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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35호] 시민권과 시민성 - 국가, 민족, 가족을 넘어서 시민권과 시민성 - 국가, 민족, 가족을 넘어서 김동춘 _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한국 사회에서의 시민권과 시민성 시민이란 국가 내에서 법적 지위와 권리, 의무를 갖고 있는 개인들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그것은 자연적 동질성을 어느 정도 전제로 하는‘민족’과도 다르며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를 넘어서는 근대국가의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을 지칭한다. 근대국가가 구성원인 모든 인민의 시민권(citizenship)의 실현단위로서 제대로 기능한 경우는 드물었다. 시민은 자본주의 내의 계급차별을 내장하면서 형성되었으며 서구에서의 시민권(citizenship), 즉 공민권, 정치권, 사회권의 단계별 확장은 봉건주의와의 투쟁을 통해 자유권과 재산권의 확보, 정치참여의 권리 확보, 그리고 경제적 복지와 사회적 안전을 확보.. 더보기
[134호] 매체로서 화폐 매체로서 화폐 윤병철 _ 대구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화폐 매체의 사회적 의의황금으로 상징되는 화폐의 힘을 그리스 신화는 미다스왕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사실, 화폐는 인간의 한없는 욕망과 모든 가치를 황금의 가치로 바꾸어 버리는 물신화(物神化)에 대한 철학적 성찰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갖는다. 화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수단으로서 중요성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를 매개하고, 또 사회체계를 촉발하는 매체로서, 즉 한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매체로서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될 필요가 있다. N.루만은 사회를‘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포괄하는 체계’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인간의 모든 사회적 행위가 커뮤니케이션 행위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현실로서의 사회성을 구축하는 기본.. 더보기
[134호] 화폐에 대한 철학적 성찰 - 맑스(K. Marx)의 화폐론을 중심으로 - 화폐에 대한 철학적 성찰- 맑스(K. Marx)의 화폐론을 중심으로 - 김 현 _ 전남대학교 철학과 강사 화폐에 대한 고전적 통념으로부터 맑스의 화폐론으로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화폐의 기원 및 목적에 관한 가장 친숙한 설명은 교환의 당사자들이 물물교환경제(자연 경제)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화폐를 도입하기로 합의 혹은 계약을 맺었다는 이론이다. 화폐를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의 산물이자, 교환을 매개하는 수단으로만 이해하는 사고방식 속에서 화폐는 그 자체로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하는 상징이거나 기호에 불과하다. ‘계약론적 화폐이론’이라 불리는 이 이론은 로크(J. Locke)와 같은 사회철학자 뿐만 아니라 스미스(A. Smith)나 밀(J. S. Mill)과 같은 고전경제학자들에 의해서도 광.. 더보기
[134호] 돈과 그 사용에 관한 정신분석적 단상 돈과 그 사용에 관한 정신분석적 단상이유섭 _ 명지전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 무의식 사고와 밀접하게 관련된 돈과 그 사용겉으로 드러난 인간의 다양한 행위들의 내면적 원인의 근원에 돈이라는 요인이 작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임상 학자들은 이 주제에 관하여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것을 경시하는 것을 본다. 부자이건 가난하건 간에 많은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경제적인 문제, 돈 문제와 지속적으로 싸우고 있다.우리는 인생에서 개개인이 간직한 돈에 대한 무의식적 사고가 일상의 인간관계와 돈 거래나 상행위에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임상적 경험을 통해 확인한다. 또한그것은 가족 관계에서나 환경에 직면해서 우리의 욕망과 상호반응에 영향을 주고, 우리의 의식적이고 무의식적인 행위에 영향을 준다. 개개.. 더보기
[134호] 다양한 삶의 가치,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다양한 삶의 가치,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서동은 _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신학이 된 경제학돈이 우리 시대의 신(神)이 된 지 이미 오래되었다. 서양 중세 시대에 사람들이 신에게서 안정감을 찾고 모든 가치의 근원을 찾았듯이, 오늘날 많은 사람은 돈에서 마음의 안정감을 찾고, 돈을 중심으로 모든 가치의 서열을 매기며 살아가고 있다. 성당은 이제 화려한 백화점으로 대치되어, 백화점에서의 소비가 성당이 주는 누미노제(Numinose)의 감정을 대신하고 있다. 근대의 이신론자(deist)들이 자연법칙으로 신의 질서를 대치하고 사물의 질서와 법칙을 평균화한 것처럼, 근대 이후 자본주의 시대에 사람들은 돈의 법칙에 따라 사물의 질서와 규칙을 바꾸어 놓았다. 모든 사물이 돈의 양적인 가치에 따라 서열화.. 더보기
[133호]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자발적 감시의 시대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자발적 감시의 시대 이희은_조선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부교수 프라이버시의 시대는 끝났다? 2010년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이제 “프라이버시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의 사람들은 더욱 많은 정보를 더욱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에 편안함을 느낀다는 이유에서다.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이라는 명목으로 우리의 사생활이 은밀하게 그러나 광범위하게 침해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주커버그의 말이 과장만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2013년 개봉된 다큐멘터리 에서 주커버그는 자신이 했던 말과 배치되는 행동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감독이 아침 출근길의 주커버그에게 다가가 “정말 더 이상 프라이버시란 .. 더보기
[133호]디지털 파놉티콘으로서 전자감시제도의 부정성 디지털 파놉티콘으로서 전자감시제도의 부정성 윤영철_한남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과학기술의 양면성 - 디지털 감시사회의 등장현대사회는 첨단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문명의 이기를 최대한으로 만끽하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특히 디지털 혁명이나 정보통신기술 혁명으로 인해 상호 관련된 정보를 한 곳으로 집적할 수 있는 디지털 컨버전시(digital convergency)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더욱이 디지털 컨버전시에 네트워킹을 결합하면서 우리사회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통신환경을 형성하고 일상생활의 편익을 구현하는 유비쿼터스 사회(ubiquitous society)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대사회를 과학기술사회라고 한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양면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과학기술의 .. 더보기
[133호] 안전한 사회인가 통제의 사회인가? 안전한 사회인가 통제의 사회인가? 구윤희_서영대학교 파주캠퍼스 멀티미디어디자인과 교수 일망감시 체계와 CCTV일망감시의 구조는 영국의 공리주의자인 제레미 벤담이 설계한 근대적 감옥으로 파놉티콘(Panopticon)은 수감 형태인 감옥의 기능을 감시의 기능으로 바꾸어 놓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기능은 현대의 일상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발견된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파놉티콘의 건축형태를 사회구조의 시선 권력과 비교하여 일망감시시설을 통한 시선의 내면화와,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양면성의 권력관계를 통해 사회를 분석한다. 판옵티콘 속의 죄수들은 간수들을 볼 수 없지만 자신은 항상 노출됨으로써 간수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내재화 한다. 이 내재화를 통해 죄수는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하고.. 더보기
[133호] 주민등록제도와 총체적 감시사회 주민등록제도와 총체적 감시사회 홍성태_상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감시사회: 신체 감시와 자료 감시모든 근대 사회는 ‘감시사회’이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미셸 푸코가 (1975)에서 제시했듯이 근대 권력은 사람들에 대한 감시의 전면화와 내면화를 통해 권력의 안정을 추구했다. 근대화와 함께 국가의 감시는 훨씬 더 방대해지고 치밀해졌다. 모든 국민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근대 국가의 성립과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사회학자 데이빗 라이언이 (1994)에서 적절히 강조했듯이 근대 사회에서 감시는 통치만이 아니라 행정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요컨대 세금을 거두고 군대를 꾸리기 위해서도 근대 국가는 모든 국민을 감시해야 하며, 범죄에 대처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서도 근대 국가는 모든.. 더보기
[132호]닫힌 사회와 배제된 청년들 닫힌 사회와 배제된 청년들 소영현_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 청년문화의 소실과 청년의 원자화 청년문화의 뚜렷한 범주를 각인시켰던 1970년대를 제외하면 그간 청년문화론은 주로 청년-(대)학생 문화에 집중되었다. 대체로 그것은 사회의 쇄신을 불러일으킬 저항적 구심점으로서의 청년-학생에 대한 관심이었다. 1980년대를 거치면서 학생운동은 저항적 하위문화로서의 성격을 구축하면서 기성 사회나 지배 엘리트와는 다른 차별적 영역을 마련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진전과 소비문화 확산의 계기였던 1987년 6월 항쟁, 1988년 올림픽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학생(운동)문화는 점차 쇠퇴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청년-(대)학생 내부에서 야기된 들끓는 욕망을 쇄신의 에너지로 흡수하지 못하고 학생(운동)문화는 새롭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