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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호]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 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지난 20여 년 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변화와 낙차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여성, 죽음, 공동체, 정치, 사랑 등 최근 인문학계 화두를 가지고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을 찾아 나선다. 이 인터뷰는 정동(affect)과 공동체(commune)에 관한 이론을 공부하는 연구모임 ‘aff-com’(아프-꼼)이 발간하는 ‘아프-꼼 총서’ 1권에 대한 압축적 이야기이다. 서문에서 한국사회의 여러 가지 변화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정동이론을 참고하셨다고 밝히셨는데요. ‘정동이론’이 무엇인가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논의들이 서로 의식하지 않은 채 모이면서 정동이론은 거대한 전환을 이루고 있어요. “사람들이 누군가와 이어져 있음(결속)/없음(결속의 부재)이나, 어딘가에 소.. 더보기
[124호] 불안, 제약이자 가능성 불안, 제약이자 가능성 윤 여 일(작가) 불안한 시대다. 불안에 물드는 시대다. 불안은 미래 시제의 감정이다. 불안한 시대인 것은 미래가 불확실해서다. 불확실한 미래는 불안을 동반해 현재를 찾는다. 불안한 시대다. 불안에 익숙해져버린 시대다. 사회는 불안해하기를 권하고, 불안이야말로 사회의 지극히 정상적 감정이 되었다. 이 사회의 인간은 불안에 물들어 불안 없이는 살지 못한다. 불안은 떨쳐낼 수 없다. 불안한 자는 자신을 불안케 만드는 사회를 향해 불안을 분노로 전환시켜 발산해야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길은 막혀있다. 안에서 불안이 차올라 바깥으로 꺼내보지만 현실 벽의 두께에 부딪혀 죄다 토해내기도 전에 체념으로 다시 집어삼킨다. 그리고는 버틴다. 버티는 자들의 표정에서는 냉소의 빛이 돈다. 그게 시.. 더보기
[124호] 불안은 당신의 몸을 겨냥한다. 불안은 당신의 몸을 겨냥한다. 박 승 일(서강대 신방과 박사수료) 사례 1 여러분 조심하십시오! 개강총회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음주가 지나쳐 토할 경우 무게중심이 머리에 쏠려 자칫하다간 화단에 고꾸라져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이참에 공부하자고 책을 읽으면서 도서관에 가다가는 청명한 하늘에 반사된 유리창 빛에 넘어져 뇌진탕으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집에 있어서도 안 됩니다. 밀폐된 공간에는 포름알데히드와 기타 중금속이... 천식과 폐렴을... 사례 2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고른 영양섭취가 필수적입니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마늘, 당뇨병 예방은 콩, 심장병에는 고등어, 노화억제에는 호두, 다이어트에는 버섯, 정력증강에는 보리, 활성산소 해독에는 부추,.. 더보기
[124호] 위기의 담론에 불안하게 대처하는 방법 위기의 담론에 불안하게 대처하는 방법 불안을 증폭시키고 전염시키는 불안의 애국적 사용설명서 최 정 우(비평가, 작곡가, 파리 국립동양어문화대학 강사) *사진출처: 민중의 소리 우리는 이미 불안의 자기증식과 대량생산 체제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안은 감정적인 것이나 심리적인 것이기 이전에 먼저 하나의 구조 또는 체제이므로. 이러한 불안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그러나 이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질문의 형태가 아닐까.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이 모든 불안을 걷어내 주겠다고 약속하는 어떤 달콤한 소시민적 행복의 속삭임, 그 치유에의 유혹과 건강성에의 회유에 가장 먼저 의문을 던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따라서 문제는 불안의 존재 그 자체가 아니라 불안의 체화 혹은 내재화일 것이다. 불안은 일종.. 더보기
[124호] 빛/빚에 당하다 빛 / 빚에 당하다 이 소 연(문학평론가) 자크 라캉은 “불안, 그것은 속이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불안만큼 우리의 본래적 상태에 가까운 감정도 없을 것이다. 불안은 대체로 모호한 원인으로부터 비롯되며 또 다른 형태의 불안으로 대체될 뿐, 좀처럼 소멸되는 법이 없다. 불안은 대개 막연하나마 모종의 ‘위기’가 임박했음을 경고하는 신호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불안은 어쩌면 ‘세계 속에 던져진 존재’인 우리가 감내할 수밖에 없는 근원적인 기분일 뿐, 그 자체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일지 모른다. 하이데거는 오히려 불안이 인간을 전면적으로 뒤흔들어 본래적 자신을 대면하는 상태로 이끈다고 두둔하지 않았던가. 어쩌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불안이 불러일으키는 불쾌한 감각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선택하.. 더보기
[124호] 불안한 영혼과 두려움의 지배 불안한 영혼과 두려움의 지배 서 용 순(영남대) 모든 것이 흔들린다. 적어도 외양은 그렇다. 우리에게 드러나는 세계는 그 자체로 동요하고 있고, 그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존재 역시 흔들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세계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주 심각한 동요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는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어쩌면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모종의 불안이며, 그 불안이 구체화되는 순간 우리는 두려움의 지배를 받는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은 가까운 미래에 두려움으로 바뀔 것이다. 그것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무슨 이야기냐고? 결코 복잡하지 않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불안으로 드리워진 세계고, 그 이면에는 무시무시한 공포가 자리 잡.. 더보기
[124호] 불안에 대한 감성적 전략 : 발터 벤야민의 경우 불안에 대한 감성적 전략 : 발터 벤야민의 경우 김 남 시(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 교수) 자동불안 automatische Angst/automatic anxiety : 트라우마적 상황에 처해있을 때, 다시 말해 내부 또는 외부에서 오는, 주체가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자극의 상태에 노출되었을 때 주체의 반응. 불안 시그널과 대립관계에 있다. 불안 시그널 Angstsignal/signal of anxiety : 프로이드가 자신의 불안 이론을 수정하며 도입한 개념으로, 위험상황에 직면, 과잉자극을 통해 압도당하는 걸 막기 위해 자아에 의해 투입되는 준비를 지칭한다. 불안 시그널은 약화된 형태로 최초 트라우마적 상황에서 체험한 불안반응을 재생산하며 이것이 방어기제를 촉발시킨다. 경악 Schreck/fright .. 더보기
[124호]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고 그림_박혜민 作 episode 1. 최근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엄청나게 복잡한 휴대폰 잠금패턴 화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그 휴대폰의 주인이 지나친 보안의식으로 인한 강박장애를 갖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대인들이 가진 여러 가지 강박장애의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리는 ‘불안’이라는 보편적 심리상태에 직면하게 됩니다. 저는 불안할 때면 손을 자주 씻는 버릇이 있습니다.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이런 행동 또한 불안으로 인한 강박 증상의 일종이라는군요. 이를 의식해서인지 얼마 전부터 손 씻고 싶은 욕구를 애써 외면했더니 이제는 온갖 키워드로 논문을 검색(만)하는 횟수가 잦아집니다. 또 다른 강박일까요. 왜 이리도 불안한 걸까요? 생각과는 자꾸만 어긋나는 현실 때문일까요? 열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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