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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호] 등재지 제도 폐지 이후 학계에 불어닥친 침묵의 봄 등재지 제도 폐지 이후 학계에 불어 닥친 침묵의 봄 교과부의 학술지 평가 개선 방안 발표 이후 너무나 조용한 4개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우수 학술지 가능한 지 치열한 토론 필요해 조성호 기자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부설연구소인 법학연구소에서 1999년부터 발간한 학술지 「서강법학연구」는 2010년 6월 제12권 1호를 마지막으로 자체폐간 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하 연구재단)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 학술지 관리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교과부와 연구재단은 2010년 10월 말부터 서강대 로스쿨에 조사팀을 보내 실태조사를 벌였으나 학교 측은 자료제출을 거부하였다. 결국 두 달여 뒤 학술지는 자체폐간 되고 법학연구소장도 보직에서 물러났다. 서강대.. 더보기
[120호] 우리 함께 걸어요. 26대 대학원 총학생회 '동행'과 만나다 우리 함께 걸어요 26대 대학원 총학생회 ‘동행’과 만나다 인터뷰 및 정리 편집부 Q 우선, 약간 불편하실 수 있는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전자투표를 통해 당선이 되셨는데요. 바뀐 선거형식에 대한 홍보와 관심이 부족했던지 일부에서는 누가 당선됐는지조차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A 저도 사실 전자투표로 바뀌고 나서 원우들의 반응이 어떨지 정말 궁금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원우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한 건데, 기대했던 것에 절반도 아니고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와서 당혹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그 동안 30~40% 정도 투표율이 나왔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10% 정도 나왔거든요. 그 후, 전자투표에 대한 홍보가 미진했던 것.. 더보기
[120호] 한국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졌는가? 한국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졌는가?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의 저자 지주형을 만나다. 인터뷰 및 편집 박영흠 객원기자 바야흐로 신자유주의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2008년 신자유주의의 종주국 미국 한복판에서 터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모델은 ‘금과옥조’에서 파산선고를 받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 1월 다보스에 모여든 0.1%의 자본가들마저 “자본주의가 고장났다”고 고백할 정도다. 세계는 이제 침몰하는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여기의 한국 사회도 그러한가? 황폐해진 삶의 밑바닥에서 잉태된 변화에의 요구는 ‘닥치고’ 반MB연합으로 환원되고 있다. ‘88만원 세대’의 해법은 여전히 경쟁에서 우월한 지위를 점하기 위한 ‘스펙 쌓기’이고, 40.. 더보기
[120호] 겸멸(謙蔑) "다른 공부를 위한 방법" 겸멸(謙蔑) “다른” 공부를 위한 방법 조효원(문학평론가, 서울대 독문과 박사과정 수료) 두 개의 감정. 지루함과 압박감. 이 두 가지 근본감정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사회와 상아탑의 어중간 지대에서 방향도 목적도 의미도 모른 채 서성대고 있는 우리 모두를. 선생과 선배는 무언가를 이룬 듯 보이지만 실상 한줌의 성취 위에서 망연자실 무기력한 모습으로 지루한 듯 제자리걸음만을 반복할 뿐이고, (미래의) 제자와 후배들은 많은 시간과 밝은 미래를 가진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부와 학문의 가치 따위 전혀 안중에도 없이 (취업과 생존의) 압박감을 이기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부’를 소명(혹은 알리바이?) 삼아 하루하루를 태워가는 우리는 어떠한가? 한줌도 안 되는 실적을 발판으로 위.. 더보기
[120호] 우리는 노동하는가? 우리는 노동하는가? 노동을 거부하는 것은 가능한가 조형래(문학평론가, 동국대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잉여, 먹지도 말라. 오늘날 노동하지 않는 삶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OECD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의 연간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나라인 만큼 모두 다 노동해야 합니다.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든, 어떤 사정으로 그 기회를 자발적으로 포기했든, 노동하지 않는 이는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이 그저 숨만 쉬고 있어야 하는 ‘잉여’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됩니다. 청년백수, 실직가장, 독거노인, 캥거루족 등 노동하지 않는 잉여들에 붙어 있는 이름표는 실로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동정과 경멸이 뒤섞인 양가적인 시선을 환기한다는 사실은 같습니다. .. 더보기
[120호] 결혼들 결혼들 『결혼, 에로틱한 우정』에 대한 몇 가지 소고 양경언 (문학평론가, 서강대 국문과 박사과정) 강요된 종착지로서의 ‘결혼’과 ‘사랑’이라는 필요조건 어쩌면 당신은 언제나 어느 정도의 오해를 동반한 채 ‘결혼’이라는 말(言)을 사용했을지도 모른다. 그 오해를 달리 표현해 ‘사랑’이라 하자. 사회가 부여한 하나의 제도로서, 혹은 삶의 필수적인 지표로서 결혼을 무리 없이 포장할 수 있는 배경이 바로 ‘사랑’ 이다. 하여 결혼은 연애 이후 지속가능한 사랑의 실현을 위한 진전된(?) 관계 맺기의 방식으로 논해지거니와 생애주기에서 응당 거쳐야할(?) 과정이므로 ‘기왕이면’ 사랑하는 사람과 맞이해야만 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요컨대 ‘결혼’은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말로 편리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 더보기
[120호] 삶을 짓는 소비 삶을 짓는 소비 『즐거운 불편』을 참조하여 김나영 (문학평론가, 고려대 문예창작과 박사과정 수료) 소비하는 인간 소비에 대해서라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소비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잉크, 당신이 쥐고 있는 종이, 하물며 우리의 시야를 밝혀주는 전등 역시 소비의 과정을 통과한 물질이다. 나아가 내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아무렇지도 않게 취해왔던 대부분이 실상 소비라는 특별한 행위를 거친 것이라는, 이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일종의 당연함이라는 미명 아래 애써 외면해 왔을지도 모르겠다. 커피 한 잔이 나의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흘러들어가는 순간에도, 내가 간과한 노동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할.. 더보기
[120호] 초록색 엄지(Green Thumb)와 몽상의 정치 초록색 엄지(Green Thumb)와 몽상의 정치 -『게릴라 가드닝』, 화차(火車)에서 화차(花車)로- 강지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국문과 박사과정) 혁명을 꿈꾼다면 문제의 핵심은 다시 ‘공간’ 처음 ‘페이스북’의 세계에 발을 들였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포스퀘어(Foursquare)’였다. ‘위치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SNS)’ 포스퀘어는 지도에 자신의 위치를 체크인(check-in)하여 공유하는 서비스다. 체크인으로 자신이 다닌 곳을 공유하고, 그것을 통해 점수나 뱃지, 시장직 등의 보상을 획득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 ‘구글 맵’을 거부하고 ‘오픈스트리트 맵’을 택하면서 다시 화제가 된 포스퀘어의 사용자는 전세계적으로 500만 명에 이른다. 왜 사람들은 물리적 제약이 극복된 가상.. 더보기
[120호] 진단과 처방-'뫎의 의학'을 향해서 진단과 처방 — ‘뫎의 의학’을 향해서 『우리는 왜 아플까 』 서평 노대원 (문학평론가, 서강대 국문과 박사과정) 웃음이 사라진 병원에서 그러나 내가 정말로 아프기 시작한 것은 늙은 간호원이 병실 앞에 내 이름이 새겨진 문패를 걸어준 후, 수의(囚衣) 같은 환자복을 주었을 때였다. […] 입원한 다음날, 한 떼의 의사들이 병실로 몰려와, 겁에 질려 있는 나를 전범(戰犯) 다루듯 사납게 벽 쪽을 향하게 한 다음, 주사 바늘로 옆구리를 찔러 굉장한 양의 노르께한 액체를 빼내었고, 나는 집행을 기다리는 죄수처럼 유난히 하얀 병실 벽을 마주 바라보며 그들의 작업이 끝날 때까지 약간 울고 있었다. 그리고 작업을 끝마치고 사라져가는 그 집행인들의 흰 가운에서 병실 벽처럼 차디찬 체온을 절감했다. (최인호, 「견습환.. 더보기
[120호] 다른 여럿의 삶이 온전히 여럿으로 남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어렸을 때 가졌던 꿈이 지금은 단지 기억 속 한 귀퉁이의 먼지 쌓인 유물이 되고만, 그 과정의 체념과 회한을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꿈은 이룰 수 없는 한에서만 꿈일 수 있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작 문제는 왜 우리는 다 다르면서도 또 다 같은 삶을 사는가 하는 거예요.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이상하리만치 닮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호에서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이렇습니다. 다른 삶도 가능할까? 언제부터인가 삶의 여러 가능성들이 하나의 보편적 형상으로 통약되더니 이제는 여기서 벗어난 삶을 상상하기가 힘든 지경이 됐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각자의 삶이 아니라 모두의 삶이라 부를 수 있는, 공인된 삶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