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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57호] 암 환자들의 유튜브 투병 브이로그, 질병과 함께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지금, 여기’의 이야기 이 해 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수료 우리는 이야기와 더불어 살고 있다. 태어나서부터 부모나 가족들이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하고,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식과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하는 인류의 욕망은 다양한 매체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에너지를 방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활용해왔다. 입과 귀가 전부였던 구비전승 시대를 지나 책,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가 등장할 때마다 그에 걸맞은 이야기 방식이 매번 시도되어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누구나 이야기꾼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 보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자, 사람들은 양적으로나 .. 더보기
[157호]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 인류의 숙명에 대하여 Kristina Akimova 서강대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몇백 년 후, 천년 후, 우리 세상의 모습은 어떨까? 의 저자 수잰 콜린스는 파넴이라는 나라의 모습을 그리면서 부, 편의와 테크놀로지를 즐기면서 사는 수도와 가난과 멸망의 고통 속에서 사는 제12의 구역의 극한 차이를 보여준다. 필립 K. 딕의 는 세계적 핵전쟁 후에 낙진과 방사능 때문에 지구의 대부분 지역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사람들이 행성으로 이민을 떠나는 세상을 보여준다. 의 배경은 서기 2496년인데, 저자인 올더스 헉슬리는 인간들이 자연적으로 출생을 하지 않고 컨베이어 시스템을 통해 제조돼서 태어날 정도로 발전한 극한 포드주의적인 문명을 묘사한다. 이러한 디스토피아적인 작품들을 짧게 요약한다면, 많은 작가들의 미래에 대한 .. 더보기
[157호] ‘집 냄새 나는 사랑’을 찾아 나선 청소년들 ‘집 냄새 나는 사랑’을 찾아 나선 청소년들 은 성 제 신부 지난 몇 년간 사람들이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촉법범죄를 악용하는 청소년들의 폭력과 살인 사건들, 그와는 반대로 N번방 사건과 같이 성인들에게 이용당해 성매매를 하게 되거나 성폭력을 당하는 미성년자들 등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사회적으로 ‘청소년 문제’는 큰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가톨릭 성직자인 사제입니다. 여러분들은 사제라면 드라마에서 봤던 검은 수단(치마 같은 옷으로 가톨릭 성직자가 입는 옷)을 입고 고풍스러운 성당 건물을 생각하실 겁니다. 그러나 저는 ‘서울A지T(아지트)’라는 이름의 버스가 저의 성당입니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가정 밖 청소년’들이나 거리를 배회하며 다니는 청소년들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버스.. 더보기
[157호] ‘소셜믹스’, 사는(buy)게 아니라 사는(live) 곳으로 “경제사회적 수준이 다른 계층을 한 지역에 섞여 살게 하는 사회적 실험” 옥 기 원 한겨레 사회부 기자 소셜믹스(social mix)는 영국과 미국에서 도심의 슬럼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된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전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단지 내 분양세대와 임대세대를 함께 조성한 혼합주택단지를 일컫는 고유명사가 됐다. 사는 지역과 아파트 단지 울타리로 구분되던 계층의 격차를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이룰 목적으로 도입된 소셜믹스가 갈등으로 병들고 있다. 소셜믹스 단지 내 분양주민과 임차주민 간 첨예한 갈등부터 재건축 과정에서 소셜믹스화를 막기 위한 조합 이기주의까지... 2021년 현재 소셜믹스는 서울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울타리 밖에서 안으로.. 소셜믹스는 진.. 더보기
[157호] 용산기지가 국가공원이 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하 태 현 서강대 신문방송학 석사 용산기지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서울시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는 용산기지는 ‘금단의 땅’으로 소개된다. 용산기지는 그간 높은 돌담에 둘러싸여 서울 시민들에게 수십 년간 공개되지 않던 미지의 땅이었다. 한편, 용산기지가 서울 시내의 빈 공간처럼 사유되는 가운데서도 아무 기표가 없는 부지는 아니었다. 그곳에 대해 알지 못하는 만큼 사람들의 상상은 불어났다. 그렇게 용산기지는 각종 담론들이 각축을 벌이는 이데올로기적 공간이자 이미지의 공간이 되었다. 용산기지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단연 부지의 규모에서도 기인한다. 남산 아래의 둔지산 자락에 위치한 용산기지는 무려 291만m²(약 90만평)에 이를 정도로 그 규모가 방대하다. 용산기지의 규모는 여의도만 한 면적이자, 축구장 400개.. 더보기
[157호] 지구는 생명의 '공동의 집' 장지혜(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불이야!” 집에 불이 난다면 어떨까. 누군가는 불을 끄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고 누군가는 도망가기에 급급할 것이다. 어쩌면 그냥 손 놓고 지켜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 집을 지구라고 생각해보자. 지구는 인간과 생명이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공동의 집이다. 집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를 떠올릴 수 있다. 한때 인터넷 상에서 떠돌던 ‘집에 가고 싶다’라는 말은 직장인 및 학생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었으며 장기간 집을 떠나면서 느끼는 노스텔지어적 의미에서 나아가 ‘이미 집에 있지만 더 격렬하게 집에 가고 싶다’는 ‘집에 가고 싶다 증후군(Homesickness syndrome)’으로까지 회자되어 웃음을 자아냈다. 사전적 의미의 집 또한 .. 더보기
[157호] 차원이 다른 경험의 무대, 메타버스 차원이 다른 경험의 무대, 메타버스 이 동 은 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최근 들어 나는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을 방문하고 있다. 이유인즉슨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하여 전국 도처의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발달하게 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시 안내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원격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람객의 각종 데이터를 축적하여 의미 있는 활용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실감미디어 콘텐츠로 재탄생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장품들을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하여 아카이빙하려는 계획도 실행 중이다. 물성이 강조되어왔던 미.. 더보기
[157호] 한국 동물영화와 가족, 공동체, 휴머니즘 채 태 준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 동물은 우리의 가족입니다.’ 지난 4월 7일 치러진 보궐선거는 오늘날 가정 내 동물에 관한 담론으로서 ‘반려’가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되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후보들은 앞다투어 ‘반려동물’에 관한 공약을 발표했고, 때로는 스스로가 ‘동물과 함께하는 반려인’이라 밝혔다. 서울 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동물은 사람에게 안정감과 따듯함을 주는 존재”라 강조했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저도 진돗개 2마리를 키우는 반려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니까 ‘반려동물은 가족이다’라는 프레이즈에는 초당적 합의가 있었다. 또한 반려동물은 관습적이고 문화적인 개념임과 동시에 법적 지위를 획득한 개념이기도 하다. 비록 ‘미흡할’ 수준일지라.. 더보기
[157호] <명량>의 사회에서 <어벤져스>의 사회로 배 상 민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외계인이 침공해 온다. 퓨리 국장은 지구 어디엔가 흩어져 있는 히어로들을 모아 어벤져스를 구성한다. 그리고 이 히어로들은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 싸운다. 중간에 히어로들끼리 의견이 맞지 않아 티격태격하기는 하지만 어찌 됐건 침공해 온 외계인들은 다시는 지구를 넘보지 못할 만큼 처참하게 깨진 후 물러난다. 이는 한국에서 유난히 흥행했던 히어로물, 영화 시리즈의 공통적인 플롯이다. 그런데 여기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재미있는 대목이 있다. 히어로들을 모아서 굳이 쉴드라는 국가 조직에 편입시켜 싸우게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히어로들은 공무원으로 재취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생활이 안정적이다. 아이언맨 수트의 주인인 토니 스타크는 재벌이고, 헐크는 잘나가는 과학자이고, 캡틴.. 더보기
[156호] 변화하는 학교, 쫓아가는 우리 백 혜 정 초등학교 교사 2020년 1월, 초등학교 교실에서 반 아이들과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등 나름대로 무사히 그리고 나와는 상관없이 지나간 전염병들을 마음속으로 꼽아보며 딱 그 정도로만 위기감을 가졌다. ‘며칠 조심하면 지나가리라, 다시 평소로 돌아올 수 있으리라.’ 하지만 1년 전 그 날 이후로 학교에서 학생들과 맨 얼굴로 반갑게 인사하는 일은 없어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낀 건 전국 학교 개학이 일주일 미뤄졌다는 기사를 접하고 난 뒤였다. 웬만한 자연재해로는 하루도 꿈쩍하지 않는 대한민국 교육현장에서 자그마치 일주일이라니!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으며 지난 1년간 교육현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 더보기