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04 18:15


















다윈 200주년 -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 기념
취재기자 안진선

진화론의 진화-생물학을 넘어 사회학으로 가다

진화론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 문화, 예술에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윈은 이를“진화론과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사례”라고 언급했으며 유전학자 도브잔스키는 진화의 개념을 통하지 않고 생물학의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고까지 말했다. 생물학의 영역을 넘어 진화론은 사회를 해석하는 사회 생물학, 인간의 심리를 해석하는 진화심리학, 그리고 경제를 설명하는 진화경제학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사회생물학

고래는 부상당한 동료를 함께 수면으로 밀어 올리고, 코끼리는 넘어진 동료를 함께 일으켜 세워준다. 매를 처음 발견한 지빠귀는 경고음을 냄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만 다른 새들이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적자생존을 주요 개념으로 하는 진화론에서‘이타적’행동은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러한 사회적 행동을 진화과정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바로 사회생물학이다. 사회생물학은 미국의 생태학자 윌슨이 저서‘사회생물학의 새로운 종합’을 발표하며 처음 제기했다.

사회생물학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두 가지 전제를 사용한다. 첫째, 생물은 종의 번식보다 종족의 번식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즉, 개체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희생하더라도 유전적으로 가까운 다른 개체의 번식 성공률을 충분히 높일 수 있을 경우 이타적 행동을 지배하는 유전자가확장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전제는 개체의 행동이 집단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집단에서 공통된 행동을 하게 되면 침입자가 발생하더라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특성은‘종’이 보다 안정된 삶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회생물학은 생물 집단을 총망라하여 어떻게 이들 사이에 집단이 형성되고, 제도가 생겨나며, 이타적 행동이 발현되는지를 연구한다.

개체보다 종을 우선시하는 유전적 특성은 사회적 행동,즉, 동물 사이의 결혼과 육아, 계급, 경쟁과 협력 등과 결합하여 진화한다. 사회생물학은 인간 행동의 유전적 기초를 파악함으로써 제도의 발생과 진화를 설명하고자 하는것이다. 문화의 계승에 있어 유전자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는 앞으로 남은 주요한 연구 과제 중 하나이다.

진화심리학

고대부터 철학자들은 인간의 심리를 신념과 욕구를 통해 설명했다. 그러나 1920년대 이후 윗슨과 스키너는‘신념이나 욕구는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의 산물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외부의 자극에 의한 행동만으로 인간의 정신적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는 이른바 행동심리학을 주창했다. 하지만 60년대 이후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때 신념과 욕구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인지심리학을 주창한다. 진화심리학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심리를 이해하려는 학문으로 신경계를 가지고 있는 동물 모두에 적용할 수 있지만 주로 인간의 심리를 연구한다. 인지심리학은 인간에게는‘마음’의 영역이 존재하고,그 마음은 컴퓨터와 같이 매우 복잡한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이 때‘마음’을 설명하는 요소로 진화생물학을 차용한 것이 바로 진화심리학인 것이다. 진화심리학은 마음이 매우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으나 이는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임의의 자연선택 과정을 통해 일어났다고 본다. 언어습득, 시각 등 매우 복잡한 매커니즘을 가진 일종의‘모듈’이 중앙처리장치 없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한다는 것이다. 이를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된 심리학적 적응(Evolved Psychological Mechanisms, EPMs)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EPMs로는 시각, 청각,기억, 운동 제어가 있다. 이러한 각각의 영역에서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바로 진화심리학의 연구주제라고 할 수 있다.

진화경제학

경제적 현상을 바라볼때 경제주체로서 인간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을 진화경제학이라 한다. 진화경제학에 대한 정의는 현재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논의의 시작은 리처드 넬슨과 시드니 윈터의‘경제 변화의 진화이론’을 통해 처음으로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진화경제학은 고전경제학과 달리 경제주체의 선택에는 효율성 외에도 다른 조건들이 작용할 수 있다고 볼 뿐만 아니라 경제주체의 합리성도 인정하지 않는다. 즉 경제는 역동적인 환경과 함께 변화하면서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진화경제학의 핵심은 경제라는 것이 근대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단순히 수요와 공급곡선에 따라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진화경제학이 생물학 지식을 받아들이긴 하지만 생물학의 개념들을 그대로 차용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진화경제학에서는 현재 생물학에서 오류라고 판단하고 있는 라마르크의 용불용설 개념을 주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주체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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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2.04 18:06

 


 


다윈 200주년 -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 기념
취재기자 안진선


인간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고갱의 미술 작품 제목이기도 한‘인간 근원에 대한 탐구’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모든 사람의 화두였던 동시에 미지의 영역이었다. 생물의 생성문제를 논하려는 시도는 고대부터 있었다.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흙, 물, 공기, 불이 결합하고 분리하면서 생물을 만든다고 믿었고, 아낙사고라스는 물고기에서 유래됐다고 믿었다. 철학자 데카르트,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칸트, 헤겔도 인간의 근원에 대해연구했으나 관념적인 수준에 그쳤을 뿐 과학적인 증거를 제안하지는 못했다. 사람들은 종교만이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8세기 이후 항해술이 발달하고 탐험이 늘어나면서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많은 생물들이 발견되자 사람들은 점차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기존의 분류체계인‘존재의 큰 사슬’분류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종과 종사이엔 명확한 구분이 있을까?

다윈, 신의 세계에 의문을 품다

스웨덴의 식물 분류학자 린네는 종들 사이의 구별이 엄격하지 않음을 보고 종이 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며, 프랑스의 철학자 뷔퐁은 종들이 현재는 서로 다르다 할지라도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유래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18세기 말 영국의 E. 다윈은 생물에 내재된 욕구가 생물을 진화시키고 대를 이어 진보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는데, 진화론을 확립한 찰스 다윈이 바로 E. 다윈의 손자이다.

다윈은 갈라파고스 섬에서 5년간 머무르면서 핀치새을 연구했다. 핀치새는 동일종이라도 섬에 따라 약간씩 다른부리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다윈은 격리된 환경에서 변화의 속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관찰한 결과 환경에 대한‘적응’이 이루어진다고 추정했다. 다윈은 자연의 선택을 설명하기 위해 맬서스의 인구론을 차용한다. 즉, “인간사회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이기고 환경에 잘 견디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맬서스의 이론과같이, 자연에서도‘경쟁’을 통해 환경에 잘 적응하는 성질을 가진 개체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다윈은 맬서스의「인구론」에서‘생존경쟁’뿐만 아니라 법칙적이고, 양적이며, 연역적인 연구 방법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진화론에 따르면 모든 생물은 근소한 변이를 하고 있다. 같은 종 내의 개체들도‘완벽하게’같지는 않는데, 이러한 변이는 또한 유전될 수 있다. 적자생존의 결과에 따라 종은 다양하게 진화 혹은 퇴화되고, 변이가 누적되어 변종이 된다. 그리고 이 과정이 쌓이면 드디어‘종’의 단계에 이른다. 이러한 진화론은 인간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특별한 존재’라는 지위를 박탈하는 엄청난 내용이었기 때문에 과학계와 종교계가 크게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00년 후인 1968년, 알칸소 주에서 열린 재판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의 지위는 전복된다. 진화론자들은 과학시간에 창조론을 가르치는 것이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이 재판에서 승소하여 진화론을 가르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의 진화론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보편적 학설로 인정받게 되었다.

지적설계론자들의 반격

과학교과서에서 성서를 다룬 것이 결정적 패인이라고 판단한 창조론자들은 의도적으로 종교적 단어를 제외하기 시작한다. 바로‘지적설계’이론의 등장이다. 지적설계란 다양한 형태의 생명이 지성적인 동인을 통해 완전한 모습으로 한 순간에 존재하게 됐다는 이론이다. 이들은 지적설계 이론이 신학이 아닌 과학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진화론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지적설계 이론은 캘리포니아 대학의 저명한 법논리학교수 존슨에 의해 주목받는다. 1991년 존슨 교수는 저서 ‘심판대 위의 다윈’에서 진화론에 사용된 과학방법론을 비판하면서, 생물이 경쟁을 통해 진화한다면 공작의 꼬리 깃털처럼 적의 눈에 잘 띄게 하는 하등의 쓸모없는 요소가 어떻게 발전하겠냐고 반문한다. 또, 눈과 같은 경우에도, 눈이 완벽하게 기능하기 전에는 쓸모없는 부속물에 불과해 진화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다. 즉, 눈이 2% 생겨나더라도 2% 밖에 안 만들어진 눈은 생활에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4%, 6%로 점점 진화한다는 것이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존슨 교수는 진화론이 진화했다는 사실만 주장할 뿐, 그 방법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창조론과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창조론과 진화론의 단점을 수정∙보완하는 이론이 바로‘지적설계론’이라고설명한다.

존슨 교수의 주장은 지적설계론을 진화론과 동일한 수준의 과학이론으로 승격시켰을 뿐 아니라 기존의 창조론 교육에 동의할 수 없었던 교육수준이 높은 보수 기독교인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도 충분했다. 1996년에는 리하이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교수 마이클 비히가 진화론 비판의 바톤을 이어받았다. 비히는 존슨이 법학을 전공해 과학의 논리를 잘 모른다는 이유로 호응하지 않았던 기존 과학자들의 관심까지 이끌어냈다. 이후 수학과 철학, 신학을 전공한 윌리엄 뎀스키는 저서‘설계추론’을 통해 비히의 이론에서 취약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지적설계론를 강화한다. 더 나아가 지적설계론자들은 창조과학을 위한 디스커버리 연구소를 창설하고, 보다 조직적이고 학술적으로 지적설계론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쐐기’전략이다.


누가 쐐기를 박을 것인가

쐐기 전략이란 1999년 1월 시애틀의 우편물 수발실에서 발견된 문서에서 유래했다.‘쐐기’라고 적힌 문서의 표지에는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지 창조, 즉 아담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최고 기밀’,‘배포금지’등의 도장이 찍혀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지적설계론 운동의 장기 전략이었던 것이다. 통나무의 갈라진 틈으로 쐐기의 날카로운 끝을 박아 넣으면, 시간이 흘러 쐐기가 깊이 파고들면서 통나무를 쪼개는 것처럼, 아직 과학적으로 모두 규명되지 않은 다윈주의를 공격함으로써 현대 유물주의 세계관 자체를 전복시키겠다는 뜻이다.

쐐기 전략은 5년 단위로 나뉜다. 먼저 1단계에서는 과학적 연구와 저술 및 출판이 시작된다. 2단계에서는 선전과 여론 형성이, 3단계에는 문화적 대결과 재건이 이뤄진다. 이러한 쐐기 전략의 궁극적 목표는 현대 문화의 지배적 철학인 자연주의를 지적설계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히 사회 일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소동인 것만은 아니다. 놀랍게도 부시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존 메케인 등 영향력 있는 보수 정치가들이 지적 설계를 지지한다. 물론 이는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많은 표를 목표로 하는 정치인이고, 70% 이상이 기독교이며 창조론을 믿는 미국인의 경우 과학적 사실보다는 종교적 이유로 지지를 설득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용기를 얻은 지적설계론자들은 지적설계론을 교과서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2004년 도버에서 재대결을 신청했다. 지적설계론 진영에서는 지적설계론이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과학이론이기 때문에 이를 과학 시간에 함께 다룸으로써 다윈의 진화론을 보완하고 교육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진화론 진영의 포리스트는‘지적설계’라는 용어의 정의가‘창조’의 정의와 같고, 결국 지적설계론은 창조론의 위장술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이 재판을 담당한 존스 판사는 진화론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존스 판사가 바로 지적설계론을 지지하는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진화론 진영에서는 지적설계론이 과학이 아니라 상대조차 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창조론이 지적설계론으로 부활하려는 조짐이 계속되자 결국 무시전략을 재고한다. 2006년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거, 제리 코인 등 현대 사회의 내로라하는 저명한 석학들이 모여 책을 출간했다. 생물학 뿐 아니라 심리학, 철학, 인류학 등의 분야에서 16명이 참가해 저술한‘지적사고’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사실 과학계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의‘논쟁’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한다. 창조론자들이 멋대로 진화론을 왜곡하고 오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진화론자들은 초월적 힘을 가진 존재로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창조론자들의 주장이 과학이 아니라 도그마에 불과하며, 지적설계론자들이 주장하는 과학적 근거들 역시 대부분 과학적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비록 진화론이 생명탄생과 진화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앞으로 과학이 풀어내야 할 숙제이지, 신을 인정함으로써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저서 ‘만들어진 신’을 통해“신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망상일 뿐”이라고 단언하고 본격적인 무신론 운동을 개진한다. 진짜 논쟁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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