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04

[156호] 변화하는 학교, 쫓아가는 우리 백 혜 정 초등학교 교사 2020년 1월, 초등학교 교실에서 반 아이들과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등 나름대로 무사히 그리고 나와는 상관없이 지나간 전염병들을 마음속으로 꼽아보며 딱 그 정도로만 위기감을 가졌다. ‘며칠 조심하면 지나가리라, 다시 평소로 돌아올 수 있으리라.’ 하지만 1년 전 그 날 이후로 학교에서 학생들과 맨 얼굴로 반갑게 인사하는 일은 없어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낀 건 전국 학교 개학이 일주일 미뤄졌다는 기사를 접하고 난 뒤였다. 웬만한 자연재해로는 하루도 꿈쩍하지 않는 대한민국 교육현장에서 자그마치 일주일이라니!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으며 지난 1년간 교육현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 더보기
[156호] 웹소설, 활자의 새로운 생존전략 - 원형과 클리셰의 기로에 서서 ‘소싯적에 인소랑 팬픽 좀 읽어보셨다고요? 이제 보지만 말고 써보세요! 당신도 인기작가 가능해요 무조건 먹히는 성공 공식만 배운다면요!’ 최근 SNS를 통해 위와 같은 광고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광고는 다른 콘텐츠에서 접하는 광고와는 종류가 다르다. 바로 웹소설의 콘텐츠를 감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닌, 웹소설을 직접 창작해보도록 독려하는 광고에 해당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웹소설 창작자는 직접적으로 수익을 내지 않는 사람을 포함하여 약 20만 명으로 추정된다.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는 역사를 지닌 웹소설은 이처럼 이용은 물론 창작의 측면에서도 전에 없이 가파른 속도로 성장 하고 있다. 이는 종이책의 위축과 더불어 활자 기반의 콘텐츠가 소멸할 것이라 주장하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민망.. 더보기
[156호] <제인> : 당연함을 바라고 오롯하게 산 여인 : 당연함을 바라고 오롯하게 산 여인 고 재 혁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당연함. 절대성과 상대성을 동시에 가진 말이 아닌가 싶다. 너무 뻔해서 말을 꺼내는 것이 어색한 일에 대해서 쉽게 쓰는 말이기에 당연하다는 말은 내재적으로 절대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당연하다는 말은 상대적이다. 누군가에게 당연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 당연한 일에 포함되지 않아서 당연하지 않다고 느껴진다. 그렇기에 당연함 혹은 당연하다는 말은 외재적으로 상대적이다. 이런 당연함의 내재적 절대성과 외재적 상대성은 서로 충돌하기 마련이다. 당연하다는 말이 아무 문제없이 사용되고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갈등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당연함의 절대성만 발휘되는 세계는 있을 수 없다. 개인에 따라 당연함의 정.. 더보기
[156호] 플랫폼 노동의 현상과 과제 플랫폼 노동의 현상과 과제 권 오 성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 플랫폼 노동의 현상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AI나 빅데이터에 의해서 가능해진 고도의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그때 그때의 수요에 따라 초단기적으로 노동력을 활용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모델이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하여 일감을 얻는 사람(이하 편의상 “플랫폼 노동자”라고 한다)의 취약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플랫폼 노동이 기존의 노동법 체계에 던지는 가장 큰 고민은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는가이다. 그런데 플랫폼 기업은 플랫폼 노동자에게 통제력을 직접 행사하기보다는 ① 플랫폼 노동자에게 일할 여부를 선택하게 하고, ② 일을 하기로 한 경우에는 플랫폼이 제공한 매뉴얼에 따라 일을.. 더보기
[156호] 이방인으로서의 생활 이방인으로서의 생활 주 남 (서강대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일에 번아웃이 되어 승진 직전에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으로 왔다. 일에 지쳐있던 나에게 한국 유학 생활은 행복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일종의 회피이기도 하다. 일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시끄러운 주변인들의 평가에서 벗어나는 것이 소원이었다. 유학을 온 후, 나는 한국어학당에 다니며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았다. 대학원에 입학한 후에는 명동 화장품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좋은 사람들만 만나면서 나의 유학 생활은 알차고 행복한 날들로 가득 채워졌다. 어느새 한국에서 생활한 지 3년이 되었다. 유학생활이 쉽고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세상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바뀌었다. 겨울방학이었던 나는 여행객으로 가득 찼던 명동이.. 더보기
[156호] PDF 파일 더보기
[156호] 학생 사회의 해체 위험과 재구성 학생 사회의 해체 위험과 재구성 박다진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양 아 라 기자 2021학년도 1학기 서강대학교 일반대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 9월에도 총학생회가 무산되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구성된 바 있다, 이는 비단 서강대학원만의 문제는 아니며, ‘학생자치’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학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다. 서강대학원 신문은 이라는 주제로 박다진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심리학과, 석사)과 3월 19일 오후 6시에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학생 사회의 해체를 조망하는 부분이 총학생회를 통해서 비춰지고 있다”라며 “학생 사회의 해체를 반대하며 노력하고 있는 입장에서, .. 더보기
[156호] 지극히 정치적이지만 아직도 정치로 불리지 못하는 이슈, 돌봄과 돌봄공공성 지극히 정치적이지만 아직도 정치로 불리지 못하는 이슈, 돌봄과 돌봄공공성 박 선 경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코로나19 재난 위기로 인해 우리 사회의 많은 것들이 변했다. 그런 변화를 잘 보여주는 몇 편의 광고들이 있다. 한 음식배달서비스앱 광고는 멀리 사는 자녀의 생일상을 앱으로 쏘라고 권한다. 어떤 커피 광고는 ‘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을 하는 엄마에게 커피 타고 쉬어가라고 한다. 케이블의 키즈맞춤형 VOD 서비스 광고는 심지어 부모를 향한 일종의 협박으로 시작한다. 식탁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통화중인 엄마는 아이가 공차며 노는 소리에 업무가 방해되자, 아이에게 잠깐만 티비를 보고 있으라고 말한다. 이어서 나오는 멘트는 “아이를 티비 앞에 방치하는 이 잠깐만이…….”로 시작하며 부모의 .. 더보기
[156호] 시대적 패러다임 전환의 흐름 속 학교 폭력 보도 시대적 패러다임 전환의 흐름 속 학교 폭력 보도 박우승 기자 2020년 교육부 통계 조사에 의하면 초, 중, 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약 2만 7천 명이며 학교 폭력을 목격한 경험은 무려 6만 7천여 명에 달한다. 학교급별로 학교 폭력 피해, 목격률이 2019년도에 비해 떨어졌다고는 하나 이것은 단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생긴 감소율이라고 볼 수 있다.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 속 미디어 환경에서 학교 폭력은 온라인 상으로 번져 나가며 사이버 학교 폭력은 2019년도 대비 3.4% 증가하였고, 집단 따돌림 또한 2.8%로 증가하였다. 특히 집단 따돌림과 언어폭력이 중학교, 고등학교보다 초등학교에서 가장 높았다는 부분에서 학교 폭력은 점점 더 어.. 더보기
[156호] 편집장의 글_양아라 버팀 편집장 양 아 라 “재난은 때로 제도와 구조를 허물고 사생활을 중단시켜, 더 넓은 눈으로 그 너머에 있는 것을 보게 해준다. 우리 앞에 놓인 임무는 그 문을 통해 보이는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가능성을 일상의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 레베카 솔닛의 ‘이 폐허를 응시하라’ 마치 방독면처럼 마스크를 쓰고 지나쳐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대중교통을 타면 울리는 재난문자의 단체 진동 소리도 새롭지 않은 일상입니다. 손안의 스마트폰은 ‘멈추지 않는 세상’인 것만 같습니다. 마치 몸 밖에 있는 신체 기관처럼, 잠을 자거나,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늘 곁에 둡니다. 넷*리스와 배*만 있으면, 집 밖을 나오지 않고도 살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는 택배와 배달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