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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64호] 지구의 운명은 우리의 행동에 달려있다

출처 : pixabay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김경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지구가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대량멸종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인간의 생존환경이 위협 받고 있다는 이야기는 미디어를 통해 수도 없이 언급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과거 지구상에서 일어났던 대량멸종과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멸종 위기에 관해 설명하고, 멸종 위기를 앞당기고 있는 현대 환경위기의 심각성과 그 대안을 소개할 것이다.

 

인간과 대량멸종의 위기

 

 인간은 화석기록을 통해 과거 지구에서 일어난 일들을 유추해냈다. 지질시대는 화석의 시간순에 따라 크게 선캄브리아대(약 38억 ~ 5억 7천만 년 전), 고생대(약 5억 7천만 ~ 2억 4천 5백만 년 전), 중생대 (약 2억 4천 5백만 ~ 6천 5백만 년 전), 신생대(약 6천 5백만 ~ 1만 년 전)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선캄브리아대에서는 모든 생물이 바다에서만 살았으며, 고생대에는 기후가 온난하여 육상동물을 비롯한 양치식물, 양서류가 번성했던 시기였다. 이후 중생대 시기에 들어서 바다에서 암모나이트가, 육지에서는 파충류인 공룡이 크게 번성하였고, 신생대에는 평야에 초원이 형성되면서 유인원의 출현과 함께 포유류, 속씨식물을 비롯해 많은 생물이 풍부하게 번성하였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지구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총 5번의 대량멸종이 일어났다. 많은 수의 생물이 한꺼번에 멸종하는 사건을 뜻하는 대량멸종(Mass Extinction)은 전 세계적으로 약 30% 이상의 식물, 동물종이 멸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1차 대멸종은 고생대 시기 대규모 지각 운동으로 갑작스럽게 찾아온 빙하기로 인해 일어났으며, 2차 대멸종은 고생대 해저의 산소량 감소와 탄소 매장 폭증으로 멸종이 일어났다. 고생대 말에 일어났던 3차 대멸종은 당시의 극심한 화산 활동과 관련이 있다. 쥐라기 대멸종이라고도 알려진 4차 대멸종 또한 대륙 분열로 인한 화산활동과 기후변화로 인해 종이 감소하였으며, 5차 대멸종은 해당 시기 점토질 지층에서 지구 밖의 원소가 발견되었음으로 소행성 충돌설이 가장 유력하다.

 앞서 언급했던 대멸종 사건들이 공통으로 지닌 특징은 바로 환경의 대격변이다. 지구 내에서 발생한 지각변동, 소행성 충돌 등으로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할 때마다 수많은 생물은 멸종을 맞이했다. 그리고 오늘날, 과거 멸종을 발생시켰던 자연적 원인과는 달리 인간이 일으킨 환경 파괴로 지구는 6번째 대멸종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류는 5차례의 대멸종을 불러일으켰던 환경의 격변을 꾸준히 부추겨왔던 셈이다. 6번째 대량멸종이 언제 어떻게 올 것인가 예측하는 것은 우리 현대인들의 숙제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인류사회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발전되어 왔고, 인간은 매 순간 발전을 위해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해왔다. 결국 인류문명이 발전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환경 파괴와 환경 오염으로 지구의 환경은 현재 급격히 변화되고 있으며, 대량멸종의 시기는 매일매일 앞당겨지고 있다. 돌이켜보면 획기적인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모든 활동이 지구의 멸망을 부추겨왔다. 즉, 여태껏 인간이 똑똑하다고 행해왔던 모든 노력과 행동들은 궁극적으로는 인간 자신의 멸망을 부추기는 일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문명의 발전을 위한 인간 활동이 모두 불필요한 것들이었을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발전된 문명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환경보존에 신경을 썼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얘기다. 다시 말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인류문명이 발달해왔다면 지금과 같은 환경위기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많은 생물체는 서식지를 잃고 멸종되었으며, 현재에도 계속 멸종 중이다.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제일 이상적인 일은 지구환경에 불리한 모든 산업 활동을 중단하고 친환경적인 산업 활동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일상 속 실천이 중요하다. 필자가 아는 한 교수님은 음식점에서 냅킨을 사용하는 대신 개인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하루 종일 쓰고 집에 가서 세탁해서 다시 쓴다. 환경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실천에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지구를 지킨다는 심정으로 모두가 동참할 때 현재의 위기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친환경적인 축제 

 

지구상에는 다양한 축제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 할로윈, 추수감사절, 토마토 축제, 노팅힐 축제, 삿포로 눈 축제, 호그머네이 등 무수히 많은 축제가 국내외에 존재한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친환경’ 타이틀을 걸고 개최하는 축제들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축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해외에서 등장했다. 예시로, 이름부터 친환경을 지향하는 프랑스의 뮤직 페스티벌 <We Love Green>은 축제기간 동안 사용되는 에너지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운영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해당 축제에서는 모든 공연장의 스크린을 태양광 전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무대장치 또한 고효율 LED 램프를 사용한다. 또한 축제에서 사용되는 모든 식기는 생물 분해성 소재로 제작되며, 재사용 컵에 판매되어 환급 시 일부 금액을 돌려받기도 한다. 한편 덴마트 로스킬데페스티벌은 축제장을 방문하는 학생과 아이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한 교육적 기회를 제공한다. 해당 축제에서는 재활용 가능한 품목을 함께 찾거나, 빗물과 오수를 재활용한 음료 만드는 방법을 알린다. 즉, 재활용 그 이상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도 코로나19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하나둘씩 축제가 재개되면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2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는 축제장을 플라스틱 컵과 빨대 등 일회용품이 없는 친환경 구역으로 조성하고 모든 용기를 다회용기로 대체했다. 또한 자가용 대신 셔틀버스를 이용을 장려하고, 우유팩과 플라스틱 쓰레기 등을 활용한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였다. 원주의 ‘다이내믹댄싱카니발’은 홍보물의 최소화에 주력해 현수막과 포스터, 안내 책자 등을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바꾸로 ‘줍깅’(걷기+쓰레기 줍기) 행사를 열기도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종의 실천적 행위로 마을단위나 가족단위의 소규모 축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체험축제’라고 불러도 무방하겠다. 보통 축제의 구성에는 날짜 및 시기, 주제, 방식, 음식 등이 속해있다. 필자가 제안하는 ‘자연체험축제’는 소규모의 인원이 2~3일 동안 자연 속에서 캠핑하며 자연에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기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산이나 계곡 같은 곳에 천막을 친 후, 전기를 쓰지 않고 수돗물로 샤워도 하지 않으면서 원시인들이 살아왔던 것처럼 자연과 함께 즐기는 식이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시도로 음식 또한 육류보다 콩이나 두부 등 채식 메뉴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1년 중 3일은 비교적 짧지만 자연체험을 하면서 친환경을 몸소 실천해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 자연인으로 살면서 당연시되었던 일상의 인식과 습관들이 환경에 유리한 쪽으로 조금씩 바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겠다는 의식이다. 누구나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참가한 축제에서 산처럼 쌓은 쓰레기더미를 보고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환경에 피해를 최소화시키면서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의 생존이 달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국가, 지역뿐만이 아닌 시민들은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협동하여 함께 고민하고, 동참해야 한다. 독자들도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한 가지씩 생각해보길 권유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