 기억 속 한 귀퉁이의 먼지 쌓인 유물이 되고만, 그 과정의 체념과 회한을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꿈은 이룰 수 없는 한에서만 꿈일 수 있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작 문제는 왜 우리는 다 다르면서도 또 다 같은 삶을 사는가 하는 거예요.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이상하리만치 닮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호에서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이렇습니다. 다른 삶도 가능할까? 언제부터인가 삶의 여러 가능성들이 하나의 보편적 형상으로 통약되더니 이제는 여기서 벗어난 삶을 상상하기가 힘든 지경이 됐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각자의 삶이 아니라 모두의 삶이라 부를 수 있는, 공인된 삶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