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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36호] 특집 <대학원생 연구 환경 및 인권 실태> 그 후 - 제29대 총학생회 인터뷰

<대학원생 연구 환경 및 인권 실태> 그 후

- 제29대 총학생회 인터뷰


인터뷰 및 편집 신윤희, 양계영


김형욱_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 

이창호_서강대학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정책국장


서강대학원신문(이하 서강)> 서강대 자체적으로 실시한 <대학원생인권실태>, 그 첫걸음을 뗀 것 같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 조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이창호(이하 이)> 계기는 간단한‘사건’과‘의문’으로 나눌 수 있어요. 대학원생들의 인권이나 생활과 관련된 제보를 받아 웹툰을 제작하는 사업을 고려대 원총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전국 대학원 총학생회 협의회’에서 이에 대한 안건을 다루다가 저희가 일부 제작 지원을 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과연 우리학교는 건강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죠. 이번 설문에서는 인권뿐만 아니라 교수님들과의 관계, 미래는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항목들을 물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자신의 전망에 대해 전체적으 로“불안하다”는 여론들이 많았어요. 불안할 때 사람들은 불안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움츠러들기’를 선택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학교 안이라는 환경이 특히 사람 들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부조리를 당해도‘교수님에게 찍힐 수는 없지’라는 생각에 말을 못하게 되는 현상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놔둘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조사도 일단은 시작한 것에 의미를 뒀다면 앞으로는 연속성을 가지고 계속 목소리를 듣고 내는 채널로까지 발전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강> 연구실 소속 원우들의 경우, 과도한 노동 업무 시간을 요구받는데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런 일종의‘인식’문제는 원우들의 인식 문제인가?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원내 환경의 문제인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우선 과별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인식의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문∙사회계열 같은 경우, 개별 연구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지극히 말이 안된다고 볼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이공계열의 경우 만약 연구 프로젝트의 성격상 일주일 내내 관찰을 해야 하는 연구라면 연구자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당연한 것이라 볼 수도 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위로부터의 억압이 있거나, 과도하게 연구와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것과 같은 부분은 충분히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예전에 어느 인터뷰에서 한 교수님이 대학원생은 연구를 하는 게‘노동’이라 볼 수 없다고 한 걸 본 적이있는데, 조교로 연구에 참여하더라도 이는 임금을 받는 노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 니다.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와 함께 작성한 대학원생 권리장전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1) 이문제는 학생과 교수님과의 갭이 커요. 그러나 그런 부분에서‘사람’이 밀려나 버리면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 선을 넘어가면 부당한 게 아니냐는 식으로 끊임 없이 주장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설문도 그 러한 목소리를 내기위한 시작이 되는 것이고요.


서강> 조교 활동 시, 연구 활동에‘어느 정도’지장이 있는 잡무활동을 하고 있다는 원우들이 52%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서 충분히 공론화되고 있는가? 


김형욱(이하 김)> 워낙 특수 케이스가 많고 각자 일이 바쁘기 때문에 (공론화되기) 힘들지 않나 생각합니다. 공론화시키기까지는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이 선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기준’이 있어야 될것 같아요. 저번 학기에 총학생회로 전화가 왔는데, 연구실 수에 비해서 청소를 할 인원은 상당히 부족한데 아침 일찍 와서 연구실 청소를 하러 오라는 소리가 합당한 것인지 묻는 전화였습니다. 대학원생들은 선생님과의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의 만족도가 자기 생활의 만족도와 직결되는 것으로 보는데, 선생님들은 (우리를) 과연 그만큼 생각을 해주냐 이거죠.‘별 것도 아닌데 도와 달라’는 식으로 관계 성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다 보니까... 교수님들이 대학원생을 동등한 연구자로 인정해주고 어떤 점이 힘든지 물어보거나 이해해주시면 문제가 이만큼 커지진 않을 것같아요. 이번 설문의 구체적 사례중에 교수의 폭언으로 학생이 눈물을 터트리자 교수가 해당 학생의 얼굴이 정리될 까지 연구실을 나가지 말라고 했다는 익명제보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학생과 교수님 사이에 권력관계를 이용해 일종의 폭력을 행사한 거잖아요. 직접 겪은 사람은 정말 힘들 것 같아요.


이> 만약 이런 경우를 당했다. 그럼 이후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죠? 바로 이 부분이 제일 문제에요. 우리학교 내부에 어디에도 이부분을 말할 곳이 없어요. 다산관 404호에 총학생회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어디서든 불거질 수 있는 문제인데, 해결할 곳이 없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서강> 학칙강화나 인권센터 도입, 대학원생 권리장전 확대, <대학원평가기준>에 대학원생 인권 실태 및 연구 환경 반영 등 ‘ 대학원 연구 환경 개선 ’에 대한 많은 대안들이 이야기되고 있다. 총학생회는 이와 관련해 어떤 일을 준비 중인가?


김> 인권센터 도입은 저희도 계속 회의 중에 있습니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권리 장전’선언도 계획에 두고 있습니다. 연구 공간 확보의 경우 기획팀에서 전담하고 있는데, 기획팀장님을 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야기는 하고 있어요. 지난학기에 저희 나름대로 과별 연구 공간에 관한 조사도 한 적이 있었고요. 또 이번 설문을 토대로 대학원장님이나 교수협의회에 연락하여“대학원 생들이 이러한 어려움이 있습니다.”라고 알리는 역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강> 원우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이> 그래서 이번 회장님이 카카오톡‘옐로우페이지’2) 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질문이 들어오면 해당 부서와 쌍방 소통이 될 수 있게 원우들에게 친구추가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서강> 그렇다면 언제든지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총학생회에 문의해도 되는 부분인가?


이> 당연하죠. 어떠한 사안이라도 방문해주시면 이야기를 함께 나누려고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학생회실이 너무 외진 곳에 있기도 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모 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는 늘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학생회 사업 만족도 조사라든지, 복지물품 선정과 인권실태에 관련한 설문과 같은 식으로 최대한 원우들의 의사를 반영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더불어 문제가 생겼을 때 학생회에 문을 두드리면 함께 대책을 마련할 것이고요. 개인보다는 학생회가 함께 목소리를 내면 조금이라도 더 해결방안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1) 제8조(조교의 권리) 2 대학원생과 학습조교, 연구조교, 연구과제 연구원 등으로 학문적∙육체적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명확한 근로시간, 근로내용, 임금기준의 정보를 제공하고 준수하여야 한다. 

[출처] 청년위원회와 전국 13개 대학교 대학 원 총학생회가 함께하는《대학원생 권리장전》(편집자주)


2) 제29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의 옐로우페이지 아이디는“29thsggradsa”이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