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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대학원 신문사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류학 박사과정 이현화 노는 건 분명히 힘든 일입니다. 그중에서도 눈이 시리게 번쩍거리고 귀가 아프게 쿵쿵대는 클럽에서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춤추며 노는 건 정말이지 소모적이지요. 어두웠던 클럽에 영업이 끝났다는 의미의 주광색 조명이 켜지면 놀던 이들은 해가 떠올라 밝아진 바깥으로 나갑니다. 놀이는 끝나고 이제 현실이 돌아옵니다. 피로와 숙취로 다음 날 하루가 통째로 날아가는 건 물론이거니와, 지갑 사정에 대한 걱정, 전날 밤 정신 나간 채로 했던 행동에 대한 후회 같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뒤엉킵니다. 눈부시고 따뜻한 햇빛이 이렇게나 기분 나쁘게 느껴질 때가 있을까요. 어리석게도 후회는 한두 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몇 주 지나지 않아 또다시 자정이 넘은 시각에 친구 무리와 함께 클럽으로 ..
“Here you leave today and enter the world of yesterday, tomorrow, and fantasy.” 미국 디즈니랜드 입구 현판에 적힌 문구입니다. 디즈니랜드는 고객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겠다고 장담합니다. 그 말대로 눈앞은 곧 현실과는 다른, 동화 같은 세계가 펼쳐지죠. 디즈니랜드는 현실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차단합니다. 걱정과 불안, 분노와 허기 같은 감정은 잠시 지워집니다. 출구로 나오는 순간 환상은 끝납니다.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을 기약하는 놀이공원은 일종의 마취제일지도 모릅니다.아홉 살 적 무엇을 하며 놀았나요?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런 즐거움을 누리고 있나요? 한국사회에서 ‘논다’는 건 죄책감을 수반합니다. 나태하고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되기 때문이죠. 오죽..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은용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국제질서는 흔히 “자유주의” 국제질서로 불린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이 주도하여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질서는 주권국가를 기본단위로 하여 이들 간의 평등, 자유무역, 다자주의, 그리고 인권 규범을 근간으로 한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 사이 이 질서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 학계와 정책 현장 모두에서 쏟아지고 있다. 브렉시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세계적인 권위주의 득세, 그리고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부과나 군사력 사용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는 그 위기의 증거로 거론된다. 그런데 이 '위기' 담론에는 정작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다. 과연 우리가 “자유주의”라고 불러온 시대는 진정 자유주..
호규원 연구원, 인공위성+82 운영자 송명규 끌어 당기다 귀여움은 사람을 끌어 당긴다. 시선을 붙잡고, 귀를 기울이게 만들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귀여움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왜 귀여움을 느끼는 걸까? 『귀여워!』는 귀여움을 주제로 연구자, 예술가, 디자이너 등 여섯 명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이 글은 책을 기획한 규현, 기획 및 디자인을 담당한 명규의 귀여움에 대한 사유와 경험을 담았다. 책을 기획한 규현은 삶의 궤적에 귀여움이 함께 해왔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 작은 곤충 친구들을 좋아했고, 그 뒤로는 아기자기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그 뒤로는 불완전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인간의 귀여움에 푹 빠져있다. 귀여움이 있는 것은 그를 끌어당기고 탐구하게 만들었다. ..
국립인천대학교 경제학과 조교수 오태희 최근 청년 노동시장을 둘러싼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쉬었음’이다. 통계에서 이 단어는 비교적 담담하고 가치중립적인 표현처럼 제시된다. 취업자도 아니고, 실업자도 아니며, 정규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도 아닌 청년들 가운데 “그냥 쉬었다”고 응답한 사람들. 그러나 이 짧은 표현은 우리 사회가 충분히 들여다보지 못한 여러 문제를 품고 있다. 주의할 점은 ‘쉬었음’이 청년 비경제활동 전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비경제활동 상태 안에는 취업이나 진학을 준비 중인 청년도 있고, 가사·육아를 담당하는 청년도 있으며, 건강상의 문제나 기타 사유로 노동시장 밖에 머무르는 청년도 있다. 따라서 최근 ‘쉬었음’ 청년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지만, 이를 청년 비경제활동..
더스쿠프 한정연 칼럼니스트 미국이 이스라엘과 시작한 이란 전쟁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전쟁은 그 결과나 지속 기간에 상관없이 세계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짙다. 현재 미국 경제와 그 어느 때보다 밀착된 한국 경제에도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쟁의 보편적이고 단기적인 피해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전파된다. 단기적 석유 공급 충격은 국제유가 하락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중동의 에너지 가격에는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위험 프리미엄이 붙을 확률이 높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모든 종류의 재화와 서비스 가격에 반영되면, 각국 중앙은행은 고물가를 금리 상승으로 상쇄시킬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정부가 기준금리를 높이는 통화정책으로 단기간에 물가를 잡겠다는 얘기는..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최은상 뇌는 다양한 화학물질을 이용해 사람의 감정을 형성하고 유지한다. 이러한 화학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한다. 감정 조절과 밀접하게 관련된 뇌 영역에는 전두엽, 측좌핵, 선조체 등이 있으며, 이들은 보상계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다. 약물중독은 중독성 약물이 보상계의 정보 전달을 변화시켜 감정을 정상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게 만드는 뇌 질환이다. 도파민은 감정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마약류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도파민은 보상계에서 일정한 수준으로 분비되어 감정의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마약류를 사용하면 도파민 분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강한 쾌감인 유포리아(euphoria)를 경험한다. 이는 과도하게 증가한 도파민 신호가 뇌의 항상성을 무너뜨려 나타..
서강대학원신문과 함께 학내 학술 공론장에 기여할 대학원생·연구자를 찾습니다. 학내 구성원과 학교 안과 밖 연구자들에게 연구 인사이트와 최근 연구 동향을 제시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의제를 던집니다. 사회를 향한 깊은 고민과 따뜻한 시선을 가진 예비 동료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일정서류접수 | ~2026년 7월 17일(금)면접 | 2026년 7월 4주차(개별 대상자에게 추후 안내) ● 자격요건일반대학원 석사 혹은 박사과정 (최소 2학기 이상 활동가능한 자) ● 접수방법자기소개서 1부(A4 1장 내외)자유기고문 1편 (A4 3장 내외, 아래 신문사 이메일로 접수)별도의 양식 및 제한 없음 ● 심사과정서류심사 - 면접 - 수습 기간(1학기)후 편집위원 선발 ● 혜택편집위..
기자 박하늘 오늘 당신의 유튜브 피드에는 어떤 영상이 뜨는가? 어제 봤던 영상과 비슷한 주제, 지난주에 검색했던 키워드와 연결된 콘텐츠들이 줄지어 있을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내가 즐겨 듣는 아티스트와 유사한 음악을 끊임없이 추천한다. 인스타그램은 내가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의 패턴을 학습해 비슷한 이미지를 피드에 노출한다. 넷플릭스는 내가 완주한 드라마의 장르와 분위기를 분석해 다음 작품을 제안한다. 우리는 매일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추천 경로를 따라가며 효율적이고 안락한 문화 소비를 즐긴다. 이러한 추천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어 있어서 그것이 누군가의 설계라는 사실을 종종 잊게 만든다.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의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을 데이터로 바꾸고 이를 바탕으로 취향을 다시 설계한..
기자 박주은 놀이하는 인간네덜란드의 역사가 호이징하는 그가 쓴 책 『호모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에서 인간은 유희하는 인간이며, 놀이를 통해 문화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놀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놀이터’, ‘장난감’과 같은 단어를 자연스럽게 연상하고, 놀이의 주체가 어린아이라고 상상한다. 놀이하는 주체도, 놀이하는 대상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놀이가 아동 시기에 행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느낀다. 그러나, 호이징하는 놀이의 주체를 특정 연령대의 사람들로 제한하지 않는다. 그는 놀이하는 주체와 놀이의 시기를 어떤 범위로 가두지 않는다. 호이징하가 만들어낸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에 대한 의미를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호모(Homo)’를 포함하여 인간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